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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일반신본풀이와 제의의 파토스 담론 연구 : A Study on Shamanism Myth and Ritual in Jeju Island Through Pathos Discourse

초록/요약

이 논문은 제주도 무속신화와 제의에서 나타나는 파토스에 주목하여 파토스 중심의 신화 생성과 그 담론의 의미를 밝힌 것이다. 파토스는 신화와 제의에서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요소로써, 제주도 무속 문화를 이해하는 핵심적인 기제(機制)가 된다. 파토스로부터 제의가 실현되는 본질을 밝히고 신화가 담지하고 있는 선조건 층위(level of preconditions)의 의미를 탐색한다는 점에서 파토스 중심의 신화 연구는 그동안 학계에서 주목했던 뮈토스나 로고스 중심의 연구와는 차별을 둔다. 본 연구를 통해 무속신화와 제의에서 파토스는 부수적인 것이 아니며, 뼈대를 이루고 있는 담론의 위상을 확인하였다. 본고는 신화· 제의에서 파토스의 역할과 그 가치의 중요성을 인식하며 파토스의 논리를 해명하는 것에 주력했다. 파토스의 기본적인 특성상 그것이 ‘분절이 어려운 기질의 덩어리’라는 점에서 이를 일관적인 논리로 모델화하여 기술하는 작업이 요구된다. 이 경우 정념의 기호학적 방법론(The Semiotics of Passions)을 원용하여 본고에서 내세우는 가설을 검증할 수 있었다. 신화적 존재에게 부여된 정념은 행위를 추동하는 신성함의 동력으로 작용하고, 인간이 모시는 신은 과업을 받아 인간을 위해 신직을 수행한다. 나아가 그 신을 호출하는 제의에서 특정한 파토스 담론을 생성하여 그것이 사회, 문화적인 담론을 구축하는 데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보았다. 이를 바탕으로 본고에서 다루고 있는 각 장의 논의 내용은 크게 파토스의 기호작용과 신화· 제의의 정념 구조 분석, 끝으로 문화적 의미에 관한 고찰로 연결되어 있다. 2장에서는 신화와 제의에서 파토스가 운용되는 기호 작용의 원리를 탐색한다. 본풀이는 언어로 이루어진 신화이면서 동시에 신의 ‘본(本)을 푼다’는 제의 행위를 수반한다. 신화와 제의가 빚어내는 담론의 의미들은 파토스라는 해석 행위를 반드시 요구하는데, 이때 파토스는 신화와 제의를 신성한 이야기이자 제의 목적을 실현할 수 있다는 믿음의 해석체로서 기능한다. 이때, 제의는 인간들의 기구(祈求)사항을 신께 알리고, 문제 상황의 해결을 염원하는 보편적인 믿음의 파토스를 갖게 한다. 본풀이에서 신화적 주인공의 양태 장치들(Modal Arrangements)은 제의의 담론에 소환되어 파토스의 담론 생성에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제의의 목적과 본풀이의 내용의 상관성이 명확하지 않은 본풀이는 매우 약한 코드(Weak Code)로 제의의 내러티브를 구성한다. 2장의 논의는 큰굿 전체의 제의 맥락을 고려하여, 신화의 정념과 제의의 정념이 빚은 파토스를 네 가지 유형으로 분류하였다. 신화에서 신직을 받아 과업을 수행하는 신화적 존재를 정념 주체라고 할 때, 이들의 수행을 방해하는 반-주체와의 관계에서 정념 주체가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가에 따라 대결의 양상과 비-대결의 양상으로 나눌 수 있다. 마지막으로 파토스의 전달을 위해서 다양한 기호를 사용하는 무당의 몸을 정념이 위치한 현존의 장으로 보고, 그 내면의 몸이 갖는 의미를 살펴보았다. 무당의 몸을 구성하는 다양한 기호들 중에서 물리적인 몸은 그의 자의식에 의해 가려지고, 무당의 몸은 신의(神意)를 전달받는 수신자이면서 동시에 발신자로서 제의의 정념을 발현한다. 이를 정념의 도식 다섯 단계에 따라 정념의 생성과 변형의 과정을 논의하였다. 3장에서는 제의를 중심으로 파토스 담론의 생성 과정과 그 논리를 이해하는데 주력했다. 앞서 본풀이의 분류에서 확인한 네 가지 양태 양상들은 제의에서 ‘생(生)’, ‘악(惡)’, ‘풍요’, ‘액운(厄運)’에 대하여 파토스를 갖게 한다. 본풀이에서 신화적 주인공이 대결의 과정을 거쳐 과업을 받는 것은 신의 절대적인 위엄(威嚴)을 드러내고, 신직과 관련한 역량 획득의 과정을 보여준다. 그 결과 대결이 빚어낸 일련의 갈등과 해결의 과정은 일종의 제의적 사건으로 이해할 수 있다. 반면 신화적 존재의 타고난 기질과 성향에 의해서 빚어진 정념 또는 정념 주체를 둘러싼 외부의 상황으로부터 얻게 된 정념의 경우에는 신화적 존재에게서 더욱 강한 열정을 엿볼 수 있다. 3장의 논의에서 정념이 신화적 존재가 추구하는 가치와 관계하며, 정념에서 비롯한 행위들은 신성한 자질 및 신의 직능(職能)과 무관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었다. 4장의 논의는 신화와 제의를 전승하는 담화 공동체에 주목하여 파토스로부터 무속 신앙 및 무속 문화 형성에 기여하는 담론의 메시지를 확인하였다. 파토스의 담론이 강하게 지속될수록 종교적, 사회적, 문화적으로 무속이 갖는 담론의 위상은 높아진다. 파토스 담론에 기대어 형성되는 공동체의 절대적인 신념이 무속 문화의 본질을 이룬다고 하겠다. 논의 결과 다음의 세 가지 결론을 얻었다. 첫째, 파토스의 힘은 무속 문화 형성에 배경이 되며 신앙 공동체의 유대감을 공고히 하는데 기여한다. 제의 참여자들은 제의의 메시지를 자기 수용적 지각(self acception perception) 을 통해 이해하며, 파토스는 이러한 지각의 반응을 일으키는 요소로 기능한다. 이로부터 무속 문화의 관습과 질서를 스스로에게 확립시키는 메시지를 전한다. 둘째, 신화와 제의가 갖는 의미 요소들을 파토스로 수용할 때, 단지 인식의 측면만을 아우르는 것이 아니라 행위의 준거로 작용하여 특정한 문화 규범을 낳는다. 이 규범은 고정성과 불변성을 지닌 확고한 내용 체계에 의해 규정되는 것이 아니라, 파토스가 지닌 신념으로부터 인간 세계의 경험이 통제되면서 질서 잡힌다. 우리가 금기(禁忌)를 지키는 것은 금기시 하는 내용을 아는 것에 있지 않고, 기피하고자 하는 ‘불쾌감’의 정념을 따르는 것이다. 셋째, 제의는 궁극적으로 개인이 기원하는 바를 충족시키는 만족감뿐만 아니라 집단의 문제 해결과 공동체의 사회적 승인에 기대어 가치를 지닌다. 빅터 터너에 따르면 사회를 지탱하는 규범과 규칙들 사이에서 균열이 발생하면 공동체의 위기가 찾아오는데, 제의는 공동체의 위기를 극복하게 해주는 일종의 사회극(social drama)의 성격을 지닌다. 공동체의 분열을 막고 화해를 모색하기 위해서 파토스의 논리는 윤리적인 당위성 보다 선행하며 사회 질서의 토대로 기능한다. 이상과 같이 본고는 신화, 제의에서 담론의 의미가 출현하는 새로운 층위를 분석하였으며, 종래의 연구 대상에서 제외되었던 논의의 공백을 채웠다는 점에서 의의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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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요약

