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aude Simon의 La Route des Flandres 연구 : 현실 인식과 타자 인식을 중심으로
- 주제(키워드) Claude Simon , La route des flandres , 타자 인식
- 발행기관 서강대학교 대학원
- 지도교수 최현무
- 발행년도 2009
- 학위수여년월 2009. 2
- 학위명 석사
- 실제URI http://www.dcollection.net/handler/sogang/000000045196
- 본문언어 한국어
초록/요약
본고는 클로드 시몽이 ‘재앙에 대한 파편적 묘사’라고 부제를 붙인 『플랑드르의 길』에 대해서 파편적 글쓰기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밝히기 위한 논의이다. 먼저 ‘파편’이 무엇이며, ‘파편’은 어떻게 구성되었고, ‘파편들’은 어떻게 구조되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따라서 본문의 첫 단원에서는 작가가 이야기 파편을 생성해내는 방식을 알아보았다. 클로드 시몽은 각 단어가 가지고 있는 다의성을 고려하여, 한 단어와 다음 단어가 갖는 함의(含意)의 폭이 겹쳐지도록 단어를 선택한다. 이로써 한 단어의 의미는 유사한 다른 단어로 이어지는데, 유의어(類義語)들의 연속은 어느새 의미의 이동을 형성한다. 단어들은 단어 안에 본래 있는 의미로 인해 다른 단어를 유추하도록 하므로, 한 단어에서 비슷한 다른 단어로의 이동에서 서술자의 의식 외에 다른 무엇이, 즉 작가의 의식이, 개입한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한편으로 이는, 생산된 문장들과 단원들이 작가의 의도에 따라 제작된 것이 아니고 서술자의 의식의 흐름의 일부인 것처럼 보이도록 하는 효과를 갖는다. 이렇게 생겨난 이야기 파편은 원래 거기에 있던 그대로, 즉 원재료의 일부인 것처럼 가정되는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단어들의 유추적 연상은 필연적으로 작가의 무의식적인 선택을 수반한다. 한 단어에서 비슷한 다른 단어를 찾아내기 위해서는 작가에게 가장 비슷하다고 여겨지는 단어를 떠올려야 하고, 이 떠올림의 과정에는 그 단어에 대한 작가 개인의 느낌이 반영된다. 의식은 비슷한 단어라는 조건에 제한을 받기 때문에 이 순간에 즉흥적으로 다른 단어를 떠올리게 하는 것은 무의식이다. 그러므로 한 단어에서 다른 단어로의 연쇄는 작가의 무의식을 언어화하는 효과를 갖는다. 무의식을 드러내는 서술은 무의식을 가진 주체를 전제하고 있기 때문에 문장은 사실 그대로의 기술(記述)로 여겨진다. 클로드 시몽이 이 과정에서 자신의 체험을 무의식적으로 반영하지 않을 수 없다 하더라도 이 작품의 서술 뒤에 전제된 주체가 작가 자신이 아닌 이유는, 작가가 무의식을 반영하는 서술을 조각내서 파편으로 만든 후에 자신이 기획한 조르주의 의식으로 만들고자 구조화했기 때문이다. 작가는 이 ‘파편’들을 원재료로 삼아서 자신이 원하는 구성을 한다. 따라서 소대가 소멸한 장소에 사로잡혀 있는 조르주의 의식은 작가가 정교히 고안한 배치에 의해서 형성되었다. 이를 위해서 작가는 각 부의 시작과 끝이 부대가 소멸한 지점으로 되돌아오도록 하였으며, 부대가 소멸한 지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도록 말의 시신을 배치하였다. 또한 소설의 물리적인 구조상 정 가운데 지점에서 부대가 소멸한 사건이 전모를 드러내도록 구성하였다. 이처럼 주체의 의식의 흐름을 반영하는 서술 속에서 드러나는 감각적 이미지들은 서술자의 현실le réel을 보여준다. 감각의 연속에 따라서 세계에 대한 경험을 기술하면서, 서술자는 ‘세계에 운명 지어진 주관’인 자기 스스로를 드러내 보이고 있다. 그가 경험하는 현실le réel을 감각적으로 지각하는 바대로 묘사하면서, 비슷한 감각의 연쇄로 이루어지는 서술은 클로드 시몽 특유의 사실성la réalité을 형성한다. 조르주에게 주어진 현실의 특징적인 점은 모든 대상의 형태가 뒤섞이고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건물과 차와 같은 사물부터 그림자의 이미지 그리고 조르주의 눈에 비치는 사람들까지 모두 고유한 형태를 잃어버리고 왜곡되거나 다른 형태와 혼합되고 있다. 그 중 가장 빈번한 변형은 사람이 짐승의 모습으로 묘사되는 경우이다. 이는 우선, 인간을 짐승처럼 종(種)으로 구별한 인종차별주의에 대한 비판이지만, 더 나아가서 전쟁 중에 말(馬)처럼 전쟁의 도구로 취급받는 현실에 대한 고발이기도 하다. 반인반수의 이미지는 멀리 있는 사람에게서부터 가까운 동료들에게서까지, 작품의 종결부에서는 서술자 자신에게서 드러나는데, 이는 비인간화 되고 있는 서술자의 존재 상태의 변이를 표현한다. 그의 세계가 드러나는 바는 세계를 구성하는 주관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형태를 상실하고 잔해로 남거나, 분해되어 진흙으로 돌아가는 이미지들은 고유한 존재를 상실하는 죽음을 암시하고 있다. 