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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동남아시아 불교물질문화의 해상 전래와 한반도 수용

Ancient Southeast Asian Buddhist Material Culture: Maritime Transmission and Its Reception in the Korean Peninsula

초록(요약문)

본 논문은 고대 동남아시아의 불교물질문화가 바닷길을 통해 한반도로 전래된 양상과 이동 경로, 그리고 한반도 불교문화에 미친 영향을 검토한 것이다. 그동안 로마와 중국의 동남해안을 잇는 남해로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성과가 축적되었지만, 그 다음의 해로상에 위치한 한반도와 일본의 해상교역 네트워크에 대해서는 연구가 미진하였다. 그런데 근래 새롭게 해석될 여지가 있는 이국산 물품의 한반도 발견 사례가 늘어나고 있고, 그에 따라 남아시아, 동남아시아, 동아시아의 지역 간 교류를 추정할 수 있는 기록 역시 재해석할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서해안 일대와 경주 등에서 이를 보완할 물질적 증거가 속속 확인된다는 점에서 바닷길을 통한 동남아시아 제국과의 교류는 전면 재검토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중국 「양직공도」에 그려진 백제와 동남아시아 사신, 『일본서기』에 전하는 백제와 동남아시아 관련 기록, 「매신라물해」에 나오는 동남아시아산 물품 목록, 신라 흥덕왕의 교서에 보이는 이국산 물품에 대한 경계, 「숭암산성주사사적」에 기록된 전단림구간, 장보고 선단을 위시한 한반도인들의 해상활동, 한반도 방문을 기록한 아랍 문헌의 등장, 『고려사』에 전하는 대식국 상인들의 방문 등을 통해 고대 한반도와 동남아시아 간 해상교역의 일면을 추정할 수 있다. 현재 동남아시아에서 한반도로 전래된 불교물질문화는 해상교역 네트워크의 실재를 뒷받침한다. 먼저 부처의 머리카락과 손톱을 성보의 대상으로 숭배하는 조발 공양을 들 수 있다. 동남아시아 부남국에서 양나라의 요청으로 부처의 머리카락을 바쳤는데, 이는 양나라가 주변국에 사신을 보낸 유일한 사례이다. 한반도에서 발견된 조발은 부처의 진신사리를 조형화한 공양품이라는 특징이 있다. 삼국시대 사찰에서 나발은 출토된 바 있지만, 나발과 손톱 모양의 유물이 함께 나온 예는 미륵사지가 유일하다. 다음으로 이국산 공양 물품으로 진주, 유리구슬, 향목과 대모, 유향이 전한다. 소량의 진주는 경주 불국사 석가탑 등에서도 발견되었지만, 고대 한반도에서 생산되지 않은 진주의 대량 유통은 이국과의 교역을 통해 이루어졌을 것이다. 중국에서도 진주는 동남아시아 제국에서 조공을 받았던 진귀한 물품이었다. 639년 미륵사에 공양된 800점 이상의 진주 역시 동남아시아에서 산출되어 유입된 것으로 판단된다. 미륵사지 금동제사리호에 다수의 고알루미나계 유리구슬이 봉안된 점도 주목된다. 고알루미나계 유리구슬은 사리와 함께 안치될 정도로 귀중한 물품으로 인식되었다. 마한-백제권역에서 집중적으로 발견되는 고알루미나계 소다유리는 인도 남부, 스리랑카, 동남아시아 등에서 제작되어 한반도에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함평 예덕리 1호분, 공주 무령왕릉, 경주 황남대총 출토품에서 태국산 착색제를 내포한 유리구슬이 존재한다는 점도 물질문화의 이동을 뒷받침한다. 미륵사지 사리장엄구에서 출토된 장식손칼도 이국산 재료를 이용해 만들었다. 손칼의 손잡이에 사용된 향목은 동남아시아산 목재인 자단과 흑단으로 추정되며, 칼집은 금박과 대모 등으로 장식하였음이 밝혀졌다. 대모는 부남국, 임읍국, 사파국 등에서 중국에 조공하던 물품으로, 중국의 북방국가 사람들도 선호하였다. 일본 쇼소인에 미륵사지 출토 장식손칼과 유사한 재료로 만든 손칼이 남아있다는 점에서 고대 바닷길을 통한 물질문화의 전파 경로를 유추할 수 있다. 