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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유주의 한국 사회 20대 여성의 '섭식 장애' 경험과 주체성에 관한 연구

The Eating Disorders of 20's Women and Subjectivities in the Neo-liberal Korean Society

초록/요약

본 연구는 ‘섭식 장애’가 주로 의/과학적 지식 체계 내에서 다뤄짐으로 인해, 의료 상품이라는 소비자본주의와 자기 관리라는 신자유주의 담론의 결합 속에서 젠더 문제로서의 성격이 탈색된 채 자본주의적 순환 고리 체계의 중심에 놓이게 되는 현실에 대한 문제 의식에서 출발한다. 이에 따라 본 연구자는 섭식 장애를 경험하는 20대 여성들의 주체성을 살핌으로써 기존의 담론을 비판하는 동시에 섭식 장애가 구성되는 과정을 살핌으로써 이를 젠더 문제로 의제화하고자 하였다. 나아가 여성들이 섭식 장애 경험을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는 자신의 삶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여, 섭식 장애라는 몸적 경험을 통해 이들이 주체성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 지를 살펴 보았다. 이는 몸을 통하여 지배적 규범과의 간극을 체험하는 것이 지배적 규범에 대한 수용에서 비판으로 나아감으로써 새로운 주체성 형성의 매개가 되고 있음을 드러내고자 하는 시도이다. 이에 본 연구는 섭식 장애를 경험하는 20대 여성들을 심층 면접하였으며 연구 내용과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 째, 한국 사회의 ‘20대 여성’을 맥락화하기 위해 이들의 생애 경험을 한국 사회와의 특징 속에서 살펴보았다. 이는 이들의 주체성을 분석하기 위한 시도이다. 이를 통해 본 연구에서 분석 대상으로 삼고 있는 ‘20대 여성’은 한국 사회의 신자유주의적 상황 속에서 “능력 있음”을 통한 가능성의 주체이자,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기존의 젠더 규범에 변형을 가하는 경험들을 지닌 새로운 젠더 주체임을 알 수 있다. 한국적 ‘가능성’의 담론과 경험을 통해 이 여성들이 몸의 재편을 통한 자기 관리를 제안하는 신자유주의의 이상적 주체 모델에 적극적으로 편입될 수 있는 범주임이 드러난다. 둘 째, 신자유주의적 주체성과 젠더가 경합하는 양상을 드러냄으로써, ‘몸-관리’라는 외모의 문제가 자기 계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남성들과 다를 수 밖에 없다는 점과 ‘몸-관리’ 실천의 의미가 변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몸-관리’란 여성이 사회적으로 승인된 정체성을 갖기 위한 실천인 동시에 젠더의 억압 구조에의 이탈(離脫)하고자 하는 욕망에 의해 추동된다. 미디어는 여성들의 자기 주체화의 욕망을 담는 모델들을 특정한 ‘몸’을 통해 재현한다. 따라서 ‘몸-관리’란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욱 정교한 방법의 조형성을 요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나 ‘주체적 삶’이라는 허구적 이상을 유포하는 신자유주의 담론 속에서 여성들에 의해 적극적으로 욕망된다. 이러한 ‘몸-관리’란 신자유주의가 유포하는 ‘자유’의 이상과 밀착하고 있다는 점에서 태생적 한계를 지니고 있음으로 인해 이 여성들은 일종의 순환적인 몸-관리의 지속 체계에 놓이게 된다. 셋 째, ‘섭식 장애’가 경험되는 방식을 살핌으로써 신자유주의적 담론 속에서 구성되는 주체의 경험을 살펴보았다. 여성의 섭식장애는 여성이 유독 자신의 몸을 관리하는 주체로 탄생하게 되는 신자유주의적 맥락에서 나타나게 된다. 그러나 여성들은 자기 계발서, 자기 치유서, 의료 상품의 소비를 비롯한 다양한 자기 관리의 테크닉들을 통해 섭식 장애를 다루기 위한 시도를 한다. ‘섭식 장애’는 관리하는 자아에게 ‘실패’로서 인식되기 때문에, 여성들은 이를 염두에 두고 더욱 엄격한 관리 테크닉들을 탐색하는 역설적인 상황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섭식 장애’를 경험하는 여성들은 끊임없이 ‘정상’적인 상태와 자신의 ‘실패/비정상’을 비교하는 과정으로서 ‘섭식 장애’를 경험하며, 이를 점차 자신의 섭식을 위협과 수치스러움으로 간주하게 된다. 그러나 ‘반복적인 실패’를 통해 이 여성들은 점차 신자유주의적 순환 체계 속에 놓인 자신과 섭식 장애의 관계를 재정립 하게 된다. 넷 째, 연구 참여자들은 자신의 ‘의지’를 ‘몸’과 대치시키면서, ‘섭식 장애’를 관리 가능한 ‘의지’의 영역으로 생각하여 다양한 방식의 행동 강령들을 통해 다루고 있었으나, ‘뜻대로 되지 않는 몸’을 경험하면서, 몸에 대한 감각을 전환시켜 가게 된다. ‘몸-관리’가 연구 참여자들이 ‘강한 의지를 가진 주체’로서 스스로를 정체화 하는 새로운 젠더 주체로서 신자유주의적 주체성을 매개하는 역동이었다는 점에서, 이러한 몸에 대한 감각의 전환은 새로운 체(體)험으로서 자아관에 변화를 가져오게 됨으로써 성찰의 기회가 된다. 따라서 몸에 갇힌 의지를 경험하는 연구 참여자들은 기존의 가치 체계와 자신이 맺고 있던 관계, 자신의 주체화 전략을 성찰하게 됨으로써 ‘성찰자’로 변화하게 된다. 다섯 째, ‘성찰하는 주체’자로서 변모하는 여성들은 섭식 장애에 관한 자기-해석을 통해 섭식 장애를 둘러싼 담론들에 의심, 회의, 비판을 가하면서 이 문제를 사회 구조 속에 위치 짓게 된다. 이를 통해 자신의 섭식 장애를 ‘문제’이면서 ‘질환’은 아닌 것으로 해석하게 된다. 여성들은 자신의 ‘섭식 장애’ 경험을 통해 자신들의 경험을 설명하는 의료 체계나 자기 치유서와 같은 언어들이 갖고 있는 몰젠더(gender-blinded)적 성격을 간파하게 되며, 이를 통해 자신의 문제를 해석하기 위해서는 젠더 관점 (gender perspectives)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기도 한다. 이를 통해 이들은 한국 사회의 가부장성에 거리두기를 시도하거나 예전과는 다른 새로운 관계 형성을 시도하면서 기존의 규범적 젠더 기획에서 빠져나가기 위한 전략들을 구사하고 자기의 삶에 적극적으로 변형을 가하는 기획자가 된다. 본 연구는 한국 사회 20대 여성의 섭식 장애 경험을 통하여, 느낌이나 반응과 같은 몸의 생동들이 몸적 경험으로써 주체성을 구성하는 데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았다. 이를 위하여 관리하는 자아의 주체성을 유포하는 신자유주의 담론 속에서 이들 여성이 지배적 서사와의 불일치를 분열적으로 체험하는 데에 섭식 장애가 놓여있음을 드러내었다. 나아가 불일치의 간극에 대해 고민하면서, 이 여성들이 성찰하는 주체로 변모하고 있음을 드러내었다. 이와 함께 이러한 성찰이 비판적 시각과 새로운 삶에의 기획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제시하면서, 몸적 경험을 통해 구성되는 주체가 체현된(embodied) 주체로서 지배적 규범에 대해 가질 수 있는 페미니스트적 전복성과 그 가능성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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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요약

