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희곡에 나타난 ‘경계지대’로서의 여성인물 연구
A Study on Female Figures as ‘Borderlands’ in the Dramas on the Division of Korea
- 주제(키워드) 분단희곡 , 경계지대 , 여성 , 전쟁 , 인물 , 교차적 억압 , 횡단 , 이분법적 경계 , 혼종화 , 인물형상화 , dramas on the division of Korea , borderlands , female , war , character , intersectional repression , crossing , dichotomous boundaries , hybridization , characterisation
- 발행기관 서강대학교 일반대학원
- 지도교수 이상란
- 발행년도 2021
- 학위수여년월 2021. 8
- 학위명 박사
- 학과 및 전공 일반대학원 국어국문학과
- UCI I804:11029-000000066299
- 본문언어 한국어
- 저작권 서강대학교 논문은 저작권보호를 받습니다.
초록/요약
이 글은 분단희곡에 나타난 여성인물들을 살핌으로써 분단체제의 이분법적 경계를 교란하거나, 이분법적 패러다임을 넘어선 인식을 생성하는 인물들의 특징을 파악하는데 목적을 두었다. 분단 상황이 길어지고 있는 만큼 분단희곡에서의 인물들은 분단체제의 이분법적 경계에 의해 억압받는 하위주체임에도 분단체제의 안정성을 흔드는 역설적 가능성을 발휘하는 존재로 형상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따라서 본 연구자는 이러한 작품들을 해독할 수 있는 서사 및 시각을 획득하기 위해 분단체제에서 가장 억압받는 하위주체 중 하나인 여성을 중심인물로 삼는 9편의 분단희곡을 대상 텍스트로 선정하였다. 분단체제에서의 이분법적 경계는 다양한 요소/범주들을 이원화․위계화하는데, 위 대상 텍스트의 여성인물들은 이 상호 이질적인 요소/범주 사이를 가로지르고, 교차함으로써 분단체제의 안정성을 흔드는 존재로 변화․이행한다. 본고에서는 이러한 여성인물들을 압축적으로 ‘경계지대’(Borderlands)로 규정하였다. 제3세계 퀴어 페미니즘 학자인 글로리아 안잘두아(Gloria Anzaldúa)는 경계지대를 두 개 이상의 상호 이질적인 인종, 언어, 젠더, 국가, 민족, 문화 사이에서 제3의 항을 생성하는, 끊임없는 이행상태의 공간으로 정의한다. 본 연구자는 이러한 안잘두아의 논의를 참고하되, 분단희곡에 나타난 인물의 양상에 맞게 경계지대의 개념을 재규정하였다. 이 글에서는 분단희곡의 인물들을 변화와 이행이 일어나는 주체이자 공간 즉 경계지대 그 자체로 보았는데, 이는 인물들 혹은 그들의 몸이 분단체제에서 작동되는 이념, 체제, 문화, 규범, 질서 등이 투영․실현되는 공간이자 이로부터 벗어난 수행, 대항의 가능성이 생성되는 장(場)으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에 따라 필자는 분단희곡에 나타난 경계지대로서의 인물들을 남/북의 분단 상태를 고착화시키는 기존의 지배적 영역에서 벗어난 존재이자, 분단체제에서 이원화된 이념․국가․문화․규범․젠더 등 다양한 요소/범주들 사이에서 변화․이행하는 주체/공간으로 정의하였다. 이때의 변화와 이행이란 인물의 개인적 상태(태도, 가치, 역할, 정체성 등)에 관한 것일 뿐만 아니라 동시에 사회의 변혁에 기여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즉 분단체제에서 민중을 교차적으로 억압하는 이분법적 패러다임을 붕괴하는 데 일조하는 것으로써의 변화를 뜻한 것이다. 