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 바이러스>의 '강마에'를 중심으로 본 '나쁜남자'인기의 정서구조연구
초록/요약
이 연구는 텔레비전 드라마 속 <베토벤 바이러스>의 강마에(강건우 마에스트로)의 인기에 담긴 시청자의 정서구조(structures of feeling)를 ‘나쁜남자’적 관점에서 분석하고자 했다. 최근 한국에서는‘나쁜남자’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강마에 역시 ‘나쁜남자’로 불리지만 기존의 ‘나쁜남자’와는 다른 유형의 ‘나쁜남자’다. 그 차이를 밝히기 위해 1990년대 남자주인공의 특징과 2000년대 주인공의 특징을 살피고 강마에와 어떠한 차이를 갖고 있는지 비교했다. 또한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인 디시인사이드 ‘베토벤 바이러스 갤러리’에 게재된 시청자들의 게시물을 통해 반응을 분석함으로써 강마에의 인기에는 어떠한 정서에 기반을 둔 것인지 확인했다. 1990년대 인기 드라마 속 남자 주인공은 멋진 외모에 성격까지 완벽하며 위기의 순간에 여성을 구해내는 <신데렐라> 속 왕자의 역할을 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서는 <미녀와 야수> 속 야수와 같은 유형의 ‘나쁜남자’가 인기를 얻는다. 겉보기에는 1990년대 남자주인공처럼 외모나 능력적 측면에서는 완벽하지만 다른 성격적 결함을 가지고 있다. 시청자들은 야수가 마법이 풀려 완벽한 왕자가 되듯, 성격적 결함을 가진 ‘나쁜남자’가 변화되는 모습에 매력을 느꼈다. 이러한 ‘나쁜남자’는 남․녀의 사랑에 대한 판타지를 자극한다. 강마에는 외적으로는 ‘나쁜남자’의 모습을 하고 있다. 시청자들 역시 강마에를 ‘나쁜남자’로 인식하고 있었다. 그러나 강마에는 ‘나쁜남자’의 필수요소라 할 수 있는‘변화’가 불필요하다. 이는 기존의 ‘나쁜남자’와 다른 유형의 ‘나쁜남자’이기 때문이다. 첫째, 강마에는 성공의 ‘꿈’에 대한 판타지를 자극한다. 즉, 그 대상이 여자가 아니라 프로젝트 단원은 물론 시청자 모두에게로까지 확대됐다. 둘째, 극 중 강마에는 감성적 측면의 결핍과 이성적 측면의 과잉의 모습을 보인다. 시청자는 이성적 측면이 강화된 모습을 선호함에 따라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셋째, 강마에와 동명의 오케스트라 단원(작은 건우)과의 리더십의 비교를 통해 강마에는 카리스마적 리더십을 보였음을 알 수 있었다. 카리스마적 리더십은 위기의 순간에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시청자는 카리스마적 리더십에 호응을 나타냈다. 그 밖에 강마에는 각박한 현실 경쟁에서 살아남은 인물로서 현실의 냉정함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강마에의 독설에 시청자는 지지를 나타냈다. 강마에의 독설은 평상시 생각하고 있었지만 다른 사람이나 사회 정서에 의해 하지 못했던 말을 강마에가 대신 해줌으로써 카타르시스와 대리만족을 느꼈다. 강마에는 성공에 대한 ‘꿈’을 이야기하는 ‘나쁜남자’로 사랑을 갈구하던 ‘나쁜남자’와 차별화된다. 이는 이 시대 사람들이 성공에 대한 판타지를 가지고 있으며 성공한 리더에 대한 존경과 지지를 보내고 있는 정서에 기반을 둔 것이다. 특히 시청자들은 강마에와 다양한 방식으로 감성작용을 하는데,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었다. 시청자는 강마에를 사랑의 대상이나 인간의 평범한 삶의 측면에서 자신의 현실에 대입시켰을 때 받아들이지 못했다. 반면, 한 사회의 리더로서는 같은 입장에서 닮고 싶어 하는 모습을 보였다. 시청자가 텔레비전 속 등장인물에 얼마나 감정적으로 관여하는가에 따라 등장인물과 똑같은 감정을 느끼고 비슷한 행동을 하려하는 것은 동일시(identification)이라 한다. 그러나 극 중 인물과 같은 감정까지는 아니더라도 친구처럼 친근하게 여기고 반응하는 것은 의사사회(parasocial interaction)이라 한다. 따라서 강마에라는 인물에 대해 매력을 느끼지만 평범한 인간이나 사랑의 대상으로는 의사사회 현상(parasocial interaction)을, 일적 측면에서 성공한 모습에는 동일시(identification)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강마에 인기는 성공에 대한 갈망의 정서구조에 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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