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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화 시대와 한국사회의 근면 : 사회경제적 지위를 중심으로

초록/요약

근면은 개인의 본성과 개성의 발로인 동시에 학습을 통해 내면화된 심리적 태도이다. 보상을 바탕으로 근면이 형성된다는 일반적인 견해와 달리, 후기 근대의 개인화에 대한 논의들은 사회경제적 위험의 지각이 개인의 근면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그러나 개인이 처한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라 기회와 보상의 수준이 상이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에 근면을 조정하는 개인화의 위험의 영향 또한 차등적으로 배분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본 연구는 2014년 한국종합사회조사 자료와 구조방정식 모형을 통해 보상공정성, 지각된 위험, 사회신뢰가 결과기대감을 매개하여 근면에 이르는 경로를 분석한다. 본 연구의 목적은 근면에 이르는 경로에서 결과기대감의 매개효과, 지각된 위험이 근면에 미치는 영향, 사회경제적 지위 차이에 따른 잠재평균과 경로계수의 효과크기를 평가하는 데 있다. 분석결과, 먼저, 학습과 경험으로 형성된 결과기대감은 경로모형에서 근면에 이르는 경로는 부분 매개하고 있었다. 근면은 보상공정성과 지각된 위험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뿐 아니라, 외생변인의 자극과 무관하게 결과기대감에 의해 증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지각된 위험이 근면에 이르는 경로에서 경쟁적 매개상태를 나타냈다. 근면에 부적 영향을 미치는 직접경로와 상반되게, 지각된 위험이 근면에 이르는 간접경로에서는 결과기대감의 긍정성을 매개로 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마지막으로,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라 근면의 형성원리에서 집단차이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상위집단의 경우 다른 집단 대비 보상공정성, 사회신뢰, 결과기대감이 모두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위집단의 경우 결과기대감이 근면에 이르는 경로계수의 크기(.221)는 보상공정성(.028)과 지각된 위험(0.33)의 간접 경로크기를 훨씬 상회하여 근면의 학습적 경향성이 두드러지는 것을 확인하였다. 하위집단의 경우 가장 낮은 보상공정성(-.329)와 사회신뢰(-.114)를 나타냈으며, 결과기대감의 직접경로(.337)과 지각된 위험의 직접경로(-.133)과 간접경로(0.33)이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후기 근대 개인화 시대의 근면형성에 대한 몇 가지 결과를 제시한다. 첫째, 근면은 학습된 습관인 동시에 현재의 이해관계에 의해 지속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근면은 현재의 사회와 경험의 변화에 따라 끊임없이 재구성될 가능성이 높다. 둘째, 사회경제적 위험은 역설적으로 낙관적인 결과기대감과 근면을 촉진시키는 요인으로 기능한다. 이러한 결과는 후기 근대의 개인화 담론 내 사회경제적 위험과 주체의 행위의 관계에 대한 논의를 실증적으로 지지한다. 마지막으로 동일한 거시적 사회구조 속에서도 개인이 처한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라 근면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과 발현구조는 차이를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 본 연구는 횡단연구로서 장기적인 근면의 형성과정을 추적할 수 없었다는 점, 주관적 안녕이나 우울 등 관련 변인들이 부재하다는 점에서 한계를 지닌다. 추후 장기적인 종단연구, 대상중심적 접근에 따른 유형분류, 다양한 영향변인들의 고려를 통해 오늘날 개인화 시대의 근면에 대한 다양한 분석이 시행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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