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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징권력과 불안정성의 공존 : 지상파 및 종편, 보도채널 비정규직 방송진행자 심층인터뷰를 중심으로

Coexistence of symbolic power and instability : Focusing on in-depth interviews of irregular broadcasters

초록/요약

화려해 보이는 겉모습과는 달리, 한국 방송업계에서 일하는 대다수의 방송진행자들은 비정규직이라는 불안정한 지위에 놓여있다. 열악하고 힘든 처우에도 불구하고 왜 이들은 차별을 감수하면서까지 이토록 방송업계에서 일하고자 하는 것인지, 왜 여전히 방송진행자가 되기 위해 과도하게 경쟁이 몰리는지에 대한 이유를 탐색하기 위해서 현직 방송진행자들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시행하였다. 기존의 선행 연구들은 방송업계의 여러 다양한 직군들의 업무 현황이나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다루기는 했지만, 방송진행자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룬 논문은 많지 않았고, 현존하는 논문들도 대부분 기술적인 측면에 대한 보고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본 논문은 선행 연구들을 발전시켜 그동안 제대로 논의되지 않았던 방송업계의 사각지대에 놓인 방송진행자들에 주목해 학문적 연구를 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본 논문은 방송진행자 집단 가운데 국내의 지상파 및 종편, 보도 채널에서 일하는 현직 비정규직 방송진행자들을 연구집단으로 설정하고 심층인터뷰를 진행하며 경험 자료를 수집하였다. 연구의 분석틀로는 ‘이중 노동 시장’의 ‘내부자·외부자’이론과 ‘셀레브리티(Celebrity)’, 피에르 부르디외의 ‘상징권력’을 사용했다. 이론적 배경을 토대로 인터뷰를 분석한 결과 비정규직 방송진행자들은 좋아서 하는 일이라는 것, 힘들고 치열한 경쟁을 뚫고 합격했다는 이유로 방송 일을 하면서 동반되는 경제적인 어려움이나, 열악한 처우와 같은 부수적인 상황들을 다 감수해야 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러나 이들 중 이러한 상황을 견디지 못하고 자신들의 불합리함과 차별들을 저항하는 이들도 있었고, 저항할 방법조차 모르는 이들도 있었다. 애초에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것을 알기 때문에 외면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결국 이들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극명하게 나뉘는 방송국의 이중 노동구조 속에서, 자신의 상황을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었고 각자 나름의 방식으로 살아남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었다. 어차피 쉽게 바뀌지 않을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나름대로 자신의 방향성을 찾아 나가고 고민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연구는 오늘날 한국 사회의 비정규직 문제를 방송업계로까지 확장해 화려함과 현실 사이의 괴리들을 짚어내기 위한 시도였다. 스스로를 ‘빛 좋은 개살구’라고 표현하는 이들은 저항, 순응 혹은 탈출이라는 방법으로 스스로를 합리화하면서 업계의 상황은 나아지지 못하고 악순환은 반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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