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백 희곡에 나타난 죄의식의 극화 양상 연구
A Study on the theatricalization of Guilt in Lee Gang-baek's Plays
- 주제어 (키워드) 이강백 , 죄 , 죄의식 , 상황 , 한계상황 , 윤리 , 이데올로기 , 속죄 , 무대 , 오브제 , 등장인물 , Lee Kang-baek , sin , guilt , situation , limit situation , ethics , ideology , atonement , stage , object , character
- 발행기관 서강대학교 일반대학원
- 지도교수 우찬제
- 발행년도 2023
- 학위수여년월 2023. 2
- 학위명 박사
- 학과 및 전공 일반대학원 국어국문학과
- 실제 URI http://www.dcollection.net/handler/sogang/000000070162
- UCI I804:11029-000000070162
- 본문언어 한국어
- 저작권 서강대학교 논문은 저작권 보호를 받습니다.
초록 (요약문)
본고는 이강백 희곡에서 죄의식이 극화되는 양상을 살피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본고는 무대의 공감각적 기호와 등장인물의 인식 간 상관관계에 천착함으로써 죄의식이 생성되고 쇄신되는 과정을 설명했다. 죄의식의 극화방식에 대한 천착은 이강백 희곡이 구현하는 윤리를 탐문하는데 유효한 접근법이다. 완전무결한 윤리적 주체의 구현은 이강백 희곡을 관통하는 핵심 테마 중 하나다. 이강백은 희곡의 등장인물을 신화적이고 초월적인 존재로 형상화함으로써 자신이 꿈꾸는 인간의 윤리적 지위를 관객들과 공유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시도들에는 인간의 현존으로서의 조건을 완전히 소거하는 과정이 수반된다. 현실에서든 연극에서든 인간이 현존으로서의 제약 안에서 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완전무결한 윤리적 주체의 구현은 좌절의 형식을 가질 수밖에 없다. 본고는 이 좌절의 형식 중 하나로서 죄의식에 관심을 둔다. 1971년부터 반세기동안 이강백은 다수의 희곡을 썼으며, 그중 1/3에 해당하는 작품이 죄나 죄의식을 소재로 삼고 있다. 또한 이강백은 희곡집의 머리글이나 인터뷰를 통해서 죄의식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본고는 이강백 희곡에 나타난 죄의식을 심도 있게 설명하기 위해 칼 야스퍼스의 ‘한계상황’이라는 개념을 활용했다. 자연물리적 현실은 의식의 대상이 될 때 상황이 된다. 그리고 인간은 행동을 통해 하나의 상황을 다른 상황으로 변화시킨다. 야스퍼스에게 있어서 죄는 한계상황이다. 죄가 한계상황인 한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은 단지 그것을 확실히 하고 쇄신하는 것뿐이다. 그러나 죄의 쇄신은 인간의 무력함을 드러내지 않는다. 죄의 쇄신은 그것에 책임지는 새로운 윤리를 요청한다는 점에서 윤리적 고양을 이끈다. 본고는 이강백 희곡의 상황 직조방식을 설명하기 위해 작가가 설립하는 시공간, 등장인물, 오브제의 특성을 살피고, 등장인물이 이를 어떤 상황으로 파악하고 행동하는지에 집중했다. 나아가 본고는 극 세계를 지배했던 도덕담론과 극의 마지막에 구현되는 죄의식 간의 관계를 조망함으로써 각 작품에서 쇄신된 윤리의 성격을 설명했다. Ⅱ장에서는 이데올로기와 죄의식 간 상관관계가 연구됐다. Ⅱ장 1절에서는 「파수꾼」과 「북어대가리」를 대상으로 이데올로기를 내면화한 등장인물의 죄의식이 다뤄졌다. 고립된 무대 안에서 등장인물들은 제한된 시각을 가진 채 자신의 사명을 다한다. 등장인물들은 무대 밖 공간과 관련을 맺게 되면서 사명의 타율성과 그에 내재한 죄의 가능성을 확인한다. 무대가 다시 폐쇄적인 공간으로 전환될 때, 무대 밖 공간의 흔적은 자율적 윤리를 모색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Ⅱ장 2절에서는 「물거품」과 「물고기 남자」를 대상으로 이데올로기와 물신주의적 관계를 맺고 있는 등장인물의 죄의식이 다뤄졌다. 익명의 등장인물들은 이데올로기의 물신주의적 작동방식을 체현한다. 생사의 경계에 놓인 등장인물들로 인해 목격자들은 자신이 자행해온 죄를 직면하고 죄의식을 느낀다. 두 작품에서 반복적으로 제시되는 장면들은 등장인물이 죄의식을 소급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 Ⅲ장에서는 속죄와 죄의식 간 상관관계가 연구됐다. Ⅲ장 1절에서는 「족보」와 「죽기살기」를 대상으로 처벌적 속죄를 시도하는 등장인물의 죄의식이 다뤄졌다. 무대 밖 공간의 양분은 속죄와 사죄 간 딜레마를 제시한다. 등장인물은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처벌적 사죄를 시도한다는 점에서 한계를 지니는데, 이는 그들이 오브제의 주어자리에 위치하지 못하는 것으로 구현된다. 극의 마지막에 이르러 전환된 무대 안팎의 관계는 영속화된 죄의식을 시각화한다. Ⅲ장 2절에서는 「영자와 진택」과 「심청」을 대상으로 연행적 속죄를 시도하는 등장인물의 죄의식이 다뤄졌다. 극중 연행자들은 주어진 연행을 거부함으로써 속죄의 강제성에 문제를 제기한다. 극중 연행자들의 새로운 연행은 기존 연행의 상호수동성을 노출시킴으로써 그동안 참여자들이 속죄를 위임해 왔음을 폭로한다. 두 작품은 결국 희생 제의로 마무리된다. 주인공들은 희생제의의 분열지점에 서있게 됨으로써 죄의식의 개별화를 유도한다. 이상의 논의에서 본고가 발견한 이강백 희곡의 윤리적 성취는 다음과 같다. 첫째, 이강백 희곡은 윤리적 주체의 자율성을 목표로 한다. 둘째, 이강백 희곡은 도덕법칙의 변곡점을 제시한다. 셋째, 이강백 희곡은 독자가 채워 넣어야 할 빈 공간을 마련함으로써 그들에게 윤리적 쇄신을 요청한다.
