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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 타르 영화의 시간-이미지와 영원회귀 연구 : 질 들뢰즈의 시간-이미지를 중심으로

Image-Time and Eternal Recurrence in Béla Tarr's Films : with a Focus on Gilles Deleuze's Image-Time

초록 (요약문)

기존의 방식과는 전혀 다른 방식의 시간 짜기(fabrication)와 공간 짜기는 새로운 스타일의 기본이 되고 영화의 정체성을 만든다. 벨라 타르(Béla Tarr) 영화 이미지가 시간의 형식에서 롱테이크를 기반으로 한 슬로우 영화의 범주라고 할지라도 그것이 미학의 충분조건이 될 수 없다. 그의 이미지를 정의할 수 있는 개념어를 우리는 찾아야 한다. 이는 영화 이미지가 사색적이며 철학적이고 예술적이라는 것을 충족하는 가장 적절한 용어를 말한다. 벨라 타르 영화는 예술적 독창성의 훌륭한 예이다. 타르가 영화 자체에서 직접적인 지각과 심미적인 이미지를 창안하였기 때문이다. 특히 감각적이고 상상력이 풍부한 물질들을 독창적인 상징 구조로 찍어내었다. 아울러 벨라 타르의 영화 문법은 풍부하고 다양한 메시지와 함께 의미를 줄 수 있는 복잡한 쇼트의 조합을 만들어 내었고, 그러한 조합은 영화의 신비로운 면을 부각시켰다. 터무니없이 긴 쇼트와 긴 상영시간은 그의 미학의 차별화된 양식이다. 몇몇 연구들은 그의 영화 이미지를 ‘시간-이미지’와 극단적 사실주의로 정의해 오고 있다. 이러한 입장에 기초하여 본 논문은 그의 영화 미학의 정체를 시간-이미지(Image-Time)로 규정하고 시작하려고 한다. 시간-이미지는 질 들뢰즈(Gilles Deleuze)가 앙리 베르그손(Henri Bergson)의 이미지의 잠재성에 의존하여 창안한 영화 이미지의 개념이다. 시간-이미지와 대립되는 것으로 운동-이미지(Image-Movement)가 있다. 운동-이미지는 지각하고(percept) 느끼고(affect) 행동하는(act) 일련의 운동 과정을 연결하는 몽타주를 기반으로 한 이미지인 반면, 시간-이미지는 그런 연결이 와해되거나 생략되어 나타나는 이미지를 말한다. 운동-이미지가 ‘시간의 간접적인 이미지’라면 시간-이미지는 ‘시간의 직접적인 이미지’라 하겠다. 타르의 시간-이미지는 자율적이고 독립적이고 느슨하게 연결된 순수한 시지각적 이미지로 시작하여, 영화의 시공간의 질서와 사고의 흐름을 바꾸면서 자신의 물질적인 세계로 나아간다. 이런 형식의 시간-이미지는 감독이 자신의 미학을 완성하기 위한 하나의 모티프이며, 모더니즘 영화의 미학적 전통을 계승하고 발전시킨 전형적인 사례이다. 따라서 본 논문은 다음과 같은 문제제기와 함께 시작하려고 한다. 첫 번째는 벨라 타르 감독이 왜 롱테이크를 자신의 스타일로 하였는지, 롱테이크가 진정으로 직접적인 시간-이미지를 표명하고 있는지, 그렇다면 운동-이미지와는 어떻게 차별화되고 어떤 과정을 거쳐서 거기에 이르는가라는 질문이다. 이 연구는 타르가 자신의 미학으로 시간-이미지들을 만들기 위하여 취했던 다양한 방법을 찾는 과정에서 시간-이미지의 조건들을 분석하고 그것에 따라 생성되는 이미지들의 효과와 시간이 배분되거나 분열하는 과정을 보여주고자 한다. 두 번째는 타르의 직접적인 시간-이미지가 도달하는 곳은 어디인가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사유를 위한 조건으로서 직접적인 시간-이미지가 왜 선행되어야 하는가 질문이다. 이는 영화의 목적이 사유에 도달하는 것이라고 볼 때, 타르의 독특한 시간-이미지의 형식이 기존의 몽타주 체계의 운동-이미지와는 다르게 어떻게 사유-이미지로 넘어가는지 그 방법과 효과를 추적하기 위해서이다. 벨라 타르의 시간-이미지는 자신의 독특한 롱테이크 스타일에 기인한다. 지각의 지속과 연장은 이미지의 시간성을 결정하고, 인물과 물질로부터 가져온 배경과 미장센은 정서를 구성한다. 타르에게 이는 물질로부터 시작해서 지각과 정서인 초월론적 감각세계를 구성하고 다시 시간과 사유를 경유하는 기본적인 동선이 된다. 따라서 본고는 이런 일련의 과정들을 질 들뢰즈의 영화 방법론인 『운동-이미지』와 『시간-이미지』 이론을 따라서 분석하고 추적할 것이다. 먼저, 시간-이미지의 선행 조건이 되는 이미지의 독립, 순수한 시지각적이고 음향적인 이미지, 운동의 일탈성 등을 통해 타르 이미지가 운동으로부터 벗어나는 구체적인 방법을 살펴보고, 그것으로 나타나는 결정체 이미지, 그리고 시간의 질서와 계열을 통해서 시간-이미지의 구조와 형태, 효과를 분석한다. 나아가 정서가 발생하고 소비되며 시간을 발생시키는 과정을 알아보고, 시간-이미지에서 사유로 넘어가는 방식인, ‘비-사유’, ‘바깥에 대한 사유’의 개념을 통해서 사유-이미지를 분석한다. 현재와 과거, 미래의 동시성이라는 새로운 인식론적 시간의 종합이 직접적인 시간-이미지라면, ‘더 이상 사유할 수 없음’의 사유-이미지는 우리를 비-존재, 텅 빈 세계라는 존재론적 차원으로 이끈다. 따라서 본 연구의 마지막 과제는 타르의 시간-이미지에서 출발하여 사유-이미지를 거쳐 마지막 목적지에 도달하는 것이다. 그곳은 비-존재에서 다시 존재(생성)로 가는 것, 즉 영원회귀이다. 여기에 도달하려는 감독의 의지와 노력을 따라가면서 본고는 그가 택한 악순환과 반복이라는 삶의 구조에서 어떻게 세계에 대한 믿음을 회복하고 인간의 존엄성이 되살아나는지를 확인할 것이다. 그리하여 이 논문은 벨라 타르의 영화 세계를 이끄는 베르그손, 들뢰즈, 니체를 잇는 생성의 역사를 개괄하는 가운데 감독 특유의 미적 감각을 통해서 영화에서 철학으로 다시 철학에서 영화로 가는 과정에서 창조해 낸 시간과 사유의 세계를 보여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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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요약문)

