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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주체사상의 형성과 한국에서의 수용과정 연구 : 독창성과 계승성을 중심으로

The Study on the Formation of Ju-che Ideology in North Korea an the Acceptance Process in South Korea : Centering around the problem of Originality and Inheritability

초록/요약

본고는 구조중심성과 주체중심성의 대립의 역사를 갖는 마르크스주의 전통에서 주체사상이 갖는 위치와 주체사상의 형성과정을 고찰한다. 또한 1980년대 중반 이후 한국 진보이론 진영의 두 축이었던 마르크스-레닌주의와 주체사상 사이의 논쟁을 중심으로 한국에서 주체사상의 수용과정을 비판적으로 고찰한다. 이를 위해 우선 구조중심적 입장과 주체중심적 입장의 대립으로 특징지워지는 마르크스주의 역사에서 진정한 마르크스주의의 존재형태는 어떤 것이어야 하는가를 고찰한다. 마르크스주의 전통에서 위의 두 입장의 대립은 사회와 역사에 대한 과학적 이론이자 인간해방을 지향하는 철학사상이라는 이중성을 갖는 마르크스․엥겔스 사상의 특징에서 연원한다. 마르크스․엥겔스가 생애 전반에 걸친 저작들에서 구조와 주체의 변증법적 통일성을 견지했음에도 불구하고, 마르크스주의에서 두 편향적 입장이 출현한 것은 나름의 사정이 있었다. 이론적 측면에서, 마르크스․엥겔스는 당시의 지배적이었던 사상적 조류들이었던 관념론과 실증적․기계론적 유물론 양자를 비판적으로 극복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헤겔을 정점으로 하는 관념론의 비판을 위해서는 포이에르바하의 유물론의 의의를 옹호하고, 기계적 유물론 비판을 위해서는 헤겔의 변증법으로부터 합리적 핵심을 추출하고자 했기 때문이었다. 마르크스․엥겔스를 포함한 마르크스주의는 무엇보다도 인간해방을 지향하는 실천의 철학이다. 따라서 마르크스주의자들은 자신들의 실천의 조건에 따라 구조와 주체에 대한 마르크스․엥겔스의 일견 모순되는 강조들 가운데 하나를 배타적으로 선택하게 되었다. 1917년 러시아 혁명은 소련의 마르크스-레닌주의를 마르크스주의의 유일한 정통으로서의 지위를 차지하게 했다. 그러나 소련의 마르크스-레닌주의도 레닌의 입장과 스탈린을 포함한 이후의 소련식 마르크스-레닌주의로 구분된다. 레닌의 입장이 제2인터내셔널의 경제결정론적 입장을 비판하고 주체의 목적의식성을 강조했다면, 스탈린을 포함한 이후의 소련의 마르크스-레닌주의는 승리한 혁명을 기반으로 생산력주의에 입각한 구조결정론이었다. 스탈린 사후 스탈린 비판에도 불구하고, 소련에서는 생산력주의적 입장이 유지되었다. 서구와 동구를 막론하고 소련의 마르크스-레닌주의에 대한 비판이 거의 대부분 인간주의적이고 주체중심적 입장에 입각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었다. 이로 인해 마르크스주의 내부에서의 이론적 논쟁의 핵심 쟁점은 더욱 구조와 주체의 관계문제로 집중되게 되었다. 마르크스주의 전통에서 위의 두 입장의 대립은 마르크스의 사상(Marx-ism)이나 마르크스주의(Marxism)가 아닌 마르크스주의들(Marxisms)을 고찰의 대상으로 하도록 했다. 이로 인해 마르크스주의로부터의 계승성과 독창성을 주장하는 주체사상의 형성과정을 고찰하기 위해서는 우선 어떤 마르크스주의와의 관계인지를 먼저 해명해야 한다. 주체사상이 명시적으로 마르크스-레닌주의의 창조적 적용을 주장하고, 또한 당시 소련식 마르크스-레닌주의가 유일한 정통으로 공인되었다는 점에서도 주체사상의 계승성과 독창성은 바로 소련의 마르크스-레닌주의와의 관계였다. 마르크스․엥겔스가 구조와 주체의 변증법적 통일을 기초로 했다는 점에서, 마르크스주의의 시대적 제한성을 주장하는 주체사상은 마르크스 사상과 소련식의 구조중심적 마르크스-레닌주의를 혼동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주체사상의 계승성과 독창성 주장은 이론적으로 전제의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주체사상이 북한의 사회주의 건설과정에서 당시 유일 정통으로 공인되던 소련식의 구조중심적 마르크스-레닌주의의 제한성을 주장하는 것은 타당성이 인정된다. 즉 주체사상은 마르크스주의의 구조중심적 편향성에 대한 문제제기로서 의의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1980년대 중반 이후 한국에서는 민주화운동과 민중운동의 발전이 요구하는 이론적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소련식의 마르크스-레닌주의와 북한의 주체사상이 수용되었다. 분단과 전쟁으로 협소한 이념적 지형 속에 있던 한국에서 소련식의 마르크스-레닌주의와 주체사상은 교조적 수용의 한계를 극복할 수 없었다. 또한 주체사상이 소련의 구조중심적 마르크스-레닌주의의 제한성을 주장했다는 점에서 애초 두 사상 사이의 대립은 정파적 경향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이른바 마르크스-레닌주의 수용세력들의 이론주의적이고 공세적인 태도와 주체사상 수용세력들의 실용주의적이고 소극적 대응은 한국 진보이론의 건설적 발전에 장애를 초래했고 이론적 불임성을 강화했을 뿐이었다. 교조적 수용과 선험적 비판이라는 한국 진보이론 진영의 오류는 현실사회주의 붕괴와 탈냉전과 함께 몰아닥친 각종 포스트주의적 담론들에 대응력을 갖출 수 없게 했다. 교조적으로 수용된 정통 이론들은 최신 유행의 포스트주의 이론들에 자리를 내주는 결과로 되었다. 한편으로 교조적 수용과 선험적 비판으로 일관했던 당시의 이론적 논쟁구도는 정파적인 감정은 온존시킴으로써, ‘마르크스-레닌주의 모르는 PD와 주체사상 모르는 NL’이라는 희화적 정파구도는 여전히 극복되지 않고 있다. 신자유주의적 세계화가 초래한 현재의 사회적 양극화와 전지구적 위기는 자본주의의 내재적 모순의 결과이다. 이로 인해 자본주의의 운동법칙에 대한 과학적 이론이자 인간해방의 철학적 사상인 마르크스주의는 여전히 유효성을 갖고 있다. 또한 마르크스주의의 구조중심적 편향이었던 소련식의 마르크스-레닌주의에 대한 문제제기로서의 주체사상의 유효성도 인정된다. 주체사상이 이론적 전제의 오류를 극복할 수 있다면, 마르크스․엥겔스의 구조와 주체의 변증법적 통일에 대한 인식을 환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주체사상의 마르크스주의 전통에서의 철학사상적 위치와 한계에 대한 인식이 중요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한편으로 1980년대 중반 주체사상의 교조적 수용을 주장했던 일단의 세력들이 최근 뉴라이트의 반북운동의 선두로 전향한 사실로부터 다음의 사실을 알 수 있다. 즉 그들이 밝힌 전향의 변이 자신들이 교조적으로 이해했던 주체사상과 북한 현실 사이의 괴리였다는 점이다. 주체사상의 주장을 북한의 현실과 동일시한 교조적 입장은 북한에 대한 극단적 부정이라는 댓가를 요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런 사실은 주체사상에 대한 이념적 편견을 배제한 객관적인 철학사상적 지위와 한계를 연구해야 하는 과제가 중요하다는 반증으로 될 수 있다. 특정 사상은 현실의 반영이자, 해당 체제가 지향하는 미래상이라는 이중성을 갖는다는 측면에서 그 사회의 현실적 모순과 한계에 대한 내재적 비판의 기준으로도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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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요약

