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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화 희곡의 공간 연구 : 「새들은 횡단보도로 건너지 않는다」, 「돐날」, 「카페 신파」를 중심으로

A Study on the Space of Kim Myung-hwa’s Plays: Birds Do Not Cross the Crosswalk, First Birthday, and Cafe Shinpa

초록/요약

본고는 김명화 희곡의 공간에 대한 분석을 통해 김명화 희곡의 특성을 확인하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 김명화 희곡은 극사실주의적인 방식을 통해 일상을 재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감각을 생생하게 자극하는 재현 방식은 의미 생성 과정에 독자의 참여를 유도한다. 김명화 희곡은 이러한 방식으로 주변부 인물의 삶을 적나라하게 드러내어 인물이 느끼는 소외와 불안을 독자가 함께 경험할 수 있도록 만든다. 「새들은 횡단보도로 건너지 않는다」, 「돐날」, 「카페 신파」에는 공간으로부터 소외의 상황에 놓인 인물들이 등장한다. 세 작품은 이 인물들이 불안과 소외를 극복하고 자신만의 자리를 확보해가는 과정을 그린다. 이를 파악하기 위해 안느 위베르스펠드의 공간론과 이-푸 투안, 에드워드 렐프의 장소 논의를 참고하였다. 각 본론의 1절에서는 뿌리 뽑힘의 경험을 하고 있는 인물들의 소외 양상을 파악하였다. 또, 2절에서는 인물의 불안을 야기하거나 소외의 상태를 지속시키는 공간에 대해 분석하였다. 마지막으로 3절에서는 인물들에게 머무를 수 있는 장소가 되는 대안적인 공간에 대해 분석하였다. 특히, 각 절에서는 무대 밖 공간을 포함해 인물의 대사를 통해 드러나는 잠재적 공간에 주목하였다. 「새들은 횡단보도로 건너지 않는다」에는 과거의 사건을 망각한 공간 안에서 소외감을 느끼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주희의 죽음이라는 사건으로 인한 상처가 아직 아물지 않은 지환, 성태 등이 이에 해당한다. 주희는 군부 독재를 비롯한 타자를 향한 폭력에 저항하며 목숨을 희생하였다. 그러나 주희의 희생은 기억되지 않고 폭력은 반복된다. 성적 지향이 남과 다르고 말을 더듬는다는 이유로 폭력의 대상이 되는 희수 역시 소외의 상황에 놓이게 된다. 어디에도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는 세 인물은 갈등하지만 마침내 서로 저마다의 상처를 가지고 있음을 이해한다. 이때, 과거와 현재의 시간이 중첩되는 연극 연습실은 다른 사람의 상황을 체험하는 연극 무대이자, 이해와 용서를 연습하는 연습실이 된다. 「돐날」은 자본주의 질서나 남성중심적인 질서와 같은 외부의 질서를 그대로 재현하면서 거주자를 소외시키는 공간으로 집을 형상화한다. 인물들로 하여금 외부 질서에 맞는 기능을 수행하도록 강요하는 집 안에서 인물들은 소외와 불안을 경험한다. 돌잔치의 주인공이 배제된 자리에 놓인 잔칫상은 이러한 불안을 감추는 인물들의 허위를 상징한다. 잔칫상이 전복되며 은폐된 진실이 드러나는 순간 인물들은 애써 부정하려고 했던 자신의 남루한 현실을 직시한다. 이 과정에서 평등한 연대와 서로에 대한 애정을 주고받는 정숙과 경주는 억압의 공간이었던 집을 외부 질서에 저항하는 일탈의 공간으로 변화시킨다. 「카페 신파」는 무대 밖 공간을 인물들을 소외시키는 배타적 공간으로 제시한다. 카페 바깥은 노인과 젊은이의 공간, 연극인과 비연극인의 공간 등을 명확하게 구분하는 곳으로 묘사된다. 또한, 카페 바깥은 획일적인 경관으로 인해 어떤 공간으로도 대체 가능한 곳으로 제시된다. 반면, 카페 신파는 바깥 공간과 대비를 이루면서 경계를 넘는 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장소로 재현된다. 또, 카페 바깥과 달리 다양한 감각이 환기되는 공간으로 나타난다. 이처럼 카페 신파는 미궁과도 같은 경관들 속에서 장소성을 잃지 않으며 이정표의 역할을 하는 공간이다. 이때, 작가는 메타 연극의 방식을 통해 카페 신파를 인물들이 연극에 대해 논의하는 장으로 만든다. 이를 통해 주관적인 감각 경험이 중첩되고 경계를 넘는 소통이 가능한 카페 신파의 공간은 작가가 지향하는 ‘연극’의 메타포가 된다. 이처럼 세 작품은 모두 공간으로부터 소외된 인물들이 머무를 수 있는 장소를 확보해 나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때, 작가는 인물들이 자신만의 장소를 찾아가는 과정을 생생한 감각을 환기하는 언어를 통해 그려낸다. 이에 독자는 자신의 주관적인 공간 경험과 장소에 대한 기억을 희곡의 공간에 투영하며 작품의 의미를 생성하는 과정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독자 역시 김명화의 희곡을 기반으로 의미 있는 장소를 찾아가는 과정에 동참하게 된다. 이처럼 김명화의 희곡은 주변부 인물의 일상에 주목하면서 이들이 경험하는 소외를 다양한 감각을 환기하는 언어를 통해 재현하여 독자가 함께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구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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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요약

