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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의 장기적 변화 분석 : 글래스-스티걸 법 폐지과정을 중심으로

초록/요약

본 논문의 목적은 공식적 변화가 없는 제도가 비공식적으로 어떻게 변화하는가를 분석하는 것이다. 본 논문이 다루는 주제는 상업은행과 투자은행 간의 겸업을 금지했던 글래스 스티걸 법의 폐지과정이다. 글래스 스티걸 법은 미국의 금융규제정책의 근간이 되었던 정책이었다. 이 법은 1929년 대공항 이후 은행의 도산 상황에서 금융 리스크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생겨나게 되었다. 1933년 상, 하 양원에서 글래스(Glass) 상원의원이 제안한 은행의 겸업금지법안과 스티걸(Steagall) 하원의원의 예금보험법안을 통합한 은행법(Banking Act of 1933)이 제정되었고 이는 66년 동안 존속된다. 동법은 1999년에 금융현대화서비스 법(Financial Modernization Service Act)이 통과되면서 공식적으로 폐지된다. 본 논문은 동법이 폐지되기까지의 과정에서 나타나는 제도적 변화에 연구의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제도를 둘러싼 정치적 압력이 높아지면 제도는 공식적인 변화(개정, 폐지)가 어려워진다. 이러한 상황에서 제도가 소멸될 때까지 제도 내부에서는 어떤 변화 양상이 나타나는가를 살펴보는 것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본 논문은 공식적인 변화가 없는 제도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가?라는 퍼즐에 대한 답을 찾고자 한다. 또한 이에 대해 "제도를 둘러싼 정치적 압력이 강할 때 제도변화는 제도 내부의 비공식적 변화를 통해 유도된다'라는 가설을 활용할 것이다. 연구를 통해 드러난 제도 변화의 단계는 다음과 같다. 제도 변화의 1단계(Drift의 시기) : 제도가 현실에 대한 적응성이 떨어지기 시작하나 제도적 변화를 만드는 입법가의 정책결정이 존재하지 않는다. 글래스-스티걸 법과 현실 간의 간극이 점차적으로 더욱 벌어지게 된다. 제도 변화의 2단계(Conversion의 시기): 제도에 대한 내부적인 지지가 흔들리나, 제도적 변화를 만드는 입법가의 정책결정이 나타나지 않는다. 이러한 특징으로 인해 제도의 규칙과 그 실행 간의 간극이 점차적으로 벌어지지만 내부적으로 이를 해결하려는 제도의 재해석이 나타난다. 제도 변화의 3단계(Exhaustion의 시기): 제도에 대한 내부적인 지지가 크게 약화되며 행위자 간의 합의를 이끌어낸 입법가의 정책결정이 나타난다. 이 결과 제도는 점차적으로 영향력이 상실된 상태에서 소멸되고 다시 회복되지 않는다. 이러한 연구를 통해본 논문은 공식적 변화가 없는 제도에 있어 비공식적인 변화는 공식적 변화를 유도하는 결과를 낳았음을 알 수 있다. 외부적인 변화는 시장 내 행위자들에게 서로 다른 영향을 미치고 이 과정에서 제도는 현실과의 격차가 점차 커지게 된다. 결국 비공식적 변화의 지속적인 전개는 공식적 변화가 나타나도록 하는 환경을 조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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