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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대 『西廂記』 삽화 연구

明代 『西廂記』 揷畫 硏究

초록 (요약문)

본 연구는 명대 『西廂記』 삽화에 대해 그 주요한 성취가 무엇이며 삽화에 어떠한 의미가 들어 있는가를 탐색하는 것이다. 문학 작품으로서의 명대『西廂記』는 약 280년 동안 텍스트 자체는 기본적인 내용에 큰 변화가 없었으나 삽화는 전통 표현 방식을 수용하고, 시대적인 조류를 반영하면서, 새로운 시도를 거듭하여 변화하는 화가와 독자의 감수성을 계속 담아내는 ‘가변적인 공간’이 되었다. 따라서 본 논문은 이러한 삽화에 시선을 던져 그 통시적인 흐름부터 창의적인 시도까지 읽어내고자 하였다. 선행 연구는 수량 상 현존하는 명대 『西廂記』 삽화를 모두 수용하지 못하고 세밀한 변천 단계로 나눌 필요성이 드러났으며 풍격의 분류에서 주로 삽화 외부 요소가 적용되었고, 『西廂記』 삽화의 질적 분석을 통해 주요 삽화를 추출해내지 못하여 선행 연구자들의 연구 결과에서 주요 삽화가 연구 대상에서 누락된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본고에서는 명대 『西廂記』 삽화를 최대한 수집한 후 풍격의 변천 단계를 5단계로 나누어 통시적인 변화를 관찰하고 삽화 판식의 종류와 운용 양상, 삽화의 본문 반영 양상이라는 삽화 내부 요소를 적용하여 풍격 변화를 관찰하며 주요 『西廂記』 삽화를 추출하여 이후 명대 『西廂記』 삽화 연구 대상을 선정하는 기준을 마련하고 한걸음 더 나아가 추출된 명대 주요 『西廂記』 삽화를 대상으로 삽화에 내재된 텍스트 이외의 의미까지 탐구하고자 한다. 이와 같은 연구는 삽화 연구가 거의 없는 국내 학계에서 하나의 문학 삽화에 대해 비교적 완정한 전체적인 모습을 그려내어 제공한다는 데 의의가 있을 것이다. 가장 먼저 바라본 것은 삽화본의 통시적인 변화로 명대 『西廂記』 삽화의 발전에 ‘맹아기’, ‘보급기’, ‘도약기’, ‘성숙기’, ‘개성화 시기’라는 계단식 진전이 있었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맹아기’에 해당되는 洪武~隆慶 시기는 삽화본마다 최초라는 역사적 의미는 있으나 약 200년의 기간에 현전하는 삽화본이 4종에 불과하여 공통된 현상을 찾기가 어려웠다. ‘보급기’에 해당되는 萬曆 전기에는 단면방식의 순박하고 고졸한 인물 중심 삽화가 등장하였고, 萬曆 중기에는 徽派 판화의 등장과 함께 세련된 표현과 정교한 판각으로 인물과 배경이 어우러지는 삽화로서의‘도약기’를 맞이했다. ‘성숙기’에 해당되는 萬曆 후기에는 문인 화가의 참여로 배경 중심의 서정적 삽화가 유행하였고, 天啓~崇禎 시기에는 화가들의 개성 있는 그림과 각공들의 치밀한 판각으로 삽화의 창의성이 경쟁하는 ‘개성화 시기’로 나아갔다. 명대 『西廂記』 삽화의 통시적인 변화의 특징을 요약한다면 계단식 진전을 통해 명대 말기로 갈수록 점차 다양해지고 창의성이 고양되는 방향으로 흘러가 명대 말기에 가장 높은 단계에 이르렀다고 말할 수 있다. 삽화의 단계적 발전에서 보여준 다양화와 창의성 고양으로의 발전 방향은 판식의 운영에서도 나타났다. 