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알고리즘 기술이 매개한 데이터화된 문화적 경험 : 비인간 문화매개자로서 음악 추천 기술과 데이터 지각, 데이터 하비투스의 형성
The Formation of Data Perception and Data Habitus : Algorithmic Music Technologies as Non-Human Cultural Intermediaries
- 주제어 (키워드)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 , 추천 알고리즘 , 음악 청취 경험 , 비인간 문화매개자 , 데이터 지각 , 데이터 하비투스 , Music streaming platforms , Recommendation Algorithms , Music listening Experience , Non-human Cultural Intermediaries , Data Perception , Data Habitus
- 발행기관 서강대학교 일반대학원
- 지도교수 김균
- 발행년도 2025
- 학위수여년월 2025. 8
- 학위명 박사
- 학과 및 전공 일반대학원 신문방송학과
- 실제 URI http://www.dcollection.net/handler/sogang/000000082024
- UCI I804:11029-000000082024
- 본문언어 한국어
- 저작권 서강대학교 논문은 저작권 보호를 받습니다.
초록 (요약문)
본 연구는 음악 플랫폼 추천 알고리즘 기술에 의한 음악 청취 경험의 변화와 그 변화가 갖는 문화적 함의를 밝히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음악 청취라는 일상적 차원을 연구의 출발점으로 삼으면서도, 그 분석의 중심을 기술에 두고 미디어 기술과 인간 간 상호작용의 관점에서 이 현상을 이해하고자 했다는 점에서 기존 연구들과 차별점을 갖는다. 동시에, 이러한 시도는 기존 기술문화연구 지형이 ‘문화연구’로서 갖는 학문적 지향과는 달리, 이용자들의 경험적 차원을 충분히 조명하지 못한 탓에 오늘날 기술문화 현상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 기반한다. 분석을 위한 이론적 자원으로는 하비투스와 문화매개자 개념을 중심으로 한 부르디외의 문제의식을 주요 틀로 삼았으며, 이를 보완하고 확장하기 위해 라투르의 일반화된 대칭성, 맥루언의 매체지각 관련 논의를 함께 참조하였다. 구체적으로 플랫폼 추천 알고리즘이 이용자들에게 편향된 매체 지각을 형성하고, 그 지각이 반복과 축적을 통해 하비투스로 체화되며, 다시 이 실천이 플랫폼 구조를 강화하고 변화시키는 과정을 밝히는 방식의 이론적 기획을 의미한다. 실제 분석은 두 단계로 이루어졌다. 첫째, 음악 플랫폼 추천 알고리즘을 비인간 문화매개자로 상정하고, 이 기술이 기존 문화매개자 개념과의 연속성과 차별성 속에서 어떻게 이해될 수 있는지를 검토하였다. 둘째, 음악 플랫폼 추천 기술의 등장 이후 음악 청취 경험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이용자들의 목소리를 통해 구체적으로 다루었다 이를 위해 문헌 연구와 플랫폼 분석, 그리고 이용자 대상 심층 인터뷰를 주요 분석 방법으로 채택하였다. 첫 번째 분석 결과, 한국 음악 장에서 문화매개자는 전통적 문화매개자인 문예부장, 새로운 문화 매개자인 라디오 DJ와 텔레비전 PD, 그리고 온라인 문화매개자인 인터넷 이용자로 이어지는 역사적 흐름을 형성해왔다. 이들은 모두 수용자들에게 음악을 제안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는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이러한 흐름이 각 시기의 매체 환경 변화와 긴밀히 연동되어 전개해왔다는 점이다. 이러한 맥락은 오늘날 추천 알고리즘으로도 이어진다. 이 기술은 음악 제안이라는 역할에서는 기존 문화매개자들과 유사하지만, 플랫폼이라는 새로운 주도 매체에 기반하며 기술적 작동을 전제로 하는 비인간이라는 점에서 이전과는 다른 성격을 지닌다. 구체적으로 이 비인간 문화매개자는 주관적이고 미학적인 평가를 중심으로 한 기존 문화매개자들과 달리, 수치화된 유사성에 기반한 기계적이고 산술적인 판단을 통해 음악을 제안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이용자들은 데이터를 중심으로 사유하고 판단하도록 유도된다. 본 연구는 이상의 분석을 통해 플랫폼의 기술적 속성이 기입된 새로운 매체 지각, 즉 데이터 지각이 형성되어 가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두 번째 분석 결과, 플랫폼 환경에서 이용자들이 새로운 청취 습관을 통해 적응해가는 과정을 다섯 가지 특징으로 범주화할 수 있었다. 첫째, 청취 행위는 음악 감상이라는 본래의 행위에서 벗어나, 데이터를 관리하고 조작하는 전략적 실천으로 변모하였다(청취의 데이터화). 둘째, 음악 탐색과 선택 과정이 기술에 위임됨으로써 음악 청취는 감각적이고 정서적인 경험에서 효율성과 편리성을 우선하는 도구적 경험으로 재편되었다(청취의 도구화). 셋째, 이용자들의 취향 형성과 음악에 관한 사유 방식은 주관성과 정성적 차원을 상실함과 동시에 추천 알고리즘이 제시하는 분류 체계와 유사성 원리를 내면화하는 방식으로 전환되었다(청취의 알고리즘화). 넷째, 플랫폼 환경은 음악을 서사적 의미를 지닌 문화적 대상이 아니라 즉각 청취하고 곧바로 휘발되는 기계적 반응의 대상으로 바꾸어냈다(청취의 인스턴트화). 다섯째, 음악 청취 경험이 사적 기호로 전환되면서, 사회적 교류 가능성은 약화되고 고립화된 청취 경험이 심화되는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청취의 개인화). 본 연구는 이상의 분석을 통해 데이터 지각에 기반한 청취 실천이 반복 수행되고 체화됨으로써 플랫폼 기술 논리에 편향된 청취 실천을 발현하는 원리, 즉 데이터 하비투스가 형성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상의 내용을 토대로 본 연구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다음과 같다. 