This study discusses on the meaning of creation of myth and its discourse, focusing on Pathos appeared in shamanism myth and ritual in Jeju Island. Pathos is a factor which is unconditionally required in myths and rituals. This is core mechanism to understand shamanism and its culture in Jeje Island. Mythical study based on Pathos is different from a number of preexisting studies focusing on Mythos or Logos which have been normally accepted in academic field as they seek the essence of rituals realized in Pathos and search the level of preconditions’ meaning in myths. As the result of this study it is found that Pathos is rather a backbone than a subsidiary to discourse in shamanism myths and rituals. This study concentrates on explanation of the logic of Pathos, recognizing the importance of the role and value of Pathos. Pathos is some kind of mass that is undividable by nature. From that perspective, it is required to describe the model of coherent logic of Pathos. In this case, the methodology of the semiotics of passions is applied in order to verify a hypothesis this study argues. Passions granted to mythical being works for motivation of holiness which gives a impetus to action. The god, people worship, fulfills his obligations for people. Furthermore, it is argued that the rituals, in which people call the god, creates a certain Pathos discourse which influences on establishment of a social and cultural discourse. In these contexts, each part of the dissertation deals with a semiotic process of Pathos, structural analysis on passion of myth and rituals and, in the end, deep study on cultural meaning of it. In chapter 2, principles of semiotic process, where Pathos is managed in myth and rituals is discussed. This is a myth which is consisted with language and, at the same time, actions of rituals. The meaning of discussion created by myth and rituals certainly requires Pathos, the interpretation. Here, Pathos works for interpretation of belief that the aim of ritual, a holy story, will be realized. Rituals express wishes of people to god and let people have general Pathos of belief to salve the problems. This discussion starts from the prerequisite that modal arrangement of mythical characteristics in bonpuri is called in discourse of rituals and influences on the creation of discourse of Pathos. bonpuri, which has weak interrelationship between the aims of rituals and contents of bonpuri, has a very weak code to consist of narrative of rituals. The main theme of chapter 2 divides Pathos into four categories which is made of passions of rituals and myth, considering the contextof wholerituals.In Myth, the subject of passion is metical being, who performs the god’s obligation. Phenomenon is divided into two: confrontation and non-confrontation. This depends upon the situation of subject of passions in the relationship between subject and anti-subject, who interrupts god’s performance. This study also seek the meaning of internal physical body of shaman, who use various signals to deliver Pathos, as a venue where the passions place. Physical body among various signals consisting of the body of shaman is covered with his sense of identity. The body of