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상세

이청준 소설에서 나타나는 '용서'의 주제와 프로소포페이아의 수사학 연구

A Study on Theme of 'Forgiveness' and Rhetoric of Prosopopeia in Lee Chung Joon's Novel

초록/요약

본고는 이청준의 소설에서 나타나는 ‘용서’의 주제와 수사적인 양상으로서의 프로소포페이아(prosopopeia)에 대한 연구를 목표로 한다. 이청준 소설의 전․후기 소설을 포함하여 단순한 주제적 차원보다는 작품 내적인 메커니즘으로서의 ‘용서’에 대한 형상화와 그 수사적 효과에 대하여 살펴보는 것은 주제-형식의 상호적인 영역의 연구이기도 하다. ‘용서’가 하나의 열린 담화의 방식으로 실현될 때, 이청준은 관념의 언어 그 자체가 아니라, 그러한 언어에 의해 명확하게 쓸 수 없는 것-읽을 수 없는 것에 더욱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이청준에게 있어서 ‘용서’의 주제는 수사학의 관점에서 긴밀하게 호응하고 있는 것임을 명확히 하면서, 본고에서는 폴 드 만의 수사학, 그 중에서도 설득-비유, 그리고 탈-비유를 경유하는 폭넓은 수사로서의 프로소포페이아에 주목하는 논의이다. Ⅱ장은 바로 어떻게 이청준의 용서의 주제와 프로소포페이아의 수사학이 상호 긴밀하게 교섭하는가에 대하여 이론적 측면에 대한 상술이 될 것이다. 이청준의 ‘용서’의 의미를 구체화하면서, 동시에 본 연구에서 핵심적인 수사학적 도구로 활용하고자 하는 폴 드 만의 프로소포페이아의 수사학과의 상관성에 대하여 논의하고자 한다. 자서전적 글쓰기를 포괄하는 프로소포페이아는 이청준에게 있어서 열린 담화를 지향하는 ‘용서’의 형상화 측면과 상호적인 연관성이 있으며, 이것은 ‘설득의 수사학’과 ‘비유의 수사학’이라는 보다 보편적인 두 개의 수사학적 양상들, 그리고 그러한 언어적인 비유와 서술의 한계에서 벗어나는 ‘탈비유의 수사학’에 대한 논의를 거쳐 보다 구체적으로 전개될 수 있을 것이다. Ⅲ장에서는 자기정립의 서사와 ‘설득’과 ‘비유’의 수사학이라는 측면에서 이청준의 1960․70년대 작품들을 살펴본다. 보다 정확하게는 자기 진술의 요구를 통해 적극적으로 자기 정립을 수행하려고 하는 자서전적 글쓰기와, 그러한 과정 속에서 작동하는 설득의 수사학 및 설득을 넘어서는 비유적 양상들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될 것이다. 더욱이 프로소포페이아의 또 다른 측면으로서 ‘가면’과 ‘얼굴’은 이청준에게 있어서 자서전적 텍스트와 연결되는 중요한 용어가 된다. 이러한 ‘가면=얼굴’을 형상화하고, ‘부재하는 원인’에 ‘가면’을 만들어 씌움으로써 그 자신의 동일성을 유지하고자 하는 방식의 수사학에 대해서도 살펴볼 것이다. 이러한 프로소포페이아의 복잡한 작동은 다양한 작품들에서 변주되어 드러나는 바, 가해자와 피해자의 이항대립적인 ‘가면’으로 대변되거나, 이러한 가면의 문제가 극단에 이르렀을 때 반복적 제스쳐로서의 ‘조율’로서 드러난다. 이는 이청준에게 있어서 ‘설득’보다도 그 자체로 연쇄적인 기표의 유희에 들어선 ‘비유의 수사학’을 위한 한 양상으로 구현되는 것처럼 보인다. 