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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성에 저항한 윌리엄 제임스 : 심리학은 어떻게 철학에서 분리됐는가?

William James against Autonomy: How Was Psychology Separated from Philosophy?

초록/요약

이 논문에서는 심리 연구에 과학적 방법을 적용한 세속적인 새로운 심리학을 미국 최초로 시도했을 뿐만 아니라 『심리학의 원리』(1890)의 출판을 통해 새로운 심리학의 시대를 연 윌리엄 제임스가 1890년대 후반 결국 철학자로 남게 되는 과정과 이유를 설명한다. 기존 심리학사가들 및 제임스 학자들은 제임스를 개인적 의도에 따라 심리학과 철학의 경계를 넘나든 학자로 규정했다. 그러나 이는 심리학이 철학의 하위분과였던 당시 분과구조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심리학과 철학이 분리되어 있는 오늘날 관점에 입각해 제임스의 학문 활동을 평가한 데서 기인한 오해이다. 즉, 기존 학자들의 오해는 제임스의 사상이 아닌 당시 분과구조 및 그 변화에 대한 부정확한 분석에서 기인한다. 따라서 나는 철학으로부터 독립적인 심리학이 탄생하게 된 과정에 대한 사회학적 설명을 통해 제임스의 지적 정체성 및 그 변화를 재해석함으로써 기존 오해를 교정한다. 이를 위해 부르디외의 자율적 장이론에 입각해 심리학과 철학 사이 분과경계의 형성을 자율적 실험심리학장의 탄생으로 정의하고, 이 새로운 장의 형성을 시도했던 실험심리학자들과 이를 저지하려던 과학적 철학자-심리학자들 간 투쟁을 중점적으로 분석한다. 이 분석은 이 투쟁에서 실험심리학자들이 제임스를 비롯한 과학적 철학자-심리학자들에게 승리하며 1890년대 후반 기존에는 없던 심리학과 철학 사이 경계가 형성되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이와 함께 실험심리학만이 정당한 심리학이 되었고, 제임스의 심리학을 비롯한 과학적 철학-심리학은 더 이상 심리학이 아닌 철학으로만 남게 되었다. 따라서 제임스가 심리학에서 철학으로 이동한 것은 새로운 심리학자들의 분과투쟁에서 제임스를 비롯한 과학적 철학자-심리학자들이 패하면서 심리학과 철학 사이의 인식적이고 물리적인 경계가 새롭게 형성되었기 — 즉, 학문분류체계 및 분과구조가 바뀌었기 — 때문이다. 요컨대 변한 것은 제임스가 아니라 분과구조였고, 이 변화는 새로운 심리학자들 간 분과투쟁의 산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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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요약

Why did William James turn from a renowned new psychologist into a philosopher in the late-1890s? Both James scholars and historians of psychology generally argue that it was because he intentionally transgressed the disciplinary boundary between psychology and philosophy. However, I argue that James could not have any intention to become a cross-disciplinary intellectual because such a boundary did not exist while he engaged in psychology. In this context, I aim to correct the common misunderstanding of James as the cross-disciplinary intellectual by explaining how and when psychology was separated from philosophy. I adopt Pierre Bourdieu’s notion of autonomy for determining whether the boundary between psychology and philosophy existed or not. Based on this redefinition of boundary, I argue that we can say that psychology became separated from philosophy when the autonomous field of experimental psychology was formed. A historical study based on this theoretical framework presents the fact that psychology had been a sub-discipline of philosophy until James left psychology in the late-1890s. This historical analysis also presents that the new epistemic and political boundary between psychology and philosophy was formed in consequence of disciplinary struggles between scientific philosopher-psychologists including James — non-separatists — and Wundtian experimental psychologists — separatists — in the late nineteenth century. With the newly formed boundary, scientific philosophy-psychology including James’s psychology ceased to be psychology and remained as philosophy. I conclude that James was forced to move from psychology to philosophy due to the changes of the classification scheme and the disciplinary structure, which were the results of experimental psychologists’ triumph over scientific philosopher-psychologis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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