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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희 소설에 나타난 정치적 주체의 형상화 연구

A Study on the Figuration of Political Subject in Cho Se-Hee’s Novels

초록/요약

본고는 조세희의 소설에서 나타나는 정치적 주체의 형상화 전략에 대한 연구를 목표로 한다. 이를 통해 조세희 소설이 정치주체의 형상화로써 주제의식 표현하고 있으며, 정치주체의 의미가 변화하며 소설적 형상화 방식 역시 함께 변화하고 있음을 확인하고자 한다. 이때의 정치주체란 랑시에르의 정치철학적 용어에 연원을 둔 것으로, 이를 바탕으로 본고에서는 조세희 소설에 나타나는 정치주체의 특징을 다음의 세 가지로 요약한다. 첫째로 정치적 주체로 형상화되는 인물들의 갈등은 ‘불화’의 양상으로 나타나며, 갈등 해소를 위한 이들의 행위는 ‘계쟁’의 형태로 드러난다. 둘째로 이 인물들이 보이는 행위의 목적은 ‘해방’에 있으며, 이는 자신의 계쟁 가능성을 언어로써 증명해내는 방식으로 나타난다. 셋째로 이러한 과정에서 인물들은 정체성의 교차 지점에 서게 되며, 이는 ‘불가능한 동일시’의 형태로 암시된다. Ⅱ장에서는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통해 갈등에 참여하는 인물들의 상이한 주체성을 확인하고자 한다. 이러한 주체성의 차이는 단편적 이야기들로 구성되는 연작 서사 구조와 연작성을 두드러지게 하는 다초점(多焦點) 방식으로 드러난다. 또한, 연작을 이루는 단편적 이야기들이 1970년대라는 시간성과 불평등으로 인한 사회문제를 공유하고 있음에 주목하여, 이러한 공시적 시간성이 ‘몫 없는 이들’을 치안 질서 밖으로 배제시킴으로써 정치·경제적 활동의 자유를 빼앗겼던 당대의 현실을 폭로하고 있음을 살펴보고자 한다. 나아가 텍스트에서 형상화되는 ‘몫 없는 이들’은 비단 경제적으로 궁핍한 이들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아무것도 지니지 못한 이들에게도 보편적으로 허용된 몫으로서 누구나 지켜야 하는 가치로 여겨지는 ‘자유’를 잃은 모든 이들을 의미함을 확인하여 정치주체의 계쟁이 지닌 필연적 비극성과 영웅성을 함께 검토할 것이다. Ⅲ장에서는 「시간 여행」을 통해 1979년의 정치적 주체화를 둘러싼 기성세대의 내적갈등과 자식세대와의 외적갈등 속 대립 구조를 살펴, ‘몫 없는 이’가 아닌 ‘몫 있는 이’로서의 정치적 주체화가 형상화되는 방식을 검토한다. 현재로의 과거의 침범, 작품으로의 작가의 침범, 다른 갈래의 서사 양식의 침범 등으로 나타나는 갈림길 서사의 양식을 통해 텍스트 속 정치주체의 표류를 살필 것이다. 이러한 표류의 과정은 일탈적 글쓰기로서 의인화와 열거, 희곡 혹은 영화적 제시 등으로 그려지고 있으며, 이를 통해 기성세대가 지닌 ‘중산층으로서의 정체성’과 ‘민중으로서의 주체성’ 사이의 내적갈등이 형상화됨을 검토할 것이다. 또한, 소급적 시간성을 통해 인물이 겪는 내적·외적 대립의 연원에는 비극적 역사의 굴레를 끊고자 하는 염원이 흐르고 있음 역시 확인하고자 한다. Ⅳ장에서는 󰡔하얀 저고리󰡕의 외화를 통해 한국의 민주화 과정에 대한 사실적 재현으로써 정치주체의 승리란 가능한 것인지에 대한 주제의식을 살피고, 영웅적 정치주체가 승리하는 방식으로써 외화에 화답하는 내화를 통해 액자 서사가 기능하는 방식을 살핀다. 이러한 외화와 내화의 ‘문제-대답’의 형식은 선조와 후손의 관계라는 제시를 통해 정치주체의 ‘핏줄 따라가기’로써 우리 역사 속 정치주체의 영속적 성격을 드러낸다. 또한, 한국 근현대사에 실재했던 사건에 대한 ‘재현적 서술’과 먼 과거 백성들의 계쟁에 대한 ‘설화적 서술’의 회귀적 구성을 통해 우리 역사 속 정치주체의 계쟁이 지닌 당위성을 살펴볼 것이다. 나아가 민중 입장에서의 역사 서술의 필요성에 대한 역설을 통해 텍스트가 스스로 정치적 주체성을 획득하려는 노력 역시 확인해보고자 한다. 끝으로, 핏줄로 이어진 인물들의 반복적 형상화 방식을 분석함으로써 정치주체의 반복적 성격을 고찰함으로써 영웅적이거나 이상적인 정치주체란 존재하지 않을 것이며, 평범한 이들의 계쟁을 통한 해방 과정으로의 참여만이 이 세계의 부조리를 개선할 수 있다는 주제의식이 드러남을 검토할 것이다. 조세희의 세 작품에서 드러나는 정치주체의 형상화 방식을 살펴봄으로써 조세희의 소설적 문제의식이란 산업화 시대의 소외된 삶에 국한되는 것이 아닌, 이 땅의 모든 억압의 역사를 통틀어 자유와 권리를 외쳐온 이들의 삶으로까지 확장되고 있음을 확인하고자 한다. 나아가, 조세희가 추구하는 사회란 난장이가 꿈꾸던, 사랑으로 이루어진 세상과 같은 ‘이상세계로의 도피’와는 오히려 거리가 멀다고 할 수 있으며, 주체적 계쟁을 통한 민주성의 회복을 소망하는 정치주체로서의 민중의 입장에 가깝다는 것을 확인할 것이다. 조세희 소설 속 정치주체의 형상화 방식과 의미를 구명하는 데 대한 본고의 연구목적은 조세희의 소설이 정치주체의 형상화를 통해 자유와 권리가 회복되는 진정한 민주사회를 향한 민중의 열망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음에 대한 검토로써 확인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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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요약

