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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정류 신작 구소설에 드러난 정혼담의 전환기적 성격 연구 : <소양정(昭陽亭)>, <금옥연(金玉緣)>, <난봉기합(鸞鳳奇合)>, <미인도(美人圖)>를 중심으로

A study of the transitional characteristic of engagement story appearing in newly published ancient fiction : Based on < So-yang-jeong (昭陽亭) >, < Geum-og-yeon (金玉緣) >, < Nan-bong-gi-hab (鸞鳳奇合) >, and < Mi-in-do (美人圖) >

초록 (요약문)

이 연구는 1910년대 발행된 신작 구소설을 근대 전환기와 고소설이 충돌한 결과물로 간주하고, 정혼담의 양식적 전통 위에서 신작 구소설의 전환기적 성격을 탐색하고자 하였다. ‘정혼(定婚)’은 가장 간에 이루어진 약속으로서, 부모가 자녀의 배우자를 ‘결정(決定)’했으나, ‘약정(約定)’된 상태에 머물러있다는 두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문학적 상상력은 그 긴장을 경유하여 부모의 결정을 비트는 적대자의 위협에 맞서 정혼을 지키려는 주인공의 의사를 강조하는 서사를 만들어 냈다. 이는 사회 구성원의 자유 의지를 중시하는 근대 전환기에도 정혼담이 꾸준히 서사화될 수 있었던 이유였다. 그런데 고소설이 발행되었던 시기에 정혼을 이상적인 혼인 형태로 간주하며 가장의 결정권을 존중했던 것과 달리, 신작 구소설이 발행되었던 시기에 가장의 결정권은 비난의 대상이 되었다. 문학적 전통은 시대적 인식 변화와 충돌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 연구는 그 충돌의 결과물을 분석함으로써, 신작 구소설의 의의를 신·구 질서에 대한 입체적 대응의 차원에서 구명하고자 하였다. Ⅱ장에서는 정혼을 둘러싼 전환기의 사회적 인식과 소설적 전통을 분석하였다. 사회적 인식에서는 고전 문헌과 신문에 게재된 기사를 중심으로 전환기에 나타난 정혼의 위상 변화를 확인했다. 정혼은 전근대에 유교 예법의 실현으로 이해되었으나 근대에 들어서는 극복되어야 할 폐해로 지적된다. 그 이면에는 동양 전통을 서구 문명보다 낙후된 것으로 보는 근대 지식인의 시각이 있었다. 이와 구별되어 이해조가 가진 신구 절충적 시각은 신작 구소설의 형성에 기여하고 있다. 문학적 배경으로는 혼사 장애형, 영웅·군담 소설에서 정혼이 갖는 서사적 기능을 분석했다. 정혼은 혼사 장애형 소설의 최종 과업이자 영웅·군담 소설에서 인물의 성장 단계로서, 지금까지 독자적인 서사 형식으로 분석된 경우가 드물었다. 신작 구소설의 정혼담에 맞는 유형을 새롭게 정립할 필요성을 확인하였다. Ⅲ장에서는 정혼담의 서사 단위를 성립, 위기, 이행, 성취의 네 가지 단위로 정립하고, 이를 바탕으로 네 편의 대상 작품을 분석하였다. 성립, 위기 단계에서 가장의 결정을 대하는 주인공의 태도는 이행, 성취 단계의 서사를 이끌어가는 동력이 된다. 분석 대상은 『소양정』, 『금옥연』, 『난봉기합』, 『미인도』이다. 『소양정』과 『금옥연』에서 남녀 주인공, 특히 여주인공은 전통적인 가장권을 빌려 가부장제에 일방적으로 순응하기를 거부한다. 그 과정에서 타인의 결정에 예속되지 않는 남녀 주인공의 주체성이 강조된다. 다음으로, 『난봉기합』에서 가장권은 유능한 여주인공에게 계승되며, 그 과정에서 타인의 조력을 받지 않는 여주인공의 독립성이 강조된다. 마지막으로, 『미인도』에서는 인물이 차용하거나 계승할 수 있는 가장권은 폐기된 상태이다. 그 과정에서 타인의 결정과 조력에 의존하는 여주인공의 소극성이 강조된다. Ⅳ장에서는 작품 분석 내용을 바탕으로 신작 구소설의 전환기적 성격을 인물, 공간, 소설의 차원에서 논의하였다. 신작 구소설의 정혼담에 나타난 남녀 인물은 자신의 삶을 타인의 결정 아래 두지 않음으로써 주권적 존재로서의 새로운 인물 형상을 보여준다. 그러나 아버지의 약속을 실현하는 한에서 주체성이 인정되므로 전통적 권위와의 타협이 이루어진다. 여성은 가부장제에서 자신에게 허여된 공간이었던 규방을 벗어난다. 하지만 여주인공은 규방으로 되돌아간다. 신작 구소설의 전근대적 시공간은 여성의 새로운 의지와 욕망에 부응하는 공간을 창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신작 구소설의 발행은 감소하였고 근대 소설로의 전환이 중단되었는데 그것은 신질서가 확고한 우위를 점했기 때문이라고 보인다. 신작 구소설이 가진 타협, 실패, 중단의 형식은 고소설의 향유층이 그들이 당면한 시대를 적극적으로 탐색하고 고민했음을 나타낸다. 신작 구소설의 창작이 중단된 것은 고소설이 비로소 독자들에게 과거의 양식이 되었다는 지표가 된다. 이러한 점에서 신작 구소설의 정혼담은 전환기라는 특수한 시대의 산물이면서 동시에 전환기에만 존재할 수 있었던 장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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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요약문)