Any fabrication of time and space in a completely different way from conventional ways becomes the baseline of a new style and creates the identity of a film. While we admit that, in terms of the forms of time, Béla Tarr’s movies are categorized as slow movies made of long takes, it cannot be a necessary condition of his aesthetics. We need to find a conceptual term that can define Tarr’s images – a term that fully illustrates his film images as contemplative, philosophical, and artistic. Béla Tarr’s films make an excellent example of artistic originality in that he created direct percept and aesthetic images out of his film itself. In particular, he filmed sensuous and imaginative materials in unique symbolic structures. Moreover, Béla Tarr’s film grammar has created a combination of complex shots that arouse appreciation of the meanings along with rich and diversified messages, which in turn highlight the mysterious aspects of the films. The rather outrageously long shots and long screening time represent the differentiated mode of Tarr’s aesthetics. Some research studies have defined his film images to be hinged on ‘image-time’ and extreme realism. In this vein, this paper attempts to start by defining the identity of his film aesthetics as image-time. Image-time is a concept of movie images Gilles Deleuze created, drawing on Henri Bergson’s concept of image virtuelity. As contrasted to the image-time, we can consider image-movement. The image-movement refers to montage-based images that connects a series of movement processes to perceive, affect, and act (image-perception, image-affection, and image-action), whereas the image-time refers to images in which such a connection is broken or omitted. If the image-movement can be understood as an ‘indirect image of time,’ the image-time can be understood as a ‘direct image of time.’ Its components include virtuel image and actuel image, and image-crystal. Tarr's image-time begins with an autonomous, independent, and loosely-connected pure optical image and, changing the order and flow of thinking in time and space within a film, moves into its own material world. This type of image-time is one motif for the director to complete his or her aesthetics and a classic example of inheriting and furthering the aesthetic tradition of modern films. In this backdrop, this paper begins by posing two questions: first, why did Director Béla Tarr choose a long-take as his style? Is it because long-take shots truly express direct image-time? Then, how is the image-time differentiated from the image-movement and what process does it take to arrive there? This study tries to analyze the conditions of image-time in the process of Tarr’s exploration of diverse methods taken to create with his aesthetics. Then it shows the processes in which the effect and time of the generated images are distributed and divided. Second, what are the destinations of Tarr's direct image-time? In other words, why should a direct image-time be preceded as a condition for thinking? Considering that the purpose of all films is to arrive at thinking, this paper seeks to trace how the method and effect of Tarr's unique form of image-time is passed over to image-thinking(pensée), as distinguished from image-movement of the existing montage system. Béla Tarr's image-time stems from his distinctive long-take shots. The durée(continuation) and extension of percept determine the temporality of an image, and the background and mise-en-scène taken from people and materials constitute affect. For Tarr, it is his base movement course to start with materials, constitute the transcendental sensory world, which is percept and affect, and then pass through time and pensée. Therefore, this paper analyzes and traces these series of processes in the context of Gilles Deleuze’s filmmaking methodologies: the Theory of Image-movement and Theory of Image-time. For the aim, this paper examines specific methods used for Tarr's images to deviate from movements through image independence, pure optical and sound images, and deviance of movement, which are the prerequisites for image-time. The structure, form, and effect of image-time are analyzed through presented image-crystal and the order and series of time. Furthermore, this study examines how affects are generated and consumed and how time is generated. It also analyzes image-pensée with 'impensé' and 'pensée of the outside,' the methods of transitioning from image-time to thinking. Finally, if the synthesis of a new epistemological time of the simultaneity of the present, the past, and the future is a direct image-time, the image-pensée of 'inability to think any more' leads us to an ontological dimension of non-existence and a vacant world. Therefore, starting from his image-time, the final task of this study is to arrive at the final destination via Tarr’s image-pensée. At the final destination, we see a return from non-being to being (or becoming), or the ‘eternal recurrence.’ Following the director’s determination and striving to reach this point, this paper confirms the process of recovering faith in the world and reviving human dignity in the life’s structure made up of the vicious circles and repetitions that Tarr has chosen. Therefore, outlining the history of creation connecting Bergson, Deleuze, and Nietzsche, who led the film world of Béla Tarr, this paper reveals the world of time and thinking Tarr created through his original aesthetics, while moving from films to philosophy and then returning from philosophy back to fil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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