우선, 본 연구가 주목한 플랫폼 기술에 의해 재구성된 음악 청취 경험의 변화는 단순히 청취 방식의 전환에 머물지 않는다. 이는 일상 전반의 인간 지각과 인식 체계, 나아가 사회적 성격을 재구성하는 차원으로까지 해석될 여지가 있다. 음악은 인간의 삶의 양식과 존재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중요한 문화적 산물이라는 점에서 인간과 사회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통찰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또한, 여기서 더욱 중요한 것은 데이터 지각이 이용자들의 반복된 실천 속에서 데이터 하비투스로 전환되는 지점이다. 결국엔 이 데이터 하비투스가 이용자들의 일상 속 자발적 실천을 플랫폼 기술 논리의 재생산에 동원하고, 그 결과 데이터 중심의 문화가 안정적으로 고착되는 효과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 연구는 너무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여겨져 왔기에 비가시화되었던 문화적 차원의 사회 재생산 기제를 포착하는 데 핵심적인 설명력을 제공한다. 나아가 이러한 분석적 접근은 이용자들의 실천 차원에서 작동하는 재생산 원리를 경험적으로 드러냄으로써 현상에 대한 보다 온전한 이해를 가능하게 했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다.
more초록 (요약문)
This study investigates how recommendation algorithms on music platforms are reconfiguring users’ music listening experiences and what cultural implications this reconfiguration entails. Unlike previous studies, this research takes everyday music listening as a starting point, and places technology at the core of its analysis to understand the phenomenon in terms of human–media technology interactions. Moreover, this study is grounded in the critical awareness that Cultural Studies of Media and Technology has often overlooked cultural studies’ commitment to everyday life, neglecting users’ lived experiences and reducing them to passive recipients of technological influence. Accordingly, this research aims to overcome these limitations by centering users in its analysis and giving active attention to their everyday experiences. To this end, this study primarily draws on Bourdieu’s theoretical framework, focusing on the concepts of habitus and cultural intermediaries, while complementarily employing Latour’s approach to generalized symmetry and McLuhan’s discussion of media perception. More specifically, this study is theoretically designed to reveal how platform recommendation algorithms produce biased media perception in users, how this perception becomes embodied as habitus through repetition and accumulation, and how these practices subsequently both reinforce and modify the platform structure. The analysis consisted of two stages. First, this study examined how music platform recommendation algorithms, conceptualized as non-human cultural intermediaries, can be understood by exploring their continuities and divergences from existing notions of cultural intermediaries. Second, the study aimed to empirically capture the reconfigured music listening experiences following the introduction of music platform recommendation technologies, focusing on users’ own narratives. Accordingly, literature review, platform analysis, and user-focused in-depth interviews served as the core methods of analysis. The first analysis revealed that cultural intermediaries in the Korean music field have evolved from traditional cultural intermediaries, such as recording directors (Munye bujang), to new cultural intermediaries, such as radio DJs and television