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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이후 서울 경계 지역 배경 연작소설에 나타난 경계성 연구 : 지리적, 실존적 경계성을 중심으로

A Study on Liminality of after 1980’s around Seoul Background Series Novels: Especially on Geographic·Existential Liminality

초록

본 연구는 서울 경계 지역을 배경으로 하는 1980년대 이후 연작소설에 나타난 경계성을 탐구하는 데에 목적을 둔다. 본 연구에서 말하는 경계성이란 서울을 중심으로 한 도시권 개발 이후 서울 중심부와 주변부 지역 사이에 발생한 다양한 구분점들을 가리킨다. 서울 경계 지역에 거주하는 소설의 인물들은 일차적으로 지리적 경계성을 경험하게 되는데, 이들이 중심부가 아닌 경계 지역에 자리잡게 된 것은 경제적인 사정 때문이다. 경제력은 삶의 다양한 방면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삶의 질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요소이므로, 지리적 경계성은 경제적 요인을 매개로 하여 실존적 경계성으로까지 확장된다. 이때 인물들이 체험하는 경계성은 일상 가운데 발생하면서도 인물마다 다른 양상으로 발생하는데, 이는 이들이 모두 몸이라는 공통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되 몸은 개인마다 매우 개별적인 특성과 상황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리적·실존적 경계성을 분석하기 위해 본 연구에서는 두 가지의 방법론을 사용한다. 지리적 경계성에는 프랑코 모레티의 문학사회학적 이론을, 실존적 경계성에는 메를로-퐁티의 신체현상학을 적용하며, 이는 전혀 정치적이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인물들의 삶 또한 정치적이고, 그러한 양상은 몸을 통해 드러나기 때문에 또한 일상적이라는 사실을 보여 주기에 적합하다. 모레티는 소설의 배경이 되는 전원 지역이 도시라는 외부 지역의 영향력에 의해 내부의 중력장이 무너지고 문학적 크로노토프가 확장되는 양상을 파악한다. 본 연구에서는 대상 텍스트들의 공간이 이러한 기조를 유지하되, 이미 서울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어 서울의 영향력을 받아 경계성을 띠게 된 공간이라고 본다. 메를로-퐁티는 『지각의 현상학』에서 몸을 중심으로 한 현상학을 전개하며 실존과 몸의 관계를 분석한다. 본 연구에서는 『지각의 현상학』의 내용 중 ① 환각지 현상과 세계-에로-존재(être au monde) ② 성적 존재로서의 신체 ③ ‘타인’의 가능성. 이상 세 가지 내용을 골라 각 텍스트에 적용한다. 본 연구의 본론은 각 장마다 지리적/실존적 경계성을 다룬 후 3절에서 서술자의 위치와 그들이 인물 및 사건을 바라보는 태도를 서술자의 경계성이라는 이름으로 항목화하여 포함하고 있는 구조이다. 이 부분은 각 장의 1, 2절보다 다소 거시적인 층위에서 텍스트를 분석하며 텍스트의 전체적인 성격을 파악하고, 각 텍스트의 인물들과 서술자가 경계 지역에서의 삶에 임하는 양상의 차이점들을 명확히 하는 내용을 담는다. 양귀자의 『원미동 사람들』은 세 가지 텍스트 중에서 가장 도시에 가까운 지역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텍스트로, 인물들이 느끼는 경제적 박탈감이 가장 잘 드러나는 서술을 담고 있다. 텍스트의 배경 지역인 부천은 인물들에게 경제적 대안의 공간이기도 하고 자신의 자리를 지켜내야 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자리 다툼이 벌어지는 원미동에서 몇몇 인물들은 자신의 현재 상황에 적응하지 못하는 어려움을 겪게 되는데, 그들은 메를로-퐁티가 지적한 바처럼 현재의 상황에 과거의 몸을 불러와 눈앞에 닥친 어려움을 무마하려는 환상지 현상으로써 대응한다. 이때 인물들의 몸은 현재와 과거가 공존하여 실존적으로 경계적인 공간이 된다. 『원미동 사람들』의 서술자는 이처럼 고군분투하는 인물들을 단절적인 공간에서 바라보는 원미동의 한 주민으로, 원미동 주민들의 사이에 직접 섞여들어가지는 않으나 그들을 관찰해 서술하며 인물들의 삶이 슬프되 계속해서 묵묵히 나아가는 힘을 지녔음을 시사한다. 박영한의 『왕룽일가』 연작은 부천에 비해 더 농촌에 가까운 경계 지역 우묵배미를 배경으로 한다. 인물들 또한 서울에 대한 선망을 보이기보다는 현재 지역에서 농업을 비롯한 1차 산업 직종에 종사하며 사는 삶을 유지하는 데 익숙하다. 그러나 우묵배미가 서울로부터 받는 영향력은 이미 거스를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우묵배미 사람들의 삶 역시 지역 내에만 국한되어 있을 수는 없다. 인물들이 경제적으로 외부 공간과 관계를 맺는 범위는 연작이 2부에 이르면서 더욱 넓어지는데, 이는 모레티가 『우리 마을』 1-5권을 분석하며 밝혀낸 특징과 유사하다. 한편 『왕룽일가』의 인물들은 주로 성적인 관계와 사랑의 문제를 자주 보여주는데, 사랑과 성에 대한 입장들의 불균형은 몇몇 인물들에게 실존적 위태로움을 부여한다. 서술자인 ‘나’는 소설 내부에서 주로 관조적인 시선으로 인물들의 일상을 관찰하는데, 단편 「후투티 목장의 여름」에서 스스로의 이야기를 하며 자신 또한 도시 출신 농민으로써 우묵배미에 녹아들고자 하는 경계인임을 밝힌다. 김소진의 『장석조네 사람들』은 앞선 두 작품과 달리 서울 외부 지역이 아닌 서울 내부의 변두리 지역을 배경으로 한다. 그러나 서울과의 분리성은 셋 중 가장 두드러지는데, 이는 모레티가 소문의 확산을 들어 공간의 분리성을 분석한 부분과 상응한다. 인물들이 살아가는 미아리는 부와 권력이 몰리는 서울 중심부에 비해 열악한 환경일 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가난한 형편인데, 지역의 이러한 상황은 미아리가 서울 내부에 속해있다는 점에서 서울과의 경계성을 오히려 부각시킨다. 『장석조네 사람들』에는 공동체에 속해 살아가는 가운데 타인과의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는 인물들이 여럿 등장한다. 이들은 타인의 가능성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타인의 몸을 존중하지 못해 실패하기도 하고 자신의 몸을 통해 해답을 구하기도 하면서 실존적 경계인의 모습을 보여준다. 서술자는 두 편의 단편을 제외하고는 소설 외부에서 인물들을 바라보지만, 어린 시절을 미아리에서 보냈던 작가 김소진의 실제 기억이 반영되어 서술자와 인물들과의 심리적 거리는 상당히 가깝다. 