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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고대 성인(聖人)에 대한 한비자(韓非子)의 중층적 담론 분석

A Study on the Multi-layered Discourses of Han Fei-zi(韓非子) on the Saint(聖人) in Ancient China

초록/요약

이 논문에서는 한비자(韓非子)의 성인에 대한 언술들에 주목하여, 이들을 몇 가지 유형으로 분류해 보고, 또 각각의 유형을 분석하는 작업을 수행하였다. 『한비자』에서는 성인이라는 존재와 그 행적에 대하여 때로는 마땅히 본받아야 할 대상으로 여기는 이른바 ‘긍정적인’ 태도와, 때로는 반드시 지양해야 할 대상으로 여기는 ‘비판적인’ 태도를 함께 찾아볼 수 있다. 이렇게 성인에 대한 한비자의 ‘중층적’인 담론 양상은 특히 유가(儒家)를 비롯한 다른 제자백가들과의 비교에서뿐 아니라, 상앙ㆍ신도ㆍ신불해를 비롯한 한비자가 속해 있는 법가(法家)의 사상가들과의 비교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성인에 대한 긍정적인 또는 부정적인 언술이 각각 단일한 맥락으로만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긍정적인 언술의 경우 한비자와 그가 속한 법가의 입장을 기준으로 보았을 때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그 중 첫 번째는 다른 제자백가와 마찬가지로 성인을 자기 학파의 – 한비자에게는 법가의 - 이상적인 존재로 여기는 유형이다. 이 유형에서 ‘성인’은 법가의 가치를 오롯이 대변하는 존재로, 다른 제자백가들로부터 성인이라고 칭송받았던 요(堯)ㆍ순(舜)과 같은 인물들의 행적 또한 이에 맞게 재해석되거나 재구성되었다. 그리고 두 번째 유형은 먼저와 달리 법가의 전형적인 입장과 부합한다고 보기 어려운 경향을 보인다. 이러한 경향은 다시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하나는 아무리 성인이라도 법술(法術)에 의지하지 않는다면 바로 통치할 수 없다는, 성인을 ‘역설적인’ 방식으로 활용하는 경향이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성인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이른바 ‘올바른’ 간언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다른 제자백가의 주장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언술들이나 「해로(解老)」편의 구절들에서 확인할 수 있는, 황로학의 영향을 확인할 수 있는 언술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성인에 대한 한비자의 비판적인 언술들도 여러 유형으로 나누어 볼 수 있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그 중 한 가지는 직접적인 서술을 통해 성인들의 행적을 부정적으로 해석하는 경우로, 이는 해당 성인의 행적을 적극적으로 옹호하였던 다른 제자백가에 대한 비난으로 이어졌다. 뿐만 아니라 『한비자』에는 이보다 간접적인 방식으로 성인에 대한 비판적인 관점을 드러내기도 하였는데, 하나는 그 성인의 시대에는 적실했던 행적이 당금(當今), 곧 한비자의 시대에는 오히려 해롭다고 주장하는 방식이요, 다른 하나는 성인의 행적을 옹호하는 언술이 논리적으로 모순된다고 주장하는 방식이다. 한 가지 특기할 점은 해당 언술에서 언급되는 ‘성인’이 긍정적인 언술들과는 다르게 일반명사로서가 아니라, 특정한 인물들에 대해서만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이러한 시도는 『한비자』라는 하나의 저작에서 성인에 대하여 일견 상반되어 보이는 관점들을 함께 발견할 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였다는 점에서, 한비자의 성인에 대한 관점과 전반적인 사상과의 정합성에만 중점을 두었던 기존의 연구들과는 구분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성인을 매개로 하여 이루어진 한비자의 언술들을 분석함으로써, 성인에 대한 ‘중층적인’ 언술들이 하나의 대상에 대한 모순된 주장이 아니라 다른 방향에서 시도된, 나름대로 일관된 논지 아래 종합될 수 있는 하나의 담론이라는 사실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여기에서 더 나아가 성인에 대한 한비자의 언술들을 다른 제자백가의 언술과 함께 살펴봄으로써, 성인을 통하여 드러내고자 하였던 한비자의 정치관이 유가와 묵가(墨家)를 비롯한 다른 제자백가와 주로 어느 지점에서 충돌하였는지를 비롯하여, 한비자와 다른 제자백가 사이에 주고받았던 영향관계를 다시금 확인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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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요약

Attending to the Han fei-zi(韓非子)’s discourses on the saint(聖人), this article classified texts in Hanfeizi into several types of discourses and analysed them. In Hanfeizi, we can find both a ‘positive’ attitude according to which the saint was defined as one to be followed, and a ‘negative’ attitude according to which he was defined as one to be avoided. These ‘multi-layered’ discourses can be searched in comparison with the discourses on the saint not only of the Confucian and other scholars but also of the Legalist scholars like Shang Yang, Shen Dao and Shen Bu-hai. Of course, it does not contain only single context each of positive or negative discourses on the saint. Rather, we can classify each of discourses into types, and in the part of the positive ones, it goes to two based on the Legalist thought. The first one is that the saint was deemed to be the ideal figure to his school. In this type, the saint solely represented the virtue of Legalism, and the attempt was made to reinterpret and reconstruct the deeds of historical figures like Yao(堯) and Shun(舜) who was deemed to be the saints to most ancient chinese people. And the second one, unlike the first one, tends that the saint did not seem to be fit to the typical thought of the Legalists. We can sort these discourses into two tendencies. The first is somewhat ‘paradoxical’ tendency that nobody can rule stable if he refused to use the law and technique(法術, fa-shu) even though he is the saint. The second includes the tendencies found in the saint-praising texts which insisted on rulers’ accepting the ‘correct’ advice found in most of Hundred Schools(諸子百家) and the texts influenced by Huanglao(黃老) thought which can be found in “Jielao(解老).” We also classify negative discourses into three types. One is the type directly criticising the deeds of the saint, resulting in the criticism of the schools who completely justified them. But we can find more indirect criticisms of the saint as well. One is to criticise that the deeds of the saint effective in his time were not adequate in present time, and the other is to criticise that it is logically inconsistent the statement praising the deeds of the saint. The one thing we should note in these cases is that, different from the case of the positive discourses, the saint is only mentioned as the specific character, not general one. This attempt differentiates itself from the studies focused on the consistency between the view of Han Fei-zi for the saint and his overall thought, in the view of the focusing on the fact that the inconsistently-looking ideas of the saint can be found in same book, Hanfeizi. By analysing the discourses of Han Fei-zi on the saint, we can find these ‘multi-layered’ discourses are in fact one consistent argument in a different direction. We can also find the influence and the conflict between the political view of Han Fei-zi through the saint and the views of other schools like Confucianism and Mohism, by comparing the discourses of Han Fei-zi on the saint with that of the other schol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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