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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 『도덕경』에서 사랑의 개념

The Concept of Love in Laozi's Daodejing

초록 (요약문)

본 연구는 노자가 말하는 사랑, 즉 자애(慈愛)의 의미를 규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도덕경』 제67장에서 제시되는 ‘자애’의 의미 해석은 고금의 주석과 다수의 연구에서 시도되었나, 여전히 논쟁이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논쟁은 자애 개념이 노자 철학의 전체 구조 내에서 충분히 통합되지 못한 데에서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노자 사상에서 ‘사랑’의 의미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먼저 노자 시대에 사랑이 어떻게 논의되었는지를, 그리고 노자 철학의 구조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에 본고는 우선 선진(先秦) 중국에서 사랑의 입지를 살핀다. 다양한 학파에서 제시된 사랑의 개념을 비교·분석하고, 각 학파 간 차이에도 불구하고 공유되는 사랑에 대한 보편적 이해를 정리한다. 이를 바탕으로, 선진 중국적 맥락에서 사랑을 ‘그 대상을 잘 살게끔 해주고자 하는 마음’으로 정의한다. 다음으로, 노자 철학의 전체적 구조를 살펴본다. 먼저 노자가 말하는 도(道)의 작용을 설명하고, 노자의 인간관을 분석한다. 노자에게 있어 도는 비인격적이며 마음이 부재하므로, 그 작용은 단지 무위(無爲)일 뿐이다. 반면 인간은 욕과 지로 구성된 마음을 지니고 있다. 그러므로 인간은 인식 능력을 바탕으로 지식을 획득하고, 획득한 지식에 따라 욕구를 느끼며, 느끼는 욕구에 근거하여 행위한다. 이때, 만약 그 지식이 인위적이라면 이후의 욕구와 행위 역시 인위적인 것이 된다. 반대로, 지식이 스스로 그러한 것이라면 욕구와 행위 또한 스스로 그러한 것이다. 성인은 이러한 사실을 인식하고, 사람들이 스스로 그러함에 따라 살아갈 수 있도록 무위의 정치를 실현하는 존재이다. 이러한 성인은 도를 본받으면서 자애를 자신의 보물로 삼는다. 즉, 성인은 도의 무위를 자애로운 행위인 것처럼 인식한다. 그러나 성인은 인간이므로, 도와 다르게 마음을 근거로 행위한다. 따라서 성인은 무지(無知)·무욕(無欲) 즉, 무심(無心)의 마음을 갖추기 위한 수양을 실천하며, 그렇게 형성된 무심에 근거하여 무위의 행위를 한다. 이처럼 성인의 자애로운 행위는 근본적으로는 무심에 기반하므로, 노자의 자애는 곧 무심지애(無心之愛)라고 할 수 있다. 더불어, 성인이 무위의 정치를 하는 궁극적인 의도, 성인이 무위를 실천하는 양상, 그리고 그 결과 역시 자애롭다. 따라서 무심지애인 자애는 무위의 행위로 발현된다. 이와 같은 성인은 천지의 작용과 마찬가지로 불인(不仁)하다. 그러므로 천지가 만물을 풀강아지(芻狗)로 여기듯이, 성인 역시 백성을 풀강아지로 여긴다. 도에는 마음이 부재하므로 인(仁)과 관련지어 논할 수 없으며, 따라서 불인하다. 한편 도를 본받는 성인은 마음을 지니고 있으나, 인위적 가치인 인(仁)을 비워냄으로써 불인하다. 또한, 도는 만물에 작용하면서도 특정 사물에 가치를 부여하거나 집착하지 않는다. 성인 역시 도를 본받아 특정 사물에 집착하지 않고, 만물을 사용하되 어느 하나에 치우치지 않는다. 그러므로 성인 역시 천지처럼 백성을 풀강아지로 여기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는 도를 본받는 행위이므로, 궁극적으로 모두를 구제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결론적으로, 무심은 ‘인간’ 성인의 무위를 가능하게 하는 근거이며, 무심지애로서 노자의 자애는 ‘인간’ 성인의 무위를 설명하는 개념이다. 동시에, 이러한 사랑은 불인하다는 정리가 성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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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요약문)