producers, and, more recently, to online cultural intermediaries represented by internet users. While these intermediaries share the common role of recommending music to users, the more critical point is that such transitions were closely intertwined with the changing media environments of their respective periods. Similarly, recommendation algorithms resemble existing cultural intermediaries in their role of suggesting music, yet they are distinguished by being based on the new dominant medium of platforms and, more importantly, by their non-human character, which relies on technical operations. Specifically, this non-human cultural intermediary suggests music by replacing subjective and aesthetic evaluations with mechanical and arithmetic calculations grounded in quantified similarity. This process guides users to reason and decide based on data, and, as a result, a new form of media perception, referred to as data perception and inscribed with the technological attributes of the platform, was found to be taking shape. According to the second analysis, users’ adaptation to the platform environment through new listening practices could be classified into five characteristics. First, listening practices have shifted from the act of genuinely appreciating music itself to a strategic practice of managing and manipulating data (datafication of listening). Second, by delegating the process of exploring and selecting music to this technology, listening has been transformed from a sensory and affective engagement with music into an instrumental practice that values efficiency and convenience (instrumentalization of listening). Third, users’ formation of taste and modes of engagement with music have shifted as they lost subjectivity and qualitative dimensions, internalizing the classification systems and principles of similarity presented by recommendation algorithms (algorithmization of listening). Fourth, the platform environment has transformed music from a cultural object imbued with narrative meaning into an object of mechanical response that is instantly consumed and quickly forgotten (instantization of listening). Fifth, music listening experiences have been transformed into private signifiers, limiting social interactions and fostering more isolated listening practices (individualization of listening). This study seeks to explain this phenomenon through the concept of data habitus, which refers to the generative principle by which listening practices grounded in data perception are repeatedly performed and embodied, thereby generating specific listening conventions. Drawing on the above, this study argues that music is an important cultural mechanism that continuously reshapes human ways of living and modes of existence, providing valuable insights into understanding humans and society. Therefore, the changes in music listening experiences reconfigured by platform technologies, as examined in this study, go beyond a mere shift in listening practices to the reconfiguration of human perception and cognitive systems, as well as social dispositions. More importantly, the