통시적으로는 화면의 크기가 점진적으로 확장되면서 인물중심 구도에서 배경중심 구도로 변화하였고 공시적으로는 전형적인 판식에서 독창적인 판식으로 변화되면서 다양한 판식이 운용되었다. 상도하문식은 ‘맹아기’ 때 弘治本과 全家錦囊本 두 삽화에만 나타났고, 이어진‘보급기’에는 富春堂刊本[6]과 熊龍峰本[7] 에서와 같은 단면방식이 유행하였다. 그러나 곧 ‘도약기’를 맞이한 『西廂記』 삽화는 玩虎軒刊本과 繼志齋刊本처럼 회화 능력과 판각 솜씨가 발휘된 양면연식이 주종을 이루었고‘성숙기’에는 容與堂刊本, 批點畫意本, 香雪居刊本같이 텍스트 서사에 구속되지 않는 詩的 표현성을 강조하거나 인물의 배경이 되는 공간이 화면 밖으로 무한히 퍼져나가는 효과를 시도하기도 했다. 이어서‘개성화 시기’에는 판식의 다양화가 이루어져 存誠堂刊本과 新訂徐文長本같이 여러 판식을 자유로이 결합하는 삽화가 등장했으며 張深之校正本과 本天章閣刊本같이 양면연식 삽화의 일반적인 표현 수준을 넘어서 본문의 주제와 표현 방식에 새로운 시도가 있었고, 마침내 六幻西廂本과 같이 텍스트에서 분리되어 별도의 삽화집으로 간행되기까지 하였다. 이처럼 명대 『西廂記』 삽화는 판식의 운용만으로도 삽화의 다양성과 창의성을 증명할 수 있다. 명대 『西廂記』 삽화의 다양성과 창의성은 내용을 구성하는 텍스트와 삽화와의 관계에도 나타났다. 텍스트와 삽화와의 관계는 장면 선택 방식과 장면의 시각화 방식으로 차별화된다. 먼저 장면 선택 방식 중 전통적인 ‘1절 1화 선택 방식’으로 제작되던 萬曆 중기까지의 삽화는 萬曆 후기에서 명대 말기까지에는 전문 화가가 임의로 장면을 선택하는 ‘자유 선택 방식’으로 바뀌었다. 晩明 시대 삽화에 설사 ‘1절 1화 선택 방식’이 남아있더라도 장면 선택 시 기존의 삽화에서 선택한 장면을 따르지 않고 형식과 표현에서 완전히 새로운 구상을 시도하여 창의성을 견지하고자 노력했다. 장면을 시각화하는 방식에서 ‘전형적인 장면 선택’으로 제작된 삽화에서도 정형성 안에서 다양한 시선으로 장면을 바라보면서 부단히 새로운 해석을 내놓았고, ‘새로운 장면 연출’이라는 각도에서 보았을 때도 남녀의 연정을 憂愁의 정서와 연결시키거나, 완곡한 표현과 여백으로 풍부한 서정적 공간을 끌어들여 온화하면서도 상쾌한 감각으로 표현하였으며, 상징적인 도상의 운용으로 상상력과 호기심을 자극하는 차원이 다른 해석을 내놓는 등 풍부하고 다양한 시도를 엿볼 수 있었다. 어느 삽화든 동일하게 선으로 이루어진 조형이지만 화가가 텍스트를 새롭게 해석하여 새로운 장면을 탄생시켰을 때는 하나의 표현 언어가 새롭게 탄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서사에 부속된 삽화에 비해 더욱 높은 또 다른 가치를 가지게 된다. 필자는 위와 같은 삽화의 창의성, 풍격의 전형성, 시적 표현성을 기준으로 50종의 삽화본 가운데 삽화본의 갈래를 추적하여 가장 뛰어난 9종의 삽화본을 선정하고 이들 주요 삽화본을 대상으로 삽화에 새롭게 구현된 주제와 표현에 대해 나름대로 시각적인 해석을 시도하였다. 