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속 여성의 狂氣와 치유의 서사 : A Preface to Insanity and Remedy of Women in Novels With a focus on Oh Jung-hee and Choi Yoon''s Works
- 발행기관 서강대학교 교육대학원
- 지도교수 우찬제
- 발행년도 2006
- 학위수여년월 200608
- 학위명 석사
- 학과 및 전공 교육대학원
- 식별자(기타) 000000103103
- 본문언어 한국어
초록/요약
미셸 푸코는 『광기의 역사』에서 이성에 의해 억압받아온 광기에 대해 언급하며 비이성의 표상으로 여겨져 감금당했던 광기가 사실 타자를 배제하고 자신의 권위를 유지하려는 이성의 전략임을 지적하였다. 그런데 역사 속에서 여성들은 같은 이유로 인해 남성에 의해 억압받았으며, 타자로 치부되어 주변에 머물렀다. 광기가 광기 자체로서 존재하기보다 이성에 의해 이성의 반대 개념으로 설정되고, 감금당하고, 나중에는 보호라는 미명 하에 대중으로부터 소외되기에 이른 것처럼 여성은 여성이라는 이름 자체로 인정받기보다 남성의 반대 개념으로 설정되고, 감금당하고 억압받았으며, 여성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남성이 정해놓은 테두리 안에서 제한된 삶을 살았다. 소설 속 여성의 광기는 현실세계에서 여성들이 겪는 억압과 광인으로 취급받는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 광기는 사회, 문명, 문화 공동체의 환부를 드러내는 폭로의 기능을 하며, 따라서 문학작품에서는 광기를 사회를 비추어주는 거울로 자주 이용한다. 소설에 나타난 인물의 광기는 이를 통해 사회의 지배 이데올로기로부터 일탈하려는 작가들의 다양한 시도라 할 수 있는데, 여성의 광기 역시 같은 측면에서 생각할 수 있다. 남성들에 의해 소외되어 몸과 마음이 병든 여성들이 광기를 통해 이 세상의 남성 중심의 질서에 대해 저항하고 그 폭력성을 폭로하는 것이다. 본고에서는 비교적 본격적으로 페미니즘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여성문제에 대한 문학적 성과가 있다고 여겨지는 70-90년대에 가장 밀도있게 여성문제를 형상화한 작가라고 판단되는 오정희와 최윤의 작품을 중심으로 여성의 광기의 증상과 그 원인, 치유의 과정이 각각 어떻게 드러나며 여성의 정체성 찾기의 문제가 어떻게 해결될 수 있을 것인지를 비교, 분석하였다. 오정희 인물의 경우에는 여성으로서 억눌린 삶을 살아온 이전 세대-어머니, 할머니에 대한 연민과 자신도 같은 삶을 살게 될 것이라는 두려움으로 인해 가부장제라는 남성중심의 이데올로기에 저항하게 된다. 자신의 정체성이 임신과 출산이라는 여성 고유의 성역할에만 국한되는 것을 거부하고 낙태나 영아살해를 저지르며, 아버지나 오빠의 권위를 무너뜨리기 위해 그들의 말을 거스르기도 하고, 그들이 원하는 여성성에 가까운 정적이고 가지런한 삶을 내버린 채 주변을 파괴하거나 비정상적인 성관계를 맺기도 하는 등 인물의 트로마적 신경증이 주변에 대한 적대감과 파괴의식으로 발전해 행동으로 나타난다. 최윤의 인물들은 망상적 분열증으로 인한 망각의 증세를 보인다. <저기 소리없이 한점 꽃잎이 지고>의 소녀와 <벙어리창>의 이모는 모두 과거의 삶을 잊고 살아가며, 과거의 일부분만을 집착적으로 기억할 뿐이다. 과거를 잊고 살아가는 최윤의 인물들은 주변을 파괴하는 오정희의 인물들과는 달리 자기자신에 대한 부정과 자해를 일삼는다. 오정희와 최윤의 인물들이 똑같이 아픔을 안고 살아가며 정신적인 고통을 당하고 있으면서도 이렇게 광기를 표출하는 방식이 다른 이유는 두 작가의 인물들이 가지고 있는 광기의 원인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오정희의 인물들은 일상생활에서 마주하는 가부장제로 인한 광기를 가지고 있다. 