more초록 (요약문)
The purpose of this paper is to analyze the pattern of theatricalization of guilt in Lee Kang-baek's plays. This paper explained the process of creating and renewing guilt by investigating the correlation between synesthetic symbols on the stage and the perception of characters. The analysis of the theatricalization of guilt is an effective approach to exploring the ethics embodied by Lee Kang-baek's plays. The realization of a perfect ethical subject is one of the key themes that penetrate Lee Kang-baek's plays. Lee Kang-baek shared with the audience the ethical status of human beings he pursues by embodying the characters of the play as mythical and transcendent beings. However, such attempts involve a process of completely erasing the conditions of human presence. Considering that humans live within the constraints of presence, whether in reality or theater, the realization of a complete ethical subject is bound to have a form of frustration. This paper focuses on guilt as one of the forms of this frustration. For half a century from 1971, Lee Kang-baek wrote a number of plays, and one-third of the works are based on sin or guilt. In addition, Lee Kang-baek shows his interest in guilt through the headings of the collection of plays and interviews. This paper used Karl Jaspers' concept of "limit situation" to explain in depth the guilt that appeared in Lee Kang-baek's plays. Natural and physical reality becomes a situation when it is the object of consciousness. And humans change one situation into another through action. For Jaspers, guilt is limit situation. As long as guilt is limit situation, all humans can do is make sure of it and renew it. But the renewal of guilt does not reveal human helplessness. The renewal of guilt leads to ethical uplift in that it asks for a new ethics responsible for it. In order to explain the situation weaving method of Lee Kang-baek's plays, this paper examined the characteristics of time and space, characters, and objects established by the author, and focused on what situation the characters understand. In Chapter II, the relationship between ideology and guilt was studied. Chapter II, Section 1 deals with the guilt of characters who internalized ideology in The Watchman and The Dried pollack Head. In an isolated stage, the characters fulfill their mission with a limited perspective. As the characters are related to the off-stage space, they confirm the possibility of sin inherent in the mission. When the stage is converted into a closed space again, traces of off-stage space become the basis for seeking autonomous ethics. Chapter II, Section 2 deals with the guilt of characters who have a fetishism relationship with ideology in Bubble and Fish Man. Anonymous characters embody the fetishistic nature of ideology. Because of the characters on the border between life and death, witnesses face the sins they have committed and feel guilty. The scenes repeatedly presented in the two works lay the foundation for the character to retroactively expand his guilt. In Chapter III, the relationship between atonement and guilt was studied. Chapter III, Section 1 deals with the guilt of characters who attempt punitive atonement in family tree and Living and dying. The division of off-stage space presents a dilemma between atonement and apology. The characters have limitations in that they attempt a punitive apology to restore their honor, which is implemented as they are not located in the subject position of the object. The relationship between inside and outside the stage changed at the end of the play visualizes perpetuated guilt. Chapter III, Section 2 deals with the guilt of characters who attempt to perform atonement in Young-ja and Jin-taek and Sim-cheong. The performers in the play raise the problem of the enforcement of atonement by refusing to perform a given performance. The new performances of the performers in the play reveal that the participants have been delegating their atonement by exposing the interpassivity of the conventional performances. The two works end up with sacrificial ritual. The protagonist induces individualization of guilt by standing at the point of split of sacrifice. The ethical achievements of Lee Kang-baek's plays discovered in the above discussion are as follows. First, Lee Kang-baek's plays aim at the autonomy of ethical subjects. Second, Lee Kang-baek's plays present an inflection point of the moral law. Third, Lee Kang-baek's plays ask readers for ethical innovation by creating an empty space to f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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