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민지 감옥체험의 문학적 형상화
A Study on Literacy Imagery of Penitentiary Experience in Colony
- 발행기관 서강대학교 일반대학원
- 지도교수 김경수
- 발행년도 2012
- 학위수여년월 2012. 2
- 학위명 석사
- 학과 및 전공 일반대학원 국어국문학과
- 실제URI http://www.dcollection.net/handler/sogang/000000047489
- 본문언어 한국어
- 저작권 서강대학교 논문은 저작원 보호를 받습니다.
초록/요약
본고는 식민지 시기 조선인들의 감옥체험이 산문 및 소설 등의 다양한 문학적 양식 안에 어떻게 형상화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한국의 근대화 과정에서 감옥(penitentiary)은 일제가 식민 통치를 위한 법역(法域)을 견고히 만들면서 식민권력이 내면화된 조선인들을 양성하기 위해 서구의 모델을 차용해 도입한 통치제도였다. 당시 일간 신문 《매일신보》에 ‘태형과 벌금’이라는 기사란이 생겨났던 것이나 3･1운동 이후 20년대에 창간된 《동아일보》와 《조선일보》에 하루도 빠짐없이 수인들의 소식과 감옥에서 벌어진 사건･사고가 소개되었던 것을 봐도 알 수 있듯이, 감옥제도의 영향력은 점차 조선인들의 일상적인 삶의 영역으로 확대되었다. 당시 조선인들은 일제의 감시와 통제의 상황 속에서 검열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던 감옥에서의 체험을 다양한 문학적 양식을 통해 이야기하고자 했다. 이러한 감옥체험의 이야기들에서 필자들은 검열의 망을 통과하기 위한 나름의 서술전략으로 ‘말하고자 했던’ 바를 우회적으로 드러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그러한 이야기 양식 중에서도 형식적인 변형을 가장 많이 거쳤다고 볼 수 있는 소설에 나타난 감옥체험은 근대제도와의 긴밀한 연관 속에서 발생한 문학적 상상력의 단초를 살펴볼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의의를 가진다. 본고의 Ⅱ장에서는 감옥 탐방기, 수인에 대한 취재기, 편지와 수기와 같은 일종의 산문 양식의 글들에 감옥체험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형상화되는지 살펴보았다. 탐방과 취재 방식의 글들은 기본적으로 감옥과 수인에 대한 지식을 확보하려는 신문사 및 잡지사 측의 기획으로 등장했다. 이러한 글들은 실제 일어난 일을 사실적으로 전달하는 것을 우선적으로 하는 형식의 글들임에도 불구하고 허구적 기법을 활용함으로써 감옥에서 고통을 겪고 있는 수인들을 동정적으로 그려내고 감옥의 공간을 식민지 현실의 축소판으로 이야기했다. 이러한 점에서 감옥체험의 이야기에 식민 사회에서 일제 권력에 의해 ‘생산된’ 이야기들을 의심하고 대응하려는 조선인들의 현실 인식이 긴밀하게 작동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식민지 시기 신문이나 잡지에 공개적으로 실린 수인의 ‘편지’도 신문사 혹은 잡지사 측의 기획 하에 특정한 역사적 사건과 명인･명사에 대한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매개로 활용되고 있었다. 감옥체험의 글들 중에서 비교적 필자의 생각 내지 내면을 적극적으로 드러냈다고 할 수 있는 수기 양식의 글들에서는 필자 자신이 ‘진짜’ 말하고자 했던 바를 이야기하지 못했음을 밝히면서 울분과 억울함을 토로하고 있음을 살펴볼 수 있다. 30년대에 들어서부터는 감옥 안에서의 생활을 ‘회고’의 방식을 통해 면밀히 묘사함으로써 식민권력에 의해 삭제되어버린 ‘사건’과 수인의 언어를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이처럼 필자들은 감옥에서 겪은 사적 체험을 공적 영역에서 이야기함으로써 식민지 조선인으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재구성하고 있었다고 할 수 있다. Ⅲ장에서는 한국의 근대소설에 감옥체험이 어떻게 형상화되는지 살펴보았다. 감옥이라는 공간은 식민지 시기에 본격적으로 소설의 ‘이야기-공간’으로 활용되었다. 감옥은 일제 간수들의 감시 하에 정형화된 자세를 강요받는 인물들의 신체적인 고통과 정신적인 불안을 드러내는 공간으로 그려지거나, 감옥 안에 있는 인물들의 공상적 세계가 강조되면서 인물의 내면을 드러내는 독백의 공간으로 활용되었다. 이처럼 식민지 시기 근대소설에서 감옥은 감금의 상황에서 자유가 차단된 인물들의 처지를 보여주는 공간으로 그려지면서 감옥 안 인물들의 내면적 심리를 부각시키는 공간적 장으로 활용되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근대소설에서 ‘감옥’은 여러 개의 ‘감방’들과, 감방과 이웃해 위치한 감옥의 운동장, 노역장, 그리고 면회실 등과 같은 공간들이 배치(agencement)되어 드러나는데, 이처럼 소설은 구획되고 배치된 공간으로서 감옥을 묘사함으로써 인물들이 처한 억압적 상황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이야기-공간으로 자리 잡은 감옥은 그러한 공간 안에서 행위와 사건을 일으키는 인물로서 수인의 특질을 창조하기도 했다. 감옥 안에서 인물들은 ‘수인’이라는 신분 내지 그 공간에 들어오게 된 경위를 설명해주는 ‘죄명’을 통해 정체성을 부여받는다. 이러한 인물들은 감옥 공간의 공간성을 형성하면서 주제를 선명하게 드러내는 형식적 장치로 활용되었다. 그런데 이러한 인물들은 단순히 형식적 장치로 활용되는 데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작가 나름의 사회적 전망 위에서 암울한 식민지 현실을 우회적으로 드러내는 공간으로도 활용되었다. 감옥은 불합리한 현실을 비판하고 현실적 전망을 일깨우는 차원에서 활용됨으로써 소설에 ‘정치적 상상력’(political lmagination)을 불러왔다고 볼 수 있다. 30년대 후반에는 ‘전향소설’에 감옥체험이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었는데, 특히 카프 계열 작가들의 전향소설 중에서도 김남천과 한설야의 전향소설에서 감옥체험은 감옥 공간 ‘안’에서의 체험이 직접적으로 그려진 것이 아니라 ‘전향’한 인물들이 감옥 안에서 수감생활을 하고 나온 이후 일상적인 삶의 영역에서 계속적으로 회고하는 체험으로 그려졌다. 김남천과 한설야의 소설에 나타난 전향자들은 암울한 감옥에서의 기억을 회고하면서 현실의 생활을 되돌아보는 계기를 얻고 그러한 참담한 현실 속에서도 새로운 생활을 재건해야 하는 상황에 봉착하게 된다. 이러한 인물들은 감옥체험을 통해 삶에 대한 현실 인식을 심화시키고 구체적인 현실 대응을 시도하는데, 출옥 후 맞닥뜨린 생활고나 사상적 혼란으로 인해 한계를 갖게 된다. 이처럼 김남천과 한설야의 소설들은 출옥 한 인물들을 등장시킴으로써 식민사회의 현실이 암담한 ‘감옥’의 연장임을 드러낸다. 감옥 공간은 억압된 현실 질서를 의심하고 근본적으로 자유를 추구하는 문학에 새로운 공간적 상상력을 가져왔다고 할 수 있다.
