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호 초기 단편소설의 카니발적 특성 연구
A Study on Carnivalesque of Choi In-ho's Short Stories at Initial Stage
- 주제(키워드) 최인호(Choi In-ho) , 바흐찐적 비평(Bakhtinian criticism) , 카니발(carnival) , 유희(play) , 전복(subversion) , 위반(transgression) , 악한(rogue) , 광대(clown) , 바보(fool) , 대화적 수사학(dialogic rhetoric) , 광장 언어 , 다중언어(polyglossia) , 아이러니(irony) , 환상(fantasy) , 카니발적 결합(carnival mésalliances) , 메니푸스식 풍자(saturae menippeae) , 탈중심화(decentering) , 섹슈얼리티(sexuality) , 이데올로기(ideology) , 대화주의(dialogism)
- 발행기관 서강대학교 대학원
- 지도교수 우찬제
- 발행년도 2010
- 학위수여년월 2010. 2
- 학위명 석사
- 학과 일반대학원 국어국문학과
- 실제URI http://www.dcollection.net/handler/sogang/000000045916
- 본문언어 한국어
- 저작권 서강대학교의 논문은 저작권에 의해 보호받습니다
초록/요약
본 연구는 최인호의 초기 단편소설을 대상으로 하여 작중인물의 일탈적 행위, 서술과 작중인물의 언어, 아이러니와 환상성의 수사학적 특질, 주제 의식, 텍스트의 사회문화적 맥락 등 다양한 국면에 나타나는 유희적, 위반적, 전복적인 카니발적 세계관과 그것의 문학적 발현 양상을 논의하고자 한다. 미하일 바흐찐(Mikhail M. Bakhtin)이 논의하는 카니발(carnival)은 엄숙한 공식문화에 대립되는 비공식적 특성을 지닌다. 카니발은 공식적인 문화가 강요하는 규범과 금기에 대립되는 탈규범과 질서의 위반으로 구성되며, 지배적인 진리들과 공식적 제도로부터 일시적으로 해방된 것처럼 모든 위계, 특권, 규범, 금지의 일시적 파기를 축하한다. 카니발에서는 일상의 배타적이고 수직적인 위계(位階) 질서가 파기되고 모든 사람들이 평등한 관계로 간주되며, 역동적 ․ 가변적 ․ 유희적 성격의 전복이 시행된다. 최인호 초기 단편소설의 주인공들은 세계와 불화(不和)하는 타자(他者)로서, 공식적인 질서와 가치관에서 일탈적이다. 그들은 사회의 허위와 기만을 풍자적으로 폭로하고, 제도적인 규범에 대해서 조롱하는 태도를 보인다. 최인호 초기 단편소설에서 가장 빈번하게 등장하는 인물은 악한(rogue) 유형이다. 광대나 바보 유형이 제시될 때에도 위악적인 행동이나 영악한 성격을 함께 보여주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도시의 건달 또는 하층 계급의 부랑자 형태를 취하기도 한다. 또한 소년이나 청년 인물은 가족과의 유대 관계가 약하기 때문에 가족 질서와 윤리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지만, 경제적으로는 빈곤하다. 그래서 이들은 생존을 위해 하층 계급의 직업에 전전하거나, 가벼운 범죄나 사기를 벌인다. 이들의 이야기는 주로 도시의 거리 또는 뒷골목의 공간적 배경을 무대로 진행된다. 도시 소시민 인물들 역시 일상 속의 권태와 규율을 문제시하고 위반의 충동을 느끼는 약화된 형태의 악한이다. 이들은 위악적이고 영악한 행동을 무기삼아 기존 사회의 풍속과 인습에 대항하며, 사회가 엄격하게 규제한 금기를 위반하고 공식문화적인 가치관에서 일탈하는 행태를 벌인다. 도시화와 산업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시기에 창작된 최인호 초기 단편들에서, 유희와 조롱으로 일상의 견고한 경계를 전복하고자 시도하는 광대(clown) 유형의 인물을 주목할 수 있다. 직접적으로 광대적인 인물이 등장하지 않더라도 유희적이고 희화적인 서술과 묘사에서 광대 인물의 언어적 특색을 발견할 수 있을 만큼 유희적이고 풍자적인 태도를 선호한다. 