This study starts in a critical stand on the reality that since ‘eating disorders’ was mainly treated in medical/scientific knowledge system, it becomes the center of capitalist cycle system in combination of medical product of consumer capitalism and self-care of neo-liberalism discourse with its characteristic as a gender matter bleached. Accordingly this researcher attempted to make eating disorders for discussion as a gender matter by examining the process that eating disorders was formed while criticizing existing discourse through examining subjectivities of women in their 20’s who experienced eating disorders. Furthermore, focusing attention on that women describes their lives which are changing with experiences of eating disorders as the center, this researcher examined how their subjectivities are changing through eating disorders of physical experiences. This try is for showing that experiencing a gap with the dominant standard through the body is becoming a instrumentality of formation of new subjectivity by proceeding from acceptance of the dominant standard to criticism of the one. So this study interviewed in depth women in their 20’s who experienced eating disorders, and the contents and results of the study are as follows. First, life experiences of women in their 20’s were examined in the characteristic of Korean society in order to make ‘women in their 20’s’ contextualized. This is the attempt to analyze their subjectivities. This has shown that ‘women in their 20’s’, who are the object of analysis in this study, are the main agents of possibility through “being competent” in the neoliberal conditions of Korean society and are also new gender subjectivities who have experiences transforming existing gender standard based on various experiences. Through Korean discourse of ‘possibility’ and experiences, these women are the category which is able to be actively included into ideal subjectivity model of neo-liberalism that suggests self-care through reorganization of the body. Second, since neoliberal subjectivity and gender are competing, the proportion of ‘body-cares’ of appearance matter in self-improvement will be different from the one of men, and the meaning of ‘body-cares’ practice is changing. The ‘body-cares’ is a practice for women to have the socially approved identity and simultaneously is moved by the desire of leaving repressed structure of gender. Media reproduces model in which women put their desire of self-subjectification through the specific ‘body’. Therefore the ‘body-cares’ contains the contents asking for formativeness of more delicate method to women than to men, but women desire body-cares actively in neoliberal discourse which spreads ‘independent life’ of fictional ideal. As the ‘body-cares’ has born limit that the one is bound up with the ideal of ‘free’ in which neo-liberalism spreads, the women are put in continuous system of a sort of circular ‘body-cares’. Third, by examining the way that ‘eating disorders’ was experienced, the main agent’s experience composed in neoliberal discourse was examined. Women’s eating disorders comes out in the neoliberal context which women are