이처럼 Ⅲ장에서는 자서전적 글쓰기를 기반으로 하여 서술에 개입하는 의식들 사이에 발생하는 공백이나 결여를 메우기 위한 설득-비유의 수사학의 다양한 구현양상과 그 효과에 대하여 논의한다. Ⅳ장은 Ⅲ장과 비교․상반되는 입장을 유지하면서, 보다 적극적으로 형상화되는 ‘용서’의 주제의식을 80년대의 작품들에서의 형상화, 그리고 설득-비유를 넘어서는 탈비유의 과정으로 하여 살펴보는 국면이다. 프로소포페이아가 비유의 수사학을 경유해가며 보다 적극적으로 비유 자체의 형상적 언어를 탈형상화하는 이러한 지점에서는 자서전적 글쓰기는 불가능해지며, ‘얼굴=가면’은 고정되어 있지 못하고 탈각된다. 열린 담화로서 적극적으로 그 자신을 해체하고 갱신해나가는 방식의 ‘용서’의 형상화와, 자기 정립에서 벗어나는 이타성이라는 측면에서 논의를 전개한다. 또한 이 연장선상에서 이청준의 소설 속에서 자기정립의 요구를 받는 주체들은 끊임없이 타자들(others)과 조우한다. 유령적인 목소리를 비롯하여 현실 이면의 ‘음력’(陰力)으로 표현되는 이러한 존재의 현현(epiphany)은 텍스트에는 기입될 수 없는 물질성(materiality)을 암시하는 수사가 된다. 타자에 대한 발견(invention)은 주체의 자기 정립에 대한 불가능성임과 동시에 그 고정된 위치에서의 ‘벗어남’(ex-cendance)의 필요성을 지시해준다. 그리고 타자의 발견에 대한 수사적 형상화로서 프로소포페이아에 의한 ‘얼굴-가면’은 이제 탈각되는 양상을 보인다. 주체에 환원되지 않는 ‘타자의 얼굴’의 새로운 발견과 물질성에 대한 암시, 그리고 정신세계에 대한 형상화의 양상은 ‘설득의 수사학’과 ‘비유의 수사학’을 해체해 나가는 ‘탈비유’의 양상으로 논의될 것이다. 여기에서 프로소포페이아는 서사의 기본 조건일 뿐만 아니라, 얼굴 만들기-얼굴 감추기의 양면적인 작용으로서 크게 살펴볼 수 있으며, 이 복잡다단한 과정에서 이청준에게서 빈번하게 활용되고 있는 ‘얼굴’의 기호는 핵심적인 용어로서 다시 읽어낼 필요가 있다. 특히 ‘얼굴=가면’의 문제는 이제 단순히 자기 정립의 문제뿐만이 아니라, 그 고착화로 인한 권력의 기호로 읽혀지는 바, 프로소포페이아는 이러한 권력의 얼굴에 포획되는 주체의 문제로까지 비화되며, 이에 대한 탈주의 방식과 함께 논의될 것이다. ‘설득’과 ‘비유’, 그리고 그러한 수사적 효과 자체를 해체하는 ‘탈비유’의 수사학이라고 하는 상호-파괴적인 해석의 아포리아에 스스로를 빠뜨리는 방식으로 이청준은 “암시와 증거”를 꿈꾸면서도 그것이 해석의 틀 안에서 고착화되는 것으로부터 다시 풀려나올 수 있는 수사적 전략을 고려하고 있다. 즉, ‘용서’라는 주제의식의 형상화라는 측면에서 ‘자기 정립’과 ‘타자의 발견’을 순환하는 방식으로 소설의 이야기를 맺고 푸는 프로소포페이아의 수사학이 바로 그것이다. 마찬가지로 글쓰기에 대한 욕망의 달성으로서 하나의 완성된 작품이라는 동상(銅像)이 아니라, 바로 그 동상의 해체를 통해 여전히 씌어지지 않은, 아니, 씌어질 수 없는 문장들의 상상력을 더욱 열어놓고자 했던 것이야 말로, 이청준이 보여주고자 한 ‘용서’의 주제이며, 프로소포페이아의 수사학을 통한 소설적 기획이라 할 것이다.