광대 인물의 자유분방한 성격은 공식화된 규범과 통제가 개인에게 강압적으로 요구되는 사회와 갈등과 충돌을 야기한다. 이들을 통해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사회의 부정적 요인들과의 갈등을 서사화함으로써 그 사회를 비판적으로 통찰할 기회를 제공한다. 작가는 웃음을 상실로 표현되는 현대 사회의 억압에 대한 대응으로 광대로서의 책무를 느끼는 인물을 등장시키거나 작가 주인공을 등장시켜 광대의 유희적 태도를 표명하기도 한다. 최인호 초기 단편소설에서 바보(fool) 유형의 인물은 다소 약화되거나 변형되는데 어린 아이, 치매 노인, 기인이나 국외자로 형상화된다. 어린 아이 인물의 경우 대체로 순진성과 무지함을 그 특징으로 하지만, 최인호 초기 소설에서 아동과 소년 인물들은 오히려 외면적인 바보스러움 뒤에 위악적이고 영악한 면모를 숨기고 있어서 어른들의 속물성을 희화적으로 조롱하고 그들의 권위와 기만을 공격한다. 치매 노인은 개인주의적인 젊은이들과 대조되면서 현대 도시인의 비정한 속성과 윤리적 타락상을 묘파해내는 역할을 수행한다. 그의 악의 없는 무지와 광태는 다른 작중인물들의 윤리를 시험하는 기제로 활용된다. 주류 사회로부터 소외된 국외자, 평범한 생활의 논리에서 이탈한 기인(奇人)과 광인(狂人), 무지하고 순진한 바보 등은 근대적 질서 체계와 충돌하는 타자적 존재들로, 지배적인 이성주의 논리의 획일적 폭력성을 우화적이며 동화적인 방식으로 비판하거나 성찰하도록 촉구한다. 악한, 바보, 광대 인물은 소설의 문체와 언어상의 특성에도 관련된다. 악한과 관련된 언어적 특질은 순응과 규범을 의미하는 ‘모범’이란 단어에 대한 아이러니한 비난에서 확인된다. 도시의 피카로 인물이 일인칭 서술자로 도입되는 단편에서는 진술 방식 역시 규범 파괴적인 언어로 이루어진다. 저급한 타자의 제한적인 개구리 시점과 이질언어적 언어와 인식 체계가 도입되어 현실에 대한 대화적 태도를 지향한다. 또한 광대 유형의 인물의 도입과 함께 웃음과 농담의 제재가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엄숙한 독백적 언어를 거부한다는 점에서, 그리고 독자를 유인하는 담론 구성 방식으로도 주목할 만하다. 희화적인 직유법의 활용으로, 두 대상에 대한 명시적이고 직접적인 연결에 의해 감각적인 대상 인식을 가능하게 하고 재기발랄한 문체를 형성한다. 바보의 언어는 기성 사회에서 타자적인 인물의 언어 양상으로 구체화되는데 이러한 언어는 이질언어성을 도입하면서 단일언어의 공식화된 이념과 규범에 논쟁적으로 대화한다. 사회와 문화의 주변부, 하층부에 위치한 여러 존재들의 언어가 다중언어(polyglossia)의 상태로 공존하면서 소설 언어의 교향(交響)화를 이룬다. 또한 카니발적 광장 언어는 권위적인 언어의 위선을 공격하면서 탈권위화시킨다. 최인호 초기 단편소설은 다양한 국면에서 아이러니(irony)의 수사학으로 구성된다. 이 아이러니는 작가의 현실 인식이나 태도가 아이러니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우선, 표제 자체의 의미와 소설의 서사 내용 사이에서 야기되는 상호모순 현상에 의한 아이러니가 소설의 수사적 기법으로 현저하게 활용된다. 작중인물의 형상화, 작중인물과 긴밀히 연동하는 플롯의 전개에서도 아이러니의 수사학이 폭넓게 관여한다. 인물들 상호 간의 관계에서도 에이론(eiron)과 그 상대역인 알라존(alazon)에 관련되는 아이러니의 구조가 발견된다. 플롯의 전개와 구조에서 아이러니를 통한 서사의 반전 효과는 소설의 흥미를 부여하고, 나아가서는 권위적인 알라존적인 존재들의 허상과 기만을 폭로하는 비판과 조롱의 서사적 기능을 달성하기도 한다. 아이러니의 수사학은 서사 공간의 독특한 설정 방식에서도 작동하고 있다. 일상과 정상적인 상황에 대한 아이러니한 전복과 위반은, 세계의 모순과 부조리를 인식하는 작가의 관점과 단면적인 기성 문화로부터의 해방을 지향하는 카니발의 세계관에 뿌리를 두고 있다. 