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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레오타입의 매체기호학적 연구 : 온라인디지털 텍스트에 나타난 ‘전업주부’를 중심으로

초록/요약

스테레오타입의 매체기호학적 연구 -온라인디지털 텍스트에 나타난 ‘전업주부’ 연구- 본고는 온라인디지털 글쓰기 공간에서 스테레오타입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사용되며, 이를 통해 어떤 효과들이 나타나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스테레오타입을 이론적 대상으로 정립하기 위해 기호학과 매체 이론의 관점에서 스테레오타입을 매체기호로 정의하고 스테레오타입의 매체기호학을 설계하고자 한다. 또한 이러한 설계의 이론적 타당성을 검증하기 위하여 2010년대 한국의 인터넷 텍스트 공간에서 문제적인 현상으로 지목된 여성혐오의 이데올로기적 기표, ‘전업주부’ 스테레오타입을 분석한다. 이러한 연구는 뉴미디어의 텍스트적 공간인 한국의 온라인디지털 텍스트 공간에서 왜 이렇게 스테레오타입이 많이 생산되고 소비되는가, 스테레오타입을 사용될 때 이루어지는 담론적 ․ 매체적 효과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했다. 이러한 질문에 답하고자 II 장에서는 온라인디지털 텍스트의 미디어리터러시를 규명하고, 그 안에서 스테레오타입은 어떤 자리에 놓일 수 있는지를 검토한다. 따라서 스테레오타입이란 무엇인가, 온라인디지털 텍스트는 어떤 텍스트인가의 문제로 되돌아가서 이 둘을 방법론적으로 연결하는 것이 II 장의 기획이며, 문제적 현상에 대하여 이론적으로 해결을 시도한다는 점에서 정치기호학적 기획이기도 하다. II 장에서는 스테레오타입이 어떻게 생성되는지를 의미론과 매체론으로 나누어서 스테레오타입 생산의 모델을 구축하고자 했다. 이때의 의미론과 매체론은 별도의 영역이라기보다는 스테레오타입 안에서 통합될 수 있는 층위의 개념에 가깝다. 스테레오타입의 의미론이 스테레오타입이 전달하는 이데올로기적 메시지가 어떻게 생산되는가에 대한 문제라면, 스테레오타입의 매체론은 이러한 이데올로기적 메시지가 스테레오타입의 물질적인 층위에 의해 어떻게 결정되는가에 대한 문제이다. 따라서 스테레오타입을 담화와 텍스트, 의미와 사물(기호의 물질적 층위)로 구성되는 매체기호로 재정의함으로써 스테레오타입이 어떻게 이데올로기적 담론을 생산하고 발화주체의 개인적, 집단적 정체성을 효과로 생산하는지 규명하고자 했다. 본고에서는 현실태로서의 텍스트적 공간인 특정한 커뮤니티에서 스테레오타입이 더 활발하게 생산, 소비, 재생산되는 것은 발화에 선행하는 발화주체의 정체성 때문이 아니라 미디어리터러시 때문이라고 보았다. Ⅲ장에서는 이러한 방법론에 기반하여 2010년도 초반부터 온라인디지털 미디어 공간에서 널리 생산, 소비된 ‘전업주부’ 스테레오타입을 분석했다. ‘전업주부’ 스테레오타입은 2010년대 온라인디지털 텍스트에서 만들어진 기혼여성에 대한 혐오발화의 일종이다. ‘전업주부’는 젠더 ․ 인종 ․ 경제적 계층 등 복합적인 범주에 관련된 스테레오타입이며, 담론을 생산하는 기표이자 대상을 왜곡하는 차별적 기표로서의 특성이 모두 드러난다는 점에서Ⅱ장에서 설계한 스테레오타입에 대한 일반론을 예증하기에 적절한 사례이다. 이러한 분석을 통해 얻은 잠정적 결론은 인쇄/기술 매체에서의 ‘주부’ 혹은 ‘전업주부’가 2010년대 비공시적 담론장으로서인 인터넷 공간에서 생산되고 소비될 때, 혐오발화적 성격이 더 강해지는 것은 온라인디지털 텍스트의 미디어리터러시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결론은 어떤 텍스트가 올드미디어의 리터러시와 뉴미디어의 리터러시 중에서 무엇을 매개하는가에 따라서 서로 다른 매체적 효과가 만들어진다는 점을 함축한다. 따라서 뉴미디어 리터러시에 기반한 스테레오타입의 경우, 더 이상 종전의 스테레오타입과 동일하다고 볼 수 없으며 더 나아가 스테레오타입이 해체되거나, 인터넷밈처럼 유사해보이지만 전혀 다른 매체기호로 전환된다고 본다. IV자에서는 ‘전업주부’를 스테레오타입이 아니라 ‘회절의 기호’로 다시 읽는 텍스트적 실천을 통해 스테레오타입의 해체 가능성을 모색한다. 이를 위해 스테레오타입의 매체적 효과로 구성된 개인의 정체성과 집단의 정체성이 온라인디지털 공간에서 서로 연결되고 충돌할 때, 네트워크상의 하위부족으로 서로서로 만났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에 대해서, 그리고 어떤 ‘말’을 건네야 하는지에 대해 전망해보았다. 그리고 그 속에서 개인 혹은 또 다른 하위부족으로서의 ‘전업주부’는 무엇을 이야기하고 무엇을 쓸 수 있는가에 대해서도 질문한다. ‘전업주부’ 스테레오타입이라는 하나의 사례만으로 스테레오타입의 일반론을 규명하고 이론적 타당성을 주장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보다는 ‘전업주부’ 스테레오타입이 어떻게 생산되고 소비되고, 재생산되고 해체되는지를 세밀하게 기술함으로써 이데올로기적 담론을 어떻게 해체할 수 있는지 텍스트적으로 실천해보고자 했다. 이러한 실천 속에서 ‘전업주부’는 기혼여성의 부불노동과 노동의 극단에 서 있는 플랫폼 노동자의 비물질노동과의 관계를 드러내고, 온라인디지털 미디어에서 글쓰기는 어디에서 시작해서 어디에서 끝나는지 등의 무한한 스펙트럼을 만들어내는 프리즘, ‘회절의 기호’로 다시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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