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상세

미국의 패권 전략 : 미사일방어(MD)체계를 중심으로

Hegemonic Strategy of the US

초록/요약

미국은 탈냉전 이후 부시 대통령의 ‘신세계 질서’(New World Order)선언을 통해, 미국만이 세계유일의 패권국이며 국제질서를 평화적이고 안정적으로 만들 수 있다는 단일 패권국 체제를 지향했다. 이를 위해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이른바 ‘불량국가’들의 예측 할 수 없는 미사일 공격위협으로부터 미국과 우방국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미사일방어(Missile Defense: MD)체제 구축을 위해 이전의 국가미사일방어(National Missile Defense: NMD)와 전역미사일방어(Theater Missile Defense: TMD)를 통합하는 MD체제 구축 의지를 표명하였다. 미국의 미사일방어계획은 제2차 세계대전 직후부터 시작된다. 종전 직후 미국은 나치가 미사일 개발에 주력해왔다는 사실에 놀랐고, 이에 상응하는 미사일 방어계획을 수립했다. 1950년대 핵의 공포시대였던 냉전의 시작과 더불어 미국과 소련의 초기 핵전략은 주로 장거리 대륙간탄도탄(ICBM)의 개발과 양적 우위확보에 집중되었지만, 미국과 소련 모두 서로 핵무기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상황에서 양국의 핵전략은 자연히 어떻게 하면 적의 선제 핵공격으로부터 살아남아 보복공격력을 확보하느냐 하는 문제에 집중되었다. 그러한 배경에서 나온 전략이 바로 날아오는 적의 미사일을 아군의 미사일로 격추한다는 ‘탄도미사일방어’(Ballastic Missile Defense: BMD)였다. 변화하는 국제환경에서 패권국의 위상과 역할 그리고 그에 따른 정책을 거시적 관점에서 명확하게 설명해 주는 패권안정이론은 MD의 패권적 성격을 설명하는데 유용한 논리적 근거가 된다. 즉, 강력한 패권국가가 존재 할 때 국제질서는 안정적이고 개방적이 된다는 이론으로 패권국이 일정한 질서유지를 위하여 안보라는 공공재를 제공함으로써 동맹국과의 결속을 강화하고 여타 국가들로 하여금 이에 필요한 관행을 수행토록 강요함으로써 패권국에 유리한 정치ㆍ안보체제를 창출하고 유지시켜 나간다는 것이다. 따라서 패권안정론 관점에서 MD라는 안보 공공재 제공은 전략적 불확실성과 불안정성을 최소화시켜 안정된 체제, 즉 패권체제를 만드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미국은 유일 초강대국의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동맹을 미국의 주도 하에 유지ㆍ강화하여 자유로운 외교정책을 구사할 수 있으며 첨단과학의 주도권 확보, 즉 지구와 우주공간에 대한 통합적 군사지배를 유지하여 미국이 원하는 단극 패권체제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결국 미국 패권안정의 중요한 수단으로서 MD체제는 국제질서 유지와 평화의 증진이라는 국제 공공재이기 때문에 미국은 막대한 비용을 감수하면서도 이를 추진함으로써 미국이 패권국으로서의 역할을 다하는 것이라는 논리를 도출 할 수 있다. 하지만 미국의 패권적 지위를 계속적으로 담보해줄 수 있는 MD전략은 국제적 갈등과 마찰을 유발시켜 국제정세를 불안정하고, 미국과 주요 국가들과의 갈등이 발생하게 할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MD정책을 지속 추진하는 것은 불특정 위협에 대처하고 미국과 동맹국 이익에도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미국은 동맹국들과 함께 MD체계를 공동으로 개발하는 방안 등을 모색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는 MD계획이 자국이 확보하고 있는 억지능력을 약화시키고 경제성장, 통일정책, 대외정책 등을 위축시킬 것이라는 우려를 갖고 있다. 특히, 중국은 미국이 MD에 일본, 대만을 포함시키는 것을 중국의 국가 이익과 지위에 대한 매우 큰 타격으로 간주하고 있으며, 러시아는 MD계획이 미국과 러시아 간의 군사ㆍ전략적 균형의 상실을 가져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여기에 일본도 미국과의 MD 참여를 통해 아시아ㆍ태평양지역에서의 정치ㆍ군사적 영향력 확대를 추구하고 있고, 특히 유럽연합이 가장 우려하는 점은 미국의 MD체계 구축 결과가 러시아와 새로운 군비경쟁을 초래하게 되고, 이러한 결과가 미국보다 유럽의 안보를 해칠 수 있다는 점이다. 21세기 세계질서가 미국의 패권 중심으로 정착될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국제체제로 변화를 거듭할 것인가 하는 것은 탈냉전시대 미국의 패권 지속 면에서 어떠한 전략을 구사하느냐에 따라 세계질서의 성격도 변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잠재적 패권 도전세력은 핵무장, 지역통합, 정책제휴 등을 통해 힘과 정책적 자율성을 강화시키려고 노력하므로 상대적으로 미국의 패권 영향력은 감소할 가능성도 있어 향후 세계 질서는 미국의 의도와는 다른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앞으로 미국의 MD추진상황을 지켜보아야 하겠지만, 장차 한국이 MD의 제3자로 남기는 어려운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 미국은 우리의 의사와 상관없이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들을 MD에 포함시킬 것이라고 밝힌 바 있으며, 이와 관련된 무기체계의 한국 내 배치도 염두에 두고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미국의 MD정책이 중국, 러시아, 일본 등에 둘러싸인 한반도의 제반 문제 해결과 한국의 안보협력 정책과 관련하여 한국에게 어려운 선택을 강요하게 할 것이다. 이러한 딜레마를 처리하는데 있어서 한국은 무엇보다도 MD참여 문제를 대 북한 전략의 차원을 넘어 동북아 국제체제의 안정과 질서에 초점을 맞추어 추진할 필요가 있다.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