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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수 소년소설 연구

초록/요약

이 연구는 이원수 소년소설 text에 재현되는 작가의 ‘현실’과 ‘소년’을 바라보는 시선의 분석을 통해 이원수의 작가의식을 밝히는데 목적이 있다. 이 작업은 이원수 소년소설의 장르적 특성을 밝혀 기존 이원수 아동문학연구의 공백을 메울 수 있을 것이다. 2000년대에 들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문학이 활발하게 창작되었고, ‘청소년 문학’이 하나의 독자적인 장르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소년소설과 관련된 연구는 동화와 구분되지 않은 채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이원수 소년소설 연구 역시 마찬가지다. 이원수 아동문학연구는 대부분 동화, 동시, 아동문학 이론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고, 몇 안 되는 이원수의 소년소설 연구는 동화와 소년소설을 구별하지 않은 채, 둘을 같은 장르로 다루었기에 이원수 소년소설의 장르적 특성을 밝힐 수 없었다. 물론 소년소설은 ‘소년’이라는 대상독자를 상정하고 있기에 동화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원수는 아동문학을 환상성을 중시하는 동화와 현실성을 바탕으로 하는 소설로 구분하여 다루었다. 현실을 이해할 수 있는 소년의 나이가 되면, 현실의 소설이 필요하다고 보아 소년소설을 창작하였다. 이원수는 소년 소설을 공상세계를 떠나 현실세계로 들어선 아동들의 문학이라고 보았다. 소년소설은 현실을 배경으로 현실의 이야기를 하기에 동화와 다르다. 소년소설은 소년들에게 현실 세계를 보여 줌으로써, 소년소설의 독자인 소년이 사회의 규범과 현실의 모습을 익히는데 일조한다. 소설 속의 소년이 현실 세계를 알아가는 과정의 서사가 곧 소년소설이다. 그리고 이원수의 소년소설은 이원수가 소년을 바라보는 시선, 즉 작가의 세계관 아래서 창작되었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Ⅱ장에서는 작가 이원수의 ‘현실을 바라보는 시선’과 ‘소년을 바라보는 시선’을 바탕으로 소설 속 소년이 현실을 살아가는 성장 구조를 분석하였다. Ⅱ-1에서는 이원수의 현실을 바라보는 시선으로, 이원수가 역사적 현실을 소설에 어떻게 반영했는지를 살펴보았다. 이원수가 다른 소년소설가들과 차별되는 이유는 현실을 숨기지 않고 소설 속에 ‘적극적’으로 그려냈다는 점이다. 이원수는 아이들에게 좋은 것만 보여주어야 한다는 ‘아동천사주의’를 비판하고, 소설에서 부정적인 현실의 모습을 드러낸다. 이원수 소년소설에는 ‘일제치하’, ‘6.25’, ‘4.19’, ‘베트남 전쟁’ 등의 역사적 사건이 등장한다. 이원수는 성인 소설에서도 쉽게 다루지 못하는 역사적 사건을 적극적으로 소설의 배경으로 삼는다. 그리고 이원수는 역사적 사건을 단순히 소설의 배경으로 삼는 것이 아닌, 역사적 사건과 소년을 직접적으로 연결시킨다. 소년은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사건을 직접 겪는다. 이원수 소년소설 속의 소년은 역사적으로 문제가 되는 사건과 직접적으로 관련을 맺고 이에 영향을 받는다. Ⅱ-2에서는 이원수의 소년을 바라보는 시선으로, 이원수 소년소설 속 주인공 인물의 상황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원수 소년소설에는 ‘고아’와 ‘일하는 아이’가 많이 등장한다. 전쟁으로 인해 많은 아이들이 고아가 되었고, 경제적인 지원을 받을 수 없는 고아 소년은 자연스레 일터로 가게 된다. 이원수는 고아 소년이 일을 하며 겪는 어려움을 소설에서 그려낸다. 이원수가 주인공 소년으로 ‘고아’ 소년을 내세운 건 주목할 사항이다. 고아 소년은 정신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부모의 지원과 보호를 받을 수 없기에 고난의 상황에 처한 인물이다. 이원수 소년소설에서 고아 인물은 주로 6.25 전쟁에 의해 생겨났고, 이원수는 전쟁의 폐해를 이야기하기 위해 ‘고아’를 주인공으로 설정하였다. 소설에서 ‘고아’ 소년이 살아가는 건 쉽지 않다. ‘고아’ 소년은 현실 사회와 끊임없는 갈등을 겪는다. 소년 인물을 위기에 빠뜨리는 인물은 다름 아닌 어른이다. 어른 인물은 소년을 방해하고 괴롭힌다. 어른 인물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서슴지 않고 소년을 이용하려 든다. Ⅱ-3에서는 고아 소년과 현실 사회의 갈등 해결 방식에 대해 분석하였다. 이원수 소년소설에 고아 소년은 어른의 부정한 행동으로 인해 현실과 갈등을 겪게 되는데, 소년의 갈등을 해결해 주는 것은 또래 소년과의 연대 형성을 통해서다. 이원수는 부정적 현실을 이겨낼 수 있는 희망을 ‘소년적 연대’로 보았다. 이원수 소년소설에서 소년은 절대적 긍정적 가치로 표상된다. 이원수는 소년성의 가치를 지키는 모습을 그려내며, 소설 텍스트에서 지속적으로 소년이 지녀야 하는 덕목을 선생님의 목소리를 빌리거나, 작가 본인의 목소리를 통해 직접적으로 이야기한다. 이원수는 소년에게 현실 세계를 보여주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소년소설을 창작하였다. 하지만 그의 소설은 ‘소년’이란 대상독자를 염두에 두었기에, 소년의 바른 성장을 도와야 한다는 인식으로 해피엔딩의 플롯을 만들었다. 이원수는 소년소설을 동화와는 변별된 장르로 인식하여 작품 창작을 하였다. 현재의 많은 소년소설연구는 이원수의 문학이론을 바탕으로 한다. 그리고 이원수는 문학이론에서만 소설과 동화의 장르적 특성을 구분하지 않았다. 그는 실제 소년소설의 창작에서도 소년에게 현실세계를 보여주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소설에 현실을 숨기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보여주었다. 이원수 소년소설의 ‘현실주의’는 소년소설의 장르를 동화와 다른 장르로 확립시켰다는데 의의를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이원수는 ‘어른=부정, 소년=긍정’으로 보아 어른과 소년의 세계를 이분법적 사고로 나누었고, 이런 이분법적 사고는 현실의 부정적 측면을 과장되게 그려냈다. 이원수 소년소설의 일관된 소년 성장 구조는 이원수의 ‘소년성’에 대한 인식에서 비롯된다. 이원수는 당대 아동문학의 교훈주의와 동심주의를 비판하고 아이들에게 현실을 숨기지 않고 보여주어야 한다는 현실주의의 입장을 취하였다. 하지만 그는 ‘소년’을 절대적 순수성을 가진 완벽한 존재로 설정한다. 이원수는 현실 세계를 부정으로 가득 찬 세계로 보았고, 반면에 소년은 절대 긍정적 가치의 인물로 설정한다. 소년은 동심을 간직한 완벽한 인물로, 이원수에게 있어 동심의 세계는 ‘신성불가침’ 영역이다. 이원수는 소년소설을 소년의 “바른 성장을 도모하는”이야기로 보았고, 이는 이원수 소년소설을 교육성에 매몰시켰다. 교육성에서 비롯된 이원수의 동심제일주의는 이원수 아동문학의 출발점이었지만, 동시에 이원수 소년소설 창작의 한계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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