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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중등 교육과정 역사 교과서의 진흥왕순수비(眞興王巡狩碑) 서술 분석

초록/요약

진흥왕은 삼국의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던 신라를 강국의 반열로 올린 왕이다. 그리고 그러한 진흥왕의 업적이 지금까지 알려져 있는 것은 몇몇 역사서뿐만 아니라 ‘진흥왕순수비’라는 비석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특히 진흥왕순수비는 비문의 내용뿐만 아니라 세워진 위치만으로도 당시 신라에 대해 많은 것을 알려주고 있는 귀중한 사료이다. 4종의 진흥왕순수비 중 2종이 현재 북한에 위치하고 있으며 남아있는 진흥왕순수비들도 마모가 많아 판독이 힘들지만 계속해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그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역사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지니는 만큼 학생들이 배우는 역사 교과서에서도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가치를 지닌 진흥왕순수비가 과연 역사 교과서에서 어떻게 다루어지고 있는지 분석하고자 먼저 진흥왕순수비에 대한 최근의 연구를 정리하였다. 그리고 진흥왕순수비가 중등학교 역사 교과서에서 어떻게 서술하고 있는지 분석하고 그에 따라 더 나은 서술을 논의하였다. 진흥왕순수비에 대한 최근의 연구는 크게 6가지 방향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 중 비의 입비 목적과 북한산비의 입비 시기, 찬술자, 비문에 나오는 인물들에 대한 연구는 과거에서 지금까지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는 주제이다. 반면 비의 제작 장소와 같은 주제는 최근에 새롭게 제시된 주제이다. 이러한 연구 방향은 진흥왕순수비에 대한 시각을 보다 더 넓혀주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 이렇게 최근의 연구 동향을 정리한 다음 교과서의 서술을 분석하였다. 여기서 다시 정치사적 측면과 문화사적 측면으로 나누어서 서술하고 있다. 정치사적 측면에서는 진흥왕순수비의 입비 목적과 역사적 의의를 중심으로 서술하고 있다. 그 외에도 ‘순수’라는 개념이 학생들에게 어렵기 때문에 그에 대한 해설도 덧붙인 교과서도 있었다. 이어서 문화사적 측면에서는 진흥왕순수비에 관한 서술이 없는 교과서가 다수였지만 일부 교과서에서는 비문의 내용을 근거로 신라에서 유교를 받아들였다는 식의 서술을 하였다. 그리고 중학교, 고등학교 교과서를 통틀어 단 1종만이 진흥왕순수비와 불교의 연관성을 언급하였다. 서술적 측면에 이어서 다음으로는 교과서에 수록된 이미지를 분석하였다. 교과서에 수록된 이미지는 크게 실물 사진과 지도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실물 사진을 하나도 수록하지 않은 교과서가 있는가 하면 4종을 모두 수록한 교과서까지 실물 사진은 교과서마다 다양하게 수록하였다. 여기서 주목해야 하는 것은 3종을 수록한 교과서는 없었다는 점이다. 즉, 북한산비만을 수록한 경우와 남한 지역에 위치한 북한산비, 창녕비를 수록한 경우, 4종을 모두 수록한 경우로 나눌 수 있었다. 이어서 지도에 대하여 분석하였다. 중학교와 고등학교의 모든 교과서에서는 ‘6세기 신라의 영토 확장’의 모습과 진흥왕순수비의 위치를 함께 그려내어 진흥왕순수비와 6세기 진흥왕의 영토 확장의 관련성을 강조하였다. 이러한 공통점이 있지만 지도에 그려진 진흥왕의 영토 확장의 시기에 대해서는 교과서마다 차이를 보여주었다. 이는 아직까지 북한산비의 건립 연도가 불명확하기 때문에 교과서마다 이를 어떻게 받아들였는가에 따라 나타난 차이라고 할 수 있겠다. 서술과 이미지 외에도 구성 방식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교과서는 본문에서 진흥왕순수비에 대한 서술과 이미지를 제시하였다. 하지만 탐구 활동과 주제 열기 등 본문 외 서술을 통해서 제시한 교과서도 있었다. 다만 특별한 내용을 알려주기 보다는 학습에 들어가기 전 간단하게 내용을 짚어보거나 진흥왕순수비의 의의를 묻는 활동이 주를 이루었다. 현행 중등학교 교육과정에서의 역사 교과서에서는 이러한 서술 경향을 보여주고 있었기 때문에 최근의 연구 성과 등을 반영한 새로운 서술을 제언하였다. 교과서에서 정치사적 측면과 문화사적 측면을 구분하여 크게 2가지 서술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정치사와 문화사를 구분하여 각각의 서술을 제안하였다. 먼저 정치사적인 측면에서의 제언이다. 여기서는 최근의 연구 성과를 감안하여 크게 2가지 내용을 서술하였다. 영토 확장의 증거로서 보기 어려운 창녕비를 제외하고 나머지 3종을 통해서 영토 확장을 알 수 있다고 서술하였다. 그리고 입비 목적도 창녕비와 다른 3종을 분리하여 설명하여 차이점을 분명히 하였다. 여기에 덧붙여 ‘순수’라는 개념이 학생들에게 어렵기 때문에 각주 등의 형식으로 ‘순수’에 대한 개념을 간략하게 잡을 수 있도록 하였다. 다음으로는 문화사적 측면에서의 제언이다. 교과서에 나오는 서술과 현재까지의 논쟁 등을 종합하여 크게 ‘비문에 유교 경전의 내용이 인용’과 ‘비의 찬술자로 알 수 있는 당시 신라의 문화’, ‘비문에 쓰인 한문의 수준’ 등의 내용을 고려하였다. 특히 찬술자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찬술자로 거론되는 여러 사람들을 알려주고 이들의 학문 수준이 뛰어났다는 방향으로 서술하였다. 마지막으로 정치사, 문화사적 측면의 서술 다음으로는 실물 사진과 지도와 같은 이미지 자료에 대해서도 제안하였다. 4종의 비 중 2종은 북한에 소재하기 때문에 창녕비와 북한산비만이라도 주변의 배경이 드러나는 사진을 제시하여 위치성을 학생들에게 보여줄 것을 제안하였다. 특히 교학사 『고등학교 한국사』에 나오는 북한산비 사진이 비의 위치적 특성이 잘 드러난다. 높은 곳에 비가 세워졌다는 것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실물 사진으로 이를 사용할 것을 제안하였다. 이어서 지도는 진흥왕의 영토 확장을 잘 보여줄 수 있는 것으로 사용해야 한다. 아울러 지도에 표시한 진흥왕순수비에 병기된 건립 연도도 고려해야 한다. 4개의 비 중 북한산비는 건립 연도에 대하여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고 다른 3개의 비는 건립 연도가 비교적 정확하게 밝혀졌다. 이러한 점을 모두 고려하였을 때 리베르스쿨 『고등학교 한국사』의 지도가 가장 유용한 지도라고 볼 수 있겠다. 이러한 본문 서술에 덧붙여 고등학생의 경우는 사전 지식이 있기 때문에 ‘주제 열기’, ‘탐구 활동’과 같은 형식을 추가하여 진흥왕순수비가 어째서 북한산과 같이 높은 곳에 세워졌는지 등을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방안도 같이 제안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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