more

초록/요약

This thesis aims at studying Chung joon LEE’s novels focusing on the theme, forgiveness and, at the same time, the form, prosopopoeia as a aspect of rhetoric. The embodiment of forgiveness is studied rather as an internal mechanism than as a simple subject, together with its rhetorical effects through the literary works of LEE from both the earlier and latter period. In this aspect, this study could be defined as a research of mutual fields: the theme and form. Lee does not concentrate on abstract language itself but on something that can’t be written, therefore be read, by the language when forgiveness is realized as a means of open discourse. Clarifying that the forgiveness tightly responds to the form, in terms of rhetoric, this paper pays its attention on Paul de Man’s rhetoric, especially on prosopopoeia as a wide-ranging rhetoric, penetrating the persuasion-trope, and de-trope. In the second charter, the paper provides theoretical explanation, showing how the theme, forgiveness and the rhetoric as a form are mutually and closely interwork to each other. Here, Lee’s own meaning of forgiveness is embodied. Moreover, the interrelationship between the forgiveness and Paul de Man’s prosopopoeia, which is used as a critical tool of rhetoric in this thesis, is discussed at the same time. Lee believes that prosopopoeia is, including the autobiographical writing, mutually connected with embodiment of forgiveness which aspires toward open discourse. Prosopopoeia could be developed further through the discussions over two commonly used rhetoric appearances, persuasion and trope, together with de-trope which breaks the barrier of language and narration. The third charter, Lee’s literary works from 1960s and 70s are reviewed in terms of narration of Selbstsetzung and the rhetoric of persuasion and trope. More specifically, this paper closely exams the autobiographical writings in which the author actively tries to implement the “Selbstsetzung” though the request of self-statement. It also studies persuasion itself and, moreover, the rhetoric hue which overcomes the persuasion. Furthermore, for LEE, the mask and face of prosopopoeia as a different aspect is significant term to connect to autobiographic texts. Different type of rhetoric, which tries to maintain self-homogeneity by embodying of mask which is equal to face and by covering the mask on a cause which does not exist, is also studied. This complicated work of prosopopeia has been played variation through various works of him. For example, it could be described as adversarial masks of attacker and victims. And, it also appears as a form of mediation showing repetitive gesture when the problem of face runs to extreme. For LEE, this seems to be realized as an aspect for prosopopeia of rhetoric forwarding the amusement of a chain of signifier itself rather than persuasion. As it is mentioned above, the third charter discusses various appearances of rhetoric of persuasion-trope, aiming at fill the lack or void caused by consciousness which is intervening the narration based on autobiographic. While maintaining conflicting attitude to the third charter, the forth charter exams the theme which is more actively realized through figuration and de-trope, which overcomes persuasion-trope, in his works from 80’s. Autobiographic writing becomes impossible and the mask breaks off from the face at this point where prosopopeia more actively does defiguration to the figurative language. The paper develops its argument explaining figuration of forgiveness through the way of dissolution and renewal as an open discourse altruism which breaks away from Selbstsetzung. In an extension, the actors who are demanded Selbstsetzung in the novels continuously encounter the others. The epiphany of these existences, described as voice of ghosts or the shadow force, the hidden side of the reality, is rhetoric which alludes materiality that can’t be written in text. Invention of the others means the impossibility of Selbstsetzung of the actor. And, at the same time, it instructs the necessary of ex-cendance from assigned location. The face-mask by prosopopeia as a realization of rhetoric is now breaks away. These are the aspects of de-trope which break up the persuasion and trope that the invention of faces of others which do not revert to the actors, allusion of materiality and the realization of the mind. Proposopeia is a basic principle of rhetoric as well as dual actor of face-making and face-hiding. The symbol of face for LEE through out the complicated whole process is needed to be read as a critical term. Especially, the matter of the face equals the mask could be read as a power caused by fixation rather than a simple matter of Selbstsetzung. In these contexts, proposopeia ignites the matter of actors who are captured by the faces of power. Here the way of escape is discussed together. LEE falls down into aporia, in which persuasion, trope, and de-trope are all mutually destructive against among each other. By doing this, he both dreams of allusion and evidence and also considers a strategy, providing a solution to free it from fixation in interpretation. In other words, these are the Selbstseztung, in the aspects of realization of forgiveness as theme, and prosopopeia, entangling and untangling the story of the novel through the circulation of the “invention of the others”. In the same manner, the theme, forgiveness is the way that he opens his imagination for not a statue of a completed work, which is an achievement of desire for writing, but for something that has not been yet written or could not. And this is a plan of his novel though the prosopopeia of rhetoric.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