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서 소설의 자전적 텍스트성 연구
A Study on the Autobiographical textuality of Park Wan-seo’s Novels
- 주제(키워드) 박완서 , 자서전 , 자전성 , 자전적 텍스트성 , 문학적 자화상 , 에크프라시스 , 자전적 주체 , 자기증명 , 자기형상화 , 자기형성적 , 자기반성적 , 자기갱신적 , 작가 , 생존자 , 증언자. , Park Wan-seo , Autobiography , Autobiographicality , Autobiographical textuality , Literary self-portrait , Ekphrasis , Autobiographical subject , Self-demonstration , Self-representation , Self-formative , Self-reflective , Self-renewal , Writer , Survivor , Witness.
- 발행기관 서강대학교 일반대학원
- 지도교수 우찬제
- 발행년도 2020
- 학위수여년월 2020. 8
- 학위명 박사
- 학과 및 전공 일반대학원 국어국문학과
- UCI I804:11029-000000065499
- 본문언어 한국어
- 저작권 서강대학교 논문은 저작권보호를 받습니다.
초록/요약
이 글은 박완서의 소설세계를 구성하는 중심축이자 모든 해석을 한 곳으로 끌어당기는 강력한 구심력으로서의 ‘자전성’을 박완서 소설세계의 핵심으로 파악하고, 이러한 ‘자전성’을 발현하게 하는 ‘자전적 텍스트성’을 통해 박완서 소설세계를 통합적으로 살피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즉 본고는 지금까지 논의되어 온 박완서 소설의 ‘자전성’의 근원을 추적함으로써 ‘자전성’이 단지 작가의 과거 체험을 반영하는 소설만이 아닌 타자와 사회, 동시대를 반영하는 다양한 소설에서도 포착될 수 있다는 점을 밝히고, 이를 통해 박완서의 40여 년의 소설세계와 다양한 주제의식을 통합적으로 살펴보기 위한 시도라 할 수 있다. 나아가 본고는 이러한 ‘자전성’에 대한 규명을 통해 작가의 실제 삶과 소설의 밀접한 관계, 자서전과 소설의 장르적 경계를 무화시키는 박완서 소설세계의 특징을 설명할 수 있다는 점을 밝히고자 하였다. 소설, 인터뷰, 산문 등 작품세계 전반을 살펴볼 때 박완서의 실제 삶과 소설은 상호텍스트적 관계를 형성한다. 그리고 그 핵심이자 시발점에 위치한 ‘나’로 인해 박완서의 소설은 ‘나’를 반복적으로 재현하는 자서전의 양상을 보이며, 박완서 소설세계는 한 개인의 ‘자서전 쓰기’의 과정과 그 결과물로 파악할 수 있다. 이로써 박완서 소설은 자기 자신, 즉 ‘나’를 구성하는 ‘자전적 텍스트성’을 가지며, 박완서는 한 개인으로서의 ‘삶-살기’와 작가로서의 ‘소설-쓰기’라는 이중의 역할을 수행하는 존재가 된다. 이러한 시각으로 접근할 때 박완서의 소설세계는 그 자체로 ‘나’를 구성하기 위한 자전적 주체의 자기형상화와 자기존재 증명의 욕망이 글쓰기를 통해 발현되는 것이다. 자서전은 ‘스스로’, ‘자신의 삶’에 대해 ‘쓰는’ 것이며 이때 자전적 주체인 ‘나’가 쓰는 것은 ‘자신의 과거’, ‘살아온 삶’이 된다. ‘나’와 ‘내가 살아온 시대’, 그것에 대한 ‘글쓰기’라는 세 차원을 다루는 자서전은 단지 ‘나’에 대한 글쓰기만이 아니며, 단지 과거에 대한 연대기적 나열도 아니다. 그것은 ①과거의 ‘나’와 내가 살아온 과거의 시간, ②현재의 ‘나’와 내가 살고있는 현재의 시간, ③과거와 현재,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를 이어주는 매개로써의 ‘글쓰기’가 동시에 존재하는 장(場)이라 할 수 있다. 본고는 미셸 보주르의 ‘문학적 자화상’ 개념을 통해 자전적 주체의 자기형상화가 과거 체험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닌 현재를 통해 구성된다는 점을 제시하였다. ‘문학적 자화상’은 박완서의 개별 작품들이 그 자체로 독자적 특수성을 갖는 동시에 작품세계 전체적으론 ‘나’를 구성하는 보편적 동일성, 즉 ‘자전적 텍스트성’을 가진다는 점을 설명할 수 있게 해준다. 따라서 박완서의 소설은 ‘나’에 대한 말하기인 동시에 사회와 시대에 대한 말하기가 되며, ‘나’의 얼굴은 사회와 시대를 반영하는 ‘타자’의 얼굴과 겹쳐진다. 이는 ‘나’의 분열이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 ‘나’와 ‘타자’의 중첩을 통해서도 이루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다각도로 이루어지는 ‘나’의 분열은 ‘나’의 외연이 확장될 수 있게 하며, 이는 곧 박완서 소설세계가 ‘자전적 텍스트성’을 바탕으로 갱신되고 확장됨을 보여준다. 즉 박완서의 소설은 ‘나’라는 자전적 주체를 중심으로 구성되는 글쓰기라는 점에서 ‘나’를 반복적으로 생성하지만 동시에 끊임없이 다른 얼굴로 분열되기도 한다. 이러한 ‘나’의 생성과 분열의 반복은 그 자체로 ‘자전적 텍스트성’이 된다. ‘나’라는 구심점과 구심력으로 인해 소설은 끊임없이 ‘나’를 형성하며, 분열하고, 다시 형성되는 운동의 반복으로 인해 박완서 소설세계의 외연은 확장되며, 다시 그 힘으로 박완서 소설의 ‘자전성’은 공고해진다. ‘나’라는 존재를 그 자체로 반영한다는 점에서 박완서의 소설은 ‘자기반영적’이며 동시에, ‘나’를 설명하고 지시한다는 점에서 ‘자기지시적’, ‘자기참조적’이기도 하다. 또한 이러한 소설쓰기는 그 행위 자체로 ‘나’를 반복적으로 형성한다는 점에서 ‘자기형성적’이고, 이 과정에서 ‘나’라는 존재를 다양하게 분열, 중첩시키며 스스로에 대한 객관적 거리를 확보한다는 점에서 ‘자기반성적’이다. 나아가 이러한 이미 쓰인 소설과 이후 새롭게 쓰여진 소설들은 작가의 소설세계에 끊임없이 새로운 몽타주를 형성하게 한다는 점에서 ‘자기갱신적’이기도 하다. 이러한 전제와 주장을 통해 본고의 Ⅱ, Ⅲ, Ⅳ장은 자전적 주체의 태도를 바탕으로 ‘자기형성적’, ‘자기반성적’, ‘자기갱신적’으로 분류하였다. 