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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스 스코투스에게서 개체의 구성과 의미 : 『정본』(Ordinatio)에서 공통본성(natura communis)과 개체화하는 존재성(entitas individualis)에 대한 논의를 중심으로

The Composition and Meaning of Individual in Duns Scotus’ Ordinatio II: Focusing on ‘Common Nature’ and ‘Individuating Entity’ as Composition Principles

초록/요약

이 논문의 목적은 둔스 스코투스의 형이상학에서 개체가 무엇인지를 정당하게 이해하는 것이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정본』(Ordinatio)의 논의를 중심으로 스코투스의 개체가 어떤 구성원리로 이루어져있으며, 그렇게 구성된 개체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지에 대하여 탐구하는 것이다. 스코투스의 개체 개념은 이렇다 할 주목을 받아오지 못한 편이다. 스코투스의 형이상학에서 개체와 관련하여 주로 탐구되어온 것은 그 유명한 개체화 이론, 보다 구체적으로는 통상 ‘이것임’(haecceitas)으로 불려온 ‘개체화하는 존재성’의 특징이었다. 그리고 이에 관한 논의는 때로 개체에 관한 논의를 대체해버리기도 했다. 스코투스의 개체를 이해하는 데에 개체화의 원인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라는 것은 자명하지만, 양자를 동일시할 수는 없다는 사실이 간과되어선 안 된다. 그렇지 않으면, 스코투스의 형이상학에서 역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공통본성(종적 존재성)’이 마치 ‘개체화하는 존재성’과는 독립된 논의 대상인 것처럼 다루게 된다. 그렇게 되면 두 주제에 반영되어있는 상반된 관심, 즉 학문(형이상학)의 객관적 근거를 정초하려는 실재론적 관심과 각각의 개체가 지니는 고유함을 존재의 궁극적인 완성으로 살피려는 유명론적 관심을 통합적으로 살피지 못하게 된다. 스코투스의 입장을 실재론에 가깝게 해석해야 할지 유명론에 가깝게 해석해야 할지에 관한 논란은 상당 부분 여기에서 기인한다. 그렇다면 그 두 가지 관심은 스코투스의 이론 안에서 어떤 접점도 찾지 못한 채, 단지 ‘(두 존재성의) 형상적 구별’이라는 장치를 통해 미봉되어버리고 만 걸까? 이에 대한 반박은 얼핏 간과하기 쉬운 그의 ‘개체’ 개념에 주목할 때에 가능하다. 스코투스에 따르면, 두 존재성은 하나의 동일한 개체 안에서 합성을 이루는 구성원리들이다. 개체는 공통본성도 아니고 개체화하는 존재성도 아니지만, 동시에 독특한 방식으로 두 존재성의 특징을 모두 담지한다. 결국 스코투스의 형이상학에서 개체가 무엇인지를 탐구하는 것은, 별개인 듯 보이는 두 가지 관심이 어떻게 통합되는지 해명하는 동시에 실재론과 유명론의 이분법적 틀로 그의 이론을 쉽게 재단하려는 시도를 방지하기 위한 작업이기도 하다. 공통본성은 같은 종에 속하는 별개의 개체들이 ‘공통적’이게끔 하는 원리다. 공통본성은 개별성도 보편성도 아닌 ‘공통성’을 특징으로 하는 본성 자체를 지칭한다. 이때 공통본성이 ‘공통적’이라는 것은, 어떤 특정한 개체의 본성이 그 개체 외의 다른 개체에 속하는 것이 그 자체에 모순되지 않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공통본성은 언뜻 논리적 개념으로 비칠 수 있으나, 스코투스에 따르면 분명히 고유한 단일성(수적 단일성보다 덜한 단일성)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공통본성은 스코투스의 이론 안에서 하나의 존재성으로 정당하게 인정된다. 개체화하는 존재성은 각 개체가 더 이상 정체성을 유지하며 분할될 수 없게 하고, 특정한 이것을 ‘저것’으로부터 구별되는 바로 ‘이것’이게끔 하는 원리다. 개체화의 원인이기도 한 이 존재성은 본성을 개별적인 것(개체)에로 수축하는 역할을 한다. 개체화하는 존재성은 모든 분할을 전적으로 배제한다는 점에서 일차적으로 수적 단일성을 지니며, 본성의 궁극적 현실성으로서 본성을 존재의 완성단계로 현실화하고, 그것들 간에 아무런 공통성도 발견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서로 ‘상이하다.’ 이 개체화하는 존재성 역시 하나의 적극적인 존재성으로 인정된다. 공통본성과 개체화하는 존재성은 형상적으로 구별되는 두 존재성들이지만, 동시에 하나의 개체를 구성하는 원리라는 점에서 개체 안에서 실재적으로 일치한다. 둘은 가능태-현실태 관계를 이룬다는 점에서 유한한 개체 안에 실질적이고 유의미한 합성을 상정한다. 이때에 가능태로서 공통본성은 개체 안에서 현실화되더라도 그 가능성이 완전히 소진되지 않는다. 따라서 두 존재성의 합성으로 이루어진 개체는 ‘이것’인 동시에 ‘비-이것’에의 가능성을 품고 있다. 즉, 피조물인 한에서 모든 ‘이것’은 ‘본성적으로 이것’이 아니라 ‘비(非)필연적으로 이것’이다. 또한, 개체의 수적인 단일성은 일차적으로는 개체화하는 존재성에 속하는 것이다. 따라서 개체 자체에 대해서 그것이 ‘그 본성으로부터 수적으로 하나다’라고 말해서는 안 된다. 개체의 수적 단일성은 개체와 마찬가지로 중층적인 구조를 이루고 있다. 마지막으로, 개체는 개체화하는 존재성과 별개로 현세의 인간 지성에 지적으로 파악될 수 있다. 