六幻西廂本[50]에 대하여는 ‘기물의 애호’와 『西廂記』에 담겨진‘如幻’이란 주제를 연결시킨 제작자의 의도를 이해하고자 했고, 張深之校正本[48]에서는 화가 陳洪綬가 명대 말기에 가졌던 ‘忠’ 의식을 표출한 것이라고 추정하였으며, 香雪居刊本[29] 등에서 보이는 張生과 鶯鶯의 무대가 山西省의 깊은 산속 절이 강남의 넓은 원림으로 대체되었다는 점과 容與堂刊本[21], 批點畫意本[26], 香雪居刊本[29], 淩濛初校刻本[33], 董西廂本[34] 등에서 서사적 여백이 시적 공간으로 변화되었다는 점에서 문인화와의 관련성을 살펴보았고, 天章閣刊本[49]에서는 사녀화 양식을 발전시켜 삽화를 정감이 확대된 공간으로 바꾸고자 했지만 여전히 남성의 시선으로 탐닉한 명말 여성의식이 반영된 것임을 읽어냈다. 이상 명대 『西廂記』 삽화의 통시적인 변천과 판식의 운용, 삽화의 본문 반영 양상, 주제와 표현에 대한 시각적인 해석 등으로 살펴본 결과 명대 『西廂記』 삽화의 주요 성취는 다양성과 창의성, 그리고 詩的 표현성으로 요약할 수 있다. 판식의 다양성과 창의성은 화면의 확장과 구도의 변화, 전형적인 판식에서 독창적인 판식을 활용하는 다양한 모색으로 나타났고, 삽화의 본문 반영 양상은 ‘1折 1畵 선택 방식’의 ‘전형적인 장면’에서 ‘자유 선택 방식’의 ‘새로운 장면 연출’로 나타났다. 삽화의 형식과 내용에서의 부단한 모색은 삽화의 주제와 표현에 대한 새로운 시각적인 해석으로 이어져 명대 말기에는 9종의 대표 삽화에 독창적이면서도 예술성 높은 삽화가 들어가게 되었다. 이러한 성취는 『西廂記』 삽화의 ‘맹아기’와 ‘보급기’의 견실한 기초 위에 ‘도약기’와 ‘성숙기’의 다양한 시도와 모색을 거쳐 ‘개성화 시기’에 이르러서 최종적으로 이루어낸 것으로 문인, 화가, 출판인들의 장기간에 걸친 관심과 노력이 『西廂記』란 문학 삽화에 시대적 문화 취향을 반영하고 시대적 정신을 각인시킨 결과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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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요약문)

本研究旨在探討明代《西廂記》插圖的主要成就以及插圖所蘊含的意義。作爲文學作品,《西廂記》的文本在280年左右的時間裏,只有一些細微的修改和校正,基本內容沒有發生太大的變化,但插圖接納傳統表達方式,反映時代潮流,不斷進行新的嘗試,持續展現了畫家和讀者不斷變化的情感。因此,插圖成爲版本中最能體現時代特色的“可變空間”。本論文關注這些插圖,不僅研究插圖中蘊含的時代共通表達形式,還關注到其在其他文學作品插圖中所沒有的創意性。 首先,觀察到的是插圖版的曆時變化。本文試圖勾勒出插圖版在整個明朝中的變化輪廓。對曆時變化的研究結果,揭示了明朝《西廂記》插圖的發展經曆了“萌芽期”、“普及期”、“躍進期”、“成熟期”和“個性化時期”的階梯式進展。被命名爲“萌芽期”的洪武至隆慶時期,雖然每個插圖版本都是首次,具有曆史意義,但在約200年的時間裏,現存的插圖本只有四種,很難找到共同的表達形式。然而,從被命名爲“普及期”的萬曆前期到開始,少山堂刊本插圖的摹刻本流行起來,出現了質樸古拙的人物中心單面式插圖。到了萬曆中期,隨著徽派版畫的出現,插圖表達變得精致,人物和背景的版畫雕刻相得益彰,迎來了風格全新的“躍進期”。到了萬曆後期,文人畫家的參與使得插圖呈現出以背景爲中心的抒情插圖,進入風格的“成熟期”。接著,在天啟至崇禎時期,畫家的個性化繪畫以及雕工們精湛的版畫技藝推動了插圖創意的競爭,步入了“個性化時期”。 插圖的階段性發展在版式類型中也呈現出相同的趨勢。