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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남부 무슬림 평화협정에 관한 연구 : 합의안 이행 실패 요인 분석

초록/요약

본 논문의 목적은 필리핀 남부에서 벌어지는 이슬람 분리주의 운동을 역사적 맥락에서 살펴보고, 평화협정이 맺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왜 민다나오에서 정치적 불안정이 지속되는 것인지를 분석하는 것에 있다. 필리핀 중앙정부는 민다나오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소요를 해결하기 위해 수차례의 평화협상을 진행해왔다. 이러한 협상들은 1976년 트리폴리협정, 1996년 최종평화협정 그리고 2014년 아키노 정부에서 진행된 평화협정까지 총 세 차례에 걸쳐 합의안 도출에 성공하였다. 각 평화협정의 합의안들은 내용면에서 약간의 차이를 보이지만, 필리핀 남부에서 활동하는 이슬람 분리주의 단체들의 무장해제와 무슬림 자치지구 설정을 통해서 제한적이지만 무슬림들에게 자치를 허용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보이고 있었다. 한편 필리핀 이슬람 평화협정은 합의안을 맺는 것에는 성공하지만, 그것의 이행에서는 실패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본 논문에서는 평화협정 합의안 이행실패를 곧 민다나오에 평화가 정착되지 못하는 원인으로 파악하였고, 합의안 이행실패에 대한 원인으로는 불완전한 합의안, 정치권으로 대표되는 필리핀 국가의 이행 능력부족, 이슬람 반군 단체의 권력투쟁, 취약한 시민사회 활동과 무슬림 사회의 정치적 불평등으로 제시했다. 1976년 트리폴리협정에서는 무슬림 자치를 허용했지만, 세부내용들은 추후에 논의하기로 하면서 불완전한 합의안을 만들었다. 1996년 최종평화협정에서는 이슬람 반군의 권력지향적인 모습과 자치지구의 제한된 예산투자로 무슬림 사회의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하였다. 또한 필리핀 중앙정부도 민다나오에 조직된 다양한 이슬람 반군 단체를 효과적으로 관리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민다나오에 평화를 정착시키지 못하였다. 무슬림 자치지구 설정 이후 무슬림 사회에서 나타난 정치적 불평등도 합의안의 안정적 이행을 방해하였다. 2014년의 평화협정 합의안은 BBL이라는 과거보다 넓은 의미의 무슬림 자치를 허용하는 법안을 마련하여 국회에 제출하였지만, 국회비준에 실패하면서 합의안 이행은 실행조차 되지 못하였다. 결국 앞서 언급한 원인들은 평화협정 합의안을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이행을 방해하면서 민다나오에 평화가 정착되지 못하게 하였다. 그러나 합의안 이행이 실패로 귀결되었지만 민다나오에 평화를 정착시키고자 하는 필리핀의 여러 행위자들의 열망마저도 평가절하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 이유는 평화협정의 합의안이 새로 만들어질 때마다 필리핀 무슬림들에게 더 넓은 정치적 자유와 참여를 보장하는 형태로 진일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평화협정과 합의안의 도출은 필리핀 중앙정부와 이슬람 반군 단체가 꾸준한 대화를 통하여 민다나오에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힘을 축적해가고 있다는 점에서 필리핀 이슬람 평화협정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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