critical process is the transformation of data perception into habitus through the accumulation of users’ repeated practices. This is crucial because data habitus induces users’ voluntary everyday practices to align with and reproduce the logic of platform technologies, which in turn facilitates the stable consolidation of a data-driven culture. At this very point, this research plays a crucial explanatory role in uncovering cultural mechanisms of social reproduction that have long been overlooked due to their taken-for-granted nature. This aligns with the critical perspective of this study, which emphasizes the need to theoretically reconsider users, a dimension that has been largely neglected in existing techno-cultural research.
more목차
표 차례 ⅳ
그림 차례 ⅴ
국문 초록 ⅷ
1. 들어가며 1
1) 문화적 경험의 특이점: ‘나보다 날 더 잘 아는’ 기술의 등장 1
(1) 국내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 추천 기술 현황 6
(2) 선행연구 검토 및 한계 11
2) 미디어 기술을 매개한 문화적 경험: 음악 청취 경험의 의미14
(1) 개인용 음향 재생기기의 등장: 이용자가 재구성한 문화적 경험 15
(2) 오늘날 음악 청취 경험의 변화: 기술-인간의 새로운 상호작용 18
3) 소결: 논문의 구성과 분석 방법 22
(1) 논문의 구성 22
(2) 연구 문제 및 분석 절차 24
(3) 분석 대상 및 방법 26
2. 이론적 검토 34
1) 문제 제기: 기존 기술 논의의 지형과 한계 34
(1) 기술 낙관론: 기술에 대한 본질주의적 태도 35
(2) 기술 비판론: 기술문화연구를 위한 절반의 출발 37
(3) 기술문화연구: ‘일상’이 빠진 기술‘문화’연구? 42
2) 이론적 자원: 새로운 접근의 기술문화연구를 위한 모색 46
(1) 부르디외를 ‘기술’문화연구로 ‘데려오기’ 47
(2) 일반화된 대칭성을 통한 기술문화연구로의 확장 61
(3) 기술-인간의 ‘화학작용’에 의한 새로운 매체 지각의 형성 72
3) 소결: 이론적 문제의식과 연구 기획 83
3. 인간에서 비인간 문화매개자로: 매체 주도 음악 추천의 변동 88
1) 유성기 시대의 전통적 문화매개자: 조선인 문예부장의 문화적 기획 91
2) LP 시대의 새로운 문화매개자 1: 라디오 디스크자키의 음악 선곡 97
(1) LP 음반과 전축, 그리고 음악감상실 디스크자키의 등장 97
(2) 라디오 방송국으로 이동한 디스크자키 102
3) 워크맨 시대의 새로운 문화매개자 2: 음악 방송 PD의 유행 형성 108
(1) 텔레비전 방송이 주조한 인기 음악 108
(2) 워크맨, 디스크맨을 통한 음악 청취의 사사화 116
4) MP3 시대의 온라인 문화매개자: 이용자들이 직접 만든 음악 이야기 119
(1) PC통신부터 플랫폼까지, 은둔 고수들의 음악 이야기 120
(2) 무료에서 유료로 간 음악 플랫폼과 실시간 차트의 영향력 129
5) 플랫폼 시대의 비인간 문화매개자: 추천 알고리즘이 제안한 플레이리스트 136
(1) 음악 청취 수단의 재편: ‘손안의’ 플랫폼으로 음악을 듣는다는 것 137
(2) 새로운 게임의 논리: 플랫폼 간 과열 경쟁 속 추천 기술 고도화 144
(3) 추천 기술의 선곡 메커니즘: 유사성과 우연한 발견 사이 157
(4) 플랫폼 기술의 행동 유도 전략들: ‘모로 가도’ 추천! 172
(5) 플랫폼 기술의 심리 유도 전략들: ‘제한된’ 선택의 자유 180
6) 소결: 비인간 문화매개자가 유도한 ‘데이터 지각’ 187
(1) 기술에 의한 문화 매개의 전환 187
(2) 데이터 지각: 플랫폼 기술 환경이 재구성한 새로운 매체 감각 195
4. 비인간 문화매개자와 이용자의 만남과 새로운 청취 경험 199
1) 청취의 데이터화: 추천 기술을 향한 전략적 실천들 200
(1) 알고리즘 ‘훈련’: 추천 내용 이끌기 201
(2) 알고리즘 ‘청소’: 추천 내용 지키기 208
2) 청취의 도구화: 이용자-추천 기술 간 힘겨루기 212
(1) ‘나’의 수고를 덜어주는 보조자 213
(2) 플랫폼 추천 기술이 유도한 제한된 통제감 219
3) 청취의 알고리즘화: 알고리즘처럼 청취하기 224
(1) ‘나’의 음악 취향 안내자, 추천 기술 225
(2) 주관성 상실을 용인한 기술 의존적 음악 청취 231
(3) 대안은 다시, 추천 기술의 고도화 236
4) 청취의 인스턴트화: 그 순간에만 존재하고 휘발하는 음악 239
(1) 음원의 홍수 속 마비된 청각적 경험 240
(2) 음악을 둘러싼 서사와 맥락의 탈락 247
(3) 기술을 향한 너무 쉬운 거절, 무한 새로고침 254
5) 청취의 개인화: 고독하고 은밀해진 청취 경험 260
(1) 음악 취향은 부끄러운 ‘나’의 민낯 260
(2) 사사화 이후, 고립된 음악 청취 263
6) 소결: 새로운 청취 관행으로 외화된 ‘데이터 하비투스’ 269
(1) 기술에 의한 청취 실천의 전환 269
(2) 데이터 하비투스: 플랫폼 기술 환경이 재구성한 새로운 청취 실천 원리 276
5. 나가며 280
1) 연구의 주요 내용 및 함의 280
2) 플랫폼 기술이 매개한 문화적 경험의 변화 읽기 291
(1) ‘다른 방식으로 듣기’: 데이터 지각에 의한 새로운 문화적 경험 293
(2) 데이터 하비투스의 효과: 플랫폼 청취 문화 재생산에 복무하는 이용자들 296
(3) 실천의 또 다른 측면: 기술에 대한 ‘의심’과 미시저항의 가능성 302
참고문헌 307
ABSTRACT 34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