최인호의 초기 단편소설에서 위반과 전복의 카니발적 세계관이 심화될 때, 환상적이며 우화적인 문학 형식으로 표출된다. 자유로운 환상과 알레고리, 카니발적 결합과 이중성의 형식적 스타일이 발견된다. 특히 공간의 환상이 두드러지는데, 도시 공간을 무대로 한 소설에서는 도시인의 위태로운 삶의 조건과 실존적 불안을 불안한 공간의 환상으로 형상화된다. 또한 최인호의 환상적 소설들에서 죽음에 대한 일면적인 부정성이 전복되고, 삶과 죽음이 혼융된 양면가치를 카니발적인 환상으로 제시한다. 환상의 수사학은 일상에 대한 일면적인 시각을 전복하면서 은폐된 타자성과 도시인의 불안한 내면 심리를 효과적으로 노출한다. 70년대는 산업화로 근대적 일상성이 정착되어가던 시기이자 권위주의적 통치의 시기로, 최인호 소설은 이에 대항한 세계관을 보여준다. 카니발 극의 전복적 플롯은 이러한 수직적 위계의 이분법적 양극을 상대화하고 전복한다. 남성 주인공의 ‘탈관’의 구도에 비해서, 아내와 사물들은 주인공 남성의 속박에서 해방되거나 일종의 ‘대관’의 축제를 벌인다. 또한 의사와 환자의 역할이 역전된다. 소설 내에서 근대의 도구적 합리성의 폐단을 상징하는 병원 공간, 그리고 웃음의 상실은 근대 이성중심주의가 야기한 부정성을 환기하고, 주인공의 유희충동과 농담은 감성의 회복을 추구한다. 당대의 주류 담론이었던 개발과 성장의 근대화 담론에 대한 전복적 비판을 가하고, 문명과 야만, 이성과 광기, 정상과 비정상, 정주민과 이방인 등 근대의 고착화된 이분법적 대립 범주를 전복시킨다. 최인호 초기 소설의 섹슈얼리티는 문명과 억압의 가설에 연관된다. 성적 억압과 왜소화와 그것의 반작용으로서 금기 위반과 일탈의 충동에 주목할 수 있다. 에로티즘을 다룬 소설은 위반적인 에로티즘과 성적 공상, 그리고 일탈 충동이 서사의 중심을 이루고 있다. 주인공의 이러한 성적 일탈의 충동은 억압된 일상 생활의 불만, 그리고 근대성의 권력구조가 개인에게 내면화시킨 기계적인 생활양식과 규율에 관련된다. 또한 단지 성적 일탈만을 보여주기보다는 살인 사건과 결부되어 서술자 자신의 성적 충동과 윤리 의식을 성찰하게 된다. 최인호 초기 소설에서 섹슈얼리티와 위반적인 에로티즘은 대체로 남성의 시선으로 서술되며 남성의 성적 왜소화와 소외를 반복해서 주제화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남성의 성적 위반의 충동을 다루면서 그것을 내부적으로 반성적으로 성찰하고 있는 데까지 이른다. 1970년대는 독백주의적인 구호의 시대였다. 군사 정부에 의한 권위주의적 담론이 사회와 문화의 모든 분야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위에서 아래로 단지 한 방향으로만 전달되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이 시기의 지배적인 언어의 기본적인 속성은 정보전달이나 의사소통이 아니라 명령과 지시에 있다. 최인호 초기 소설은 이러한 권위적 담론의 이데올로기에 대항하여, 대화적인 언어 양상과 수평적 인간 관계를 제시한다. 권위적 존재와 위계 질서 및 권위적 이데올로기가 등장하는 소설에서는, 그러한 권위에 대해 전복과 상대화를 시도하는 것이 서사의 핵심 사항으로 부각된다. 권위적이고 수직적인 이데올로기 담론 형식이 지배적인 군사 정권 시기에 대항적인 언어 형식으로 대화와 수평적인 인간 관계를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최인호 중단편 소설은 최인호 문학의 출발점으로서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최인호와 그의 문학이 1970년대 문학과 대중문화의 지형도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염두에 둘 때, 본 연구가 당시의 한국 사회와 문화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도모할 수 있는 일정한 단서를 제공하기를 기대한다.