유향은 백제 향공양 의례를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유물이다. 훈륙향이라고도 불리는 유향은 아라비아반도 및 인도가 원산지로 알려져 있다. 대식국의 무역상들은 해로를 따라 고대 동남아시아 무역지인 삼불제로 유향을 집산한 후 중국에 수출하였다. 한반도에서 발견된 유향도 삼불제를 경유하였을 가능성이 높다. 중국 문헌에 의하면 고대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특산물은 향약이다. 이 외에도 『삼국유사』에 전하는 광물질의 유입과 경주 황룡사 철조보살상, 편단우견식으로 옷을 입고 삼곡 자세를 취한 금동불입상,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에서 수학한 의정의 번역을 따른 연기법송, 동남아시아산 향의 유입과 공양 및 유통, 한반도에서 동남아시아로 전해진 금동보살입상을 통해 불교물질문화의 전래 양상을 살펴볼 수 있다. 이들은 동남아시아와 한반도 간 교류의 흔적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이다. 불교물질문화의 확산에는 승려들의 역할이 주목된다. 한반도 출신 중에서 인도로 떠난 구법승은 신라의 혜업 등 모두 14명이고, 바닷길을 이용한 구법승은 고구려의 현유, 백제의 겸익, 신라의 혜초와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2인이다. 문헌에는 전하지 않지만 많은 한반도 출신 승려들이 동남아시아를 거쳐 인도로 구법행을 떠났을 것이다. 인도 신두고라국에서 조발탑을 본 혜초와 같이, 구법승의 왕래를 통해 인도와 동남아시아 불교물질문화의 전래가 촉진되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동남아시아-중국-한반도-일본을 잇는 고대 바닷길은 단순히 물품을 사고 나르는 교역루트에 그치지 않고, 문화의 중요한 전파루트로 기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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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Ⅰ. 머리말 1
II. 동남아시아 제국(諸國)과 물질문화 13
1. 남북조·수당대 기록에 보이는 동남아시아 제국의 특산물 13
2. 송대 기록에 보이는 동남아시아 제국의 특산물 18
3. 전법승의 도래와 불교물질문화 24
Ⅲ. 동남아시아-중국-한반도의 해상교역 34
1. 동남아시아-중국의 해상교역 34
1) 물질문화의 이동로, 바닷길 34
2) 남북조시대 조공품과 곤륜박의 출현 40
3) 당송대 해상교역과 시박사 설치 50
2. 한반도의 해상교역 59
1) 한반도인들의 해상활동과 교역품 59
2) 대식국 상인들의 방문과 신안해저선의 발견 91
IV. 인도·동남아시아에서 한반도로 전해진 불교의례와 물질문화 101
1. 조발 공양과 신앙 101
1) 조발 공양의 기원과 전래 101
2) 미륵사지 서탑 출토 조발 공양품 114
2. 사리장엄구에 봉안된 동남아시아 수입품 128
1) 진주와 고알루미나계 유리구슬 128
2) 향목과 대모로 만든 손칼과 유향 157
3. 이국물품의 수용과 후원세력 183
Ⅴ. 한반도 내 동남아시아 불교물질문화의 확산 193
1. 바다를 건너간 구법승 193
2. 불교물질문화의 유입과 전파 204
1) 광물질의 유입과 황룡사 철조보살상 204
2) 편단우견 불상의 등장 208
3) 보원사 사리외함에 새긴 연기법송 212
4) 향의 유입과 공양, 유통 218
5) 동남아시아로 전해진 한반도 불상 245
Ⅵ. 맺음말 249
참고문헌 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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