It is the purpose of this dissertation that inquiries the formation process of Ju-Che Ideology and it’s position within the tradition of Marxism which has had the history of confrontation between structure-centrism and agent-centrism. In addition, this paper will give critical consideration to the acceptance process of Ju-Che Ideology in south korea centering around debate between Marxism and Ju-Che Ideology that were two confronted axes in the camp of korean progressive ideas since the mid-1980’s. For this purpose, first of all it will be studied what to be the most correct Marxism that has been classified into the confrontation between structure- and agent-dominated positions. In the tradition of Marxism, the confrontation of above-mentioned two positions stems from the distinctive feature of Marx․Engels’ ideas which has been a dualism that was a philosophical idea aiming at human liberation as well as a scientific theory on the society and history. Although Marx․Engels had adhered strongly to the dialectical unity of structure and agent in various works during all their lifetimes, it has had some reasons as such that two biased positions has come into being within the tradition of Marxism. At the theoretical aspect, it is the reason why Marx․Engel had to overcome critically not only idealism but also mechanical․positive materialism as two dominated ideological tendencies at then. Thus it’s the reason that they had supported the significance of Feuerbach’s materialism in order to criticize idealism, and on the other hand extracted the rational kernel from Hegel’s dialectic in order to overcome mechanical matertialism. Marxism including Marx․Engels’ ideas is a practical philosophy aiming at human liberation above everything else. Accordingly Marxists had to have made a exclusive choice among Marx․Engels’ at first sight contradictory emphases on structure and agent in accordance with their practical conditions. Due to 1917 Russia Revolution, the Soviet Marx-Leninism had monopolized the status as the only orthodox Marxism. However the Soviet Marx-Leninism can be too classified Lenin’s position and the later Soviet Marx-Leninism including Stalin’s. While the Lenin’s position asserted a sense of the agents’ purpose, at the orther hand the later Soviet Marx-Leninism including Stalin’s position was a structure-determinism grounded on the productivism which derived from the victorious revolution. Despite of the criticism on Stalinism after Stalin’s death, the productivist positon had maintained firmly in the Soviet. It was the reason why the almost criticism on the Soviet Marx-Leninism, either West or East, had been based on the humanistic and agent-dominated positions. This has caused that the core point of dispute among Marxists has been more and more concentrated on the problem of relation between structure and agent. Because of the confrontation of above-mentioned two positions in the tradition of Marxism, we must take not Marx-ism or Marxism but Marxisms as the object of investigation. Accordingly in order to inquire into the formation process of Ju-Che Ideology that insists on the originality and inheritability from Marxism, we have to understand, first of all, that Ju-Che Ideology asserts it’s ones from what sort of Marxisms. From all things taken together that Ju-Che Ideology explicitly has asserted the creative application of Marx-Leninism, and moreover the Soviet Marx-Leninism was officially adopted as the only orthodoxy, the originality and inheritability of Ju-Che Ideology has been the relation with the Soviet Marx-Leninism. Considering that Marx and Engels had hold consistently to the dialectical unity of structure and agent, Ju-Che Ideoloy that claims the periodic limitation of Marxism has confused Marx-ism or Marxism with the structure-dominated Soviet Marx-Leninism. At this point, Ju-Che Ideology’s insistence on the originality and inheritability is a theoretical