그녀들이 받는 억압은 살아가면서 무수히 마주쳐야만 하는 것이므로, 비록 직접적인 저항은 할 수 없을지라도 어떻게든 해소하고자 하는 욕구가 주변에 있는 다른 사물이나 사람들을 해하려는 것으로 표출된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최윤의 광기는 전쟁이나 민주항쟁과 같은 역사적 사건으로 인한 것이므로, 인물이 자신의 상처를 광기로 표출할 대상이 현재 존재하지 않는다. 전쟁이라는 특수상황 때문에 직접적인 대상을 찾기 어려운 데다가 여성이라는 이유로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가 어려웠기 때문에 속으로 삭이거나 망각 또는 침묵이라는 방법을 택한 그녀들은 결국 자신을 부정하고 자해하기까지 이른다. 이렇게 다소 차이가 느껴지기는 하지만 두 작가의 작품들은 모두 남성중심의 이데올로기에 지친 여성들의 몸부림과 좌절 등을 그리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오정희의 여성들이 흔히 경험하는 소외감이나 고독이 사실은 남성들로부터 배제된 타자성으로 인한 억압이었으며, 여성의 광기는 결국 남성의 권위에 대한 ‘자기 목소리 내기’였던 것이다. 또한 최윤의 여성들이 자신을 부정하는 것은 그녀들이 살아온 삶이 스스로를 주체로 내세울 수 없는 삶이었기 때문이었다. 역사 속에서 타자로 살아온 그녀들이 자신들의 상처를 치유하지 못하고 오히려 더 흠집을 내고 꽁꽁 동여매고 있는 것이다. 오정희와 최윤의 소설에 나타난 여성의 광기는 결국 과거의 기억을 올바로 되살리고 그것을 당당히 이야기함으로써 자신과 세계가 조화롭게 의사소통할 때 비로소 치유 가능한것이었다. 오정희의 인물들이 과거 경험한 남성의 폭력과 억압, 여성의 소외되고 수동적인 삶은 현재에도 끊임없이 되풀이되는 것들이기는 하지만, 과거에 얽매여 체념하기보다는 아픈 기억을 버리고 당당히 맞설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또한 최윤의 인물들에게는 지금까지 자신을 부정하며 스스로를 갉아먹던 지난날에서 벗어나, 이전의 평온하던 기억들을 되찾고 자기의 모습을 긍정할 수 있는 태도가 요구된다. 물론 기억을 되살리는 행위도 그 자체로 치유의 효과를 가지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수많은 이상행위를 가지고 온 트로마가 근본적으로 어디에서 기인한 것인지 인식하고 그 과거의 기억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한 의지이다. 푸코가 지적한 것처럼 광인은 그 시대의 사회 문화적인 인식의 산물이며 권력에 의해 억압되어야 할 존재로 규정되었고, 마찬가지로 여성도 그 사회의 지배 이데올로기에 의해 억압되어야 할 광인 취급을 받아왔다. 그러나 광인을 감금하게 된 역사가 시대의 산물이듯, 남성과 여성의 문제도 시대에 발맞추어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여성의 자기 정체성을 찾기 위한 노력은 여성만의 문제가 아니다. 사회 각 분야에서 여성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고, 여성 인구 또한 이제는 다수의 자리를 점유하기에 이르렀다. 남성들이 다수의 이름으로 여성들을 억압해 온 것은 이제 모두 구시대의 일이 되었고, 남성적이고 폭력적인 전쟁도 사라져가고 있다. 이제 여성은 더 이상 타자가 아니다. 대감금의 시대에 광인을 규정하고 감금 억압하려 한 것을 이성의 광기라고 한다면, 여성을 억압하고 타자로 치부하는 것은 이제 남성의 광기라 불러야 할 시대이다.