The principle purpose of this research is to study the figuration of political subject in Cho Se-hee’s novels. The study will confirm that the theme is expressed through the figuration of political subject, and the meaning of political subject changes, and the way in which the fictional figuration changes together. The political subject in this study is based on terms of Rancière’s political philosophy. Based on this term, the study summarizes the characteristics of the political subject appearing in Cho Se-hee’s novels in three ways: First, conflicts among characters shaped as political subject appear in the form of ‘mesentente’, and their actions to resolve conflicts are shown in the form of ‘litige’. Second, the purpose of these characters is to ‘émancipation’, which is shown in a way that proves the possibility of a dispute in words. Third, in this process, characters stand at the intersection of identity, which is implied in the form of an ‘impossible identify.’ Chapter Ⅱ aims to identify the different identities of the conflict participants through A Small Ball Shot Up by a Dwarf. This difference in subjectivity is manifested in a series of narrative structures and multi-focus ways that consist of piecemeal stories. It will also note that the piecemeal stories share the social problems of the 1970s and the inequality, revealing the reality of the time when the ‘people without share’ were deprived of their freedom of political and economic activities by excluding them from the security order. Furthermore, the inevitable tragedy and heroism of the political subject’s litige is identified at the same time by making sure that the ‘people without share’ shaped in the text do not only mean the economically needy, but all those who have lost their freedom. Chapter Ⅲ examines the confrontational structure between the older generation and the younger generation over political subjectivization in 1979. Time Travel reveals the way in which political subjectivization is shaped as the ‘people with a share’ rather than the ‘people without share.’ This process is illustrated by personification, enumeration, play or cinematic presentation. This will shape the internal conflict between ‘identity’ as the middle class and ‘subcuetivity’ as démos of the older generation. In addition, retroactive timeliness can confirm that the internal and external confrontations suffered by the characters stem from their desire to break the cycle of tragic history. In chapter Ⅳ, a realistic reenactment of Korea‘s democratic process, which is revealed in the outer story in The White Jeogori, confirms the theme of whether a political subject’s victory is possible. As a way for heroic political players to win, we look at the way in which the frame narrative functions through the inner story which responds to the outer story. Furthermore, the emphasis on the need to narrate history from démos’s perspective confirms the text’s efforts to acquire political subjectivity on its own. Finally, the study will look at the repetitive character of political subject by analyzing the repetitive shapes of the characters that lead to bloodline. This will examine the fact that there is no heroic or ideal political subject, and only the participation of ordinary people in the process of liberation through litige can improve the absurdity of this world. The study will examine the way in which the political subject is shaped in the three works of Cho Se-hee, revealing that Cho’s fictional problem consciousness is not limited to the marginalized life of the industrial age, and also expanding to the lives of people who have called for freedom and rights throughout all of the history of oppression in the world. Furthermore, it will be confirmed that the society pursued by Cho Se-hee is different from the world of love, as dreamed by the dwarf, and more like démos as a political subject wishing to restore democracy through litige. The purpose of the study on the way and meaning of the political subject in the novel will be confirmed by the research of whether Cho’s novel talks about the people’s desire for a genuine democratic society where freedom and rights are restored through the figuration of the political subj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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