분단희곡에 나타난 경계지대로서의 인물들은 다음의 세 단계 ① [분리의 단계], ② [횡단의 단계], ③ [생성의 단계]에 속한 것으로 나눠볼 수 있다. 분단희곡에 나타난 경계지대로서의 인물들은 공통적으로 분단체제의 이분법적 경계를 교란하는 양상을 보이면서도 그 양상이 분리-횡단-생성으로 점차 발전된다는 점에서 유형이 아닌 단계로 나눠보는 것이 더욱 적합하다. ① 분리의 단계에 속한 인물들은 분단체제를 유지․작동시키는 기존의 지배적 질서․담론․문화․규범 양식의 영역은 물론, 분단체제에서 이원화된 국가․국민․민족․이념․특정 계층 및 젠더의 범주에 속한 것에서 이로부터 이탈하는 상태변화를 보인다. ② 횡단의 단계에 속한 인물들은 분단체제에서 특정한 이념․규범․질서․태도․가치체계에 호명되지 않고, 자신이 분단체제에서 당면한 상황에 맞게 이것들을 선택․조정하거나 이들 사이에서 모호한 상태로 남는다. ③ 생성의 단계에 속하는 인물들은 상호 간에 이질적 요소/범주들 사이에서 분단체제의 이분법적 패러다임을 넘어선 새로운 인식을 형성한다. 이러한 전제를 통해, 본론 Ⅲ장에서는 ‘젠더 규범을 위반하며 전후의 가부장제로부터 분리되는 인물’을 살폈다. 이러한 여성인물들은 전후 사회에서 강화된 젠더 규범을 위반함으로써 전후의 가부장적 질서로부터 벗어나는 주체가 된다. 또한 전후 사회에서는 국가 재건을 위해 가족의 재구조화를 중요시여기며, 여성의 젠더를 남성과 가족, 그리고 국가에 예속된 것으로 강조하였는데 위 여성인물군은 젠더 규범을 위반함으로써 분단체제의 국가․민족․국민 등의 이분법적 경계에 균열을 가한다. 필자는 이 인물들이 사적 체험과 감정 그리고 욕망을 재현함으로써 열녀라는 정체성을 거부하는 주체, 전후 ‘여성 혐오’에 대항하는 주체, 가정 수호의 의무로부터 이탈하는 주체가 됨을 밝혔다. 본론 Ⅳ장에서는 ‘공간적 경계를 횡단하며 유동적 상태에 이르는 인물’을 살폈다. 즉 특정 이념․규범․질서․태도․정체성 등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이 당면한 상황에 맞게 이를 선택․조정하는 여성인물들의 양상을 파악한 것이다. 극 중의 인물들은 공간적 경계를 횡단함으로써, 다층적 요소들이 혼재된 주체, 남/북의 상이한 이념․규범․질서 등 상호 모순된 요소들이 혼재된 주체, 그리고 전후 근대화의 공간으로부터 이탈하는 주체가 되어간다. 본론 Ⅴ장에서는 ‘이질적 요소/범주를 융합하며 새로운 인식을 혼종화하는 인물’을 살폈다. 위 작품에서 여성인물들은 상호 간에 이질적인 요소/범주를 융합하되, 양자 중 그 어떠한 것에도 고착되지 않고 제3의 세계관을 혼종화하는 존재가 된다. 그럼으로써 본 연구자는 극 중의 인물들이 자신과 타인, 전후 구세대와 차세대, 그리고 분단체제에서 이분화된 다양한 집단을 잇는 인식을 생성하는 주체임 밝혔다. 이처럼 본고에서는 분단희곡에 나타난 경계지대로서의 여성인물을 살펴봄으로써 극 중의 인물들이 분단체제에서 당면한 개인적 모순을 타개하기 위해 생존력․협상력․실행력을 발휘하는 가운데, 분단체제를 붕괴하고자 하는 정치적 의도를 갖지 않았음에도 분단체제의 이분법적 경계를 교란하거나 그 패러다임에 균열을 가하는 인식을 생성하는 주체로 변모하는 과정을 파악하였다. 이러한 작업은 분단의 모순을 극복하는 여성인물을 형상화한 작품임에도 분단희곡사에서 그간 누락되거나 제대로 주목받지 못한 작품을 해독하고 그 가치를 재발견하는 데 의미가 있다. 또한 분단체제의 이분법적 패러다임에 균열을 가하는 인물로 변모하는 존재를 그린 작품임에도 그간 분단체제에서 억압받는 민중을 형상화한 것으로만 해독/분류된 텍스트들을 재독할 수 있는 시각을 제시해준다는 점에서 가치를 지닌다.
