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시적 관점에서의 벨라 타르 2기 영화
A study on Béla Tarr’s second-period films from an apocalyptic perspective
- Subject 벨라 타르 , 묵시 문학 , 종말론 , 묵시 영화 , 슬로우 시네마 , 관조적 영화 , Béla Tarr , Apocalyptic Literature , Eschatology , Apocalyptic Cinema , Slow Cinema , Contemplative Cinema
- Publisher 서강대학교 일반대학원
- Advisor 김균
- Issued Date 2025
- Awarded Date 2025. 2
- Thesis Degree 박사
- Major 일반대학원 신문방송학과
- URI Entity http://www.dcollection.net/handler/sogang/000000079865
- UCI I804:11029-000000079865
- Language 한국어
- Rights 서강대학교 논문은 저작권 보호를 받습니다.
Abstract
영화는 시간을 가시적이고 가역적인 형태로 재현하고 보존한다는 점에서 인간의 ‘끝’에 관한 형이상학적 질문과 긴밀히 연결된다. 특히 종교적·세속적 맥락에서 전개된 묵시적 사유는 ‘종말’에 대한 불안과 동시에 새로운 의미 체계를 모색해 왔으며, 이는 영화 매체가 지닌 서사적·형식적 잠재력과 결합하여 현대적 ‘묵시 영화(apocalyptic cinema)’라는 양식을 형성한다. 본 연구는 이러한 묵시 영화의 형식적·내용적·기능적 규범을 이론적으로 정립하고, 그 사례로 대표적인 묵시 영화 작가라 할 수 있는 벨라 타르(Béla Tarr)의 2기 작품들을 분석함으로써, 묵시 영화의 현대적 의미를 고찰한다. 이를 위해 먼저, 종교적 종말론과 세속적 종말론이 결합하여 ‘묵시 서사’라는 독특한 서사 양식을 이룬 과정을 역사적·사상사적 맥락에서 살펴보았다. 고대 유대·그리스도교 전통에서 비롯된 묵시문학이 변주, 계승되는 양상을 파악하고, 시간에 대한 사유와 종말 의식의 바탕에서 종말의 이미지를 형상화하는 예술적·서사적 특징을 정리했다. 그 결과, 묵시 서사가 단순히 파국을 서술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시대적 불안과 인식론적 질문을 포괄하며, 나아가 인간의 형이상학적 구원을 탐색하는 방향으로 전개된다는 점을 확인하였다. 연구 방법으로는 장르 연구와 서사 비평을 결합하여, 묵시 영화가 형성하는 내러티브 관습과 시각·청각적 표현 기법을 통합적으로 살펴보았다. 장르 연구에서는 서부극·갱스터영화 등 기존 장르의 고유 문법을 참고하되, 묵시 영화가 ‘종말론’이라는 사유적 핵심을 포함하고 있음을 전제로 삼았다. 서사 비평은 작품 내 서사 구조, 인물 배치, 시공간적 배경, 편집·음향과 같은 구체적 영화 언어를 면밀히 분석하며, 텍스트와 관객이 어떤 방식으로 종말 감각과 파국적 정서를 공유하는지를 밝히는 데 중점을 두었다. 구체적 사례로는 벨라 타르 2기의 장편영화인 <파멸(Karhozat)>, <사탄탱고(Satantango)>, <베르크마이스터 하모니즈(Werckmeister harmoniak)>, <런던에서 온 사나이(A londoni ferfi)>, <토리노의 말(A torinoi lo)>을 분석하였다. 이들 작품은 느린 카메라 움직임, 롱테이크, 반복적 모티브와 구조 등을 통해 전통적 묵시 영화의 ‘스펙터클적 파괴’ 대신에 ‘정적이고 관조적인 파국’을 시각화한다. 각 작품은 종교적 상징, 역사적 붕괴, 개인적 무력감 등을 결합하여 ‘이미 시작된 종말’과 ‘아직 오지 않은 끝’을 중첩하여, 관객에게 심층적이고 관조적인 ‘종말 체험’을 제공한다. 특히 <토리노의 말>에서는 기존 창조 서사를 역전시키거나 가톨릭 성전 축복예식을 전복하는 구조가 발견되며. 이를 통해 세계가 소멸하는 과정을 미학적으로 형상화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묵시 영화는 인간 존재의 유한성과 ‘끝’에 대한 의식에서 비롯된 예술적·형이상학적 표현임을 밝히며, 벨라 타르 2기 영화가 이를 극단적이고 실험적인 양식으로 구현해 ‘느린 파국’이라는 현대적 의미를 제시함을 제안한다. 아울러 본 연구에서 제시한 묵시 영화의 범례는 다른 시대와 문화권의 작품 및 작가 해석에도 유효하게 적용될 수 있으며, 종말론적 상상력이 확산되는 오늘날, 묵시 영화가 인간의 종말의식과 멜랑콜리 등을 예술적으로 전유하는 방식을 더욱 심층적으로 이해하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다.