서술자의 서술이 회귀하는 지점에 놓인 분해되고 있는 말의 시체는 그들의 앞에 놓인 죽음을 보여준다. 2부에서는 1부에서 분석한 현실 묘사에 기초하여, 서술된 바가 서술을 진행하고 있는 하나의 주관, 하나의 주체를 형상화함을 보이고자 했다. 2부의 1장에서는 서술된 시간은 누군가에 대한 시간이고, 또 그 누군가에게 의미를 지니는 시간이다. 시간은 그 누군가의 의식과 종합 속에서만 인식될 수 있으며, 또한 인간의 언어 속에서만 그 존재를 드러낸다. 서술 속의 시간은 서술되기 때문에 존재하고, 서술자는 자기가 존재하는 시간을 서술한다. 이를 통해서 『플랑드르의 길』에서 서술된 시간을 관찰하면, 문장을 길게 늘이는 현재분사의 사용은 서술자가 끊임없이 어떤 시간에 머무르고 있음을 보여주는데, 반과거 시제와 ‘지금’이라는 표현의 모순은 그가 의식 속에서 존재하는 시간과 그가 서술하는 시점과의 괴리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그가 서술하고 있는 시점에 대한 언급은 통합되지 않고 분열되기 때문에 결국 서술자의 ‘현재’는 드러나지 않는다. 즉, 서술자의 신체가 머무는 ‘현실’은 서술 안에서 존재하지 않는다. 시간에 대해서 서술된 분량 즉, 과거에 대한 지속적인 언급과 드러나지 않는 서술 시점은, 서술자에게는 부대가 소멸된 시점만이 의미를 갖는 시간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조르주는 종종 소대가 패배한 이후 얼마간의 시간이 지났다고 언급하지만, 실제 전후의 상황과 사건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하지 않으므로, 전후의 시간은 그에 대해서 무의미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가 끊임없이 과거에 대해서 말하는 것은 역설적으로 끊임없이 현재의 무의미함과 소멸에 대해서 말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갖는다. 2부의 2장에서는 시간의 동일성을 현상적으로 드러내는 서술자가 갖는 주체성에 대해서 언급하였다. 언어의 주관성을 통해 서술 속에서 자신을 드러내는 주체가 작가인 클로드 시몽이 아니라 그와 일치한다고 볼 수 없는 또 다른 누군가라는 점을 논의하고, 이로부터 폴 리쾨르Paul Ricoeur가 사용한 내재적 작가의 개념을 빌려왔다. 그런데 이 소설은 회상하는 주체의 의식을 형상화하고자 한 작품이므로, 작품에서 형상화하고자 한 대상인 서술자의 주체성은 내포된 작가의 성격과는 미묘하게 다른 차이를 가진다. 왜냐하면 클로드 시몽의 소설의 경우에 서술자의 주체성은 작가의 의식을 부여 받은 ‘파편’과 작가가 서술이 조르주의 의식인 것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서 파편들의 연속 뒤에 감추어둔 소설적 ‘기획’ 사이에서 형상화된 인위적 산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클로드 시몽에 의해 『플랑드르의 길』에서 형상화된 의식을 서술하는 주체 즉, 서술 주체라고 명명하였다. 이 소설 안에서 서술 상 드러난 분열적 목소리들을 검토하면서, 각 목소리들이 서술 주체와의 거리에서 서술 주체가 그들과 맺는 관계가 드러남을 밝혔다. 여러 목소리들은 서술 주체의 기억 안에서 들리는 목소리로써, 서술 주체가 그들에게 대화의 대상이었음을 보여준다. 또한 서술 주체는 여러 목소리들의 기저에서 그 목소리를 듣는 누군가였음을 밝히면서, 주체 자체가 갖는 관계 지향적인 성격을 통해서 작품 안의 분열된 목소리와 그와는 모순되게 서술 안에 드러나는 서술자의 자기 동일성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였다. 3부에서는 앞서 동일자로서의 성격을 드러낸 주체가 타자에 대해서 갖는 태도를 분석했다. 이를 통해서 타자에 대한 태도가 조르주의 동일자성을 드러냄을 보였다. 즉, 조르주는 동일자 확장적인 성격을 가진 전쟁의 기체를 내재화하는데, 이는 자신을 위해서 타인을 배제하거나 도구화하는 방식을 가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플랑드르의 길』안에서 가장 대표적인 타자는 여성인데, 군인들의 대화는 여성에 대하여 소유-침탈-전쟁의 삼각구도로 이야기를 진행하면서, 여성을 물적(物的) 대상화한다. 또한 조르주는 반인반수로 변모하는 비인간화의 과정을 겪으면서 여성에 대해서는 더욱 직설적으로 짐승으로 취급하는 언사를 하며, 여성을 혐오의 대상이나 성적 욕망의 대상으로 표현하여 비인간화한다. 서술 속에서 여성은 인격을 가진 개인으로서 등장하지 않고, 자궁으로서 환원된다. 또한 조르주의 서술 내에서 여성은 마치 시간을 갖지 않는 것처럼 표현되는데, 여성은 시간의 기원인 원시나 시간을 초월한 신화로 묘사된다. 시간은 존재의 기본 조건이므로, 시간을 갖지 않는다는 것은 존재를 갖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플랑드르의 길』의 서술 안에서 여성은 존재를 갖지 않는다. 이는 조르주의 의식 내에서 여성이 고유한 존재를 가진 존재자로 인식되지 않음을 의미한다. 