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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성의 문학교육적 의미 : 김영하 , 박민규 작품을 중심으로

초록/요약

도시성은 근대화의 과정과 더불어 필연적으로 생겨난 도시의 고유한 속성을 가리킨다. 우리나라의 근대화는 자발적이 아닌 타의에 의한 것이었다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1930년대는 근대적 모습이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했으며, 도시의 속성들이 본격적으로 발현되기 시작한 1960년대부터 도시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구체적 모습이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자본주의적 논리가 도시 전체를 지배하게 되면서, 그 안에서 소외되는 사람들의 모습은 현실을 반영하는 문학 작품에서 구체적으로 묘사되었다. 본고는 이러한 시기를 거친 뒤 2000년대에 문학작품에 나타나는 도시성에 주목하였다. 현 시대의 도시성은 과거와는 또 다른 양상을 지닌다. 이제 도시는 하나의 거대 담론으로서 과거부터 이어져 온 근대적 속성과 시대의 새로운 양상인 탈근대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 복합적인 공간으로서 존재한다. 즉 근대적 의미의 도시는 화폐 가치와 이에서 비롯된 대상의 물상화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에 개인들에 있어 사회적 고립이나 비인격성을 초래한다. 또한 사람들은 도시 속에서 인간 소외와 가치 상실 등을 경험하게 된다. 그러나 전 세계의 경계가 사라지고 글로벌화된 도시에서는 모든 대상이 교환가치들로 환원됨으로써 개인들의 주체성은 아예 탈주체화되는 등 비정상적인 모습으로 나타난다. 또한 각종 도시적 기호들과 이미지들이 난무하는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 이러한 속성들을 김영하와 박민규 소설에 적용시켜 그 속에서 도시성을 찾아보고자 시도하였다. 먼저 근대성을 지닌 도시에 관해서는 김영하의 작품들 중 「그림자를 판 사나이」와 「보물선」에서 나타나는 가치 상실의 양상을 탐구하였다. 도시가 개인들의 가치를 끊임없이 파괴하고 억압하는 기제로서 작용함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사진관 살인사건」에 등장하는 부부관계와 「오빠가 돌아왔다」의 가족관계를 분석함으로써 근대적 도시에서는 가장 기초적인 인간관계에서조차 대화의 단절과 고독, 그리고 불신이 존재함을 언급하였다. 박민규의 작품들 중에서는 「고마워, 과연 너구리야」, 「코리언 스텐더즈」, 「아 하세요 펠리컨」을 선정하여 그 안에서 나타나는 근대성을 파악하려고 하였다. 그의 작품들에서 이 도시는 자본주의적 논리가 굳건하게 퍼져있는 곳이다. 따라서 이에 입성하는 사람은 혹독한 진입 과정을 겪어야 하고, 때로는 그럴 기회조차 얻지 못한다. 또한 도시로 대표되는 현 시대로의 진입을 거부하고 농촌행을 택한 사람을 철저히 응징하는 자본주의 획일화 권력의 힘을 알 수 있게 한다. 탈근대적 속성을 띤 도시는 기호와 이미지로 가득 찬 곳이다. 김영하의 작품들 「호출」, 「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 「빛의 제국」은 모두 이러한 도시적 기호와 이미지의 향연인 도시를 나타내고 있다. 이 안에서 인간 역시도 대체 가능하고 의미 없는 기호에 불과하기에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모사된 현실 안에서 본질과 실체가 역전된 채 떠돌고 있는 인간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또한 박민규의 「고마워, 과연 너구리야」,「그렇습니까 기린입니다」에 가면 이제는 인간들이 기호로서 존재하다가 어느 순간 주체를 이탈하는 양상을 보인다. 너구리로, 기린으로 변해버림으로써 자신을 타자화하고 무감정의 상태를 지닐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카스테라」, 「핑퐁」에서는 한술 더 떠 주체 자신이 아닌 이 세계를 부정하고 탈주체화 해버린다. 이러한 탈근대적 상상력은 결국 이 세계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기호와 이미지로 대체됨으로써 절대적 의미를 지닌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현 시대의 도시성을 반영하고 있다. 이러한 분석들을 바탕으로 하여 마지막 장에서는 도시성과 문학교육의 접목을 시도하였다. 「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를 텍스트로 하여 고등학교 2학년을 대상으로 한 학습 지도안을 구상하였다. 실제 수업에서의 계획을 중심으로 하여 다각도로 접근함으로써, 자신들이 살고 있는 이 도시의 속성을 파악하고 자신의 삶을 성찰해 봄으로써 삶에 대한 총체적 접근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도시성은 현재 우리의 삶과 떨어뜨려 생각할 수 없는 현 시대의 속성으로서, 지금도 계속해서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문학 교육에의 접목은 학생들에게 있어 추후 삶의 미래에 대한 자세에 대한 길잡이를 제시하여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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