more초록/요약
Michelle Faucault pointed out in his book of "A History of Insanity" that insanity which had been regarded as a symbol of irrationality was a strategy to maintain one''s own dignity and exclude others, mentioning about insanity which had been oppressed by rationality. In the history, women has been oppressed by men for the same reason and had to remain in periphery, being dismissed as others. Just as insanity was defined as opposite concept of rationality, locked up and finally isolated from the public, women was defined as an opposite of men, lock up and led limited lives defined in the name of protection. Women''s insanity in novels reflect suffering they go through and social atmosphere that women are treated as lunatic. Insanity plays a role to disclose drawbacks in the society, civilization and culture of a community. Therefore literature uses insanity as a mirror to reflect the society. Insanity of the figures of novels can be regarded as author''s attempt to break from the ideology prevalent in the society, and this is the case with women''s insanity. Women who are isolated and suffering from sickness resist men-oriented orders and expose the violence. This study compared and analysed Oh Jung-hee and Choi Yoon''s works to identify what are the symptoms, causes and remedies of women''s insanity and how the task of finding women''s identity, which were evaluated as the most plausible pieces which pictured women issues and made the most valuable achievements about feminism in 1970s to 1990s. Oh''s figure became resistant to men oriented ideology in fear that they would lead the same life as their mothers and grand mothers took, who had been oppressed as women. Refusing to be restricted to women specific roles to get pregnant and deliver babies, she got an abortion and killed a fetus. She also disobeyed her father and her brother to destroy their dignity and went as far as to have abnormal sex to break the image as a women that her father and brother had of her. Her Trauma-like neurosis developed into hostility and sense of destruction against her surroundings. Choi''s figures present symptoms of obliteration caused by illusionary disorder. Women in <There falls a flower with silence> and <A Mute narrative song> remember part of their past lives, forgetting everything else. Choi''s figures who lead their lives forgetting the past, unlike Oh''s figures who destroying their surrounding, frequently do harm to themselves. The reason why there are difference between Oh''s figures and Choi''s figures who share the same pain and mental suffering in expressing their insanity lies in the difference of the cause of their insanity. Oh''s figures got the insanity because of the father-oriented system. The oppression they suffer are happening in day to day life, so there is no way to escape it, which make them find some ways to ease it using other things surrounding them, even though they can resist directly. On the other hand, Choi''s figures have nothing to express their insanity to, because their scars were given from a historic affair such as Kwang-ju uprising. Since they cannot find anything through which to ease their pain and had to hold back their voices, they choose obliteration or silence and finally deny and do harm themselves Despite such differences, the works of the two authors all picture the resistance and desperation of the women who are tired of men-oriented ideology. The isolation and solicitude Oh''s women suffer are finally the oppression caused by sense of others alienated by men and their insanity turned out to be to raise their voices against men''s dignity. The reason Choi''s women deny themselves is that the life they led were those they can say they are the main figures. Women who lived in history as others failed to remedy themselves and finally give more scars and tie up themselves. The insanity reflected in Oh and Choi''s novels could be cured only when past memories are corrected and they can tell them openly to make it possible for the self and the world to communicate in harmony. Though Oh''s women still go through the same course of life filled with men''s violence, oppression and passive attitude, they need to work up the courage to stand up rather than giving up. Choi''s figures should have an attitude to have good memories back and a positive stance on themselves, getting out of the past that undermined themselves. Reviving memory itself cannot have remedial effects in itself. Important thing is to identify the cause of such a plenty of abnormal behavior fundamentally and to have a will to escape the past ailing memories. As Faucault pointed out, lunatics were the product of the age and were defined as something to be oppressed. Likewise women were treated as those that must be oppressed like lunatics. But just as the history where lunatics were locked up was a product of the age, the question of men and women need to be reconsidered as time changes. It is not just women''s task to find their self identity. Women raise their voices and take up important positions in every corner of the society. It is already a story of the past that men oppressed women in the name of majority and men''s violence is disappearing. Women are no more others. If It is the insanity of rationality that defined and locked up lunatics in times of isolation, now it is the insanity of men that oppressed women and dismissed them as oth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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