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뢰즈와 칸트에서 이념의 문제 : The Problem of Ideas in Deleuze and Kant
- 발행기관 서강대학교 대학원
- 지도교수 서동욱
- 발행년도 2008
- 학위수여년월 2008. 2
- 학위명 석사
- 학과 및 전공 철학
- 식별자(기타) 000000107586
- 본문언어 한국어
목차
들뢰즈는 어떤 동일성에도 매개되지 않는 차이 그 자체를 사유하려고 시도하면서, 그러한 차이를 언제나 이념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그 차이의 이념에 대한 논의는 그의 칸트의 이념론에 대한 계승과 비판에 긴밀히 관련되어 있다. 본 논문은 이점에 착안해 ‘이념’에 관한 칸트와 들뢰즈 각각의 논의를 비교 고찰하고, 이를 통해 각각의 철학이 도달하는 귀착점을 탐구한다.
들뢰즈가 칸트의 이념론을 어떤 식으로든 계승하고 있다고 할 때 핵심적인 것은, 이념이 구체적인 경험 인식에 주어지거나 구성될 수 있는 대상이 아님에도 지성의 개념들을 더 상위의 지평에 수렴토록 하는 어떤 이상적인 초점으로서 전체 체계를 통일하는 기능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칸트는 이러한 이념의 방향설정 내지 전체화하는 통일 기능이 없다면 어떠한 지성개념도, 경험도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역설한다. 들뢰즈는 자신이 문제제기적 본질이라고 일컫는 칸트의 이러한 이념이 미규정성, 규정 가능성, 규정성의 세 가지 계기에서 성립하고 있다는 것을 독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이념론 역시 구축하고 있다.
그런데 들뢰즈에 따르면 칸트의 이념론의 문제는 각 세 가지 이념의 계기가 서로 다른 이념들을 통해 구현되고 있고 나아가 칸트가 제시하는 서로 다른 능력들 사이의 조화와 일치라는 문제를 일으켜, 진정한 통일이 수행되기 어려운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이는 결국 들뢰즈가 칸트의 이념론을 칸트 철학이 조건화와 정당화의 수준에 그치고 합목적성이라는 비판 이전의 형이상학적 원리에 의존케 되는 진정한 원인으로서 지목하는 지점으로 드러난다.
이에 들뢰즈는 단 하나의 이념을 통해 이러한 통일적 과제를 내재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상위지평을 마련하고자 하며 이로부터 차이의 이념이 자리하는 초월적 장의 개념을 도입한다. 들뢰즈는 차이를 나타내는 것으로서 dx(0에 무한히 가까워지는 x의 변화량)를 제시하고, 이념이 세 가지 계기(미규정성, 규정 가능성, 규정성)에서 성립하는 매커니즘을 무엇보다 미분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 들뢰즈의 핵심적인 주장은 우리가 주어진 직관과 개념의 종합을 통한 구성가능성으로부터 경험이 가능해진다는 조건화의 관점에 반대하여, 의식 이전적 요소로서 차이의 이념이 언제나 사유에 개입되어 있으며 또 그것을 실제로 발생케 하는 심급이라는 것이다.
이로부터 함께 논의되어야 하는 문제는 차이의 이념과 통일적 체계를 완성하는 기획의 안정적인 결합이 어떻게 가능한가이다. 들뢰즈가 이념의 세 가지 국면을 통해 구축하는 체계란 생성변화의 무한한 도래만을 산출하는 체계로서, 기존의 유종 체계와는 근본적으로 다를 뿐 아니라 어떤 미리 상정된 동일성도 가정하지 않는다. 그러한 동일성, 그러한 원리는 오직 “이차적 원리로서, 생성을 마친 원리로서 현존”할 뿐인 것이다.
체계에 대한 이 같은 독특한 규정으로부터, 들뢰즈 이념론의 구체적인 특징들은 몇 가지 면에서 칸트 이념론의 그것들과 판이하게 드러난다. 먼저, 칸트에서 이성의 사변적 관심 하에서 수행되는 종합은 이성이 아니라 지성의 입법 하에 이루어졌으며 이념의 통일적 역할은 오직 규제적인 것에 한정되어 있었던 반면, 들뢰즈의 구도 안에서는 궁극적 통일과 종합의 과제를 모두 이념이 떠맡고 있다는 점이 지적될 수 있다. 두 번째, 칸트 이념론에서 핵심적으로 작동하는 것은 결국 목적론적 체계의 이념, 그리고 그것을 근거 짓는 것으로서 도덕적 주체로서의 인간, 자아의 이념이었다. 이에 반해 어떤 미리 오는 전체성이나 동일성도 상정하지 않는 들뢰즈에게서는, 어떤 종류의 목적론도 거부된다는 것이 자연스레 도출된다. 들뢰즈에 따르면 목적론과 긴밀하게 연결된 개념으로써 동일한 자아의 형태에 종속되는 것은 오히려 어떤 억압에 상응한다. 대신에 그는 욕망하는 기계와 익명적 사유를 제창하는데, 여기에는 목적론에 대항하는 사후성의 논리가 자리하고 있다.
목차
Trying to show the ''Difference'' which cannot be meditated by any identity, Deleuze always calls this Difference ''Idea''. And his argument of the Ideas of Difference is closely related to his succession and criticism of Kant''s argument of Ideas. Focusing on this point, I studied their arguments on Ideas in this essay.
Deleuze notices and accepts that it is the Ideas in Kant''s argument that finally unify the whole experience, even if those Ideas cannot be given in the form of intuitions to our sensibility or constituted by the concepts of understanding. Trying to show the priority of Ideas, Deleuze is inspired by the fact that something that cannot be experienced actually makes the experience possible. Kant asserts that any concept of understanding and any experience would not be possible without the function of Ideas that give unity a priori to various cognitions of understanding. Deleuze reads Kant''s Ideas as showing three ''moments'' of ''undetermined, determinable and determination'' and Deleuze builds his own argument on Ideas of Difference on the basis of these three moments.
However, Deleuze raises a question in argument that true unification remains questionable in Kant''s Ideas mainly because reason should rely on other faculties such as sensibility and understanding to conduct the function of unifying the whole experience, and the accord or harmony between different faculties is not guaranteed. This is why Deleuze criticizes Kant''s view of conditioning and presents his own view of genesis.
Deleuze presents the ''dx'' of differential calculus which indicates infinitesimal in some sense and also has the three moments of Ideas which were read in Kant''s Ideas. His key assertion is that indeterminate Ideas of Difference are always introduced in thoughts and actually generate experience.
The problem of how the Ideas of Difference and systematic unity can be combined in Deleuze''s arguments should also be discussed. The system that Deleuze builds by the three moments of Ideas means eternal return of the being or becoming which doesn''t suppose any presupposed identity and is never a traditional system of genus and species. Such identity or principle exists only as the second principle in Deleuze.
From this peculiar determination of system, the characters of Ideas in Deleuze are presented as entirely different from those in Kant. First of all, his ''Ideas of Difference'' take up all the tasks including synthesis as well as unification of the whole experience while the former was conducted by understanding and the latter by reason in Kant. Secondly, Deleuze rejects any kind of teleology and suggests the priority of anonymity while Kant''s Ideas are essentially teleological and based on the Idea of ''I''. We can find that the concept ''delay'' against teleology is critical here in Deleuze.