이러한 이유로 서술자는 가난하고 고단한 삶이지만 풀뿌리 공동체의 건강함에 기대어 살아가는 미아리 사람들을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본다. 본 연구는 다방면에서 변화를 겪고 발전해가던 1980년대에 주류의 흐름에서 벗어나 있던 서울 경계 지역 사람들의 경계성을 포착하고자 하였다. 이들을 주목하는 작업은 매우 평범해보이는 사람들의 일상과 삶 또한 정치적임을 밝히는 일이다. 이 작업에서 인물들의 몸을 통해 정치성과 사회적 측면을 읽어내고자 한 것은 가장 보편적인 곳에서 개별적인 사회적 의미를 추출하기 위함이다. 이와 같은 실증적 방법론과 작업은 당대 사회의 주 흐름에서 소외되어 있던 사람들이 텍스트의 인물로 화함으로써 문제적 측면과 정치성을 띠며 그들 또한 문학의 중심으로 설 수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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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This thesis aims at examining the liminality, the feature of boundary, in series novels after 1980s which share the setting of Seoul’s boundary area. Liminality means various breakpoints between the urban and suburban area of Seoul after its development. The characters of the texts experience geographical liminality. They settle into the boundary area for some financial reasons. Since the economic strength is closely related to lifestyle, geographical liminality expands to existential liminality through economic reasons. Liminality which characters go through occurs in diverse ways especially depends on character, because every single person have bodies which include particular and private situations respectively. To analyze geographical and existential liminality, this study uses two methodologies. For the former liminality, Franco Moretti’s sociology of literature and for the latter, Maurice Merleau-Ponty’s phenomenology of body would be used. Both are suitable for dealing with the political nature of characters who seem to be unpolitical. They are also suitable for showing that the political nature is ordinary property because it reveals itself through bodies. Moretti understands that the inner gravity field of rural area collapses due to the influence of the outside area. He also sees it as the expansion of literary chronotope. Following Moretti’s work, this study sees the spaces of the texts follow such process. They are in inseparable relationship with Seoul, which made them to have liminality. In his book, Phenomenology of Perception, Merleau-Ponty covers phenomenology of body and examines the relationship between existence and body. Following his study, this thesis uses the phenomenology of phantom limb and being-in-the world (être au monde), body as a sexual existence and the possibility of others. The main body of this thesis covers geographical and existential liminality. In the chapter Ⅲ, it deals with the liminality of narrator which includes the location of narrator and the way the narrator sees characters and events. It figures out the whole feature of texts in a broader perspective, including differences between each attitude of characters and narrators who make their living in marginal area. The People of Wonmi-dong, Yang Gwija’s series novel, sets in the most urban area among the three texts. It closely describes the characters’ sense of economical deprivation. Bucheon, the setting of the text, is a place of financial alternative and a place where characters have to make their living. Some characters have difficulty of adapting to Bucheon where a fight for a space occurs. They cope with the difficulty by the phantom limb which calls the past bodies to appease their imminent problems. At this moment, their bodies become the existential boundary area where the past and the future