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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초록/요약

시나리오 <하루하루>는 일상의 소재와 현실의 문제에서 접근했다. 프로이트가 말한 인간의 삶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두 가지, ‘일과 사랑’을 소재로 풀어나갔다. 일과 사랑이 동떨진 것이 아닌, 우리의 ‘일’이라는 것이 사랑에 영향을 받는 과정을 오늘날의 실업 및 진로의 문제와 맞물려 풀어 보았다. 나아가 사랑이라는 정신적 개념이 일이라는 물질적 개념에 영향을 받는 과정을 그려보려 했다. 그렇다고 물질에 좌우되는 타락한 사랑이 아니라, 평범한 우리들의 일상적 사랑이 불안한 진로 등의 문제 앞에 빛을 잃고 혼탁해 가는 모습을 그려보고 싶었다. 특히 최근의 불안정한 취업 및 노동 유연화에 대해 개인이 반응하는 세태를 담아보고 싶었다. 일을 해야하는 세대에게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생존’이다. 일을 구하는 구직자뿐 아니라 사회 초년생 그리고 조직의 중견 간부 역시 마찬가지다. 그 결과 회사의 상사는 부하직원을 교육하거나 리더십을 발휘해 이끄는 등의 조직적 역할에 관심이 없다. 사회 초년생 역시 자신의 자리에서 직업적 전문성을 쌓기보다는, 결국 ‘안정된 직장’이라고 말하는 곳으로 도망가려 한다. 이 과정에서 우리가 믿을 수 있는 것은 ‘자기계발’밖에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매년 수없이 쏟아지는 자기계발서들은 이러한 난관을 뚫을 수 있는 해법을 제시한다. 우리는 스스로 성실히 노력하면 안정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있으며, 그것은 인생의 가장 큰 과제이다. 즉 ‘성실함’은 우리의 신화가 된다. 이러한 신화를 가지고 살아갈 수밖에 없는 요즘 젊은이들의 사랑이야기를 다룬다. 그들은 자신의 삶을 안정된 (때론 남들이 부러워하는) 위치에 올려놓기를 목표로 한다. 하지만 그것은 모든 것을 희생해야만 이룰 수 있는 목표일지 모른다. 과한 모표를 설정하고 서로를 다독이지만, 현실적으로 이루기 어려운 것이다. 그 과정에서 목표를 이루기는커녕 서로 지치게만 된다. 결국 둘의 애정에는 크게 무리가 없음에도 그들의 사랑은 서로의 시간을 빼앗은 서로를 원망하는 것으로 끝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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