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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 '순수문학'의 제도화 과정 연구

A Study on the Institutionalization Process of the "Pure Literature" in the 1950s

초록/요약

본 연구는 해방 이후 좌·우 대립 속에서 형성된 ‘순수문학’ 개념이 1950년대에 이르러 제도화되는 과정을 고찰하였다. 좌익 계열의 문학 단체에 대항하기 위해 1946년에 소장 문인들을 중심으로 조직된 ‘조선청년문학가협회’(이하 ‘청문협’)는 1950년대까지 한국 문단 내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다. 이들은 순수문학론에 입각한 문학 개념을 새롭게 정립했으며 일련의 문학 활동을 통해 ‘순수문학’을 본질적이고 보편적인 개념으로 승화시켰다. 특히, 청문협을 조직하는 데에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했던 김동리·조연현·곽종원은 1950년대에 이르러서도 문학이론가, 현장비평가 그리고 현대문학 분과의 대학교수 등으로 활동하면서 순수문학의 개념을 정립하고 유통시키는 데에 기여했다. 그러므로 이들의 문학 활동에 대한 다각적 조망은 ‘순수문학’이 1950년대 문학의 전형(典型)으로 제도화되는 과정을 밝혀주는 단초가 되었다. Ⅱ장에서는 청문협 출신 논자들이 해방기부터 1950년대까지 전개한 문학적 행보에 대해 고찰했다. 계급문학론과의 대립 속에서, 청문협 논자들에 의해 강조되었던 순수문학론은 이후에도 청문협 논자들의 문학적 행보와 궤를 함께 했기 때문이다. 청문협 논자들이 강조했던 순수문학론은 좌·우 대립이라는 시대적 상황 속에서 문단의 주도 세력으로 부상했다. '백민', '문예', '현대문학' 등의 주요 필진으로 활동했던 이들은 1950년대에 이르러 중요 문예지의 핵심 작가 혹은 평론가로 활동하면서 문예지의 유통, 편집에 있어 실권을 장악하게 되었다. 또한 1950년대는 국어국문학과의 체제가 새롭게 개편되던 시기였다. 국어학, 고전문학 중심의 편제에서 국어학, 고전문학, 현대문학 체제로 변모한 것이다. 대부분 현장 문인이었던 이들은 새롭게 개편된 대학 체제 속에서 서라벌예대, 동국대학교, 숙명여자대학교 등의 현대문학 교수로 그 활동 범위를 넓혔다. 해방기 좌·우 대립을 배경으로 출발하게 된 청문협 출신 논자들은 1950년대 문단의 소장문인으로 그리고 국어국문학과의 교수진으로 그 활동 영역을 넓히면서 ‘순수문학’의 제도화 과정을 구축하고 현대문학의 이론적 틀을 형성하는 데에 기여했다. 1950년대 ‘순수문학’의 제도화 과정에 대한 연구는 김동리·조연현·곽종원에 의해 편찬된 문학개론, 문학사 그리고 작법 관련 교과서를 비롯하여 이들에 의해 주도되었던 현장비평의 내용을 고찰하는 것으로 구체화되었다. Ⅲ장에서는 문학개론을 중심으로 ‘순수문학’의 개념이 형성되는 과정에 대해 고찰했다. 김동리의 문학관은 ‘구경(究竟)적 생(生)의 형식’으로 요약될 수 있다. 김동리는 계급문학론적 관점을 비판하면서 ‘궁극적 깨달음으로서의 삶의 형식’이라는 인간의 보편성을 한국문학의 새로운 전통으로 강조했다. 이는 김동리가 저술한 문학개론에서 번역 등의 문제로 드러났다. 계급문학론을 ‘논리’(論理)로 규정한 조연현은 ‘논리’와 대립되는 개념으로서 ‘생리’(生理)의 문학론’을 주장했다. 인간의 현실 그 자체를 ‘생리’로 인식한 조연현은 예술과 교양을 동일시하는 본격문학론을 전개했다. 곽종원의 문학론은 순수를 표방하면서도 문학의 공리성을 강조했다. 사회와 인간을 변화시키는 실천적 테제로 문학을 인식한 곽종원은 이를 ‘신인간형 문학’이라고 명명했다. 김동리·조연현·곽종원은 모두 ‘순수문학’을 주장했지만 그 내용적 측면에서는 휴머니즘부터 공리성까지 다양했다. ‘순수문학’이 다양한 혼종성을 내포하게 된 이유는 1950년대 문학 현실에서 기인했다. 즉, 계급문학이 아닌 문학은 모두 순수문학으로 규정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순수문학’은 ‘비(非)-계급문학’과 동일시되었다. Ⅳ장에서는 ‘순수문학’의 개념이 사적(史的)으로 보편화되는 과정에 대해 고찰했다. 김동리는 자신이 속했던 1930년대 후반의 ‘신세대 문단’을 ‘순수문학’으로 규정하고 이를 ‘구인회’, ‘단층’, ‘시인부락’, ‘청록파’로 계승되는 순수문학 계보에 포함시켰다. 세대론적 인식이 강했던 김동리는 이전의 문학사와 변별되는 순수문학사를 새롭게 구축함으로써 자기 정립을 시도했던 것이다. 조연현은 기존의 문학사 서술에서 소홀히 다루었던 잡지, 동인지 등과 같은 실증적 자료들을 수합하여 ‘순수문학’의 계보를 확립하였다. 그러나 카프 계열의 작가와 작품에 대해서는 그 의미를 축소시키는 경향이 지배적이었다. 따라서 조연현의 순수문학사는 계급문학을 의도적으로 배제하려는 비순수한 의도에서 기획된 문학사다. 곽종원의 문학사 인식은 과거 문학에 대한 부정으로 나타났다. 곽종원은 문학적 전통의 부재로 인한 불안을 새로운 문학적 전형을 창출하기 위한 토대로 인식했다. 이는 좌·우 대립 속에서 출발한 당대의 우익문학을 새로운 전통으로 만들기 위한 전략이다. 김동리·조연현·곽종원의 문학사 관련 저술은 자신들이 주장했던 ‘순수문학’을 사적으로 보편화시키기 위한 전략이었다. 즉, 사(史)가 내포한 ‘사실’이라는 환상을 통해 ‘순수문학’이 한국문학사의 전통적인 문학성이었다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었다. Ⅴ장에서는 ‘현장비평’, ‘작법’, ‘작문 교과서’를 중심으로 ‘순수문학’의 글쓰기가 실천되는 과정에 대해 논의했다. 좌·우 대립을 염두에 두면서 반(反)정치적 성향의 작가들을 주류에 편입시켰던 김동리·조연현·곽종원은 원로·중진·신진으로 이어지는 수직적 관계를 통해 우익 문단을 재구성했으며 더 나아가 현장비평을 통해 현역 문인들의 글쓰기를 통제했다. 특히, 현장비평은 ‘인간의 모랄의식’ 혹은 ‘인간성 탐구’라는 순수문학적 주제를 내면화하는 가운데 이루어졌다. 또한 이들은 작법류의 저서와 추천평을 통해 일반 독자들에게 글쓰기의 전형을 제시했다. ‘반(反)통속’, ‘반(反)경향’으로 요약할 수 있는 추천평과 민족성에 기반을 둔 작법류의 글들을 통해 이들은 ‘순수문학’에 기반을 둔 글쓰기의 순화를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작문 교과서의 저자로 활동하면서 당대의 이데올로기 즉, 애국·반공 등의 담론을 글쓰기를 통해 내면화시켰다. 김동리·조연현·곽종원의 문학사 서술이 순수문학론을 과거를 통해 보편화시키는 과정이었다면, 이들의 현장비평, 작법류 혹은 작문 교과서 집필은 현재를 관리하면서 순수문학론을 제도화하는 과정이었다. 김동리·조연현·곽종원의 문학 활동을 조망함으로써 1950년대 ‘순수문학’이 제도화되는 과정에 대해 고찰한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연구 의의를 가진다. 첫째, 해방기 좌·우 대립에 의해 그 의미가 간과된 순수문학론자들의 1950년대 문학 활동을 조망함으로써 그동안 정치적 담론으로 인해 그 의미가 폄하되었던 1950년대 문학 지형도를 새롭게 복원하였다. 둘째, 1950년대 ‘순수문학’의 제도화 과정에 대한 분석은 그동안 신화화된 ‘순수문학’의 실체를 밝히는 과정이 되었다. 셋째, 1950년대 문학 지형도를 새롭게 복원하고자 하는 본 연구는 그동안 문학 연구에서 간과되었던 문학개론, 문학사, 현장비평 그리고 교과서에 문학적 중요성을 부여하였다. 끝으로 본 연구는 그동안 다양한 가치를 부여받지 못했거나 혹은 간과되었던 김동리·조연현·곽종원의 문학 제도사적 의미를 밝혔다는 의의를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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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요약