shaman, as a receiver of god’s will and, at the same time, as a sender, reveals the passions of rituals. According to five phases of diagram of passions, creation and process of change of passions is discussed. Chapter 3 mainly focused on understanding the creation of Pathos discourse and its logic based on rituals. Four modal arrangements identified in bonpuri categories above have Pathos about life, evil, abundance, misfortune in rituals. In bonpuri, Mythical main characteristic is assigned his obligation through the confrontation. This shows the absolute dignity of god and process of acquisition of capacity related to god’s obligation. In consequence, the process of conflicts and solution caused by confrontation is understood as a kind of rituals. On the other hand, in case of passions of natural tendency of mythical being or passions given from the environment of the subject, mythical being shows stronger passions. As a result, it is found from the discussion in chapter 3 that passions are related to the value, mythical being seeks, and actions including passions are also related to sacred gift and function of god. In chapter 4, message from discourse is identified that contributes to shaman faith and culture from Pathos focusing on discourse community which passes down the myth and rituals. The stronger discourse of Pathos is, the higher religious, social and cultural status shaman has. The essence of Shaman culture is the absolute faith of community consisted based on Pathos discourse. There are three key point found from the discussion First, shaman culture is formed leaning on the authority of Pathos. It also contributes to consolidate a sense of fellowship of faith community. Participants in rituals understand the message of rituals throughself-acceptance perception. In this process, Pathos works as a catalyst. Pathos deliver the message confirming convention and order of shaman culture, having self-acceptance perception. Second, as semantic elements of myth and rituals are accepted for Pathos, it rather operates as standard of action and creates cultural norms than only covers with awareness. This norm is not confirmed by certain contents which is fixed and unchangeable. The order is rather fixed as the faith from Pathos rules over experiences of people. Taboo is a taboo not because of the real contents but because of the displeasure people try to avoid. Third, rituals has its value depends upon social approval of community and group problem solving as well as the satisfaction, meeting individuals’ wishes. According to Victor Turner, communities face crisis when there is a crack among norms and rules. In this moment, rituals have a characteristic of social drama which have a power to overcome the crisis. The Logic of Pathos precedes duty of ethics in order to seek reconciliation and prevention breaking up of community. It works for foundation of social order. As explained above, this study analysis on new level which is revealing meaning of discourse from myth and rituals. This is meaningful as it fills vacuum that has not been deeply studied yet. The vaguemeaning level of tension and sense is described by stages here by suggesting the methodology of semiotics of passions. Through this, hypothesis of discourse which embodies myth and rituals is established and verifi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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