more초록/요약
This article aimed to identify the characteristics of the characters who disrupt the dichotomous boundary of the divided regime or provide recognition beyond it by examining the female characters appearing in the dramas on the division of Korea. Along with the prolonged division status, the characters appearing in the dramas on the division of Korea are subalterns oppressed by the dichotomous boundaries of the divided regime. However, they tended to be embodied as beings exhibiting paradoxical potential that shakes the stability of the division system. Therefore, this researcher selected 9 works of the dramas on the division of Korea as the target text, which selected women, one of the most oppressed subaltern of the divided regime, as central figures to acquire narratives and perspectives that help to understand these works. The dichotomous boundary in the divided regime dichotomizes and hierarchizes various elements/categories. However, the female figures in the text above are changed as beings that shake the stability of the divided regime by traversing and intersecting between different kinds of elements/categories. This article defines these female figures as condensed ‘Borderlands’. Gloria Anzaldúa, a third world queer feminist scholar, defines Borderlands as spaces where a third space is constantly created between two or more mutually heterogeneous races, languages, genders, nations, peoples, and cultures. This researcher redefined the concept of borderlands to match the characters in the dramas on the division of Korea with reference to the discussion of Gloria Anzaldúa. This article regards the characters of the dramas on the division of Korea as borderlands which are the subject and space where change and transition occur because the characters or their bodies are a space where ideology, system, culture, norm, and order are projected and realized with the operation in the divided regime, and it is also a space where the possibility of performance and opposition arises from this. Accordingly, this researcher defined the figures as borderlands in the dramas on the division of Korea as subjects/topos. It is an existence outside the existing dominant domain which solidifies the division status of South and North Korea and changes between various elements/categories such as divided ideology, state, culture, norm, and gender in the divided regime. Change and transition above mean not only the figure's personal status (attitudes, values, roles, identity, etc.) but also contributing to the transformation of society at the same time. In other words, this means a change that helps to disrupt the dichotomous paradigm that oppresses the people in an intersecting way in the divided regime. The figures as borderlands in the dramas on the division of Korea are divided into the following three stages: ① [stage of separation], ② [stage of crossing], and ③ [stage of creation]. It is appropriate to regard these divisions as stages rather than types because the figures as borderlands appearing in the dramas on the division of Korea in common show the appearance of disturbing the dichotomous boundary of the divided regime, and the appearance gradually develops into separation-crossing-creation. ① Characters who belong to the stage of separation show their departure from the domain of the existing dominant order, discourse, culture, and norms which maintains and operates the divided regime as well as the categories of state, people, ethnicity, ideology, specific class and gender. ② Persons belonging to the stage of crossing are not bound by the ideology, norm, order, attitude, and value system specified by the divided regime, and select and adjust these to suit the situation encountered in the divided regime, or remain ambiguous between them. ③ Characters belonging to the stage of creation form new perceptions that go beyond the dichotomous paradigm of the divided regime between mutually different kinds of elements/categories. Through these theories, chapter III studied ‘characters who violate gender norms and are separated from post-war patriarchy’. These female figures become the subject of breaking out of the patriarchal order after the war by violating the gender norms that have been strengthened in post-war society. This researcher showed that these characters become subjects who reject the identity of virtuous women, subjects who resist ‘misogyny’ after the war, and subjects who deviate from the duty of protecting the home by reproducing private experiences, emotions and desires. Chapter IV studied ‘a person who crosses spatial boundaries and reaches a fluid state’. In other words, the figure of women choosing and adjusting a specific ideology, norm, order, attitude, or identity to harmonize with the situation they faced without being bound by these concepts above was analyzed. The characters in the dramas become a subject with multi-layered and mixed elements, a subject with contradictory and mixed elements such as different ideologies, norms, and order of the South and North and a subject who escapes from the space of modernization after the war by crossing spatial boundaries. Chapter V studied ‘a person who hybridizes new perceptions by fusing heterogeneous elements/categories’. In the above work, the female characters fuse heterogeneous elements/categories with each other, but they are not fixed to anything and are mixed with the third worldview. In this way, this researcher revealed that the characters in the dramas are the subjects of perception, and they connected themselves and others, the old and the next generation after the war, and the diverse groups dichotomized in the divided regime. This study identified the process by which female figures as borderlands appearing in the dramas on the division of Korea become the subject of creating a perception that disturbs the dichotomous boundary of the divided regime or creates a crack in the paradigm without the political intention to break the division system. They also conducted viability, negotiating power, and executive power to overcome the personal contradictions they face in the divided regime. It is meaningful that this study interpreted the work that has been missing or has not received adequate attention in the history of the dramas on the division of Korea and rediscovers its value despite the fact that this work embodies a female figure who overcomes the contradictions of division. It is also valuable that this study presents a new perspective for discovering possible narratives and texts that can overcome the contradictions of divi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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