The purpose of this research is to examine the characteristics of Kim Myung-hwa's plays by analyzing the space. Kim Myung-hwa's plays are characterized by representing everyday lives by employing hyper-realistic methods. Vivid sensory representation make readers engage in the meaning generation process. In this way, Kim Myung-hwa's plays candidly depict lives of marginalized characters so that readers can experience the alienation and anxiety of characters together. Birds Do Not Cross the Crosswalks, First Birthday, and Cafe Shinpa show characters who are in a situation of alienation from space. These three plays depict the process of characters overcoming anxiety and alienation and securing their own place. This study adopts Anne Ubersfeld's spatial theory and theory about place of Yi-Fu Tuan and Edward Relph. The first section of each chapter examined aspects of alienation of characters who have experienced being uprooted. The second section analyzed spaces that cause characters anxiety or sustain the condition of estrangement. The third section analyzed an alternative space for the characters to be able to stay. Each section also pays attention to textual off-space revealed through the dialogue of the character. Birds Do Not Cross the Crosswalks shows characters who feel left out in an oblivious space where people keep no memory of past events. Ji-hwan and Seong-tae, whose open sore from Joo-hee's death still haven’t healed belong to this category. Joo-hee sacrificed her life in defiance of violence against others, including military dictatorship. However, Joo-hee's sacrifice is not remembered anymore and violence is repeated. Hee-soo, who is target of discrimination because of his sexual orientation and stuttering, is also in a situation of alienation. The three characters, who feel no sense of belonging anywhere, are conflicted, but they finally understand that everyone have their own wounds. At this time, the practice room, where the past and present times overlap, becomes a stage for experiencing other people's situations, and a room to practice how to understand and forgive. First Birthday depicts the house of Jeong-sook and Ji-ho couple as a space that alienates residents while reproducing external order such as capitalist order or male-centered order. In a house where characters are forced to perform functions in accordance with external order, characters experience alienation and anxiety. The feast table placed where the baby is excluded, symbolizes the falsehood of the characters who try to hide this anxiety. As soon as the feast table is flipped over, the hidden truth is revealed. Characters become to face their reality, which they kept trying to deny. In the process, Jeong-sook and Kyung-ju transforms the house, which used to be a place of oppression, into a space of deviation against external order through equal solidarity and affection for each other. Cafe Shinpa represents an off-stage space as an closed space that alienates people. The outside of the cafe is described as a space that distinguishes the elderly from the young, and the non-theatrical people from the theatrical people, etc. Also, the outside of the cafe is represented as an indistinctive space because of its uniform landscapes. On the other hand, Cafe Shinpa is depicted as a place that enables communication across boundaries. In addition, unlike outside the cafe, it appears as a place where various senses are overlapped. At this time, the author makes Cafe Shinpa a place for characters to discuss what the play is by employing the method of meta-play. The space of Cafe Shinpa, where various sensory experiences are overlapped and cross boundary communication is possible, becomes a metaphor for the play. These three works show the process of securing a place for characters who are alienated from the space. At this time, the author depicts the process of characters finding their own places through a language that evokes vivid senses. Thus, readers can participate in the process of creating the meaning of the work by projecting their subjective spatial experiences and memories of the place into the space of the play. Readers can also engage the process securing their own meaningful places based on Kim Myung-hwa's plays. Kim Myung-hwa's plays represents everyday lives of characters who are marginalized from space by employing languages that evoke vivid senses so that readers can experience the feelings of the characters and engage the process of co-creating the meaning or the space of the pl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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