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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자정당의 적실성 : 경험적 근거를 중심으로

초록/요약

한국에서 정당의 쇠퇴, 유권자로부터의 유리는 주된 학문적 논의의 대상이 되어왔다. 정당이 개혁되어 새로운 면모를 보여야 신뢰를 회복하며, 정당정치가 활성화될 수 있다고 판단한 학계에서는 개혁을 위하여 ‘대중정당론’과 ‘유권자정당론’의 두 가지 모델을 제시하였다. 그러나 약 20여 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한국의 현실에 두 모델 중 무엇이 적합한지를 두고 논쟁을 지속했음에도 불구하고, 논쟁의 논리가 가시적인 도약 없이 정체되어 있으며 각 모델의 구체화와 발전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본 연구는 이러한 정체의 이유를 논쟁의 실증적 규명이 부족하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하고, 두 모델 중에서도 특히 대중정당의 시대착오적 성격을 비판하면서 ‘현실에 대한 적합성’을 강점으로 내세웠던 유권자정당 모델을 경험적으로 재검토하였다. 유권자정당론의 주장을 실증적 공간에서 재조명한 결과,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연구질문을 제시할 수 있었다. 첫째, 유권자정당론에서 주장한대로 한국에서는 무당파의 비율과 선거 유동성이 증가하고 있는가? 둘째, 유권자정당론자들은 인지적 동원 수준이 증가한다고 주장함에도 불구하고, 그 구성요소 중 하나인 정치적 관심은 감소한다고 보았다. 그렇다면 실질적으로 정치적 관심은 증가하고 있는가, 감소하고 있는가? 인지적 동원 수준에 관한 논의는 합의될 수 있는가? 결과적으로 유권자정당론이 주목한 인지적 무당파 집단의 비율은 정당의 생존전략의 유인이 될 만큼 충분한가? 마지막으로, 인지적 무당파 유권자들이 정당에서 제시하는 참여 기회에 참여할 유인이 있는가? 상기의 세 가지 질문에 대하여 실증적 자료를 통하여 확인한 결과, 회의적인 답을 도출하게 되었다. 무당파와 선거유동성, 인지적 동원 수준과 같은 유권자정당론의 환경적 진단도, 유권자의 직접 연계라는 대안도 지나치게 규범적 성격을 띠고 있으며 실증적 근거와는 다소 상충되는 모습을 보였다. 따라서 향후 유권자정당 모델의 적실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당위적 성격에서 벗어나 환경에 대한 경험적인 진단과 구체적이고 단계적인 개혁 유인을 제공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 본 연구의 귀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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