그리고 각각의 텍스트에서 드러나는 자전적 주체의 자기형상화 양상을 ‘작가의 자의식’, ‘생존자의 경제 감각’, ‘증언자의 윤리’로 구분하여 분석하였다. Ⅱ장에서는 박완서 소설의 구심점인 ‘나’의 ‘자기형성’ 과정이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소설들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이는 곧 전쟁이 박완서 삶과 소설의 중대한 누빔점이 됨을 의미하는데, 그것은 고통스러운 경험이지만 동시에 그 경험을 소설화함으로써 ‘나’로 하여금 상실한 주체성을 회복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따라서 박완서 소설에서 드러나는 자기형성의 첫 번째는 바로 작가로서 상실한 자신을 재정립하는 것이다. 이때 재정립하는 과거의 ‘나’란 일제 강점기 문화와 교육의 말살로 인해 주체성 자체가 형성되지 못한 존재이며, 전쟁으로 인해 인간성과 젊음 등을 상실한 존재이다. 이 시기들의 자신을 재형성함으로써 박완서는 작가로서의 자의식을 드러낸다. Ⅲ장에서는 전쟁 서사를 통해 자기 정체성의 정립을 시도한 자전적 주체가 전쟁 이후의 시대 속에서 자신을 (전쟁에서 생존한) ‘생존자’의 삶으로 규정하는 소설들을 다룬다. 전쟁체험 소설들이 시간적 간극으로 스스로에 대한 거리두기를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할 수 있는 데 반해, 전쟁체험 외의 소설들은 당대를 살아가는 ‘사는 존재’로서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거리감을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자전적 주체로서의 작가가 선택한 것이 타인의 얼굴에서 자신을 발견하는 것이다. 작가는 자신과 같은 생존자이지만 거리감을 확보할 수 있는 타인에 대해 서술함으로써 현재를 사는 존재로 자신을 정립해 나간다. 시대와 사회의 문제와 타인에 대한 비판적 시선은 자연히 자전적 주체의 자기반성적 태도로 이어지며, 이는 전쟁체험 서사가 가지고 있던 ‘나’라는 개인을 타인과 사회, 시대로 확장시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준다. Ⅳ장에서는 작가 자신을 시대를 ‘기록하고 전달하는 존재’로서 ‘증언자’에 위치시키고, 증언의 책무를 스스로에게 부여하고 이를 수행하는 태도가 드러나는 소설들을 다룬다.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를 구성하고 중첩 시키며, 과거의 문제가 곧 현재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음을 확인한 ‘나’는 연속되는 시간 속의 존재로서 책임의식을 갖게 된다. Ⅳ장에서 다루는 소설들은 ‘사는 존재’로서의 자신에 대한 자기반성이 나타나며, ‘쓰는 존재’로서 시대에 대한 비판과 직시를 드러낸다. 따라서 시대의 문제에 대해 작가 나름의 답을 소설적으로 제시한다는 점에서 ‘자기갱신적’ 태도가 드러나는 소설들이다. 이 소설들은 개인에 대한 탐구로서 자신의 내부로 향하던 시선(照鑒)을 사회 속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는 시선(鳥瞰)으로 확장시키는 작가의 태도를 확인할 수 있다. 본고는 박완서 소설의 ‘자전성’이 어떻게 소설세계 전체를 구성하는 ‘텍스트성’이 될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분석함으로써 박완서 소설세계를 통합적으로 볼 수 있는 시각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자전적 텍스트성’을 통해 살펴본 박완서의 ‘소설-쓰기’는 박완서와 그의 ‘삶-살기’와 공명하며 소설세계를 형성해간다. 이 과정에서 삶과 소설의 경계는 ‘삶-쓰기’와 ‘소설-살기’로 그 경계가 무화된다. 이처럼 본고는 한 예술가의 삶과 작품의 관계를 세밀한 분석을 통해 밝히고자 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more초록/요약
This study examines ‘autobiographicality’ identified as the pivot and centripetal force to embrace the novel world of Park Wan-Seo. The purpose of the dissertation is to understand a comprehensive perspective on Park Wan-Seo’s novels world throughout the oeuvre based on the analysis of the development of ‘autobiographicality’ to ‘autobiographical textuality’ and its manifestation on the novel world of the writer. In other words, this study investigates the core value of the ‘autobiographicality’ of Park Wan-Seo’s novel upon the discourse thus far. The study attempts to highlight the ‘autobiographicality’ delineated throughout Park Wan-Seo’s novels that portray the ‘others’, ‘society’, and the contemporary and further achieve a complete understanding of various themes and author’s novel world. Also, based on the observation of intimate relations between the writer’s life and the novel through the notion of ‘autobiographicality’, the study focuses on the feature of Park Wan-Seo’s novel world that bridges the gap between