more초록/요약
This thesis studies on how the penitentiary experiences of Koreans of the Joseon Dynasty in the colonial period embody into the various literacy formats such as fictions and prose. In modern Korean history, penitentiary is one of the ruling systems of Japan, borrowing from Western ruling model, in order to strengthen its territorial power over the colony and, at the same time, to foster Koreans with colonial mentality. It is easily found in Maeil Daily, a daily paper of the time, which had an ear for the articles of “lashing and fine” or in articles from Dong-A Daily News and The Chosun Ilbo showing affairs and accidents from penitentiaries that the penitentiary system has become influencing over daily lives of ordinary people. Korean people of that time tried to speak about experiences from penitentiary, which can’t be but a target for censorship under Japanese colonial rule, through various literacy formats. It is interesting to find that the authors indirectly expressed what they intended to speak in order to avoid censorship. In particular, it is significant that penitentiary experiences in novels, which might have been most dramatically changed in its format among others, enable to take a view of literacy imagination linked to a close relation with modern system. In the second part of the thesis, it takes a close look at the process of shaping penitentiary experiences into prose including reports of penitentiary, interviews with prisoners, letters and memos. These investigative articles are organized by newspaper companies and magazines which intend to secure knowledge about penitentiary and prisoners. Although newspaper articles were supposed to deliver facts which had happened, they pictured prisoners sympathetically and showed the prisoner as a microcosm of colonial reality, using fictional technique. In these contexts, the stories of penitentiary experiences closely reflect the Koreans’ recognition of reality, responding facts made by Japanese government. Similar with these, prisoners’ letters published in newspapers and magazines were often used as a means to recall memory of particular celebrities or a specific historical incident under planning of newspapers or magazines. In memos from prisoners which relatively reflected their own thinking or feeling more directly among different kinds of writings, prisoners revealed their original intention and expressed their own bitter feelings. In 1930s, articles indirectly revealed affairs and language of prisoners deleted by Japanese government as describing details of penitentiary life through reminiscence. The authors restructured their identities as a Korean as speaking their personal experiences in public territory. In the third part, it considers how the penitentiary experiences shaped into modern Korean novels. During colonial period, penitentiary has been actively used as a fictional space of novels. Penitentiary was described as a space revealing physical pains, as prisoners should have kept certain posture, and mental anxiety of them under constant surveillance of prison officers. It also used as a place for monologue, presenting characters’ inner side, emphasizing imaginary world of prisoners. As it is shown, penitentiary in modern Korean novel during the colonial period showed the position of people taken away their freedom and was used as a venue highlighting prisoners’ mentality. Moreover, the arrangement of various places in penitentiary, such as a number of cells, playground, a prison workshop and visiting room showed repressed conditions of prisoners as the penitentiary is described as an arranged space in novels. The penitentiary as a fictional space, created a characteristic of prisoners, making troubles in an oppressed place. Prisoners were given their identities through the charge, explaining the reason why the prisoners’ were imprisoned. These characters not only represented the topic simply as a format, but also used as a space, indirectly showing the gloomy reality of Korea under Japanese colonial rule from the author’s own social perspective. The political imagination encouraged in novels by prison, is observed through them, as criticizing the unreasonable reality and awakening the practical perspective. In the late 1930s, a number of conversion novels were based on penitentiary experiences. In particular, in Nam-cheon Kim and Seolya Han’s novels among Franz Kafka’s writers, penitentiary experiences were describe as recollection of imprisonment by converts in their daily lives after the imprisonment rather than a direct experience from the prison. The main characters, the converts in Nam-cheon Kim and Seolya Han’s novels, had opportunities to look back their life in reality, recalling the depressing memories of prisons and, at the same time, faced another reality to reconstruct new life in harsh actualities. These main characteristics deepened recognition of reality on life and made an attempt to detailed respond to reality. However, they had their own limit caused by hardships of life after release from prison or ideological confusion. Appearing these characters, Kim and Han explained the colonial life was just the extension of dismal life in prison. The space of prison encouraged new spatial imagination in literature, which fundamentally have a question on existing oppressed order and seek liber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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