뿐만 아니라, 이 소설 내에서는 여성의 언어는 거의 드러나지 않고, 여성은 구슬픈 울음, 새된 비명, 중얼거림 등의 감정을 드러내는 목소리로만 암시되고, 자기 자신의 세계를 구성할 언어를 갖지 못한다. 반면에 남성 인물들은 언어적 주체로서 여성에 대한 판타지를 구성한다. 이에 대해서 반박을 하는 작중 인물은 코린느인데, 코린느는 단지 조르주의 판타지를 ‘아니non’라고 거절하면서 조르주의 닫힌 자아를 폭로한다. 조르주는 끝내 코린느와 대화적 관계를 갖지 못하므로, 그녀가 누구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 코린느에 의해서 그가 타인을 의식할 수 없는 상태로 자기 자신 안에 갇혀 있다는 것이 조명된다. 이처럼 유아(唯我)적으로 닫혀 있는 것이 조르주의 의식의 성격이다. 이는 곧 전쟁의 성격으로서, 조르주가 타자를 없애고 동일자의 확장만을 추구하는 전쟁의 기제를 내재화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조르주의 서술 속에서 타자는 인격을 가진 타인이 되지 못한다. 타인의 기본적인 성격은 낯섦이다. 조르주는 낯섦을 거부하는데, 이 거부는 서술을 할애하지 않는것으로 드러난다. 이는 시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서 조르주는 낯선 시간인 미래에 대해서 서술을 할애하지 않고, 그의 서술 속에서는 일반적인 인간의 의식 속에 있는 미래에 대한 기대와 희망, 그리고 불안이 없다. 그가 타인을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에 그의 현실 속에서 타인의 의지가 반영되는 일은 없고, 따라서 그는 현재에 집중해야할 만큼 당혹스러울 일도 없으므로, 그의 시간은 낯설고 새로운 미래를 향해 열리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조르주가 자신의 내적인 세계에 갇혀있다는 것을 드러내는 것은 세계에 대한 그의 서술이다. 그 형체가 왜곡 되고 변이되어 가고 있는 세계는 조르주가 세계 앞에선 단독자로서 세계를 자신의 주관에 속한 것으로 보는 태도를 드러낸다. 조르주에게는 세계에 대한 인식을 공유할 타인이 없기 때문에 세계는 그의 인식 상태에 따라 왜곡되고 변형될 수 있는 파편으로 구성된 불안정한 장소이다. 만약 세계에 대해서 상호 합의할 수 있는 타인이 있었다면, 그 타인들과의 관계에 의해서 세계는 주체와 타인이 공존하는 공고한 장으로서 그 실재성을 획득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르주의 서술 속에는 세계의 실재(實在)를 증언해 줄 타인들이 없다. ‘종말론적 말발굽 소리’를 들으며 끊임없이 세계의 종말을 암시하는 그의 서술은, 그가 죽음에 대한 불안감을 투사하고 있기 때문인데, 그에게는 타인이 없기 때문에 자신의 죽음이 곧 세계의 종말로 느껴지는 것이다. 시간이 타인들의 삶 속에서 이어지고, 세계 내에서 타인들의 존재가 지속된다는 인식, 즉 타인의 존재에 대한 인식이 조르주의 서술 속에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플랑드르의 길』은 무가 모든 것의 시작이요, 종결이라고 선언하는 허무주의적인 결말로 닫힌다. 이는 진정한 재앙은 인간의 내면에서 진행되는 전쟁이며, 타인에 대해서 닫혀 있는 의식의 감옥이라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more초록/요약
Dans ce roman, le conscient du narrateur est toujours saisi d'un moment où le peloton est défait. Cette expérience d'anéantissement l'occupe jusqu'à cinq ans après la guerre, elle l'enferme dans le passé. Le projet de Claude Simon pour ce roman est d'écrire la mentalité du désastre. Il considère ce roman comme la «Description fragmentaire d'un désastre». Pour Claude Simon, la langue est comme une matière qui a déjà sa propre qualité, et il focalise sur la polysémie du mot. En cherchant des mots qui viennent par analogie, l'inconscient de l'auteur appraî̂t. Alors, les mots qui se succèdent réveillent la conscience du sujet tout en cachant le travail de l'auteur derrière la phrase, parce que la narration qui est stimulée par la sensation crée une réalité très subjective et concrète. En formant une réalité, ce récit