이와 같은 탐구와 고찰을 통해, 우리는 스코투스의 형이상학에서 공통본성에 관한 논의와 개체화하는 존재성에 관한 논의가 결코 별개의 것으로 나뉘어 있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두 논의는 새로우면서도(‘비-이것’에의 가능성을 품고 있는 ‘이것’), 가장 상식적인 개체 개념(‘고유한’ 동시에 ‘공통적인’ 개체) 안에서 통합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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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요약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examine the composition and meaning of individual in John Duns Scotus’ theory, based on his discussion of ‘common nature’(natura communis) and ‘individuating entity’(entitas individualis) in Ordinatio II d.3 p.1 qq.1-6. Although great attention has been paid to Scotus’ theory of individuation, how to understand ‘individual’ in his metaphysics has remained largely unquestioned. Not surprisingly, there has been a tendency to separately discuss ‘individuating entity’ and ‘common nature’, since the concerns reflected in each concept are seemingly opposite to each other. This tendency has caused a confusion over determining Scotus’ position between nominalim and realism. In this study, I try to get a fair understanding of individual in Scotus’ theory and show that the two concerns are not merely patched up by ‘formal distinction’ but subtly combined. In a way to know the features of composition principles first, I study Scotus’ account of ‘common nature’ and ‘individuating entity’ in chapter II. Common nature as nature itself is a principle of similarity between individuals of a same kind. In a simple word, it is what makes ‘this person’ a person. Having ‘commonness’ as its feature other than ‘universality’ or ‘particularity’, being in another individual rather than that in which it is now is not incompatible with it. Also, it has its own unity that is ‘less than numerical unity’ and its proper being. Individuating entity is a principle of individual’s indivisibility and uniqueness. In a simple word, it is what makes ‘this person’ this. As a cause of individuation, it contracts common nature into ‘this’ or ‘that’ particular individual. As a positive beingness, it has numerical unity in a primary way as being divided into subjective parts is incompatible with itself. Also, it is ultimate reality of nature and simply diverse. In Chapter III, I show how the two formally different but really identical entities constitute an individual, and what could be inferred from that. As they form potentiality–actuality relation wherein common nature does not lose its power to be potentiality even after actualized, they posit an actual and meaningful composition in an individual. Therefore, an individual composed of two principles is not only ‘this’, but also involves a possibility of being ‘not-this’. In other words, every ‘this’ as long as it is a creature is contingently ‘this’. Also, since numerical unity of an individual is primarily belongs to individuating entity, it can not be said that an individual is ‘numerically one from itself.’ Rather, the numerical unity of an individual is multi-layered. Lastly, individual can be grasped by human intellect in this life while individuating enity can not. In conclusion, we get to see that common nature and individuating entity are not discrete subjects. The different concerns reflected in each are combined together in his understanding of individual, which is novel in a way that it sees the possibility of being ‘not-this’ in ‘this’, and also is commonsensical in another way that it still explains individual’s uniqueness and common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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