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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혁명군의 공화주의 : 시민군 이상의 부활을 중심으로

The Republicanism of the French Revolutionary Army: The Rebirth of the Ideal of the Citizen-Soldier

초록/요약 도움말

이 논문의 목적은 고대 시민군 이상의 부활이라는 측면에서 프랑스 혁명군의 공화주의적 성격을 규명하려는 것이다. 자발적으로 무장한 시민이 공화국의 근간을 이룬다는 관념은 서구 사회에서 대단히 오래된 것이며, 고대로부터 공화주의 사상의 한 축을 형성해왔다. 또한 프랑스 혁명군은 이러한 이상이 근대에 부활한 것의 대표적인 예로 해석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해석은 프랑스 혁명에 대한 수정주의의 대두 이후 많은 공격의 대상이 되었다. 시민군의 신화를 공격하는 학자들은 프랑스 혁명군이 실제로는 공화주의적 시민군 담론의 영향을 받은 군대라기보다는 구체제 말의 군 개혁 움직임의 강한 영향을 받아 태어난 군대라고 지적한다. 또한 이들은 전통적인 관점이 프랑스 혁명군을 지나치게 미화했다고 비판한다. 혁명군 병사들이 시민군으로서의 자긍심과 혁명적 사기로 인해 승리를 거두었다는 전통적 견해와 달리, 혁명군의 승리는 수적 우세로 인한 것이었으며 혁명군은 공화주의적 시민군의 모범과 달리 약탈을 일삼는 군대였고, 군국주의의 모태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이러한 수정주의적 연구가 이루어낸 성과에 상당부분 공감하면서도, 그것이 프랑스 혁명군의 시민군적 성격을 완전히 부정하지는 못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프랑스 혁명군을 후대의 군국주의와 연결시킨 것은 지나치게 결과론적인 시각에서 나온 오류라고 본다. 따라서 본 논문에서 필자는 프랑스 혁명군은 명백히 시민군적 성격을 가지고 출발했으며, 그 역사적 유산은 아직도 그 유효성을 상실하지 않았음을 주장하고자 한다. 프랑스 혁명군은 구체제 군대와 구체제 시기 군 개혁 움직임으로부터 물려받은 유산에도 불구하고, 분명히 시민군 이론의 영향을 받은 군대였다. 전술혁신을 비롯하여 구체제 하에서 시도되었던 각종 개혁들이 혁명 이전에 성공을 거두지 못했던 것은 바로 시민권의 부재 때문이었다. 또한 혁명으로 인해 발생한 군대의 구조적 변화는 군대 내에 공화주의 이념의 영향이 상당부분 침투했음을 암시하고 있다. 또한 전장에서 프랑스 혁명군이 보인 모습 또한 동시대 유럽 국가들의 군대와는 분명히 구분되는 것이었고, 이 역시 시민군으로서의 프랑스 혁명군의 모습을 증명하고 있다. 그리고 시민으로서의 병사라는 개념이 이 시기에 분명하게 정착되었으며, 이에 따라 일반 병사들의 권리와 정치적 자유가 확대되는 것 또한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약탈 등의 잔혹행위는 혁명 이전의 전쟁과 마찬가지로 혁명군의 고질적인 문제로 남아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보급과 병참의 실패로 인한 부수적인 효과였지, 혁명군의 본질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프랑스 혁명군과 군국주의의 관계 역시 혁명군의 본질을 둘러싼 논쟁의 중요한 요소이다. 수정주의 학자들은 혁명군이 초기부터 군국주의로 귀결될 내재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었다고 말한다. 또한 프랑스 혁명군과 나폴레옹의 제국군 사이에는 본질적인 변화가 없으며, 혁명군으로 인해 촉발된 국민개병제가 후대의 총력전 체제로 이어졌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혁명군은 오히려 상당히 제한적인 시민군 모델, 즉 고전고대의 공화정과 유사한 재산소유자에 의한 단기복무 모델을 따라 창설되었다. 그러한 군대가 국민총동원과 사실상의 상비군화, 그리고 쿠데타에 의한 군사독재자의 집권이라는 길을 걷게 된 것은 전쟁의 장기화라는 외부의 상황에 의한 뜻하지 않은 변수 때문이었다. 이러한 시민군의 몰락은 이미 몽테스키외를 비롯한 공화주의 사상가들이 고대 로마군을 관찰하면서 예측한바 있었다. 이렇게 해서 프랑스군은 공화정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시민군이 아니라 제국의 영광을 위해 싸우는 황제의 군대로 변질되었다. 이러한 변질된 군대를 필자는 국민군의 형식은 갖추었으나 공화주의적 시민군 이상은 실종된 ‘시민군 없는 국민군’이라고 명명하였다. 독일 국가를 비롯한 다른 유럽 국가들이 채택한 군대는 시민군으로서의 프랑스 혁명군이 아니라 바로 이 ‘시민군 없는 국민군’ 모델이었다. 프로이센이 군 개혁을 통해서 만들어낸 군대는 이러한 점을 명백하게 드러내었다. 따라서 군국주의의 발흥은 프랑스 혁명군과 혁명군의 시민군 사상에서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사상이 쇠퇴한 것에 기인하고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사실들은 다음과 같은 결론으로 이어진다. 첫째, 프랑스 혁명군과 시민전사의 신화는 과장된 측면은 있다 하더라도 결코 허상은 아니었다. 둘째, 혁명군이 남긴 부정적 유산의 기원은 외부적 원인으로 인해 공화주의적 이상이 쇠퇴하고 거부되었던 것에 있다. 셋째, 시민군 신화가 현대사회에서 생명력을 다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특히 전 세계적인 국민개병제의 폐기 추세가 반드시 공화주의적 시민군 사상이 시대착오가 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모든 시민은 군인이어야 한다’는 로베스피에르의 말은 더 이상 적용되지 않는다. 그러나 여전히 ‘모든 군인은 시민’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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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요약 도움말