expose une réalité, c'est-à-dire le sujet de la narration. La façon dont Georges perçcoit son entourage dévoile sa situation dans le monde. Dans la narration de Georges, les images du corps des autres personnages et des choses sont déformées. En tant que tragédie moderne, la description de sa conscience particulière nous laisse voir la formation et la déformation de l'identité du sujet. Le temps narré par une conscience nous montre aussi qui est le sujet. Le narrateur ne parle que du passé en utilisant le participe présent et la deixis comme 'maintenant' ou 'toujours' en nous faisant voir qu'il se situe encore en temps de guerre avec le fantô̂me des soldats. C'est une façon de dire le non-sens du présent et de ne rien dire sur le moment où il est après la guerre. Le point de vue de la narration forme la réalité de l'univers du roman. Dans le narration, les voix des soldats ne se distinguent pas clairement de celle du narrateur Georges, puisque la voix des soldats revient toujours dans sa mémoire. Il est hanté par le discours des fantô̂mes des soldats. Le narrateur a perdu sa réceptivité à l'autre après la guerre, cela nous a montre son état de « mort symbolique ». Sa mort interne ne vient pas tout à coup, elle est déjà marquée par la parole des soldats sur les femmes. Les soldats parlent des femmes comme d'une « chair laiteuse ». La femme est un mythe ou un fantasme qui est composé par la langue des soldats dans leurs discours. Ainsi ce phénomène nous montre que petit à petit Georges perd sa capacité d'avoir une relation avec autrui. Finalement, le sujet de la narration est enfermé sur lui-mê̂me. L'auteur focalise sur l'état de Georges par le personnage feminin, Corinne. La parole de Corinne expose l'incapacité à concevoir l'autre. Le désastre qui est montré par ce roman est l'impossibilité de la relation humaine. Cette impossibilité enferme le narrateur dans son monde solitaire et fermé : son monde devient une sorte d'illusion fragmentaire parce que cette vision n'appartient qu'à lui et il sait que la mort détruira tout. L'auteur nous montre que le monde du narrateur n'arrive qu'au nihilisme. Sa vie n'a aucun sens et il devient mort-vivant. La description fragmentaire du désastre présente la scène d'un enfer réaliste par le regard de celui qui est enfermé dans la mémoire de la guerre.
more목차
서론 = 1
I. 서술자의 현실 인식 = 9
1.1 파편적 글쓰기 : 클로드 시몽의 소설론을 중심으로 = 9
1.2 서술자의 자기 인식 = 26
ll. 서술자의 주체성 = 48
2.1 서술 시간 = 48
2.2 서술 주체 = 62
lll. 서술자의 타자 인식 = 88
3.1 타자로서의 여성 = 88
3.2 동일자의 감옥 = 112
결론 = 129
Bibliographie = 1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