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아나 여성 정체성의 페미니즘적 가능성
Feminist Potential of the Identity of Proana Woman
- 주제(키워드) 프로아나 , 수행성 , 페미니즘 , Proana , Performativity , Feminism
- 발행기관 서강대학교 일반대학원
- 지도교수 김균
- 발행년도 2021
- 학위수여년월 2021. 8
- 학위명 석사
- 학과 및 전공 일반대학원 신문방송학과
- UCI I804:11029-000000066031
- 본문언어 한국어
- 저작권 서강대학교 논문은 저작권보호를 받습니다.
초록/요약
The research is to analyze the identity performativity of Proana, who chooses anorexia as a lifestyle and practices it, and study how their performativity can be the feminist subversion. The tweets of 12 Proana accounts posted from July 2020 to March 2021 were collected and analyzed through qualitative coding based on the performativity and citationality of Butler. Proana appropriates the ‘Tal-Corset Movement’, which uses ‘corset’ as a metaphor for woman oppression of patriarchy, and rather insists to tighten the corset. It leads to the criticism that Proana uncritically accepts and reproduces patriarchy. But as the research found out, the identity performativity of Proana criticizes the patriarchic standard of the female body by appropriating it and revealing the contradiction within it. Also, the appropriation of the ‘Tal-Corset Movement’ is not an anti-feminist practice but compromising pursuit of the counter-standard of women by feminism. Proana cites the standard of the female body from patriarchy and practices anorexia to reach that standard but soon realizes that it can’t be reached, being aware of the contradiction within the thin body as the standard. As individual experiences keep shared and accumulated on Twitter, they develop into the whole accusation of oppression against women of patriarchal social structure. Woman not only has the pressure to be thin but also to be thin by ‘natural’ and ‘healthy’ ways, which conceals various pain woman has to suffer to reach the standard. The ‘unnatural’ or ‘unhealthy ways to lose weight are not approved and blamed to be the reasons for the physical and mental pains instead of the patriarchal standard. Proana criticizes the normativity of the female body and ways of losing weight by expressing their pains, especially the mental ones. Different from Proana in the past who didn’t regard themselves as anorexic patients, Proana from the research is shown to admit that Proana is a group of people who are suffering from eating disorders and to express their mental pains from them. For Proana, tho, the disorder is thought to come from the patriarchal society so can not be solved by personal treatment, which is why anorexia is not the one to be treated but rather to be lived with for Proana. In this sense, the ‘bone skinny’ body that Proana pursuits is the parody of the patriarchal standard of woman body which visualizes the pains woman suffers from the slippage of the standard. Proana not only cites the language of the ‘Tal-Corset Movement’ but also the agenda of the corset and woman subjectivity, appropriating them by practicing anorexia. Fasting becomes a way to control their body and life. And to prove its subjectivity, Proana stresses how it is not to sexually appeal to men. Fasting is regarded to be economically reasonable, too. Proana tries to reach the counter-standard of the woman who restores her subjectivity and manages herself in reasonable ways. Proana is located between the oppressive standard from patriarchy and counter-standard from feminism where they can’t be approved from both, being excluded in any way. The ‘abnormal’ and ‘violent’ performativity of Proana visualizes that position. The contradiction of Proana, who wants to have a skinny body and also secure their subjectivity, itself is the visualization of the woman who keeps being denied. So Proana shouldn’t be described only as anti-feminism or subordination to patriarchy.