The purpose of this article is to clarify the republican character of the French Revolutionary Army in perspective of the rebirth of the Classical ideal of the citizen-soldier. The belief that the voluntarily armed citizens are the very foundation of the republic has been persistent almost from the beginning of the Western Civilization and it has been an essential element of the republicanism. Traditionally, the French Revolutionary Army had been considered as a typical example of the modern rebirth of this ideal. Recently, however, this interpretation has been under constant attack from the revisionist interpretation of the French Revolution. The scholars who deny the myth of citizen-soldier argues that in reality the French Revolutionary Army was a product of the military reform movement under Ancien Régime, rather than the republican discourses. They also criticize the traditional view that it over-idealized the Revolutionary Army. In contrast to the traditional interpretation that the victory of the Revolutionary Army was because of the Revolutionary élan of the citizen-soldiers, they assert that it was due to mere numerical superiority. Also, they further argue that the Revolutionary Army was an army of plunder, which was far from republican ideal. Moreover, French Revolutionary Army left a negative legacy of militarism and totalitarianism to posterity. While I recognize the achievement those revisionist researches, I still believe that it does not completely negate the civic and republican nature of the French Revolutionary Army. Also, by directly linking the Revolutionary Army and militarism, I believe those scholars made haste decisions depending upon the benefit of hindsight too much. Therefore I will argue in this article, that French Revolutionary Army clearly started as an army of citizen-soldiers based on republican ideal and its legacy is not obsolete even nowadays. While it is true that the Revolutionary Army inherited many legacies from the army of the old regime, it was clearly influenced by the discourses of the republican civil militarism. The lack of this ideological element was the reason of the failure of the reform movement, including tactical reform, during the old regime. Also, the structural change in the army after the revolution implies the infiltration of the republican ideology from the officers to the ranks. The performance of the Revolutionary army, which was distinct from other armies in Europe, clearly demonstrates its nature as an army of citizen-soldiers. Furthermore, the concept of a soldier as a citizen was firmly established during this period, and accordingly the rights and political freedom of the ordinary soldier greatly expanded, fulfilling the model of a citizen-soldier. Of course, plunder and cruelty remained in Revolutionary War as the wars before the Revolution. However, it was mostly the side effect of the failure of administration and logistics, rather than the very nature of the Revolutionary Army. I will also discuss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French Revolutionary Army and the militarism mostly through the comparison with the military reform of German nations. Revisionist historians claim that the Revolutionary Army had inherent weakness from the beginning that would ultimately lead to militarism and dictatorship. Also, they argue that the Revolutionary Army and Napoleonic Army had no great difference and the Levée en masse of the Revolutionary Army opened the way to the disastrous ‘war of people’. However, close scrutiny of the matter reveals that in reality, the French Revolutionary Army was planned and started initially as citizen militia, which was close to the Classical model, based on property. The Levée en masse was not, as commonly conceived, essential part of the citizen army, rather it was an extemporaneous measure to cope with the unexpected situation of lengthening war. This measure ultimately caused the professionalization of the army, and combined with internal political upheaval, caused the military dictatorship. It was no longer an army of republic fighting for republican virtue, but an army of empire fighting for glory. It was not because of the inherent nature of the Revolutionary Army, but because of the decline of the civil militarism, a typical pattern that can be found in Ancient Roman Army. This army, which I call a national army but no longer citizen army, was widely adopted by the posterity, including German nations. In Prussian military reform, they adopted national conscription following French model, but expressively rejected civil militarism. Therefore, the rise of militarism and totalitarianism was not because of the civil militarism that can be found in early stage of the French Revolutionary Army but the decline of it. Those facts lead to these conclusions; First, the French Revolutionary Army and so-called “myth” of the citizen-soldier is, although exaggerated, not a fiction. Second, the commonly conceived negative legacy of the Revolutionary Army was actually due to the decline of republican civic militarism, not because of its rise. Third, it is hast to conclude that the myth of citizen solder lost all of its vitality. The worldwide trend of the disuse of the Levée en masse does not necessarily mean that the republican civil militarism is now obsolete. Not every citizen needs to be a soldier, as Robespierre said, but every soldier still needs to be a citiz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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