born as the main agents who particularly manage their own bodies. However women attempt to deal with eating disorders through various techniques for self-care including self-help books, self-healing books, consumption of medical products. Because ‘eating disorders’ is recognized as ‘failure’ to ego managing, women are placed in the paradox situation which they keep in mind this and investigate stricter management techniques. Thus women, who experience ‘eating disorders’, experience one as a process that they constantly compare ‘normal’ condition and their own ‘failure/abnormal’, and gradually regard their own eating as the treat and shame. But through ‘repeated failure’, these women gradually reestablish relation themselves who are put in neo-liberal cycle system and eating disorders. Fourth, With replacing study participants’s own ‘will’ with ‘body’, they consider ‘eating disorders’ as the domain of manageable ‘will’ and deal with it through the diverse types of codes of behavior, but with experiencing ‘bodies that don’t go their way’, have changed the sense of bodies. In the way that ‘body-cares’ was the retroaction making relation of neoliberal subjectivity for study participants as ‘the main agents having strong wills’, as the new gender main agents identifying themselves, these change of sense of the body caused change of ego-view as the new experience, which becomes an opportunity of introspection. Therefore study participants who experience wills locked in the bodies have changed into ‘introspector’ by introspecting existing value system and relationship that they are in, their own subjectivation strategies. Fifth, women who change into the ‘introspecting main agents’ situate eating disorders in the social structure passing suspicion, doubt, criticism on discourse surrounding eating disorders through self-interpretation about eating disorders. Through this, they have interpreted their eating disorders as a ‘problem’ not a ‘disease’. Women see through gender-blinded characteristics in which languages such as a medical system or self-healing book have through their eating disorders experiences, and through this, may realize that gender perspectives are needed to interpret their own problems. Through this, they take strategies to get out of existing normative gender project and become planners who actively change their lives making an attempt of keeping patriarch at a distance or of forming new relations different from the old. This study examined the effect of animations of the bodies like feelings or reactions on comprising subjectivities as the physical experiences through the experiences of eating disorders of Korean women in their 20’s. It was shown that eating disorders is placed on where women disruptively experience nonconformity with the dominant description in neoliberal discourse, spreading the subjectivity of ego managing. Furthermore, it was revealed that these women are changing into the main agents introspecting, are concerned about a gap of nonconformity. Also this study attempted to suggest that these introspects are proceeding to the project for critical perspectives and new lives, and the feminist overturn and the possibility in which women were able to have on dominant standard as the main agents that the ones composed through physical experiences were embodied. Key words : Eating Disorder, Anorexia, Bulimia, Neo-liberalism, Bodily Experience, Subjectiv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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