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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폭력 피해 경험 다시 읽기 : 20대 피해 자녀들의 의미 만들기를 중심으로

Reconsidering Domestic Violence: Concentrating on the Experience of Young Adults Affected by Domestic Violence

초록 (요약문)

This study explores how the young adults, affected by domestic violence, have reinterpreted their experience of violence and have thus made their own meaning of it. The existing literature from psychology and social welfare on domestic violence has mainly focused on violence against wives and child abuse. Particularly, studies on child abuse concentrate on the negative effects of violence in childhood and adolescents only at the individual psychological level and describe those affected by child abuse as ‘victims’ of violence. This study problematizes this interpretation as one-dimensional, neglecting the agency of these ‘victims’ who creatively respond to their experience of violence. It tries to argue for their agency by investigating how these young adults recognize their experience and construct alternative interpretation, different from the social norms of family and stigma of domestic violence. For this purpose, this study conducted in-depth interviews with 16 young adults who had experienced or still experience domestic violence. The social stigma of domestic violence results in self-stigma by focusing on victimhood and thereby hinders ‘victims’ from recognizing and interpreting their experience. However, young victims strategically carry out various behavioral strategies, such as hiding the damage, cutting off relationship, rather than complying with the stigma. The role of ‘Significant Others’ are important for them to avoid the negative influence of stigma. ‘Significant Others’ are the ones who fully sympathize with their experience and support the life as wounded yet meaningful. Owing to ‘Significant Others’, these young adults recognize their personal damage as ‘social problem’ and reinterpret their experiences with their own languages and stories. In this process of making their own stories of violence and their own meaning of it, they use resources from feminism as tools for the language of resisting to social stigma and are able to control their own life and accept their experience as a part of their lives. This study, moving beyond psychological or social welfare approach, contributes to a new understanding of how ‘victims’ of domestic violence can creatively respond to their experience and stigma and thus affirm their agenc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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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요약문)

본 연구는 가정폭력에 대한 기존의 담론이 가정폭력 피해 자녀의 경험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가정폭력에 대한 연구과 논의는 주로 아내폭력과 아동학대를 중심으로 이루어져왔으며, ‘아내’나 ‘아동’이 아닌 성인기의 가정폭력 피해 자녀들의 경험은 거의 다루어지지 않았다. 특히 가정폭력 피해 자녀에 대한 선행연구들은 ‘아동학대’의 이름으로 아동·청소년기의 폭력 피해가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개인의 심리적 차원에서만 다루었다. 이 속에서 가정폭력 피해 자녀는 아동 혹은 청소년으로 한정되었고, 폭력의 영향을 받는 대상으로만 존재한다. 이에 본 연구는 가정폭력 피해 성인 자녀들이 과거와 현재의 폭력 피해를 인식하고 재해석하는 과정을 사회적 규범과 가정폭력에 대한 낙인과의 관계 속에서 밝히고자 했다. 이를 위해 본 연구는 과거에 폭력 피해를 경험했거나 현재에도 경험하고 있는 20대 가정폭력 피해 자녀 16명과 심층인터뷰를 진행하고 분석하였다. 가정폭력에 대한 사회적 낙인과 그로 인한 자기 낙인은 가정폭력 피해 자녀들이 피해 경험을 가정폭력으로 인식하고 해석하는 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낙인의 영향 속에서도 피해 자녀들은 그러한 낙인에 순응하기보다는 낙인 대응의 주체로서 타인과의 상호작용에서 낙인의 속성인 피해 경험과 관련된 정보를 전략적으로 감추거나 관계 단절, 자기 의심 등 다양한 행동 전략을 수행한다. 가정폭력 피해 자녀들은 의미 있는 타인과의 만남을 통해 낙인의 영향에서 벗어나 피해 경험을 사회구조적 문제인 가정폭력으로 인식, 명명하고, 이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시도할 수 있게 된다. 피해 경험에 온전히 공감해주고 당사자로서의 삶을 지지해주는 의미 있는 타인과의 만남은 가정폭력 피해 자녀들이 처음으로 자기를 긍정할 수 있게 하며, 다른 관점으로 피해 경험을 마주하고 해석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의미 있는 타인과의 만남을 통해 가정폭력 피해 자녀들은 피해 경험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페미니즘이라는 대항 언어의 자원을 활용한다. 이와 같은 폭력 피해 경험에 대한 재해석 과정은 가정폭력 피해 자녀들이 피해 경험에 대한 자기 의미와 서사를 통해 자기 삶의 주체가 되어가는 과정이다. 이에 따른 행동 전략으로서 피해 자녀들은 가정폭력과 정상가족에 대한 대안적 규범을 재구성하고 실천한다. 또한, 본 연구는 이러한 가정폭력 피해 자녀들의 주체 되기 과정이 끊임없는 충돌과 조율의 과정임을 드러내고자 하였다. 본 연구는 가정폭력 ‘피해자’라는 말로 모두 설명할 수 없는, 다양한 모습으로 존재하고 살아가는 가정폭력 피해 자녀들의 경험을 밝힌 사회학적 연구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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