This study examines the institutionalizing process of the "pure literature" in the 1950s, which emerged amidst of left-right conflict right after Korean independence in the mid-1940s. In an attempt to stand up to left-wing literary circle, "Joseon Young Writers Association (herein referred to as "JYWA")" was organized in 1946 by young conservative writers and remained powerful in the Korean literary circle until the 1950s. The writers established a new definition of literature based on the concept of pure literature and advanced the pure literature into a fundamental and universal concept through a series of literary works. In particular, Kim Dong-ri, Cho Yeon-hyun and Kwak Jong-won, who led organizing JYWA, contributed to establishing and distributing the definition of pure literature in the 1950s by working as literature theorists, field critics and modern literature professors. Therefore, examining their literary works is a cornerstone to identify the institutionalization process of pure literature as a archetypical genre of the 1950s. Chapter Ⅱ discusses the literary works and movement that JYWA members promoted in the post-independence years till the 1950s. Amidst confrontation against proletarian literature, pure literature was emphasized by JYWA members and paved the way for literary works of JYWA writers in later years. The concept of pure literature emerged as a dominating literary trend in the era of left-right confrontation. They were key contributors to literary publications of the time, including 'Baekmin', 'Literature' and 'Modern Literature', and dominated the 1950s literary circle, particularly distribution and editing, working as regular contributors or critics. In addition, a new paradigm of Korean language and literature was being established in the 1950s. In other words, the paradigm was shifting from bi-pillars of Korean language and classic literature to tri-pillars of Korean language, classic literature and modern literature. Those who were most field writers expanded their territories into universities, such as Seorabeol Art College, Dongkook University and Sookmyeong Women's University. JYWA members, who emerged amidst left-right conflict in the post-independence era, made a great contribution to institutionalizing pure literature and establishing a framework for the theory of modern literature in the 1950s by working as conservative writers and professors at Korean language and literature department in earnest. Research on the institutionalization process of pure literature in the 1950s was specified by examining the publications of Kim Dong-ri, Cho Yeon-hyun and Kwak Jong-won, including introduction to literature, history of literature, writing technique textbook and field criticism. Chapter Ⅲ discusses the process of establishing the pure literature concept, based on the introduction to literature. Kim Dong-ri's literary philosophy may be summarized as an "Ultimate manner of life." He criticized the view of proletarian literature and emphasized the universal human nature, i.e. "manner of life as an ultimate enlightenment," as a new tradition of Korean literature. This issue was highlighted in his book of literature 101. Cho Yeon-hyun dismissed proletarian literature as a "logic," and emphasized "literature as a reason of human life," as apposed to the concept of logic. He regarded human life as the reason of human life, and advocated serious literature that identifies art with enlightenment. Kwak Jong-won emphasized the utilitarian value of literature while advocating the pure aspect of literature. He considered literature a practical thesis that changes both human and society, and named it a "literature of homo novus." While all the three writers underlined pure literature, the details range from humanism to utilitarianism. This is largely attributable to the literary dynamics of the 1950s. In other words, all types of literary works but proletarian literature were considered pure literature at that time. Accordingly, pure literature was deemed as a non-proletarian