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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상품론 : 아이돌 산업의 상품형태와 노동과정을 중심으로

A Theory of Idol Commodity

초록/요약

본 연구는 한국 대중음악의 역사적 진행 과정 중에 등장한 아이돌 산업이 전통적인 음악 산업과는 다른 형태로 조직되고 있다는 사실로부터 시작되었다. 이로부터 아이돌 산업이 제조업의 성격을 갖는 음반 산업과는 다른, 미디어 산업의 형태를 띠고 있다는 소결에 이르렀다. 미디어 산업에 대한 비판적인 분석은 그것과 자본주의적 체제가 맺고 있는 관계에 대한 분석과 동의이므로, 상품 형태 분석으로부터 자본주의 체제 분석을 시작한 마르크스와 미디어 산업 분석에 있어서 상품 형태 분석의 가능성을 제시한 스마이드의 수용자 상품론이 본 연구에 영감을 주었다. 이때 상품 형태 분석이 곧 그것의 가치를 창출하는 노동에 대한 분석으로 연결되어야 하므로, 수용자 상품론에 더하여 미디어 노동 과정에 대한 분석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보이는 논의들, 즉 수용자 정보 상품론을 본 연구의 이론적 모델로 삼았다. 아이돌 상품론이라고 명명된 본 연구는 아이돌 산업의 외부와 내부를 모두 살핌으로서 아이돌 산업 분석에 대한 중범위 이론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이때 아이돌 산업과 관계하는 바깥은 수용자, 디지털 플랫폼, 미디어 자본, 광고 자본으로 압축되었다. 수용자는 욕망을 가진 주체로서 미디어 산업 내부에서는 디지털 플랫폼 위의 이용행위와 프로그램 시청 행위를 통해 존재를 드러낸다. 아이돌 산업은 이러한 수용자의 행위 정보를 통해 그들의 욕망을 역추적하고, 나아가 이것을 추상화하여 산업의 생산과정에 투입한다. 이때 생산되는 것이 곧 수용자의 추상화된 욕망 일반을 구체화한 아이돌 상품이다. 이 과정을 본 연구에서는 아이돌 상품 생산 1단계로 보았다. 디지털 플랫폼과 미디어 자본은 아이돌 산업에게는 생산 1단계에서의 정보 수집 창구이면서 동시에 아이돌 상품이 콘텐츠와 출연자의 형태로 유통됨으로써 수용자의 선호와 주목을 획득하게 하는 홍보 창구 이기도 하다. 이러한 홍보와 선호, 주목의 수집 단계를 생산 2단계로 보았다. 생산 2단계까지 거치며 수용자의 선호, 주목을 내포하게 된 아이돌 상품은 광고 자본, 해외 미디어 자본, 팬덤 소비자에게 판매됨으로써 수익을 창출한다. 아이돌 산업의 내부의 가장 중요한 행위자는 아이돌이다. 아이돌은 상품이기도 하지만, 그것을 생산하는 노동자이기도 하다. 이때 아이돌 노동자는 여타 문화 노동자, 연예 노동자와는 달리 노동과정에서의 구상의 권한을 엔터테인먼트 기획에게 내어준다. 따라서 아이돌 노동은 엔터테인먼트사에 의해 구상된 초상품화적이고 초착취적인 실행 과정만을 수행하게 된다. 아이돌 노동자는 자신의 생산물로부터 소외되는 자본주의 사회 노동자의 극단적인 형태로서, 자신의 생산물인 자기 스스로로부터 소외되는 모순적인 상태에 놓여진다. 또한 상품으로서의 아이돌은 지속적인 미적 혁신을 통해서만 수용자의 선호와 주목을 얻을 수 있는 불안한 위치에 놓이게 된다. 이러한 과정은 아이돌의 컨셉과 외모에 대한 개조와 혁신을 요구할 뿐만 아니라 아이돌 개인의 사적 주체에 대한 변형을 강요하게 된다. 이러한 아이돌 산업 내부의 모순적인 노동 과정은, 산업 바깥의 행위자들, 즉 사회와 만나면서 이데올로기적인 효과를 발생시킨다. 아이돌 산업 내부의 소외 과정과 착취적 과정은 미디어와 광고의 재현을 통해 물신화되고, 그들은 미적이고 도덕적인 전범으로 전시됨으로써 신자유주의적인 가치들을 대중이 내면화하도록 만든다. 그러므로 아이돌 산업과 미디어 산업으로서 사회의 욕망과 재현의 과정 속에 깊이 파고듦으로써 자본주의적 효과를 발휘하는 사회적 장치이며, 아이돌 상품은 아이돌 산업의 주요 생산물로써 그러한 효과의 핵심에 자리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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