coexist. The narrator, a resident of Wonmi-dong, who is located in an isolated place, sees others struggle with their problems. Although she doesn’t interfere with them, she implies that their everyday living has energy to go on silently by observing and narrating. The Family of Wanglung, Park Younghan’s series novel, sets in a marginal area called Umukbaemi which is closer to farm village than Wonmi-dong. Rather than showing envy for living in Seoul, the characters are used to maintain their living in primary industries including farming. The lives in Umukbaemi, however, cannot be confined to the region because the influence of Seoul is already irresistible. The range of economical relationship between the characters and the external space becomes wider, which is similar to what Moretti examined by analyzing Our Village. The characters in The Family of Wanglung represents problems of sexual relationship and love, and the imbalance of position of sex and love places existential precariousness to some characters. The narrator ‘I’ observes the daily lives of characters with his contemplative eyes. In a short story “A Summer of Hoopoo Farm,” he tells his story and reveals that he is also a farmer born in city who wants to be fused in Umukbaemi as an urban farmer. Unlike the previous works, Kim Sojin’s series novel, The People of Jangseokjo, sets in outskirts of Seoul, not outside of Seoul. However, the separation from Seoul is the most prominent of them, which corresponds to Moretti’s analysis of separation of space based on the spread of rumors. Mia-ri, where the characters live in, is not only a poor and inferior village compared to the downtown of Seoul, where wealth and power are concentrated, but also economically poor. It rather stresses the liminality with Seoul in that Mia-ri belongs to Seoul. In the text, there are some characters who have difficulties in their relationships with others living in a community. Looking for the possibility of others, they fail due to their inability to respect others’ bodies and seek answers through their bodies. Through such processes, they show the appearance of existential boundaries. Although the narrator observes the characters from the exterior of story except two short stories, the psychological distance between the narrator and characters is quite close, because the actual memory of author Kim Sojin is reflected. For this reason, he looks at Mia-ri people who make their poor and difficult living but rely on the healthiness of the grassroots community with a positive perspective. This study tried to examine the liminality of people in Seoul border area. The area was out of the mainstream of 1980s when changes were going through and developing in various fields. It is also a study to reveal that the characters’ ordinary daily lives are political. In this work, the purpose of reading the political and social aspects through the bodies of the characters is to extract individual social meanings from the most common places. The empirical methodology and works are significant in two ways. First, they show that people who were alienated from the mainstream of society at that time can be turned into characters of texts. Second, they show that such characters have political and problematic aspects by showing that they can also be placed in the center of litera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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