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상세

일본군 '위안부' 만화와 사회적 기억 : <꽃반지>와 <나비의 노래>를 중심으로

Cartoons Based on Military Sexual Slavery by Japan and Social Memory: Focused on <Flower Ring> and <Butterfly Song>

초록/요약

1930년대부터 1945년 일본의 패망까지 일본에 의해 전쟁에 동원되어 성노예를 강요받았던 일본군 ‘위안부’는 반세기가 지난 지금까지 기록물과 재현물을 중심으로 계속 쓰여 지고 있는 역사이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알리기 위해 여성가족부에서는 메시지 전달력과 대중파급력이 높은 만화매체를 활용하여 일본군 ‘위안부’ 만화를 기획하였다. 여성가족부와 민간의 협력을 통해 제작된 20여 편의 만화들은 프랑스 앙굴렘 국제만화페스티벌에 전시된 이후 국내외 전시와 출판이 이어졌다. 본 연구는 만화의 사회적 인지도와 내러티브의 장점을 고려하여 일본군 ‘위안부 만화 <꽃반지>와 <나비의 노래>를 분석대상으로 하였다. 역사는 집단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사회적 기억장치이며, 집단의 기억은 사회적 기억을 구성하는 바탕이 된다. 사회적 기억은 과거 사건들에 대한 현재적 관점의 재구성을 통하여 형성된다는 점에서 현재 사회의 담론과 사회의 지배적 이데올로기 등을 포함하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제기된 이후 학계와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연구가 진행되었고, 이러한 연구 결과가 일본군 ‘위안부’ 만화의 내러티브와 이미지에 반영되었다. 이와 같은 배경에서 본고는 일본군 ‘위안부’ 만화 <꽃반지>와 <나비의 노래>를 통해 한국 사회에서 어떤 방식으로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기억이 형성되었는지 확인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꽃반지>와 <나비의 노래>는 한국 사회가 일본군 ‘위안부’를 기억하고 있는 방식을 담고 있으며,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사회적 기억의 책무를 독자에게 전달하고자 한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피해자 개인의 문제를 넘어서 민족의 문제로 사회에서 받아들여지고 있다. 개인의 피해가 민족적 피해로 상징화되면서 ‘피해자의식 민족주의’가 나타나기도 한다. 이전 시기의 일본군 ‘위안부’ 만화가 지향하였던 문제 알리기와 기억하기가 <꽃반지>와 <나비의 노래>의 내러티브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등장인물 개인의 이름을 호명하는 장치를 통해서 추상적인 역사를 현실로 전환시켜 독자는 일본군‘위안부’의 생의 경험을 공유할 수 있게 된다. <꽃반지>와 <나비의 노래>에서 일본군 ‘위안부’와 일본군이 이미지를 통해 상징성을 가지게 되는 만화의 기억정치를 살펴볼 수 있다. 단발머리와 한복 치마저고리를 입은 소녀의 이미지는 일본군 ‘위안부’로 상징화된다. 사회의 기억 속에 있는 일본군 ‘위안부’의 모습을 재현한 것이다. 소녀의 순결성 강조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본질을 훼손하려는 일본 우익의 주장을 효과적으로 막아낼 수 있었다. 그러나 소녀의 이미지가 반복되어 사용되면서 전체 일본군 ‘위안부’의 모습을 담아내지 못하고, 일부분을 특정화 시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범위를 규정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또한 여성의 순결과 정절을 중시하는 가부장적 사회인식에서 비롯된 차별적인 시선은 일본군‘위안부’피해자들을 침묵하게 하였다. 만화에서 일본군은 피해자인 일본군 ‘위안부’ 소녀와 대립되는 가해자의 모습으로 묘사되고 있다. 일본군의 모습이 잔악하고 폭력적인 일본군 병사라는 개인화 된 방식으로 이미지화 되면서 일본군 전체를 상징하지 못한다는 문제점이 발생한다. 또한 만화에서 일본군 ‘위안부’ 모집인, 위안소 관리인 등 식민지 조선 내부의 협력자들이 축소되어 그려지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성격과 식민지조선 내부의 협력자들에 대한 사회적 기억의 재고가 필요하다. 본 연구를 통해 일본군 ‘위안부’ 만화 <꽃반지>와 <나비의 노래>에 나타난 사회적 기억의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본고에서는 역사만화의 의미와 역할, 일본군 ‘위안부’ 만화의 효과적인 표현 방법과 양식,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증언 연구 그리고 역사교육 측면에서 일본군 ‘위안부’ 만화의 활용 방안에 관한 부분은 깊이 있게 다루지 못하였다. 앞으로 이와 같은 문제의식에 대한 연구가 계속되어 일본군‘위안부’에 대한 사회적 기억을 표현하고 형성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