autobiography and fiction. From Park Wan-Seo’s novel world revealed in her novels, interviews, and prose, the intertextual relationship of Park Wan-Seo’s life and the novel is perceived. There is "I" at its core and starting point. Park Wan-Seo’s novel implies autobiographical aspects. Park Wan-Seo’s novel world is considered both the process of composing autobiography and its result, and Park Wan-Seo’s novels embody ‘autobiographical textuality’ that forms ‘I’. Park Wan-Seo practices ‘life-living’ as a human and ‘fiction-writing’ as a writer. Upon this viewpoint, Park Wan-Seo’s novel world disclosed in her writing exposes the desire in self-demonstration and self-representation to form ‘I’. Autobiography writing is about ‘self' and ‘life’. What ‘I’ as the subject of the autobiography defines is the ‘past of times’ and ‘life in pursuit’. The autobiography comprises three realms: ‘I’, ’life of oneself’, and the ‘writing’ of it. Hence, the autobiography is not mere writing of ‘I’ nor a chronology of the past. In fact, it is the "I" of the past, and the past of my life. It is also the ‘I' of the present and the present where I live. It is a writing that connects the past and present, ‘I’ of the past and ‘I’ of the present. Autobiography is a channel that allows the coexistence. Through Michelle Bozur's concept of ‘literature self-portraits,’ the study suggests that the self-portrait of an autobiographical subject is composed via the present beyond the past experiences. The ‘literature self-portrait’ explains an independently distinctive characteristic behind Park Wan-Seo’s work and the pertaining of ‘autobiographical textuality’ imbued with a universal identity that constitutes ‘I’. Therefore, Park Wan-Seo’s novels illustrate ‘I’ in parallel with society and times, the face of ‘I’ overlaps with the face of the ‘others’ that reflect the society and times. The superposition of 'I' and the ‘others’ shapes the division of ‘I’. The division of ‘I’ occurred in multifarious aspects pushes the boundary of ‘I’ in which Park Wan-Seo’s novel world gains a new establishment and expansion based on the ‘autobiographical textuality’. In other words, Park Wan-Seo’s novel is an autobiographical subject ‘I’ centered writing that forms ‘I’ repeatedly, but ‘I’ is simultaneously fragmented into ‘different faces’. A repetitive creation and fragmentation of ‘I’ relate to the ‘autobiographical textuality’. With the ‘pivot’ and ‘centripetal force’ as ‘I’, the novel makes a constant flow of creation, fragmentation, and re-creation of ‘I’. Park Wan-Seo’s extension denotation of novel world is furthered into a much broader sense which fosters the ‘autobiographicality’ within his novels. Park Wan-Seo’s novel is concerned with ‘self-reflective’ value in terms of representing ‘I’, and ‘self-referential’(self-guided) in terms of self-demonstration on ‘I’. Also, the novel composition is deemed ‘self-formative’ in a way that ‘I’ is repetitively formed. In this process, ‘I’ is ‘self-reflective’ when fragmented, overlapped, and detached. Moreover, it is ‘self-renewal’ in the sense that the