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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공간에서의 데이트폭력 피해경험 공유에 대한 여성학적 분석 : 신자유주의 시대의 여성혐오 현상에 주목하면서

An analysis from the women's studies perspective on sharing the dating abuse victimization experiences in cyberspace (online): Focusing on the misogynistic phenomenon in the period of Neo-liberalism.

초록/요약

이 논문은 사이버공간에서 공유된 데이트폭력 피해경험의 여성주의적 함의에 대한 연구이다. 친밀한 관계에서 일어나는 일상적 폭력인 데이트폭력을 신자유주의 시대의 여성혐오 현상과의 관련성 속에서 분석하고, 특히 이러한 경험들이 주변화된 여성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공론장인 ‘사이버공간’에 게시되었다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 동시대를 살아가는 다른 이들과의 연대 가능성을 살피고자 하였다. 이 연구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로, 피해 여성들은 연애 관계 안에서 다양한 양상의 폭력을 경험했다. 가장 많은 여성들이 호소한 피해는 성적 침해에 관한 것으로, 동등한 성적자기결정권을 가진 존재로 상정되는 ‘개인’들이 가부장제에서 사회화된 ‘남성’과 ‘여성’으로 연애각본에 따라 연애를 수행할 때, 여성들은 실질적으로 성적자기결정권을 행사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하나는 여성의 일상에 대한 강압적 통제이다. 성차별적인 규범에 기반하여 상대의 인간관계나 일정을 간섭하고, 외모를 지적하는 등의 일상적, 강압적으로 여성을 통제하는 행위는 여성이 자신의 삶에서 자율권을 상실하게 만들고 스스로를 무가치하다고 생각하게 하여 여성이 폭력적 상황에서 벗어나는 것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마지막 하나는 신자유주의 시대의 여성혐오와 관련하여 두드러지는 폭력 양상이었다. 미래가 불안한 상황에서 여전히 가부장의 권력을 잡고 싶어 하는 남성들은 데이트 비용 분담과 같은 문제에서 여성에게 ‘김치녀/개념녀’의 여성혐오적 프레임을 씌움으로써 여성들을 통제하고자 하였다. 두 번째로, 피해 여성들은 자신의 과거 경험을 현재의 관점에서 재해석하고 있었다. 이들은 당시에 상황을 폭력으로 인지하지 못했던 이유를 폭력을 사랑으로 포장하는 연애각본, 실질적 보복에 대한 두려움,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성차별적인 사회 규범 등으로 규정하여 과거의 자신을 위로하였다. 또한 수동적이고 무기력한 피해자로만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지지 기반이나 페미니즘 담론 등을 이용하여 적극적으로 경험을 재해석하고 달라진 자신을 인식하며, 과거의 경험을 지금의 삶에 통합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세 번째로, 자료의 배경인 ‘사이버공간’은 다양한 여성들의 경험이 발화되고 이용자들이 서로 위로와 지지를 보내며 서로 상호작용하는 공간으로서, 여성 연대의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용자 여성들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같은 여성으로서 피해여성의 글에 공감하고 함께 분노하며, 데이트폭력을 개인적인 일이 아닌 사회적인 문제로 인식하여 공적 담론으로 확장시켰다. 이러한 연구 결과들을 통해 친밀한 관계에서 일어나는 데이트폭력이 폭력으로 인지되기 어려운 지점이 무엇인지, 그럼에도 이후에 당사자 여성들이 자신의 경험을 폭력으로 규정하고 서사적으로 이야기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이들의 피해생존자로서의 행위성은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알 수 있었다. 또한 이것이 사이버공간이라는 공적 공간에서 공유됨으로써, 여성들의 새로운 연대의 방식을 찾았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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