This study regards the newly published ancient fiction in the 1910s as the result of the collision between the modern transitional period and ancient fiction. It further aims to explore the transitional characteristic of the newly published ancient fiction in the traditional form of an engagement story. The term “engagement (定婚)” contains both meanings of the decision made between the heads of two families on their children’s spouses and the status of not being married. Many literary works are narrativized based on this tension of engagement; they depict with emphasis upon protagonist’s decision to achieve the engagement going against the threat of an antagonist which overturns parents’ decisions. This was the reason why engagement stories continued to be narrativized even during the modern transitional period, an era which emphasized free will. During the period when ancient fiction was published, engagement was considered the ideal form of marriage and the decision-making power of the head of the family was respected. In contrast, in the modern transitional period the decision-making power of the head of the family was criticized. The literary tradition of engagement stories was bound to collide with the changing perceptions of the times. In this regard, this study aims to reveal the stereoscopic response of literature to society by analyzing the outcome of such collision. Chapter II examines the social and literary context of the emergence of the newly published ancient fiction. For the social background, this study analyzes the changes in the status of engagement during the transitional period, focusing on classic texts and newspaper articles. Early marriage was understood as the fulfillment of Confucian rites in premodern times, but in modern times, it has been highlighted as a problem to be overcome. Modern intellectuals normally viewed Eastern traditions as inferior to Western civilization. However, Lee Haejo’s eclectic view of the old and the new contributed to the formation of newly published ancient fiction. For literary background, this study analyzes the narrativity of engagement in the Ehehindernis, Heroic·Martial novels. It was used as the final task in the Ehehindernis novels and the phase of character’s growth in the Heroic·Martial novels. Until now, engagement story has rarely been analyzed as an independent literary form. After reviewing the novelistic tradition, this paper finds the necessity of establishing a unique type of engagement story. In Chapter Ⅲ, this study establishes the unit of the engagement story as four phases: establishment, crisis, fulfillment, and achievement. The protagonist's attitude toward the head of family’s decision in the establishment and crisis phases drives the narrative in the fulfillment and achievement phases. This research studies 『So-yang-jeong』, 『Geum-og-yeon 』, 『Nan-bong-gi-hab』, and 『Mi-in-do』. In 『So-yang-jeong』 and 『Geum-og-yeon』, the male and female protagonists, especially female, borrow the right of family head to justify their refusal to patriarchy. In the meantime, the agentivity of male and female protagonists who are not subject to the decisions of others is emphasized. Next, in『Nan-bong-gi-hab』, ​​​​​​​the succession of the family head’s right is passed to a competent heroine. Meanwhile, the independence of the heroine, who is not assisted by others in the process, is emphasized. Lastly, in『Mi-in-do』, the right of the head that characters can borrow or inherit was disposed of. In the meantime, the passivity of the heroine, who relies on the decisions and assistance of others, is emphasized. Chapter IV discusses the transitional nature of the newly published ancient fiction in terms of character, place, and novel. The male and female characters in the newly published ancient fiction serve a new characteristic as agents. They have the right to decide on their own lives so that they do not place their lives in the hands of others. However, there is a compromise between traditional authority and agentivity through the acknowledgment of the agentivity achieved by keeping father’s promise. Women are breaking out of the confines of the patriarchal system. However, the heroines return to their boudoir. The place of the newly published ancient fiction fails to create a place that could respond to women’s new will and desire. Its publication declined, and the transition to modern fiction ceased. This indicates that the transitional period was ended. The cessation of newly published ancient fiction means that the ancient fiction has become a literary past for readers. The compromise, failure, and discontinuation of newly published ancient fiction are evidence that readers tried to explore and contemplate the time in which they were living. In this regard, the engagement story appearing in newly published ancient fiction is both a product of the modern transitional period and a genre that could only exist during that peri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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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Ⅰ. 서론 1
1. 문제 제기 및 연구 목적 1
2. 연구사 검토 7
3. 연구 방법 및 연구 내용 15
Ⅱ. 애정류 신작 구소설에서 정혼담의 출현 배경 23
1. 정혼에 관한 사회적 인식 전환 23
1.1. 『가례(家禮)』의 위상 변화와 혼인의 유효 조건 23
1.2. 1910년대 조혼 폐해 논설과 개인의 모색 26
1.3. 자유 결혼관의 유입과 근대 지식인의 대응 32
2. 정혼에 관한 소설의 전통 37
2.1. 혼사 장애형 소설에서의 최종 과업 37
2.2. 영웅군담 소설에서의 인물 성장 단계 40
Ⅲ. 정혼담에 나타난 전환기의 서사적 모색 45
1. 정혼담의 단위별 구현 양상 45
1.1. 정혼의 성립 47
1.2. 정혼의 위기 50
1.3. 정혼의 이행 53
1.4. 정혼의 성취 58
2. 텍스트별 구현 양상 61
2.1. 가장권의 차용과 행위의 주체성: 『소양정』과 『금옥연』 61
2.1.1. 『소양정』과 『금옥연』에 드러난 가장권의 차용 61
2.1.2. 신소설 및 고소설과의 차이 74
2.2. 가장권의 계승과 행위의 독립성: 『난봉기합』 78
2.2.1. 『난봉기합』에 드러난 가장권의 계승 78
2.2.2. 신소설 및 고소설과의 차이 82
2.3. 가장권의 폐기와 행위의 소극성: 『미인도』 85
2.3.1. 『미인도』에 드러난 가장권의 폐기 85
2.3.2. 기존 신작 구소설과의 차이 90
Ⅳ. 정혼담의 전환기적 성격과 그 소설사적 의의 94
1. 근대적 주권자로의 변모와 타협 94
2. 근대적 여성 공간에 대한 탐색과 실패 96
3. 근대적 소설로의 전환과 중단 99
Ⅴ. 결론 104
참고문헌 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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