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디지털 저널리즘의 사회적 형성 : 디지털 뉴스의 상품화 과정에 대한 역사적 연구
The Social Shaping of Korean Digital Journalism: Historical Study on Commodification Process of Digital News
- 주제(키워드) 저널리즘 , 디지털 , 디지털 뉴스 , 상품화 , 역사
- 발행기관 서강대학교 일반대학원
- 지도교수 김균
- 발행년도 2017
- 학위수여년월 2017. 8
- 학위명 박사
- 학과 및 전공 일반대학원 신문방송학과
- 실제URI http://www.dcollection.net/handler/sogang/000000062247
- 본문언어 한국어
- 저작권 서강대학교 논문은 저작권보호를 받습니다.
초록/요약
이 연구는 한국 디지털 저널리즘의 역사적 형성 과정에 대한 분석을 통해 오늘날 저널리즘의 성격을 명확히 이해하고 디지털 저널리즘의 대안적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기획이다. 한국 디지털 저널리즘의 성격은 디지털 기술의 일방향적 영향에 의해 선험적으로 결정된 것이 아니라 기술과 사회적 맥락 간의 유기적 연관성 속에서 복합적으로 구성된 것이다. 오늘날 저널리즘을 역동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는 디지털 기술은 사회적 진공 상태에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며, 다양한 사회적 힘들이 교섭과 각축을 벌이고 이해관계 세력들이 여러 층위에서 개입하여 만들어낸 역사적 구성물이다. 이 연구는 탈맥락적인 디지털 기술이 내재적 논리에 따라 저널리즘을 일방적으로 변모시키는 단선적 관계를 전제로 하는 주류 담론의 기술결정론적 시각에 대한 대안적 인식을 제공한다. 또한 이 연구는 오늘날의 디지털 저널리즘 형성에 영향을 미친 사회적 힘들을 밝혀내고 그들을 재배치함으로써 저널리즘이 당면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토대를 마련하고 ‘대안적인 디지털 저널리즘’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이 논문은 비판적 정치경제학과 비판적 담론분석을 결합시킨 문화정치경제학의 방법론적 틀을 원용하여 한국 디지털 뉴스의 상품화 과정을 분석하였다. 정치경제의 문화적 착근성을 주장하며 사회적 삶의 기호적 측면과 구조적 측면 간 절합 과정에 주목한 문화정치경제학은 특정한 담론이 변이-선택-보전-강화의 4단계 진화적 메커니즘을 거쳐 물질화·현실화되는 역사적 과정을 분석한다. 이 연구는 사회적 상상의 개념을 매개로 디지털 기술이 다양한 가능성을 가진 복합적 기술에서 특정한 헤게모니적 기획으로 변모되는 담론적 다이내믹을 복원했다. 디지털 기술은 지배권력에 의해 설계되는 지배적인 사회적 상상과 대항세력에 의해 기획되는 대안적인 사회적 상상 간의 헤게모니 각축에 의해 끊임없이 변화하였다. 이 연구는 국가-시장-시민사회 간 관계의 끊임없는 재구성 속에서 한국 사회구성체의 성격 및 담론적 헤게모니가 변화하는 과정을 통하여 디지털 기술의 진화 과정을 추적하였다. 결과적으로 디지털 기술은 기존에는 상품화가 불가능했던 일상 속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영역까지 시장 교환을 확장시키면서 인간의 삶과 사회관계 전반이 상품화되는 현상을 매개하는 방향으로 진화하였다. 이러한 현상을 ‘커뮤니케이션의 상품화’로 규정할 수 있다. 디지털 기술은 플랫폼을 통하여 커뮤니케이션을 상품으로 전환시킴으로써 자본이 이용자들의 능동적 활동을 전유하고 가치를 증식하는 과정에서 핵심적 역할을 수행했다. 커뮤니케이션의 상품화는 과거에는 시장 교환에 들어갈 수 없었던 우리 삶의 가장 미시적인 관계와 실천까지 자본이 침투하여 시장의 지배력이 우리 삶의 가장 미시적 영역과 사회관계 전체로 확장되는 의미를 갖는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뉴스는 자본주의 생산양식이라는 정치경제적 조건의 영향 속에 존재할 수밖에 없으며, 이 점은 한국의 디지털 뉴스 역시 마찬가지다. 이 연구는 한국 저널리즘의 변화를 한국 자본주의의 거시적·장기적 변동에 대응한 결과로 이해하였다. 지난 20여 년에 걸쳐 한국의 산업자본주의는 축적의 위기에 직면한 자본의 계급 권력 회복 전략과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커뮤니케이션의 상품화에 의하여 정보자본주의라는 새로운 질서로 이행하였으며, 오늘날의 한국 사회는 정보자본주의가 안정화 단계에 접어든 상태로 볼 수 있다. 자본이 디지털 기술을 통하여 일상의 미시적 영역까지 상품화하고 배타적 계급 이익을 도모하는 정보자본주의 체제에서 민주주의와 자본주의 간 타협의 산물로 수립된 민주적 자본주의는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이 연구는 이러한 인식 아래 지금까지 진행된 저널리즘의 디지털화를 커뮤니케이션이 상품화되는 정보자본주의 체제에 대응하는 뉴스의 상품화로 재규정했다. 또한 오늘날 진행되고 있는 상품화는 뉴스 상품의 성격을 근본적으로 전환시킨다는 점에서 매스미디어 시대에 진행되었던 상품화와는 차별화되는 특수한 상품화라고 주장했다. 산업자본주의 시대에도 뉴스는 상품이었지만, 기존 뉴스 상품은 전통적 규범 모델의 헤게모니 아래에서 저널리즘적 가치와 비즈니스적 가치의 균형을 도모하고 민주주의 사회와의 조화를 추구하였다는 점에서 경합적 상품이라는 특수한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모든 것을 상품화하는 정보자본주의 체제에서 뉴스의 탈상품화된 영역들은 남김없이 상품화된다. 양질의 저널리즘을 통해 사회적 주목과 영향력을 확보하여 광고주를 유입시키는 산업자본주의 시대의 저널리즘 수익 모델이 플랫폼 중심의 디지털 뉴스 생태계로 인해 파괴되면서 뉴스 생산을 규정하는 원리로서 전통적 규범 모델은 해체되고 있다. 그 결과 저널리즘과 민주주의는 분리되고 뉴스는 경합적 상품으로서의 성격을 잃어가고 있다. 디지털 뉴스의 상품화는 다른 상품들과 구분되는 뉴스 상품만의 특수성을 상실하는 성격의 상품화이다. 이는 우리에게 익숙한 형태의 저널리즘이 소멸되고 새로운 저널리즘 양식으로의 변환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 연구는 이러한 관점에서 최근 뉴스 미디어들이 진행하는 디지털 혁신 전략과 이를 뒷받침하는 혁신 저널리즘 담론을 비판적으로 검토하였다. 전통적 규범 모델을 대체하는 새로운 규범 모델로 부상하고 있는 이들 담론은 특정한 방향으로의 디지털화가 필연적 숙명인 것처럼 주장하지만, 이는 뉴스의 상품화를 정당화하는 정보자본주의 체제의 이데올로기에 불과하다. 끝으로 이 연구는 다른 성격의 디지털 정보사회와 디지털 저널리즘이 가능하다는 대안적 상상 아래 상품화가 아닌 민주주의를 매개하는 새로운 디지털 기술을 구성하고 저널리즘과 민주주의를 재접합하기 위한 노력을 촉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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