在形式上,上圖下文形式在“萌芽期”只出現在《弘治本》和《全家錦囊本》兩個插圖中,在接下來的“普及期”,單面式插圖如《富春堂刊本》和《熊龍峰本》[7]流行起來。但很快迎來“躍進期”的《西廂記》插圖,發揮了繪畫能力和版刻技藝的雙面連頁式插圖如《玩虎軒刊本》和《繼志齋刊本》成爲主流。在“成熟期”,更進一步強調不受敘事拘束的詩意表達,或者嘗試將人物的背景空間無限延伸至畫面之外的效果,如《容與堂刊本》、《批點畫意本》、《香雪居刊本》等。到了“個性化時期”,開始出現版式的多樣化,出現了如《存誠堂刊本》和《新訂徐文長本》等自由組合多種版式的插圖。此外,在這一時期,《張深之校正本》和《本天章閣刊本》超越了雙面連頁式插圖的常規表現水平,在本文的主題和表現方式上出現了新的嘗試。最終,像《六幻西廂本》,插圖從文本中分離出來,單獨以插圖集的形式出版。 在構成插圖內容的文本與插圖之間的關系也呈現出階段性發展的樣相,在插圖上反映本文時,重要的是場景選擇方式和場景的視覺化方式。首先,在場景選擇方式上,萬曆前期爲止按忠實於傳遞內容的“一節一畫選擇方式”制作的插圖,在萬曆後期開始轉變爲專業畫家自由選擇場景的“自由選擇方式”。它完全擺脫了早期受文本束縛的傳統風格。在場景選擇上,到萬曆中期爲止,“典型場景選擇”是普遍的方式,但從萬曆後期開始,出現了嘗試“演繹新的場景”。明朝《西廂記》插圖的多樣性、創意性、詩意表達等這些成就在場景選擇方式和場景的視覺化方式上更加突顯。明朝《西廂記》插圖在“一節一畫選擇方式”和“典型場景選擇”方式這兩種傳統制作方式中,也通過多種視線看場景不斷推出新的表達。從“演繹新的場景”的角度分析,也是從作家的視角提出了不同層次的解釋,比如將男女之間的戀慕之情與憂愁的情緒聯系,利用婉轉的表達和空白帶入豐富的抒情空間,表達出溫和而清新的感覺,運用象征性的圖像刺激想象力和好奇心。由此可見,明朝《西廂記》的插圖在外表上追求版式的多樣性的同時,從內容上在傳統的場景選擇和視覺化方式上,通過新的視覺化方式堅持了插圖的多樣性、創意性和詩意表達。 插圖“描繪劇情”雖然是插圖最基本的功能,但它並不僅止於附屬敘事或解釋,而是具有獨立的解釋,需要從完全不同的維度去欣賞。雖然插圖都是由線條構成的形式,但當畫家擺脫傳統技法重新詮釋文本時,就會誕生一種全新的表達語言。筆者從如上所述的插圖的多樣性、創意性和詩意表達爲准,從50種插圖本中追蹤插圖本的流派,最終選定了最有代表性的九種插圖,並針對這些主要插圖,嘗試對插圖中出現的主題和表達進行視覺解釋。對於六幻西廂本,理解了制作者將“器物的愛好”與《西廂記》中描繪的“如幻”主題聯系在一起的意圖,對於張深之校正本,解釋爲畫家陳洪綬表達了明朝末期危機中的社會意識。在香雪居刊本]等作品中張生與鶯鶯的舞台從山西省深山寺廟換成江南的廣闊園林,以及在容與堂刊本、批點畫意本、香雪居刊本、淩濛初校刻本、董西廂本中敘事空白變成詩意空間。筆者從這些部分查看了與文人畫的相關性。最後,在天章閣刊本中讀取了借用仕女畫的形式,引導插圖走向詩意的境地,還分析說表露出了明朝末期男性爲中心的女性認識。 在晚明時期發出璀璨光芒的明代《西廂記》插圖的多樣性、創造性和詩意表達性在《西廂記》插圖的“萌芽期”和“普及期”的堅實基礎上,經過“躍升期”和“成熟期”,到達“個性化時期”的過程中,反映了新時代意識和創意情緒才得以實現。明朝《西廂記》插圖所取得的成就是文人、畫家和出版人長期關注和努力將《西廂記》這部文學作品轉化爲融合欣賞和批評的文化要素,在插圖本的“可變空間”中加深了對作品的理解、拓展了批評性的理解、反映了時代的文化趨向、滲透了文化跡象、銘刻了時代特征的結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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