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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존 : 共存

초록/요약

“인간의 마지막은 누구나 존엄할 권리가 있다.” 우리는 매 순간 선택을 하며 살아간다. 세상에 나오는 것을 선택하진 않았지만, 일단 한 번 세상에 나오게 되면 태어나서부터 죽을 때까지 수많은 선택의 기로 앞에 놓이게 된다. 우리가 유일하게 선택할 수 없는 것은 세상에 나오게 되는 그 순리일 것이다. 평생의 선택과 맞바꾸게 되는 단 한 번의 주어진 순리. 그 순리의 비밀에는 언제나 부모님과 나의 관계가 있다. 나도 모르는 새에 나는 누군가의 뱃속에서 똬리를 틀게 되는 것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순리를 만족하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그렇지 않은 한 사람이 어떤 선택으로 그 순리를 거스를 수 있다면, 이것이 가장 처음 던진 물음이었다. 늘 당연하게만 여겨지는 아버지의 자리. 만약 가장의 역할이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는 아버지에게서 태어난 아들이 있다면, 그에게 아버지의 자리는 어떤 모습일까. 어느 날, 그런 아버지가 식물인간이 되고, 아버지의 목숨을 선택할 권리가 아들에게 주워진다면 아들은 아버지의 자리를 쉽게 치워버릴 수 있을까. 본 작품은 아들의 선택, 즉 아버지의 삶과 죽음을 떠나, 과연 사람의 가치를 사람이 판단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물음에서 시작되었다. ‘죽음’앞에서 아버지라는 존재의 무게감을 느끼는 주인공을 통해 함께 삶을 ‘공존’한다는 것에 대한 의미를 되짚어 보고자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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