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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자의 예법철학에 관한 연구 : 욕망과 분배의 문제를 중심으로

Study on the Philosophy of Li-law of Xun Zi

초록/요약

국문초록 순자의 예법철학에 관한 연구 -욕망과 분배의 문제를 중심으로- “군자는 말에 어눌하나, 행동에는 민첩하고자 한다”라고 공자는 말한다. 그러나 순자는 “그러므로 군자는 말하면서, 뜻으로 그것을 좋아하고, 행동으로 그것을 편안해 하며, 즐거움으로 그것을 말한다. 그러므로 군자는 반드시 말을 잘한다. 사람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바를 말하지 않는 적이 없는데, 군자는 더 심하다”라고 말한다. 사실 공자의 위 발언으로 많은 선비들이 과묵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순자의 위 발언은 공자의 발언에 대비하면 상당히 도발적이다. 지금 “순자의 예는 욕망을 기르기 위한 배경에서 출발했다”라고 하면, 그다지 크게 충격적이지 않을 수 있다. 왜냐하면 지금 시대의 기준에서 보면 “그럴 수 있다”라고 생각하기 십상이다. 그리고 예의 구조가 “욕망+분+군자”라는 구도로 이루어져 있다고 주장해도 몇 번 듣고 나면 식상해지기 십상이다. 그런데 필자는 󰡔순자󰡕에서 “덕은 반드시 지위를 저울질하고, 지위는 반드시 복록을 저울질하고, 복록은 반드시 쓸모를 저울질해야 한다”라는 글을 접하는 순간 새롭다는 느낌을 받았다. 순자가 “지위를 저울질하고, 복록을 저울질하고, 쓸모를 저울질한다”라는 말은 그 동안 필자가 읽었던 몇 권 안 되는 춘추전국시대 서적에서 본 바가 없었다. 순자의 “分”은 ‘몫을 철저히 나누자’라는 의미로 필자는 읽었다. 이는 ‘재물을 이용해서 귀천을 표시하고 많이 받는 사람과 적게 받는 사람의 차이를 만들자’라는 말로 알아듣는다. ‘모두를 저울질하자.’ 그리고 ‘덕이든 능력이든 달아서 그에 걸맞은 만큼 재화를 주자’는 말로 이해한다. 지위와 물질적 부를 바라는 것은 모든 인간의 동일한 욕구이다. 욕구의 격렬함은 엄격하게 정해진 규칙이 없다면, 충돌로 이어진다. 예법에 따라 지위를 정하고, 정해진 지위는 저울로 정확히 그 몫을 분배받는 것이다. 즉, 각각의 능력에 따라 지위와 자리를 정한다. 순자에게 차등은 다른 의미에서 ‘공평분배’이다. 능력에 따라 알맞게 분배되는 ‘차등분배’를 하지 않으면 사람들은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지 않아서 마침내 자멸하고 말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런데 이런 공평분배는 그냥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 공평분배를 집행하는 사람을 군자라고 한다. 군자를 떠받치고 있는 것은 사師이다. 순자는 예의 뿌리[本]로 셋을 말한다. 첫째 천지, 둘째 선조, 마지막으로 군사이다. 그런데 천지와 선조는 현실에 영향을 주지 못한다. 군사君師는 순자철학의 큰 특징 중의 한 부분이다. 뿌리로써[本] 예법 시스템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군사는 ‘군주의 역할을 하는 스승’이다. 군사는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예법 시스템이 국가 공조직에 뿌리 내리게 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군사가 국가조직의 최고위층에서 예법 시스템의 확고한 버팀목이 될 때 군자는 현장에서 확실히 그 시스템을 펼칠 수 있다. 군사는 그 자체로 사법의 전형이다. 사법은 가르침과 처벌을 동시에 수행한다. 가르치지 않고 하는 처벌은 그 효율성을 담보할 수 없고, 처벌하지 않는 가르침은 죄를 억제하지 못한다. 사법은 홀로 작동하지 못한다. 사법을 집행하는 이가 바로 군자이다. 사람들은 태어나면서 본성을 가진다. 이 본성의 바탕은 정情이고, 정의 발동은 욕망이다. 욕망은 생존과 맞닿아 있는 경우 그 드러남이 강열해진다. 그래서 가르침의 법이 필요하고, 예의의 인도가 필요하다. 예법의 정신은 分이다. 직업의 분分은 분업과 관련된다. 이러한 분업은 산업의 다양성을 의미한다. 또 분업은 교환을 매개로 한다. 그리고 교환의 역동성은 천하를 한 가정과 같이 연결할 수 있다. 이렇게 연결된 네트워크를 통해, 분업화된 산업에 필요한 다양한 인재들이 그들의 재능을 들어내는 장으로 나아올 수 있다. 이런 인재들이 재능을 드러내는 것은 그들의 욕망이 충족되었었을 때 가능하다. 예의 분(分)은 사회의 물질생산에 기여한 만큼 공평하게 분배하는 것이다. 욕망과 분 그리고 군자가 함께 묶여 있는 것이 예법의 시스템이다. 주제어: 예법(禮法), 사법(師法), 군사(君師), 분(分), 군자(君子), 욕망, 분배(分配), 분업(分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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