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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의 기원으로서 기록 : 데리다의 소쉬르와 프로이트에 관한 분석을 중심으로

Writing as the origin of meaning : Focusing on the analysis of Saussure and Freud in Derrida

초록

본 논문은 소쉬르와 프로이트에 관한 데리다의 분석 및 비판을 통해 기록이 의미의 기원에 위치해 있음을 밝히는 것을 목표로 한다. 서구 전통 아래에서 기록은 문자, 글 등 표기를 나타내는 것으로서, 자신의 배후에 있다고 전제되는 의미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이미지, 모사, 재현 등으로 여겨져 왔다. 반면 의미는 실재 혹은 원본으로서 훼손되지 않은 순수한 상태로 현전시켜야 할 대상이었다. 이러한 의미를 가장 잘 현전시켜주는 표기 수단이 바로 음성이다. 음성은 그 자신도 비록 재현이고 표기었지만 의미와 가장 가깝다고 여겨져 문자와 같은 다른 기록 수단들에 비해 우월하다고 생각되어 왔다. 즉 의미는 오로지 말을 통해서만 온전히 현전할 수 있다고 여겨진 것이다. 이러한 말의 특권을 정당화시켜주는 논리가 자기 촉발적 구조이다. 자기 촉발적 구조에 따르면 우리는 말을 하면서 동시에 내가 한 말을 듣게 된다. 그 과정에서 소리는 관념을 우리에게 촉발시키고, 그 촉발된 관념을 통해 우리는 자기 의식이 존재한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따라서 말은 의식에 관념, 곧 의미를 생생하게 현전시켜주는 수단이 된다. 반면 문자와 같은 기록체계는 의미를 모호하게 만드는 수단으로 여겨져 의미와 음성 간의 공모 관계 바깥으로 배제되고 만다. 기록의 역할은 의미와 가장 가까운 음성을 충실히 모방하는 것으로 전락하게 된 것이다. 본 연구에서 드러나겠지만 소쉬르와 프로이트에 관한 데리다의 독해는 언어 및 기호와 정신 개념의 배후에 자기 촉발의 구조가 근거 없이 전제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러한 자기 촉발은 의미와 의식의 동일성이 기원에 있음을 설명해주는 근거로 작동한다. 그러나 유희, 차연 등으로 불리는 기록의 원리들을 통해 데리다는 기록이 의미와 의식의 기원임을 보여준다. 이에 관한 논의는 다음의 세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데리다의 소쉬르 언어학 비판을 통해 소쉬르가 가정하는 기호 개념이 왜 의미를 기원으로 삼고 있을 수밖에 없는지 보이고, 소쉬르 언어학의 두 원리(자의성의 원리와 차이의 원리)가 유희, 차연 개념으로 어떻게 전개되는지를 분석한다. 둘째, 프로이트의 텍스트에 드러난 시간적 간격을 나타내는 개념들(반복, 사후성 등)을 통해 프로이트가 설명하는 지각, 의식과 같은 작용들이 왜 기억이나 무의식과 같은 기록 작용으로 환원될 수밖에 없는지를 보인다. 셋째, 소쉬르와 프로이트의 분석을 통해 기록이 현재적 의식의 동일성을 부정하여, 주체 개념을 거부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도출해낸다. 그 결과 기록은 유희, 차연 등의 작용을 통해 의미와 의식 이전에 그것들을 생산하는 기원임이 밝혀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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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This paper aims to uncover that writing is the origin of meaning through Derrida's analysis and critique of Saussure and Freud. In the Western tradition, writing has been thought of as an inscription, including gram and text. Writing is considered as an image, mimesis, or representation that indirectly convey the assumed meaning behind them. On the other hand, meaning is real and original. It was the object to be presented in its untouched and pure state. Speech was considered superior to other means of writing, such as gram, because it was regarded as the closest to meaning, even though, it was actually a form of representation and inscription. Therefore, the best representation of meaning is the speech. In other words, meaning could only be fully realized through speech. The logic that justifies this privilege of speech is the self-affection structure. According to the self-affection structure, we hear what we say at the same time as we speak. In the process, speech triggers ideas in us. With these ideas, we discover the existence of self-consciousness. Speech thus becomes a means of vividly presenting ideas, or meaning to consciousness. On the other hand, writing systems, such as gram, are seen as a means of obscuring meaning, excluded from the collaborative relationship between meaning and speech. The role of writing is reduced to faithfully imitating the speech that is closest to meaning. As this paper will show, Derrida's readings of Saussure and Freud reveal that the self-affection structure is unfoundedly assumed behind the notions of language or sign and mind. This self-affection serves as a ground for explaining the origin of the identity of meaning and identity of consciousness. However, through the principles of writing, such as play and différance, Derrida suggests that writing is the origin of meaning and consciousness. The discussion can be summarized in the following three points. First of all, Derrida's critique of Saussurean linguistics demonstrates why the concept of the sign assumed by Saussure is bound to have meaning as its origin and analyzes how the two principles of Saussurean linguistics (the principle of arbitrariness and the principle of difference) develop into the concepts of play and différance. On top of that, Derrida illustrates how the concepts of temporal intervals in Freud's texts (repetition, posteriority, etc.) show why processes such as perception and consciousness described by Freud must be reduced to writing such as retention or unconscious. Third, through the analysis of Saussure and Freud, it will be concluded that writing rejects the concept of the subject as well as the identity of present consciousness. As a result, writing will be shown to be an origin that produces meaning and consciousness before them through the processes of play, différance, et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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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Ⅰ. 서론 1
Ⅱ. 본론 7
1. 탈구축의 대상: 로고스, 현전, 의식 7
2. 소쉬르 언어학의 로고스중심주의와 탈구축 13
2.1. 소쉬르 언어학과 그 전제로서 의미의 동일성 13
2.2. 음성의 특권과 퓌지스와 노모스의 대립 구조 21
3. 소쉬르의 언어에서 데리다의 기록으로 28
3.1. 자의성의 원리와 기호 개념 사이의 모순 28
3.2. 초월적 기의의 부재로서 유희 34
3.3. 동일성에서 차연으로 45
4. 기록으로서의 정신: 의식의 현전 불가능성 53
4.1. 시간적 간격 1: 길내기와 반복 53
4.2. 시간의 간격 2: 상형문자로서의 꿈과 해석의 사후성 61
4.3. 정신의 기원으로서 기록과 주체의 부재 70
Ⅲ. 결론 79
참고문헌 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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