more초록/요약
This study examined Choi In-ho's short stories at initial stage to discuss heroes' deviating behaviors, rhetoricity of the discourse, and carnival sense of the world that made appearance at social and cultural context and ideologies. The carnival that Mikhail M. Bakhtin said was not official culture being serious but unofficial culture to have characteristics of being free from norms, transgression and horizontal human relations and to subvert in dynamic, variable and playing way. The heroes of the story were the ones in carnival who deviated from official order and values. 1. The heroes who made appearance frequently were "rogue" to be either scamps or boys at urban cities and have freedom, and they had low class jobs and committed light crimes and fraud because of poverty to survive. The lower middle class citizens at urban cities were weak scamp who had questions about ordinary boredom and rules to feel impulse of transgression. 2. "Clown" type of heroes had free-minded nature to produce conflicts with the society that made individuals be forced to follow norms and controls. They attempted to subvert ordinary boredom and suppression by play as well as ridicule at the time of industrialization. 3. "Fool" type of heroes were formed to be children, the elderly with dementia, strange persons and outsiders. The children made fun of adults' snobbery by dysphemism words and actions to attack deception, and the elderly with dementia disclosed urban citizens' cold-heart and moral corruption, and strange persons criticized uniformity of modern values in fable way. The short story's languages and styles also showed carnival aspects. 1. The rogue, fool and clown had relations with novel literary styles as well as linguistic characteristics. Picaro narrators at urban cities described in languages that could destroy norms, and clown type of heroes declined serious monologue languages to make witty literary styles by using comic picture type of simile. And, the fool's language was the other party's heteroglossia at established society to talk official ideology and norms controversially. Choi In-ho short stories' carnival languages attacked hypocrisy of authoritarian languages. 2. Choi's short stories consisted of rhetoric of a variety of ironies. At first, ironies that were made by contradiction between titles and descriptive contents were often used. And, the ironies of individual characterization had composition of both eiron and alazon at character relations as well. The description's ironical reversal gave Choi's stories interests to disclose false image and deceit of authoritarian existence. The subversive imagination through irony was based on not only the writer's critical attitudes that cognized contradiction and irregularities of the realities but also carnival sense of the world. 3. Choi's short stories deepened carnival sense of the world of transgression and subversion to express in fantastic and fable form. The rhetoric of fantasy effectively disclosed urban citizens' hidden otherness and unstable inner psychology, and to show view of life and death having double-sided values. In the 1970s, modern everydayness was settled down to industrialize and authoritarian government prevailed so that the writer showed his world view of transgression and subversion. 1. Bisection method value system in modern society rejected and excluded surrounding things to let carnival play's subversive plot make relative of hierarchy and bisection method. For instance, Choi story's hero lost authority to be decrowning to let wife and objects open crowning festival and to make doctor and patients reverse their roles. The writer criticized modernization discourse of development and growth to subvert bisection confrontation such as civilization/barbarism, reason/madness and so on. 2. Choi In-ho short stories's sexuality had relations with hypothesis of culture and suppression to pay attention to sexual suppression, becoming smaller and transgression of the taboo. The hero's sexually deviating impulse was related to daily dissatisfaction and modern rules. And, the short stories were aimed at sexual freedom to reflect on sexual impulse. 3. In era of monologic slogan in the 1970s, languages of order and instruction governed the society. Coping with the authoritarian ideologies, the writer suggested dialogic languages and libertarian human view. Choi In-ho and his literature played important role at the Korean literature and popular culture in the 1970s: This study shall give clues to help understand the society and culture at that 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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