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청전> '시주 약속' 유형과 서사 변주 양상 연구
A Study on the Type of "Offering Promise" and Narrative Variation in <Shimchungjeon>
- 주제(키워드) 심청전 , 서사 , 변주 , 시주 약속 , 심봉사 , 유형 , 시선 , 화소
- 발행기관 서강대학교 일반대학원
- 지도교수 김현주
- 발행년도 2019
- 학위수여년월 2019. 2
- 학위명 석사
- 학과 및 전공 일반대학원 국어국문학과
- 실제URI http://www.dcollection.net/handler/sogang/000000064166
- UCI I804:11029-000000064166
- 본문언어 한국어
- 저작권 서강대학교 논문은 저작권보호를 받습니다.
초록/요약
본고는 고소설 <심청전> 이본(異本)을 대상으로 심청전에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시주 약속’ 장면을 유형화하고, 유형별 화소 결합 방식에 주목함으로써 심청전이 일정한 방향성을 가지고 후행 서사를 변주하고 있음을 확인하고자 했다. 또 각 유형에 두드러지는 세계관·인간상에 주목함으로써 고소설 <심청전>이 하나의 이름 아래 다양한 방식으로 향유·전승되어 왔음을 탐구하고자 했다. <심청전>과 같은 판소리 문학의 주요 특징 중 하나는 전승의 과정에서 기본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동시에 개별 작품마다 세부적인 변주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개별 작품에 나타난 미시적인 변화는 방향성을 가지고 누적되어 심청전 서사를 좌우하는 거대한 작동 양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이에 이 글에서는 심청전에서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구체적인 요소에 주목하여 그것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으며 그 의미는 무엇인지 밝히고자 했다. 본 연구에서 주목한 요소는 바로 ‘인물의 성격’이다. 심봉사는 심청과 함께 <심청전>이라는 작품을 이끌어가는 주동인물이면서 심청과 달리 이본마다 성격 변화의 폭이 매우 큰 인물로, <심청전>의 서사 변주 양상을 읽어낼 수 있는 하나의 기준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심청전 작품군은 심봉사의 성격에 따라 분파되는 경향을 보이는데, 특히 심봉사의 문제적 행위가 제시되어 있는 ‘시주 약속’ 장면은 심청전 서사가 갈라지는 첫 분기점 역할을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 장면에 나타난 심봉사 성격에 따라 후행 서사의 변주 양상이 일정한 패턴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러한 점은 판소리 문학만의 서사적 방침을 가정할 수 있는 부분으로, 본고는 판소리 문학의 이야기 전개 방식과 서사적 변주 양상을 일반화하는 시학을 타진할 수 있는 출발점으로, ‘시주 약속’ 장면을 유형화하고 후행 서사와의 관계를 면밀히 고찰하고자 했다. 본고의 연구 내용을 논의 순서에 따라 간략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II장에서는 심청전 이본을 심봉사의 시주 약속 행위를 구현한 양상에 따라 분류하였다. 크게 네 가지의 유형이 도출되었는데, 시주 약속 행위가 이루어졌다는 사실만이 서술자의 언급으로 나타나는 ‘단순수락형’, 심봉사 시주 약속 행위에 대한 모종의 평가가 서술자의 발화라는 형태로 나타나는 ‘개안반겨듣기형’, 시주 약속 과정에서 심봉사의 지키지 못할 약속에 대한 단언이 나타나는 ‘앉은뱅이발언형’, 시주 약속의 주체자가 심봉사에서 심청으로 완전히 이동한 ‘심청시주약속형’이 이에 해당한다. 특히 이 네 유형들은 ‘비판적 시선’과 ‘유희적 시선’이라는 자질을 축으로 한 좌표평면에서, 자질을 보유하고 있는 상대적인 정도에 따라 비교적 뚜렷하게 구분되는 하나의 위치를 점하고 있었다. ‘비판적 시선’과 ‘유희적 시선’은 판소리 문학인 심청전의 서사 전개 방식에 어떠한 방침이 있을 거라는 본고의 가정 하에 세워진 개념으로, 각 유형은 연속체(continuum)의 성질을 가진 두 자질의 연속선상에서 그 자질을 보유하고 있는 상대적인 정도에 따라 하나의 위치를 점하고 있었다. III장은 II장에서 도출된 네 가지 유형을 토대로 각 유형별 화소 결합 특징을 살펴보았다. ‘단순수락형’의 경우 시주 약속 대목에 관상화소가 결합한다는 점, 다른 유형에서 서사 관습적으로 사용되었던 적강화소의 기능이 확장되어 나타난다는 점, 뺑덕어미 삽화가 매우 축소되어 결합하거나 이 삽화를 포함한 황성행 단락이 아예 소거된다는 점이 특징적이었다. ‘개안반겨듣기형’의 경우 매신대목에서 심청의 거짓말 화소가 여러 차례 반복적으로 결합한다는 점, 예언적 성질을 가진 득몽화소의 기능이 잔존해있다는 점, 뺑덕어미 삽화가 결합하기는 하지만 모두 타의적인 결연 형태로 이루어져있다는 점, 황성행 단락에서 의복 도난 삽화가 아닌 목동 삽화가 선택적으로 결합되었다는 점이 이 유형만의 특징이었다. ‘앉은뱅이발언형’의 경우 이별대목을 시작으로 서사 곳곳에 타인비방화소가 부착되었다는 점, 장승상부인 삽화 속의 수양녀제안화소가 결합하고 있다는 점, 황성행 단락에서 목동삽화가 탈락하고, 의복도난 삽화, 방아타령 삽화 등 심봉사의 파탈적인 면모가 강하게 드러나는 삽화들이 대거 결합한다는 점이 특징적이었다. ‘심청시주약속형’은 황성행 단락의 삽화 결합 패턴이 깨지면서, 결합되는 삽화 수는 줄어들지만 삽화 내 장면이 확장된다는 점이 특징적이었다. 특히 ‘심청시주약속형’의 대표 이본인 신재효본의 경우 뺑덕어미 삽화의 장면이 확대되는데, 심봉사와 뺑덕어미의 타령놀음이라는 연행적 성격을 가진 요소가 결합한다는 점이 특징적이었다. III장의 작업을 통해 II장에서 도출된 유형들이 후행 서사 변주에 있어서도 전혀 다른 전개 양상을 보인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각 유형별 특징으로 나열된 화소 결합 양상은 판소리 문학인 심청전의 일정한 방향을 가지고 서사를 전개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게 하였다는 점에서 더욱 의의가 있다. 위와 같은 연구과정을 통해 본 논의는 판소리 문학으로서의 <심청전> 연구에 있어 다음과 같은 의의를 지닐 수 있다. 첫째. 본 논의의 일차적인 목적은 ‘시주 약속’ 장면에 드러난 심봉사를 향한 시선이 서사 전반의 화소 결합과 담화 방식에서도 지속되는지 확인하려는 것에 있다. 이 과정은 심봉사를 향한 감정이 서사를 구성하는 요소들을 첨가·탈락, 확장·축소시키는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해당 작업을 통해 판소리계 소설이 서사를 구축하는 방식을 새로운 시각으로 조망하기를 기대한다. 둘째. 본 논의는 <심청전> 이본군을 일단 모두 공시적 위치에 두고, 오직 서사 국면으로만 심청전의 변주 양상을 살펴 유형화하고자 한다. 이러한 작업은 최근 연구들이 심청전 내 인물의 명명법에 따라 이본들의 통시적 분류를 선행한 것과는 변별되는 지점이다. 해당 작업을 통해 본 논의가 심청전 이본의 계열을 논하는 또 다른 시작점을 제공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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