literature. Chapter Ⅳ examines the generalizing process of the pure literature concept as a history. Kim Dong-ri defined pure literature as the banner of "New World Literature Circle," to which he belonged in the late 1930s, and integrated the group into the pedigree of pure literature, which was succeeded by "Goo-in Hoe," "Dancheung," "Si-in Boorak," and "Cheongrokpa." Focusing on literary generation, he made an attempt to establish his own theory of literary pedigree, which was highly differentiated from the previous literature history. Cho Yeon-hyun collected literary materials, like literary coterie magazines and other publications that the history of literary had failed to dealt with, and established a new pedigree of pure literature. However, his theory tended to undervalue the writers and works of proletarian literature. Accordingly, his history of pure literature was created out of impure intentions of excluding proletarian literature. Kwak Jong-won's view on the literature history was identified as denying previous literature. He regarded a lack of literature tradition as a ground for creating a new archetype of literature. This was a strategy to set conservative literature as a new tradition amidst left-right conflict. Therefore, the three writers adopted writing literature history as a strategy to universalize pure literature in the history of literature. In other words, by utilizing the illusion of "fact" that history implies, they tried to underscore pure literature as a tradition of the Korean literature history. Chapter Ⅴ discusses the writing process of pure literature, based on field criticism, writing technique and wring textbook. Keeping the left-right confrontation in mind, Kim Dong-ri, Cho Yeon-hyun and Kwak Jong-won embraced anti-political writers in the mainstream, re-organized the conservative literary circle into a hierarchical structure of senior-junior-newcomer, and controlled writers' works through field criticism. In particular, most field criticisms were rendered by internalizing the key themes of pure literature, including human moral or quest for humanism. They also proposed archetypical writing techniques to their readers through publications on writing skills and recommendation articles. Through, so called "anti-pop culture and anti-trend" recommendation articles and nationalism-oriented articles on writing techniques nationalism, they emphasized writing purification based on pure literature. Furthermore, working as writers of writing textbooks, they internalized the ideology of the era, patriotism and anti-communism, by writing practices. While Kim Dong-ri, Cho Yeon-hyun and Kwak Jong-won wrote literature history in order to universalize pure literature through history, they wrote field criticisms, writing technique articles and wring textbooks in order to institutionalize pure literature and simultaneously control the present. This study that examined the institutionalization process of pure literature in the 1950s by delving into the works of Kim Dong-ri, Cho Yeon-hyun and Kwak Jong-won provides implications as follows. First, by shedding light to the literary works of pure literature activists of the 1950s who had been overlooked amidst of left-right confrontation in the post-independence era, this study restored the literary map of the 1950s that had been denigrated due to political discourses. Second, analyzing the institutionalization process of pure literature in the 1950s paved the way for unearthing the true aspects of pure literature. Third, the attempt to restore the literary map of the 1950s provided a new significance to the literature 101, the history of literature, field criticism, writing textbooks that have long been overlooked. Lastly, this study brought into the light the importance of Kim Dong-ri, Cho Yeon-hyun and Kwak Jong-won, who also have long received undue attention and respect in the institutionalization history of litera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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