more초록/요약
본 연구는 거식증을 삶의 방식으로 여기고 극단적 단식을 실천하는 프로아나의 정체성 수행을 분석하고 그 페미니즘적 전복 가능성을 살펴보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트위터에서 활동하는 프로아나 계정 12개가 2020년 7월부터 2021년 3월까지 게시한 트윗을 수집하여 질적코딩을 진행하였으며 이때 버틀러의 수행성과 인용성 개념을 분석틀로 활용하였다. 프로아나는 가부장제의 여성 억압을 코르셋을 비유하여 그러한 코르셋에서 벗어날 것을 촉구하는 ‘탈코르셋 운동’을 언어적으로 전유하여 오히려 코르셋을 더 조이자고 주장하는데, 이로 인해 프로아나는 가부장제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고 재생산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본 연구의 분석 결과, 프로아나의 정체성 수행은 기존의 비판과는 달리 가부장제가 제시하는 표준적 여성상을 전유하고 이를 통해 그 표준이 가지고 있는 모순을 드러냄으로서 오히려 가부장제를 고발하고 그 전복을 가능케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프로아나의 ‘탈코르셋 운동’ 전유는 반페미니즘적 수행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페미니즘이 제시하는 대항적 여성상을 타협적으로 추구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었다. 프로아나는 가부장제가 제시하는 여성의 표준적 신체상을 인용하여 그러한 표준에 다다르고자 극단적 단식을 수행하지만 끝내 그 표준에 결코 도달할 수 없음을 깨닫게 되며 결국 표준으로서의 마른 신체가 가지고 있는 모순을 인식하게 되는 일련의 과정을 겪는다. 이와 같은 트위터상에서의 개인적 경험의 공유 및 축적은 사회구조적인 여성 억압, 즉 코르셋에 대한 문제의식과 고발로 이어지게 된다. 사회가 여성으로 하여금 마른 저체중의 신체를 가지도록 압박하는 한편 그러한 몸을 가지기 위해 여성이 겪어야 하는 다양한 고통은 은폐된다는 것이다. 체중을 감량할 것을 요구하면서도 그 감량 방식은 ‘정상적’이고 ‘건강해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사회적으로 용인되지 않는다. 따라서 체중 감량의 과정에 있어 여성이 겪는 신체적·정신적 고통은 표준적 신체상이 아니라 ‘비정상적인’ 감량 방식에 기인한 것으로 여겨지게 된다. 프로아나는 표준적 신체 그리고 체중 감량 방식의 정상성이 가진 모순을 고발하면서 자신들이 겪는 고통을 표현하는데 특히 과거 프로아나가 자신들을 거식증 환자로 인정하지 않았던 것과 달리 본 연구에서 분석한 프로아나는 자신이 거식증 및 식이장애 환자임을 인정하고 정신질환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을 적극적으로 표현했다. 다만 거식증의 원인이 개인이 아닌 사회적 구조에 있기 때문에 개인에 대한 치료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ㅇ며 따라서 거식증을 치료의 대상이 아니라 계속 안고 살아가야 할 것으로 보고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프로아나가 추구하는 ‘뼈말라’, 즉 뼈가 드러날 정도로 마른 몸매는 가부장제가 만들어낸 표준적 여성 신체의 패러디로서 계속해서 표준으로부터 미끄러지는 여성을 노골적으로 강조하여 은폐되고 있는 여성의 고통을 가시화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런 가운데 프로아나는 ‘탈코르셋 운동’을 언어적으로 인용할 뿐만 아니라 코르셋이라는 은유에 담긴 문제의식과 여성 주체성을 인용하면서 거식 수행을 통해 이를 전유하고자 한다. 대항적으로 제시되었으나 마찬가지로 고정된 표준으로서 작용하는 주체적 여성상에 프로아나는 도달할 수 없으며 이에 프로아나는 주체성을 타협적으로 전유하게 된다. 단식은 자신의 신체와 삶을 주체적으로 통제하기 위한 수단이 되며 그 주체성을 방어하기 위해 자신이 단식을 통해 체중을 감량하는 것이 남성에게 성적으로 어필하기 위함이 아님을 강조하기도 한다. 또한 프로아나는 단식을 경제적으로 합리적인 행위로 제시하기도 한다. 이로써 프로아나는 거식 수행을 통해 자신의 삶에 대한 주체성을 되찾고 경제적이고 합리적인 자기관리를 하는 여성에 다가가고자 한다. 프로아나는 가부장제라는 기존의 여성 억압적인 표준과 페미니즘에서의 대항적 표준 사이에서 그 무엇도 완전하게 성취할 수 없는 위치에 놓여지며 양쪽 담론 모두에게 승인받지 못하고 배제된다. 프로아나의 ‘비정상적’이고 ‘가학적’인 거식 수행은 이러한 위치성의 가시화이다. 극단적으로 마른 몸을 추구하면서도 주체적인 여성이 되고자 하는 프로아나의 모순적인 모습 자체가 끊임없이 부정되는 여성의 가시화인 것이다. 따라서 프로아나를 단순히 반페미니즘 또는 가부장제에 대한 종속으로만 봐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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