error of presupposition. However Ju-Che Ideology’s insistence on the periodic limitation of structure-dominated Soviet Marx-Leninism which was recognized as the only orthodoxy at the time of socialist construction in north korea can be estimated as an appropriate assertion. In other words, it can be said that Ju-Che Ideology has raised a question on the structure-centrism among Marxisms. Since the mid-1980’s, the Soviet Marx-Leninism and Ju-Che Ideology has been accepted in south korea in order to meet theoretical requirements that had been demanded by the development of democratic and people’s movements. The intolerant ideological topography in south korea due to the division and Korean War could not overcome the limitation of dogmatic acceptance of Soviet Marx-Leninism and Ju-Che Ideology. In addition, considering that Ju-Che Ideology has criticized the Soviet Marx-Leninism as a structure-centrism, the confrontation of two ideas, at the outset, had no option to take the factional tendency. While so-called korean Marx-Leninists at then had taken theoretical and offensive stands, the Ju-Che factions had kept pragmatic and defensive attitudes. This caused that the constructive developments of south korean progressive ideas could be impossible, and the theoretical impotence had been intensified more and more. The error of south korean progressive camp that had been caught in the mud such as dogmatic acceptance and transcendental critique has caused not be able to cope with various post-discourses which has invaded with the collapse of communism and post-cold war. As a result, so-called orthodox theories which had been dogmatically accepted has been gotten the hoof by the newest fashionable post-theories. At the other hand, since the theoretical debate composition in those days that had run through with dogmatic acceptance and transcendental critique has kept the factional resentment, the cartoonish factional composition that has been composed by ‘PD who don’t know Marx-Leninism, NL who don’t understand Ju-Che Ideology’ can not overcome at yet. The social polarization and global crisis in these days that has been caused by neo-liberalistic globalization is the results of capitalist inherent contradictions. So Marxism that is not only a scientific theory on the law of capitalist motion but also a philosopical idea aiming at human liberation has been yet valid. In addiation the validity of Ju-Che Ideology which has raised a question on the structure-centrism of Soviet Marx-Leninism can be appreciated. Because it can call attention to the Marx․Engels’ understanding on the dialectical unity of structure and agent, if Ju-Che Ideology can overcome it’s theoretical error of presupposition. It is very the reason why the understanding on the philosopical position and limitation of Ju-Che Ideology in the tradition of Marxism is important. From the fact that a small faction who had advocated the dogmatic acceptance of Ju-Che Ideology at mid-1980’s at recent converse to the vanguard of anti-north korea in the new-right movement, we can know as follows. Namely their excuse of conversion is the gap between Ju-Che Ideology that they accepted as a dogma and the actual circumstances of north korea. It can be said that the dogmatic position which regarded the assertion of Ju-Che Ideology in the same light as the actual condition of north korea is asked to pay such as an extreme refusal about north korea. This fact may be able to be the counterevidence which the urgent problem to inquire on the objective philosopical position and limitation of Ju-Che Ideology without ideological prejudices is very important. From the fact that an idea has a duality that is a vision of the future as well as a reflection of real society, it can be the criterion of immanent critique on real contradictions and limitation of the socie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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