precedented novels and newly written novels outline a new montage employed in the author’s novel world. From the premises and arguments, chapters II, III, and IV of this study are compartmentalized into ‘self-formation’, 'self-reflection', and ‘self-renewal' based on the attitude of the autobiographical subject. Besides, the ‘self-demonstration’ aspect of the autobiographical subject is distinguished and analyzed into ‘writer’s self-consciousness’, ‘survivor’s economic sense’, and ‘witness’s ethic’. Chapter II focuses on the "self-formation" process of ‘I’, the centerpiece of Park Wan-Seo's novels. Park Wan-Seo incorporates historical images that portray the war scenes. This indicates the significance of the war in Park Wan-Seo’s life and her novel with an important pivot. Fictionalizing of distressing experience in wartime provides an opportunity to restore the lost identity of ‘I’. So, the first step of ‘self-formation’ is to redefine the lost individual as a writer. The old ‘I’ was unable to form identity amid the Japanese Colonial Period, and its humanity and youth were taken away during the war. Park Wan-Seo’s reformation of herself during this period reveals her self-consciousness as a writer. Chapter III discusses the autobiographical subject defining herself as a "survivor" in the post-war era. The war-experience novels allow the distancing of ‘I’ in the past, but the rest is dissimilar. Therefore, the subject, ’I’, narrates the ‘others’ in the distance who is also a survivor. The autobiographical subject, ‘I’, constitutes herself as ‘the living existence’. The critical evaluation of the times, societal issues, and the ‘others’ results in the self-reflection attitude of the autobiographical subject. This provides an opportunity to extend ‘I’ as an individual to the others, society, and the times. Chapter IV concerns the autobiographical subject as a ‘witness’ who records and conveys the times. ‘I’ project myself with an obligation of testimony and fulfill the duty. ‘I’ become aware of the impact of old matters on the present, and carry a sense of responsibility as a subject within continuous time. Chapter IV regards self-reflection, criticism, and contemplation on times. The autobiographical subject, ‘I’, proposes an answer to the problem of times via novel and reveals a ‘self-renewal’ attitude. The writer intents to expand self-contemplation into ‘I’ involved in society. This study specifically analyzes ‘autobiographicality’ that makes Park Wan-Seo’s novel world. Based on the analysis, an integrated perspective on Park Wan-Seo’s novel world is suggested. Park Wan-Seo’s ‘fiction-writing’ from the ‘autobiographical textuality’ viewpoint resonates with Park Wan-Seo’s ‘life-living’ and finally forms her oeuvre. In this process, the boundary between 'fiction-writing' and 'life-living' is blurred to 'life-writing' and ‘fiction-living'. This study conveys significance in shedding light on the artist’s relationship with her work throughout a profound analy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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