moreAbstract
This study investigates how cinema, by rendering time in a visible and reversible form, is closely intertwined with metaphysical questions concerning the “end” of human existence. In particular, apocalyptic thought, which has unfolded in both religious and secular contexts, evokes an anxiety regarding “the end” while simultaneously seeking new systems of meaning. When combined with cinema’s narrative and formal potential, such thinking gives rise to a modern form of “apocalyptic cinema.” This research theoretically establishes the formal, thematic, and functional norms of apocalyptic cinema and examines their contemporary significance through the works of Béla Tarr—regarded as a preeminent auteur within this subgenre—focusing on his second creative period. To this end, the study first explores the historical and intellectual trajectory whereby religious and secular eschatologies merged to form a distinctive “apocalyptic narrative.” By examining how apocalyptic literature, originating in ancient Jewish and Christian traditions, has been adapted or reinterpreted across multiple art forms—underpinned by reflection on time and consciousness of the end—the study delineates the aesthetic and narrative characteristics that shape apocalyptic imagery. As a result, it becomes evident that the apocalyptic narrative does not merely depict catastrophe but also encompasses societal anxieties and epistemological inquiries, ultimately extending toward the pursuit of humankind’s metaphysical salvation. Methodologically, this research synthesizes genre studies and narrative criticism to provide a comprehensive analysis of the narrative conventions and audiovisual strategies that constitute apocalyptic cinema. While referencing the established grammar of traditional genres—such as Westerns and gangster films—it posits that apocalyptic cinema, by its very nature, centers on the conceptual core of “eschatology.” Meanwhile, narrative criticism examines key aspects of filmic discourse—plot structure, character arrangement, spatiotemporal settings, editing, and sound design—to elucidate how the film text and its spectators collectively experience a sense of impending doom and the pathos of catastrophe. As concrete examples, the study analyzes five feature films from Béla Tarr’s second period: Kárhozat (Damnation), Sátántangó, Werckmeister harmóniák (Werckmeister Harmonies), A londoni férfi (The Man from London), and A torinói ló (The Turin Horse). Rather than visualizing “spectacular destruction” typically associated with apocalyptic cinema, these works highlight a “static, contemplative demise” through slowed camera movements, extended takes, and recurring motifs or structures. By interweaving religious symbolism, historical collapse, and individual impotence, each film superimposes a sense of “an end already in progress” upon “an end yet to arrive,” thereby offering viewers a deeply contemplative “experience of the end.” In particular, The Turin Horse subverts conventional creation narratives or Catholic liturgical blessings in ways that underscore the aesthetic representation of the world’s dissolution. Ultimately, apocalyptic cinema emerges here as an artistic and metaphysical expression rooted in awareness of human finitude and the “end.” Tarr’s second-period films, in turn, push this form to its extremes, proposing the modern notion of a “slow apocalypse.” Moreover, the conceptual framework outlined in this study holds broader applicability to other cultures, periods, and directors. Given the ever-growing prevalence of eschatological imagination in contemporary society, it further provides a valuable foundation for deeper insights into how apocalyptic cinema aesthetically appropriates humanity’s eschatological consciousness and sense of melancholia.
moreTable of contents
I. 서론 1
1. 문제 제기 1
2. 선행연구 10
2.1. 벨라타르의 생애와 작품 11
2.2. 연구의 경계 설정 20
2.2.1. 타르 영화의 시기 구분 21
2.2.2. 전환의 계기 28
2.2.3. 타르 2기 영화: '느림'을 통한 관조(contemplation) 33
3. 연구 방법 40
3.1. 집합으로서의 영화(Cinema) 연구방법론: 장르 연구 40
3.2. 개별영화들(films)의 연구방법론: 서사 비평 43
4. 용어의 정의 46
4.1. 종말론(eschatology)과 묵시(apocalypse, 계시, 묵시록, 묵시문학) 47
4.2. apocalyptic과 apocalypticism 50
II. 묵시 서사의 형식과 내용 53
1. 종교적 종말론과 묵시 서사 57
1.1. 유다-그리스도교 묵시문학 57
1.2. 그 밖의 원천들 65
1.3. 유다-그리스도교 묵시문학의 규범 69
2. 세속적 종말론과 묵시 서사 74
2.1. 목적론적 형이상학으로서의 시간론 74
2.2. 세속적 묵시 서사 83
3. 묵시 영화 91
3.1. 묵시문학과 묵시 영화 91
3.2. 묵시 영화의 창작과 소비원리 94
3.3. 묵시 영화의 양식적 특징 96
4. 소결 104
III. 벨라 타르 2기 영화에 관한 묵시록적 독해 108
1. 작품 분석 110
1.1. <파멸> 110
1.1.1. 수사적 요소 110
1.1.2. 서사적 요소 114
1.2. <사탄탱고> 116
1.2.1. 수사적 요소 116
1.2.2. 서사적 요소 121
1.3. <베르크마이스터 하모니즈> 123
1.3.1. 수사적 요소 123
1.3.2. 서사적 요소 126
1.4. <런던에서 온 사나이> 127
1.4.1. 수사적 요소 127
1.4.2. 서사적 요소 128
1.5. <토리노의 말> 129
1.5.1. 수사적 요소 129
1.5.2. 서사적 요소 133
2. 묵시 영화의 범례에 따른 분석 134
2.1. 임박한 파국적 상황과 멜랑콜리적 정서 134
2.1.1. 영화의 배경설정을 통해 드러나는 파국과 정서 134
2.1.2. 관조적 느림을 통해 체험되는 파국의 멜랑콜리 143
2.2. 동시대 상황을 반영한 인류와 지구에 대한 다양한 위협의 상황 149
2.3. 이분법적 세력의 대립과 지도자의 출현 150
2.4. 파국적 상황 후의 이상향에 대한 희망 160
2.5. 비의적 이야기와 상징을 통한 전달 163
2.6. 경고와 권면의 메시지 173
3. 소결을 대신하여: 벨라 타르 2기 영화의 묵시적 종합 Till the End of the World 175
IV. 결론 173
참고문헌 18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