This dissertation aims to clarify the concept of love (ci’ai, 慈愛) in Laozi’s Daodejing (Classic of the Way and Virtue). The term ‘love’ (ci, 慈), particularly as it appears in Chapter 67, has been subject to a wide range of interpretations and commentaries. Nevertheless, its meaning remains highly contested and ambiguous, with no single, widely accepted interpretation. In order to fully grasp the precise meaning of love in Laozi’s text, it is essential to understand the holistic structure of Dao and the human being within Laozi’s philosophy. To this end, the dissertation first explores various conceptions of love in pre-Qin China. Whether in Confucianism, Mohism, or Daoism, despite differences in core doctrines and values, these traditions converge on a broad definition of love: the intention (heart/mind) to promote the well-being of others (the object of love). The study then turns to a careful analysis of the overall structure of Laozi’s philosophy, focusing on the respective workings of Dao and the human. For Laozi, Dao is devoid of heart and mind; its operation is characterized by natural, non-artificial action (wuwei, 無爲). In contrast, humans are endowed with heart and act through mind: they acquire knowledge, develop desires based on that knowledge, and act in accordance with those desires. If their knowledge is artificial, their desires and actions become artificial as well; if their knowledge is natural and sufficient, so too are their desires and actions. Within Laozi’s thought, the practitioners of love (ci’ai) are the sages. Sages are so named because they possess and embody ci’ai, the first of Laozi’s Three Treasures (三寶). They look to the non-artificial operation of Dao and recognize it as the ultimate form of love—the most fundamental way to enable human flourishing. Yet, as human beings, sages cannot help but act from their own heart-mind. Thus, they strive to be without knowledge, without desire, and ultimately without heart-mind, in order to act through non-action. The love of sages, grounded in this effort to transcend artificial heart-mind, may be termed ‘heartless love’ (無心之愛). This form of love underlies their leadership and is expressed through their practice of non-action. Dao, being without heart-mind, is inherently non-benevolent. Sages, while possessing heart-mind, seek to empty themselves of artificial benevolence, thereby attaining non-benevolence. Dao interacts with all things impartially, without attachment; sages, emulating Dao, likewise strive to engage with all things without partiality. Heaven and earth regard all beings as straw dogs (芻狗), and sages similarly view people as straw dogs. Nevertheless, their actions, aligned with Dao, ultimately foster the natural well-being of all. In conclusion, sages are able to practice non-action because they endeavor to be without heart-mind. Laozi’s notion of ‘heartless love’ offers a compelling framework for understanding how sages, as human beings, can follow the impartial, dispassionate, and non-benevolent workings of Da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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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I. 서론 1
1.1. 연구의 목적 및 배경 1
1.2. 연구 방법 및 주요 과제 4
II. 『도덕경』의 자애를 해석하는 다양한 관점 8
2.1. 『도덕경』 주요 주석서에서의 자애 해석 8
2.1.1. 자애와 무력을 직접적으로 연관시킨 경우 9
2.1.2. 자애와 무력을 간접적으로 연관시킨 경우 11
2.1.3. 자애를 무력과 관련짓지 않은 경우 14
2.2. 선행 연구 검토: 『도덕경』에서 사랑 개념에 관한 현대의 논의 19
2.2.1. 『도덕경』에서 사랑의 불가능성을 주장하는 연구와 그 한계 19
2.2.2. 『도덕경』에서 사랑의 가능성을 주장하는 연구와 그 한계 24
III. 선진 중국에서의 사랑 28
3.1. 선진 중국에서 사랑의 입지와 그 다양한 양상 28
3.1.1. 유가(공자)의 인애 32
3.1.2. 묵가(묵자)의 겸애 37
3.1.3. 도가(노자)의 자애 43
3.2. 선진 중국적 맥락에서의 사랑 정의 47
IV. 노자 사상에서 도와 인간 49
4.1. 도는 어떻게 작용하는가? 49
4.1.1. 유무상생과 동출이명 50
4.1.2. 무위를 통한 자연 56
4.2. 욕망(欲)과 지식(知)으로 행위(爲)하는 인간 65
4.2.1. 욕망과 지식: 인간 행위의 근거 67
4.2.2. 마음: 사랑의 근거 81
V. 무심지애: ‘인간’ 성인의 도 이해 86
5.1. 성인은 누구인가 86
5.1.1. 자애로우므로 성인인가, 성인이므로 자애로운가 86
5.1.2. 비인간 동물, 유위의 지배자, 무위의 성인 89
5.1.3. 성인은 어떤 모습으로 묘사되는가 97
5.2. 성인의 수양·무심·무위·자애 101
5.2.1. 성인의 수양과 무심의 마음 102
5.2.2. 무심지애: 성인이 무심을 근거로 무위하는 의도는 사랑이다 111
5.2.3. 무심지애: 성인의 무위는 그 과정과 결과가 자애롭다 115
5.3. 노자의 자애는 인과 관련지어 말해볼 것이 없다 123
5.3.1. 『도덕경』에서 인과 불인의 의미 124
5.3.2. 풀강아지라는 상징 126
5.3.3. 무심지애는 불인하여 모두를 구제한다 132
VI. 결론 134
참고문헌 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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