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학교

초록/요약

의사소통 중심 교수법에서는 의사소통 능력을 기르는 것을 언어교수의 첫 번째 목표로 삼기 때문에 영어 듣기는 더 이상 수동적이고 수용적인 학습과정이 아니라 능동적이고 구성적인 과정으로 인식되며, 쓰기와 읽기 수업과도 연결되는 통합적 과정으로서 학습되어야 한다. 이러한 교수법의 흐름과 맞춰 영어 듣기 교수․학습을 위한 듣기 문항의 형식과 그 유형도 학생들에게 매우 중요한 요소로서 고려되어야 한다. 듣기 문항의 형식은 학생들의 듣기 능력을 측정함에 있어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자신들의 영어 듣기 학습의 방향을 결정하는 데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연구는 학생들의 영어 듣기 수행 능력이 답 고르기 유형과 답 만들기 유형의 두 가지 듣기 문항의 유형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 실험해보고, 학생들이 각각의 유형에 대해 어떠한 반응을 보이는지 살펴보며, 특히 답 만들기 유형의 경우 학생들이 직접 구성한 답을 분석함으로써 답 만들기 유형의 필요성을 알아보기로 한다. 실험을 위해 40명의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각각 20문항으로 구성된 답 고르기 유형과 답 만들기 유형의 영어 듣기 시험을 실시한다. 두 시험은 같은 내용의 대화를 들려주고 같은 문제를 질문하지만, 학생들은 각각 답 고르기와 답 만들기의 다른 방법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두 가지 유형의 듣기 시험을 본 후, 학생들은 각각의 시험에 대한 그들의 선호도와 다양한 의견에 대한 설문조사에 응답한다. 실험 결과, 답 고르기와 답 만들기 유형에 대한 학생들의 평균 점수에는 유의미한 차이가 발견됐다. 답 고르기 유형의 경우 답 만들기의 경우보다 더 높은 점수를 받았고, 설문조사에서도 역시 학생들은 답 고르기 유형이 상대적으로 더 풀기 쉽고 선호한다고 응답하였다. 또한 그들은 앞으로 영어 듣기 학습을 위해 공부하고 싶은 유형으로 역시 답 고르기를 선택하였다. 그러나 학생들의 답 고르기에 대한 선호도나 태도가 시험 점수에서도 유의미한 차이를 보인 것은 아니었다. 즉, 그들의 생각처럼 답 고르기가 더 쉽고 좋다고 해서 답 만들기 유형보다 점수가 높게 나타나는 것은 아닌 것이다. 게다가 답 만들기가 더 좋다고 응답한 학생들은 모두가, 답 고르기가 더 좋다고 응답한 학생들 가운데에는 25%가 앞으로의 영어 듣기 능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 같은 유형으로 답 만들기를 선택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답 만들기 유형에서 학생들이 직접 구성한 답을 자세히 분석한 결과, 답 고르기 유형에서보다 훨씬 더 다양하고 깊이 있는 환류효과를 얻을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와 같은 분석을 바탕으로 이 연구는 앞으로의 영어 듣기 수업과 시험에 답 만들기 유형의 문항 도입이 필요함을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